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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소예민은 그를 힐끗 흘겨보고는 말했다.

“처방전이요. 처방전은 주고 가야죠.”

한지훈도 담담하게 말했다.

“연락 기다려요.”

말을 마친 그는 손을 저으며 홀연히 주차장으로 사라져 버렸다.

소예민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한 노인이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불만스러운 말투로 노인에게 말했다.

“일찍 나오시지 그러셨어요? 저 인간 기고만장한 것 좀 봐요!”

노인은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는 사내들을 둘러보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 저도 나오고 싶었지요. 그런데 아까의 그 기운은 너무 강력해서 제가 끼어들었다가는 저도 저기 바닥을 뒹굴고 있었을 거예요.”

소예민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한지훈 씨 말씀인가요? 그 사람이 할아버지보다 더 강해요?”

손 노인은 소예민 할아버지의 밀착 경호원이었고 평생 그녀의 할아버지를 위해 일했다. 이미 최고의 경지에 오른 강자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녀가 어릴 때 손 노인이 장풍 하나로 거대한 고목을 날려버리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기까지 했다.

손 노인은 사성천급 군왕의 실력을 가진 무림 고수였다.

그리고 격투기 전문가이기도 했다.

그런 손 노인마저 두려움을 느낄 정도라면 한지훈은 얼마나 강한 걸까?

손 노인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아주 대단한 실력을 가진 자입니다. 얼마나 강한지는 몰라도 저보다 절대 실력이 약하지 않아요. 그러니 백가의 이현철도 저자를 어쩌지 못했겠죠.”

소예민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차라리 백가의 인간들이 좀 혼내줬으면 좋겠어요. 거만한 모습 보니까 짜증 나요.”

손 노인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

한편, 레스토랑을 나선 한지훈은 도설현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짤막하게 주소만 말하고 그녀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한지훈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통화가 끊어진 화면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택시를 불러 알려준 주소로 찾아갔다.

클럽 안으로 들어가자 익숙한 여자가 잔뜩 취한 남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대표님?”

한지훈이 놀라며 안으로 다가갔다. 취기가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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