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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5화

서수현은 아버지를 대신해 입원 수속 절차를 마치고 점심 식사까지 따로 챙겨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석철이 눈을 떴다.

“아버지, 정신이 좀 드세요?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요?”

서석철은 눈을 깜빡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옆 병상의 대화 소리가 들리자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이곳이 병원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그제야 서석철은 쓰러지기 전에 있었던 일들이 서서히 기억나기 시작했다.

초소에 앉아 업무를 보고 있던 서석철은 서명철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그는 갑자기 걸려온 서명철의 전화에 잠시 의문을 품었다. 전화를 받고 보니 서명철은 서수현이 염치없이 매형을 유혹했다는 둥, 서석철이 동생이 잘 나가는 꼴을 못 봐 딸을 부추겨 서혜민의 가정을 파탄 내려 했다는 둥, 온갖 험한 말들을 쏟아냈다.

서석철은 당연히 그 말을 믿지 않았고 그 탓에 서명철과 언쟁을 벌이게 됐다.

하지만 서명철의 말은 점점 거칠어지며 그 정도가 이미 선을 넘었다. 말이 느리고 말발이 서툰 서석철은 동생을 이기지 못하고 분출해내지 못한 화만 잔뜩 쌓이게 됐다. 그러던 중, 서석철은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더니 정신이 아득해지며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머리가 조금 어지럽구나.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서석철이 천천히 입을 떼더니 물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고혈압으로 쓰러지신 거라고 하더라고요. 순간적으로 화를 내셔서 그런 거라고 하던데, 아버지 앞으로는 조심하셔야 할 것 같아요.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최대한 신경 쓰려 하지 마시고요.”

서석철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너도 알잖니, 네 둘째 삼촌이 말을 얼마나 험하게 하는지. 근데, 너랑 네 매형이랑… 그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다 거짓말이에요. 혜민이가 지어낸 말이라고요.”

서수현은 애써 아버지를 안심시켰다.

“이 일은 이사님께서 정리 하실 테니까, 아버지는 더 신경 쓰지 마시고 몸조리나 잘하세요.”

부준서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몸 상태가 좋아졌을 때, 기회를 봐가며 말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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