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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조금 전의 그 전화는 정신 병동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부선월이 부승민을 만나야겠다며 계속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내용의 전화였다.

온하랑이 김밥 네 조각을 집어 먹었고 남은 네 조각은 부승민이 먹었다.

이 모든 게 하룻밤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밤… 온하랑이 매일 밤 화장실을 갈 때마다 부승민은 늘 온하랑을 화장실까지 부축해 주었다가 다시 침대로 데려다주었다.

매일 밤 두세 번씩 말이다.

온하랑은 혹시라도 자신 때문에 부승민이 밤에 제대로 쉬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다. 그녀는 언제든 잠을 충분히 자고 일어날 수 있었지만 부승민은 매일 아침 회사로 출근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온하랑의 걱정에도 부승민은 아무 문제 없다며 오히려 그녀를 안심시켰다.

“정말 괜찮아?”

온하랑이 물었다.

“어젯밤에도 나가서 전화 받는 소리 들은 것 같은데.”

물론 그 시각, 온하랑은 이미 잠에 빠져있던 때라 말소리만 그저 희미하게 들었을 뿐이었다.

“응, 괜찮아.”

부승민이 고집을 부리자 온하랑도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부승민은 또 간호사에게서 걸려온 국제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의 간호사는 아주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찰스 씨, 사모님께서 또 소란을 피우고 계십니다. 찰스 씨가 전화를 받지 않으시면 죽어버리겠다고 난리를 치시네요. 아내 분 일도 언론에 폭로해서 이미지 추락시키고 찰스 씨한테는 어머니를 죽게 한 죄명까지 씌우겠다면서 협박 중이세요.”

부승민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켜 방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음대로 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로 저한테 전화하지 마시죠…”

“큰일 났어요, 찰스 씨! 사모님께서 정말로 손목을 그으셨어요! 피가 너무 많이 납니다, 빨리 아무나 좀… 찰스 씨, 그냥 전화 한 번만 받아보시는 게 어떨까요?”

부승민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의 간호사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방문을 닫고 나온 부승민은 노래방으로 들어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손목을 그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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