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줄 테니까 당장 여기서 꺼져!”한지훈이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 녀석들이 도설현의 몸을 더듬는 것을 본 순간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저 새끼가 뭐라고 하는 거야? 너 우리한테 꺼지라고 했어? 내가 누군지는 알아?”개기름이 번들거리는 사내가 수건으로 피가 철철 흐르는 이마를 감싸며 한지훈에게 소리쳤다.“당장 저놈 잡아! 잡아서 개 패듯이 패줘! 감히 내 등에 발길질을 해? 미친 놈이네!”사내가 손짓하자 그의 부하들이 냉소를 지으며 한지훈의 주변을 에워쌌다.“요즘 세상에도 영웅놀이 하려는 놈들이 있네! 주제도 모르고 말이야!”쾅!1분이 지났다.냉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던 사내들은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우두머리가 겁에 질린 채로 바닥에 주저앉아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그는 한지훈이 어떻게 자신의 부하들을 쓰러뜨리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상황은 이미 정리되어 버렸다. “오… 오지 마!”사내가 겁에 질려 말까지 더듬으며 소리쳤다.하지만 말이 끝나기 바쁘게 맹수의 눈을 한 한지훈과 시선이 마주쳤다. 거센 파도와 같은 압박감에 사내는 숨이 막혀왔다.사내는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키고는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거만 떨지 마! 우리 성호 형님 오시면 너 같은 건 한방에 보내버릴 수 있어. 사람 한 명 죽이는 건 눈도 깜짝 안 하실 분이라고!”말을 마친 그는 냉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꺼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한지훈과 도설현을 힐끗 바라보고는 거만하게 말했다.“넌 죽었어! 우리 형님 오셔서 죽여 버리기 전에 당장 내 앞에서 꺼져. 형님 오시면 살아서 이곳을 나가지 못할 거니까! 우리 형님은 이 일대를 관장하시는 분이야. 네가 나랑 내 동생들에게 주먹질한 걸 아시면 네 가죽을 벗겨버릴 거라고!”한지훈은 그 말을 깔끔히 무시하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잠시 후, 익숙한 얼굴이 클럽 안으로 들어왔다. 검은 가죽 바지에 팔뚝에 문신을 새긴
한지훈은 싸늘하게 정호를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아까 나 혼내주겠다고 한 녀석이 누구더라?”정호의 이마에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렀다.“아닙니다. 절대 안 그러겠습니다. 아까는 제가 정신이 나가서 헛소리를 지껄였나 봅니다. 형님, 이번 한 번만 너그럽게 넘어가 주세요! 죄송합니다.”“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여자를 끌고 가려 해놓고 이제 와서 죄송하다?”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성호에게 말했다.“네 애들이니까 네가 알아서 해. 봐주는 티가 조금이라도 나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성호는 한지훈의 눈치를 힐끗 살폈다가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섬뜩한 살기에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렸다.그는 두말 않고 다가가서 정호의 어깨를 잡고 욕설을 퍼붓더니 바닥에 쭈그려 앉아 정호의 귀뺨을 치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호의 얼굴이 흉하게 부어 올랐다. 아까의 기세등등한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맞았다.“됐어. 시끄러우니까 당장 꺼져.”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성호 일행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걸음아 나 살려라 재빨리 도망쳤다. 한지훈이 그들의 등 뒤에 대고 싸늘하게 말했다.“너희는 두 발로 걸을 자격도 없어. 기어서 꺼져!”양아치 일행은 서로 난감한 얼굴로 눈치를 살폈다. 결국 성호의 눈짓에 그들은 바닥에 엎드려서 네 발로 클럽을 나갔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클럽 직원들이 겁에 질린 얼굴로 서로 눈치만 보았다.자리에서 일어선 한지훈은 술 취해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도설현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넌 또 누구야? 당장 꺼져!”그녀가 횡설수설하기 시작하자 그는 어쩔 수 없이 강제로 그녀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도설현도 무의식적으로 팔을 들어 그의 목을 껴안더니 품에 얼굴을 묻고 중얼거렸다.“가지 마. 나 두고 가지 마….”한지훈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걱정 마세요. 호텔까지 안전하게 모실게요.”잠시 후, 한지훈은 도설현을 호텔로 데려가고 겉옷만 벗겨서 침대에 눕혔다.다음 날, 한지훈
“설마 너도 별장 보러 왔어?”오관우는 비웃음을 가득 머금고 한지훈에게 다가가며 물었다.강희연은 그의 팔짱을 끼고 냉소를 지었다.“저 인간이 무슨 능력으로 별장을 사겠어. 그냥 보기만 하러 왔겠지.”S시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이곳의 별장은 싸게 쳐도 60억부터 시작이었다.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전부 다 유명 기업인이거나 연예인이었다.강우연에게 빌붙어 사는 한지훈이 이런 곳에 집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을 리 만무했다.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고 냉랭한 시선으로 둘을 바라보며 말했다.“그게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지?”그 말을 들은 오관우가 불쾌하다는 듯이 인상을 썼다.“한지훈, 넌 예의는 밥 말아 먹었니? 지금 그게 내 앞에서 할 소리야?”지난번에 한지훈에게 맞은 것을 생각하면 오관우는 지금도 화가 치밀었다.그가 고용한 사람들도 수십 명이 넘는데 하나 같이 한지훈 한 명을 당해내지 못하고 맞아서 쫓겨났다.생각만 하면 분통이 치밀었다.“그러니까! 한지훈, 3일 뒤에 우리 결혼식이야. 나중에 형님이라고 불러야 한다고.”강희연도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오관우는 옷깃을 정리하며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었다.한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강희연, 설마 잊었어? 우연이는 이미 당신들 강운이랑 연을 끊었어. 이제 우린 남남이라고!”“너!”말문이 막힌 강희연이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한지훈, 너무 그렇게 잘난 척하지 마! 우연이 걔가 진심으로 가족들을 버렸을 거라 생각해? 나랑 우리 아빠, 그리고 할아버지가 조금만 잘해주면 다시 돌아올 애야.”말을 마친 강희연은 입가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강우연의 성격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 우유부단하고 감정이 앞서서 자존심도 버릴 수 있는 여자가 강우연이었다.가족을 버린다는 얘기도 아마 홧김에 한 얘기일 것이다.나중에 조금만 손을 내밀면 강우연은 순순히 다시 집으로 기어들어올 것이 분명했다.한지훈도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어디 한번 해
대체 어떤 사람이 2천억이나 하는 별장을 사갔을까?“여기 팔렸나요?”오관우가 다소 긴장한 얼굴로 부동산 직원에게 물었다.이 정도의 구매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알려지지 않은 재력가가 분명했다.그렇다면 어떻게든 그 사람과 인연을 맺고 싶었다.부동산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손님. 여기는 이미 한달 전에 팔렸어요. 저희 부동산 대표님이 직접 접대를 하셨고 저희는 얼굴도 보지 못했어요.”오관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쉽다는 듯이 물었다.“그럼 이분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부동산 직원이 난감한 얼굴로 답했다.“죄송해요. 저도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자세한 내막은 몰라요.”오관우가 잔뜩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강희연도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에 설레고 있었다.만약 근처에 집을 산다면 혹시 어느 날 산책하다가 우연히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그런데 이때, 한지훈이 피식거리며 물었다.“저 별장 입주자의 연락처를 알고 싶어?”그 말에 오관우가 한지훈을 바라보며 의심의 눈초리로 물었다.“지금 너한테 이 사람 연락처가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허세도 정도껏 부려야지!”“한지훈, 난 처음부터 그 잘난 척하는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어. 2천억짜리 별장을 구매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너랑 연락처를 교환했을 리가 없잖아?”강희연도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저거 산 사람 나인데?”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에 부동산 사무실에 정적이 찾아왔다.지금 내가 뭘 들은 거지?눈앞의 이 남자가 2천억의 거금을 들여 별장을 구매했다고?오관우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젠장! 또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네가 베일에 싸인 그 부자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웃겨 죽겠네!”강희연은 아예 배꼽을 부여잡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눈가에 나온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네가 무슨 재주로 2천억 별장을 구매해? 중심가에 빌라 하나 살 돈도 없는 놈이!”그런데 지난번에 한지훈을 접대했던 부동산 직원들이
고개를 돌린 구경이 그들을 보며 불쾌한 얼굴로 물었다.“왜 이러시는 거죠?”오관우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서서 구경에게 악수를 청했다. “구 대표님, 반가워요. 저는 오찬그룹 후계자 오관우라고 합니다.”눈앞에 선 이 남자가 바로 구연그룹 후계자인 구경 대표였다.S시에서 구연그룹은 재계 10위 안에 드는 우수한 기업이었다.당연히 오찬그룹보다 실력이 막강했다.구경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오찬그룹이요? 미안하지만 관심 없습니다. 지금 중요한 손님을 접대 중이니 필요한 게 있으면 우리 직원들에게 말씀하시죠.”말을 마친 구경은 공손히 한지훈을 VIP 접대실로 안내했다.대놓고 자신을 무시하는 구경의 태도와 앞에서 당당히 걷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관우는 커다란 수치심을 느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상대는 구경이었다.구연그룹의 황태자가 한지훈을 저토록 공손히 모시는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한지훈 저놈의 진짜 신분은 대체 뭘까?강희연도 긴장한 얼굴로 다가와서 물었다.“여보,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한지훈 저녀석… 언제부터 이렇게 돈이 많았던 거야?”오관우가 심각한 얼굴로 대꾸했다.“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어?”아무렇지도 않게 2천억의 거금을 주고 별장을 구매하다니!한지훈은 대체 뭐 하다 온 놈일까?분명 평범한 퇴역 군인이라고 했다.어디서 저렇게 많은 돈이 생긴 걸까?설마 숨기고 있는 비밀 신분이라도 있는 걸까?그게 사실이라면 전에 그가 했던 모든 일은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깐 격이었다.당황한 오관우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강희연이 말했다.“여보, 설마 저 녀석 배우 하나 섭외해서 우리 앞에서 일부러 연기하는 거 아니야?”“배우? 당신은 눈이 멀었어? 내가 구경의 얼굴을 몰라? 연기는 무슨! 구경이 저 놈 앞에서 허리도 못 펴는 거 못 봤어?”오관우는 불쾌하게 대꾸하고는 씩씩거리며 부동산을 나갔다.강희연은 재빨리 그의 뒤를 따랐다.차에 오른 두 사람은 한참을 말없이 침묵만 지켰다.너무 충격적인 소식이라 어찌
강준상의 표정도 무척 심각했다.강문복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어떻게 된 거지?강학주, 서경희 부부도 떨떠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가장 먼저 태도를 바꾼 사람은 서경희였다.“역시 우리 사위 처음 봤을 때부터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서경희가 웃음을 터뜨리며 강학주의 팔을 잡고 일어났다.“당신, 멍하니 앉아서 뭐 하고 있어? 당장 우연이를 찾아가야지. 가서 우리 방도 준비해 달라고 해야 할 거 아니야? 보헤미 별장이야. S시에서 가장 최고급 단지에 있는 최고가 별장이라고! 거기 살면 얼마나 체면이 서겠어?”말을 마친 서경희는 강학주의 팔을 잡고 돌아갔다.정원에 남은 강문복 일가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다.“어쩐지 우연이 그 계집애가 순순히 가문을 나가겠다고 하더라니… 이미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어?”강문복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2천억! 별장 한 채로 이미 강운 오너 일가가 가진 자산 총액을 넘어섰다.대체 어떻게 된 걸까?“어쨌든 한지훈 그 녀석이 어떤 경위로 그 많은 돈을 손에 넣었는지 알아봐야겠어!”강준상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강문복이 굳은 얼굴로 물었다.“아버지, 혹시 과거 한정그룹에서 물려받은 돈이 아닐까요?”강준상이 인상을 잔뜩 구기며 말했다.“그럴 가능성도 있지. 그때의 한정그룹은 S시에서 단연 재계 1위의 탄탄한 가문이었으니까. 5년 전 갑작스러운 변고를 당하지 않았어도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거야. 어쩌면 한 회장이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줬을 수도 있겠지.”그렇게 생각하면 이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갔다.“하지만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우연이랑 한지훈을 다시 집으로 데려오는 거야.”강준상이 말했다.강문복이 의미심장한 얼굴로 아버지에게 물었다.“그러니까 한지훈이 가진 돈을 내놓게 하자는 얘기죠?”강준상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아! 아마 별장을 구매하고도 가진 돈이 적지 않을 거야. 우리 강운가에 데릴사위로 들어왔으면 그 녀석 돈이 곧 우리 돈 아니겠어? 우리 회사는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강문복은 험상궂게 굳은 얼굴로 한지훈에게 말했다.“내가 지금 우연이랑 얘기하고 있잖아. 너한테 물어봤어?”“그러니까! 한지훈, 별장 하나 샀다고 너무 잘난 척하지 마!”강희연이 싸늘하게 말했다.서경희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한지훈에게 다가가며 말했다.“별장을 산 사람이 우리 사위인데 당연히 사위 의견도 중요하죠! 당신들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예요?”그 말에 강문복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서경희는 한지훈을 향해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우리 사위, 보헤미 별장을 샀다면서?”그 질문에 집안에 있던 모두가 기대에 찬 눈길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강우연은 떨떠름한 얼굴로 남편을 바라보며 물었다.“지훈 씨, 엄마가 그러는데 당신이 2천억짜리 별장을 구매했대요. 그게 사실인가요?”그 질문을 하는 순간에도 그녀의 가슴은 쿵쾅쿵쾅 뛰었다.대체 어디서 난 돈일까?“매형? 속 시원히 말해봐요. 매형이 그 별장 산 거 맞아요? 다들 궁금해 하잖아요.”평소에 한지훈을 그렇게 무시하던 강신마저 극존칭을 쓰며 물었다.사람들의 기대에 찬 눈빛을 바라보던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제가 샀어요. 우연이한테 결혼 선물로 신혼집을 선물하고 싶었거든요.”“헉!”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가쁜 숨을 들이켰다.이미 사실로 확인이 되었으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가치가 2천억이나 하는 별장이라니!“한지훈, 정말 2천억이나 주고 별장을 샀어?”강문복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에게 물었다.한지훈은 싸늘하게 표정을 바꾸고 대답했다.“그 정도는 아니고요. 시가를 2천억으로 걸었지만 200억 정도 주고 거래했어요.”그제야 사람들은 납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 돈이 다 어디서 났어요?”강우연이 물었다.한지훈은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잡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전에 아버지가 물려주신 거야. 내가 말했잖아. 당신이랑 고운이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이 별장은 내가
이제는 모두가 기대에 찬 시선으로 한지훈을 바라봤다.한지훈은 차갑게 냉소를 지으며 축객령을 내렸다.얼굴이 사색이 된 서경희가 소리쳤다.“우연아, 우리는 널 낳아준 부모잖아. 왜 우리까지도 안 된다는 거야?”“그러니까, 누나! 매형 좀 설득해 봐!”애원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강우연은 착잡한 시선으로 한지훈을 바라봤다.“지훈 씨, 이렇게 하는 게 진짜 옳은 걸까요?”한지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난 당신이 무슨 결정을 하든 지지할 거야. 강운가 사람들도 고생 좀 하고 쓴맛을 좀 봐야지 정신을 차릴 거고. 겉으로 번지르르한 말만 하는 사람들을 믿을 수는 없어.”그 말을 들은 강우연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래서 진짜 그 보헤미 별장을 샀다고요?”“응.”한지훈이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강우연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너무 비싸지 않나요?”“걱정 마. 결혼식 끝나면 당신이 그 별장의 주인이 되는 거야. 나한테는 큰돈도 아니야. 진짜 별거 아니라고.”한지훈이 말했다.강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그렇게 말하니까 엄청 부자로 보이잖아요.”한지훈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 시각, 강문복은 저택으로 돌아가서 아까 있었던 일을 강준상에게 알렸다.강준상이 퍼렇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그 별장으로 들어가서 살아야 해! 이 도시의 거물급 인사들은 다 거기 살고 있어. 우리가 그곳으로 가면 그 사람들과도 당연히 연을 맺게 되는 거야!”그런 생각을 떠올리자 강준상의 입가에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그들은 한지훈의 산 그 별장을 벌써 자기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한편, 백가네 저택.백가의 가주 앞에 세 명의 살기등등한 사내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백씨 가문을 반평생 섬긴 군왕급 실력의 무인들이었다.“오늘 밤, 무조건 한지훈 그놈의 목을 따서 가지고 와!”“그리고 그 처와 딸아이도 절대 살려두지 마! 강씨 일가도 마찬가지야!”“감히 우리 백영의 후계자를 건드린 대가를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