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불안감에 판단력이 흐려진 건지, 조원용의 안색은 초조했다. 오랜 세월 지하 세계를 구르며 터득한 그의 경험은 먼저 선빵을 날리지 않으면 자신이 위험해질 거라고 말해주고 있었다.일곱 명의 경호원들이 동시에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오른 주먹을 휘둘러 그들 중 한 명의 머리를 가격했다.콰직!아찔한 소리와 함께 그자는 순식간에 시야가 흐려지고 이명이 들리더니 고개가 돌아간 채로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한지훈은 순식간에 상대의 손에 들고 있던 비수를 빼앗았다.그리고 날카롭고 신속하게 무기를 휘둘렀다.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경호원들의 비명이 이어졌다.그들은 저마다 팔에 자상을 입고 피를 뚝뚝 흘리며 고통스럽게 신음했다.그들 중 한 명이 주먹을 쥐고 반대쪽 방향에서 공격을 시도했다.한지훈도 봐주지 않고 날렵하게 몸을 날려 상대의 목을 움켜쥐고는 그대로 무릎으로 상대의 얼굴을 찍어버렸다.아찔한 타격음과 함께 상대는 두 눈을 뒤집으며 그대로 기절했다.한지훈은 쓰러진 놈의 뒷덜미를 잡고 테이블에 가볍게 던졌다. 테이블에 놓였던 고급 양주와 와인이 바닥에 떨어지며 아수라장이 되었다.순식간에 그는 조원용의 수하들 절반을 제압했다.조원영은 가슴이 떨려왔지만 두려움을 내비치면 진다는 사실을 알기에 싸늘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대체 누구야?”“날 몰라?”한지훈이 싸늘하게 되물었다.그는 한발 한발 조원영에게 다가가며 앞을 가로막는 그의 경호원들을 한 명씩 해치웠다. 그리고 조원용의 멱살을 잡고 벽으로 힘껏 밀쳤다.조원용은 겉으로는 평온한 척하고 있었지만 미친 듯이 흔들리는 눈빛이 그의 심정을 대편하고 있었다.그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거친 숨을 내뱉으며 한지훈에게 말했다.“대체 이가 다 무슨 짓이야! 너… 나한테 이러면 안 돼. 내가 누군 줄 알아?”한지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 상황에도 허세는. 그래서 당신이 누군데?”“난 동해 청용파 수장 조원용이야! 내 한마디면 동해시
여유만만하게 문을 잠그는 모습에 조원용은 가슴이 철렁하고 눈빛이 거세게 흔들렸다.대체 뭘 하려는 거지?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은 그의 행동에 참을 수 없는 분노마저 치밀었다.조원용은 인근 도시 조폭 세계의 수장인 자신마저 이 방에서는 그냥 장기판의 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밑바닥부터 시작해서 현재 동해시의 지하세계 일인자로 군림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역경을 물리쳤던가. 그런데 무능하기로 소문난 저 데릴사위 신분의 손에 놀아날 줄은 몰랐다.이곳에 오기 전, 그는 한지훈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진행한 바, 그가 중소기업 데릴사위에 현재는 백수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수한 뒷배경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그랬던 그가 자신의 칼이라고 자부하는 여덟 경호원을 순식간에 해치울 줄이야!조원용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한지훈은 사실 모 무술 세가의 후계자가 아닐까?수련을 위해 잠시 위장 신분으로 이 도시에 온 게 아닐까?그게 아니라면 그가 순식간에 병왕급 경호원들을 순식간에 쓰러뜨린 게 말이 안 됐다. 게다가 몸에서 뿜어대는 비범한 살기도 일반인의 것이라고는 절대 볼 수 없었다.“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군. 내가 사과하지. 서로 얼굴 붉히지 말고 말로 해결해.”결국 조원용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며 한지훈에게 사과했다.하지만 상대는 인상을 확 찌푸리더니 다리를 들어 조원용의 무릎을 걷어차서 바닥에 꿇렸다. 우드득 하는 아찔한 소리와 함께 조원용은 고통스럽게 신음했다.동해시 지하 세력의 황제라고 군림하는 인물이었고 오군의 정도현과 동급인 존재였다.동해시와 오군의 정부 인사들마저 그들을 보면 예의를 갖추는데 지금은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한지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이 정도면 분이 풀렸어? 이번 일은 내가 사과한다니까? 오군에 와서 이 일에 끼어드는 게 아니었어. 판단 실수야. 친구 한 명 생긴다 생각하고 너그럽게 이번 일을 넘어가 주면 앞으로 자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내 언제든 최선을 다하겠네.”조
그는 담담히 고개를 젓고 냉소를 지으며 송경림을 가리켰다.“차라리 저 녀석 귀뺨을 때려. 내가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그럼 생각해 보지.”순간 송경림이 당황하며 눈을 부릅떴다.이게 무슨 개소리인가?조원용에게 귀뺨을 때리라고 시킨다니!내가 뭘 잘못했다고?난 가만히 있었는데…..송경림의 절규가 들리는 것 같았다.그는 울상을 지으며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한지훈, 이 빌어먹을 자식아!”그는 고함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한지훈은 가볍게 손을 들어 송경림의 귀뺨을 날렸다. 후자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벽에 처박혔다.“이렇게 하면 돼. 어떻게 할 거야?”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조원용을 노려보며 말했다.“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넌 내 손에 죽을 거야.”조급해진 조원용은 송경림과의 오랜 우정도 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송경림에게 달려가서 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퍽!경쾌한 타격음이 별실 내부에 울렸다.분노한 송경림은 얼굴을 감싸며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질렀다.“조원용, 때리란다고 진짜 때려? 너 미쳤어?”짝!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또 다시 강력한 타격음이 들려왔다.“조원용, 너….”분노한 송경림이 조원용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밑바닥 양아치부터 현재의 조폭 수장까지 올라온 조원용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조원용은 그대로 송경림을 깔아뭉개고 날렵하게 손을 날렸다.짝! 짝!한지훈은 그제야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도설현을 돌아보았다.“봤죠? 저들끼리 싸우네요?”도설현은 그런 그를 힐끗 흘겨보고는 도도하게 별실을 나갔다.한지훈은 지금도 바닥에 엉겨붙어 엎치락뒤치락하는 두 중년 남자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밖으로 나갔다.그렇게 별실 안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는 조원용과 송경림만 남게 되었다.둘 다 옷이 찢어지고 얼굴에 피멍이 잔뜩 들어 있었다.조원용은 맞아서 너덜너덜해진 송경림을 옆으로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싸늘하게 말했다.“갔어. 그만 일어나도 돼.”송경림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청용파 소속 호위당 당주 차성호!그는 조원용의 오른팔로 동해시에서 한가락 하는 인물이었다.수법이 잔인하고 청용파에서도 실력이 가장 좋은 인물 중 한 명이었다.과거 차성호가 조원용을 찾아갔을 때, 칼 한자루로 수십 명을 쓰러뜨린 위엄을 자랑하며 하루아침에 청용파의 핵심 인물이 되었다.게다가 그는 거친 겉모습에 비해 모략에도 뛰어난 인물이었다. 사람들은 차성호를 이미 조원용의 대를 이을 청용파 후계자로 인정하고 있었다.호텔 입구에 선 차성호는 음산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큰 형님께서는 오늘 호텔을 빠져 나가려는 놈은 모두 죽이라고 명령하셨다. 다들 명심해. 이 호텔이 오늘 우리의 전장이야. 들어가서 안에 살아 있는 놈들을 모두 제압하고 다음 지시를 기다려!”순식간에 오십 명 정도의 거친 사내들이 칼을 들고 호텔로 들이닥쳤다.순식간에 호텔 레스토랑 내부는 아수라장이 되었다.험악한 인상에 칼을 들고 들이닥친 조폭들 때문에 호텔 직원과 식사하던 손님들은 혼비백산하며 사방으로 도망쳤다.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 따로 없었다.조폭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순식간에 호텔 직원을 포함한 모든 인원을 제압했다.줄곧 별실에 숨어 있던 조원용은 차성호의 연락을 받고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는 짐짓 위엄 있는 목소리로 명령했다.“잘했어, 차성호! 지금 당장 내려가지. 오늘 그 녀석의 머리통을 박살 내 줄 거야!말을 마친 그는 송경림을 내버려 둔 채, 홀로 별실을 나가 로비로 내려갔다.그 시각, 별실에 숨어 있던 송경림은 냉소를 지으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차성호는 너덜너덜한 상태로 걸어 나오는 조원용을 보고 순간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큰 형님이 저 정도로 맞았다고? 대체 누가?’아무리 동해시가 아닌 오군이라고 해도 청용파 수장인 그를 누가 감히 건드린단 말인가!정도현이 이 자리에 와도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춰 맞이했을 것이다.게다가 조원용의 신변에는 날카로운 칼이라고 불리는 여덟 경호원이 있었다.‘그 자식들은 어디 있지?’차성호는 이곳에
“네, 형님.”차성호가 비장한 표정으로 응답했다.”호위당 멤버들, 다 들었지? 호텔을 이 잡듯이 뒤져서라도 한지훈이라는 놈을 찾아내! 발견하는 즉시 사지를 분질러서 큰 형님 앞으로 끌고 오는 거야!”조원용은 옆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청용파 수장인 그가 손바닥 만치 작은 오군에서 수모를 당할 수는 없었다.여기서 물러서면 앞으로 세력을 넓히는데 크게 방해가 될 것이다.정도현의 비웃음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그런데 이때, 뒤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조회장, 내가 그렇게 알아듣게 설명했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별실을 나와 도설현을 집까지 데려다주려던 한지훈이 로비에서 들리는 아우성을 듣고 다시 돌아온 것이다.와봤더니 조직 폭력배들이 호텔 직원과 손님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게 아닌가!그 광경을 목격한 한지훈은 깊은 분노를 느꼈다.자신을 찾는다고 무고한 시민을 괴롭히는 모습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소리를 들은 조원용과 차성호가 고개를 돌리자 살기로 번뜩이는 눈빛이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한지훈의 옆에는 천사 같은 외모의 도설현까지 서 있어서 더 이목을 끌었다.이 남자란 말인가?차성호는 인상을 확 구기며 속으로 경악했다.상대는 수십 명의 조폭들을 보고도 전혀 두렵거나 긴장한 기색이 없었다.도설현은 긴장된 눈빛으로 한지훈의 등만 바라보고 있었다.다가오는 한지훈을 발견한 조원용이 험악하게 인상을 쓰며 냉소를 지었다.“의리 하나는 기가 막힌 녀석이군! 도망치지 않은 건 칭찬할만해. 하지만 살아서 여길 나가는 건 힘들 거야.”한지훈은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이런 오합지졸들을 데리고 나를 잡겠다고?”“이 오만방자한 녀석! 지금 네 앞에 있는 게 누군지 알고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발끈한 차성호가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고함쳤다.“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우리 형님한테 납작 엎드려서 사과드려! 그러지 않으면 너 때문에 이 호텔에 있는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될 거야!”차성호가 느끼기에 눈앞의
그들은 잔뜩 얼어붙은 얼굴로 침만 꿀꺽 삼켰다.그들 중에는 한지훈이 언제 침을 발사했는지 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차성호의 눈빛도 흔들렸다. 상대는 일반인이 아닌 무공 실력을 갖춘 놈이었다. 조금 전 은침을 발사한 순간에 그의 몸에서 풍기던 무시무시한 기운을 잊을 수 없었다.그는 그제야 오늘 만난 자가 범상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인정했다.호위당 멤버들은 뒤늦게 은침을 발견하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은침을 발사해서 사람을 죽인다고?“저거 완전 미친 놈이네! 지금 우리 앞에서 우리 사람을 죽인 거야?”경악도 잠시, 호위당 엘리트들의 두 눈이 분노로 잠식되었다.그들은 고함을 지르며 칼과 몽둥이를 챙기고 죽은 형제의 복수를 하려고 달려들었다.“그만!”갑자기 울린 조원용의 목소리에 호위당 멤버들이 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그들의 몸에서 풍기는 분노의 기운까지 억압하지는 못했다.조원용은 험악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냉소를 지었다.죽은 부하 따위는 이제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청용파의 위용을 떨어뜨릴 수는 없었다.그는 음산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실력은 잘 봤다. 은침으로 사람을 죽인다라. 영화에서만 봤었는데 현실에서 이걸 보게 될 줄은 몰랐군. 널 고용한 자가 누구냐? 내가 두 배의 연봉을 줄 테니 내 밑으로 들어오는 건 어때?”조원용은 한지훈의 배후에 청용파를 견제하려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청용파가 동해시에서 독재한지 벌써 수십 년이니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세력들이 많았다.게다가 파벌 내부에서는 지금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조원용은 자신을 견제하려는 세력들에 대해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한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누구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야.”“오만한 녀석!”차성호가 발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건방진 네놈에게 우리 호위당의 위력을 보여주지! 이따가 후회나 하지 마!”“형님, 말씀 잘하셨습니다!”“성호 형님이 나서면 저 자식은 죽은 목슴이죠!”차성
거센 공격이 여러 번 오갔지만 차성호가 거친 숨을 몰아쉬는 사이, 그는 한지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다.“힘들어?”한지훈이 담담한 비웃음을 머금고 그에게 물었다.“이 망할 자식이, 웃어?”분노가 폭발한 차성호는 이성을 잃고 주먹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리에 가만히 서 있던 한지훈이 사라졌다.그리고 찰나의 순간에 차성호의 몸이 힘없이 공중을 날았다.차성호의 등 뒤에 나타난 한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들어 상대의 등을 노렸다. 차성호는 그대로 벽에 머리를 박으며 바닥으로 처박혔다.아찔한 굉음과 함께 모두가 얼빠진 얼굴로 바닥에 쓰러진 차성호를 바라보았다.차성호가 부딪혔던 자리에 미세한 금이 가 있었다.거대한 힘 앞에 모두가 경악에 빠졌다.백전백승의 노장 차성호, 총용회의 한 축을 이루는 조원용의 오른팔이 피를 흘리며 맥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린 모습에 무서운 정적이 흘렀다.호위당의 엘리트들은 이런 상황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다. 상대는 자신들이 믿고 따르는 당주이자 청용파의 핵심 인물이었다.모두가 얼빠진 모습으로 한지훈과 차성호를 번갈아보았다.바닥에 쓰러진 차성호는 등 쪽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갈비뼈 전체가 나가버린 것 같은 고통이었다.그는 더 이상 움직일 수도 없었다.회심의 일격으로 적을 쓰러뜨리던 그가 한방에 나가떨어진 것이다.차성호에게는 손가락 까딱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과거의 찬란했던 영광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상실감으 전신에 퍼졌다.한지훈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청용파 이인자 차성호에게 중상을 입혀 버린 것이다.그는 거만한 자태로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천천히 차성호에게로 다가갔다.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차성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그는 이 치욕을 참을 수 없었다.“역시 평범한 놈은 아니었네! 나 차성호가 저런 새파란 어린놈한테 당할 날이 오다니!”차성호는 이를 악물고 혼신의 힘을 다해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하지만!콰직!한지훈은 바로 다리를 들어
“죽어!”조원용은 뒤에서 명령만 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젊을 때는 그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 인물이었다.그의 일격이 제대로 먹혀든다면 한지훈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 것이다.물론 한지훈은 뒤에서 달려드는 조원용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냉소를 터뜨렸다.“그렇게 죽고 싶다면야 어쩔 수 없지. 동해시 지하세력도 한차례 물갈이할 때가 되었어.”이빨 빠진 호랑이 주제에 감히 오군에서 황제 노릇을 하려고 들어?한지훈은 공격을 피하는 대신, 그 자리에서 공중으로 뛰어올랐다.그리고 허공에서 다리를 날려 조원용의 복부를 걷어찼다.조원용은 전신에 거대한 충격이 전해지더니 허공에서 그대로 밑으로 추락해 버렸다.이어서 창자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이 복부에서 몰려왔다.조원용이 공중에서 추락하면서 주변에 있던 부하들마저 그와 같이 바닥에 넘어져 버렸다.호위당 멤버 중 몇몇이 다가가서 그를 부축했다.하지만 조금 전까지 기세등등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그는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린 채, 한지훈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죽여! 당장 저놈을 죽여버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검은 그림자가 조원용의 앞에 나타났다. 조원용은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 얼굴 앞에 처음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한지훈은 천천히 손을 뻗어 조원용의 목을 움켜쥐고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날 죽이자고 덤빌 때는 그럴만한 실력을 갖췄어야지.”차가운 그의 목소리에서 진한 살기가 느껴졌다.조원용의 정신이 아득해지는 사이 그는 어느새 공중을 날아 호텔 로비의 유리 진열장에 처박혔다.쨍그랑!유리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무수히 많은 유리파편들이 조원용의 몸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조원용은 다리에서 우두둑 소리가 들리는 것과 동시에 처참한 비명을 내질렀다.“악! 내 다리!”현장에 있던 모두가 뼈 부러지는 생생한 소리를 들었다.진열장에 곱게 진열되었던 돌조각상이 떨어져 조원용의 다리를 깔아뭉갠 것이다. 조원용이 벗어나려고 발버둥쳤지만 아무 소용없었다.그렇게 한지훈은 순식간에
바로 여시수 뒤에 서있었던 담창운은, 그들의 얘기를 들은 후 가슴이 저절로 가라앉았다. 자신의 두 손녀는 그 누구 하나 고집이 세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만약 담효운이 고집부리고 죽을지 언정 따라가지 않으려 한다면 담씨 집안에도 큰 화를 초래할게 뻔했다. 게다가 지금 이 상황은, 전에 이 씨 집안이나 낙씨 집안을 마주할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지금 한지훈이 용국에서의 지위가 하늘을 찌를 듯하니까. 이내 여시수가 허리 굽히고 한지훈을 차에 태우는 것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담창운은 손수건을 꺼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다만 애석하게도 그가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는 사실은, 눈앞의 한지훈은 가짜 인물이라는 것이다. “효운아, 방금 한 선생의 말도 들었다시피 네가...”담효운은 이빨을 악 문채, 울먹이긴 하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담창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심상치 않은 표정에 담창운은 불길한 마음이 들어, 급히 담효운을 끌고 차에 올라탔다. 만약 담효운의 언짢은 표정을 한지훈이 보기라도 한다면, 담씨 집안은 필연적으로 큰 재난이 닥치게 될 거라 믿었다. 현재 한지훈의 명망으로는 얼마든지 담씨 집안을 쉽게 멸망시킬 수 있긴 하다. “효운아, 사실 할아버지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 선생은 우리 담씨 집안이 절대 미움을 사면 안 되는 거물이야! 그의 한마디로 우리 담씨 집안 수십 명의 식구들 목숨이 좌지우지될 수 있어!”담창운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담효운은 억울함을 토로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다들 한지훈이 대영웅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아내한테도 잘해주는 사람이라면서요? 설마 그 모든 소문들이 거짓말이라는 거예요!”사실 담효운의 마음속에는 줄곧 짝사랑하고 있는 대상이 있었다. 두 사람의 감정은 줄곧 아주 안정적이었다. 다만 지금까지도 그 창호지를 뚫지는 못했다. 그 어떤 여자라도 자신의 가장 귀한 첫 경험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에게 남기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니까. 설령 상대의 지위가 아
“그래요! 저 대신 말 좀 전해주세요. 저도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움직이고 싶지만, 전혀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을!”강우연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네!”도청 전인은 짧은 대답과 함께 몸을 돌려 문 밖으로 걸어갔다. 그 무렵, 강중 상업계의 거물들 역시 분분히 공항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적지 않은 무종 사람들까지도 공항으로 달려가 맞이할 준비를 했다. 한편 그 시각 강릉 공항에서는, 강릉 여시수는 고위 간부와 수백 명의 사업가들을 데리고는, 공손하게 서 있었다. 그 옆 몇 개의 활주로에서는 모두 한지훈을 기다리는 여성들이 가득 서있었는데 다들 하나같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웬만한 톱스타를 맞이하는 것보다 훨씬 성대했다. 필경 현재 한지훈의 명성은 정말 어마어마했고, 게다가 그 명성은 이미 4대 가문을 훨씬 능가하고 있었다. 한 사람의 힘으로 4대 가문을 무너뜨린 건, 용국의 지난 100년 역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수천 명의 군경들 또한 공항 부근을 물샐틈없이 에워싸고 있었다. 강릉의 몇 개 주요 고속도로들도 모두 봉쇄 계엄이 실시되었다. 곧이어 보잉 여객기 한 대가 활주로에 천천히 착륙했고, 선실 문이 열리면서 훤칠하고 젊은 남자 한 명이 천천히 기내를 나섰다. 여시수는 즉시 뒤에 있는 몇 명의 사무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이내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들이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레드카펫을 깔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젊은 남자는 당찬 걸음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섰다. 공항 주변에서 열렬히 자신을 환영하는 사람들을 발견한 젊은 남자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오만한 눈빛으로 여시수를 보며 웃었다. “무려 여시수가 맞이해주고 있네!”이 젊은 남자는 얼핏 보면 한지훈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그러나 한지훈의 얼굴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한눈에 봐도 이 사람이 한지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한지훈은 누구를 대하든 겸손하고 예의 바르며 오기가 전혀 없기 때문이
백일봉에서의 일전 결과는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졌다. 한지훈이 손을 드는 사이에 5성 용급 천왕계 강자인 동방 오우가 살해당했다는 소식 또한, 곧 강중에 전해졌다. 그동안 우연 그룹에 복종했던 많은 세가들은 그 소식을 접하고는 다행이라 생각했다. 복종하지 않았다가는, 일단 한지훈이 돌아오게 되면 그들은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될 테니까. 한편 한 씨 집안 별장에서는 한 젊은 여자가 강우연의 침대 옆에 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담효령, 강우연의 몇 안 되는 절친 중 한 명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담효령은 바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다가 불과 1년 전 고향인 강릉으로 돌아왔고, 여태 집안 살림을 도우러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담효령은 자신의 빛나는 미모로 인해 골치 아파하고 있었다. 강릉에 돌아온 지 한 달도 안 되어, 강릉의 두 도련님이 하나같이 그녀에게 반한 것이다. 이 두 명의 도련님 중 한 명은 강릉의 태자라고 불리는 이설비이고, 다른 한 명은 강릉 갑부의 아들인 낙소종이었다. 두 사람은 진저리 날 정도로 담효령에게 끝없는 애정 표현을 하였지만, 결국 모두 무자비하게 거절당했다. 그 후 두 사람은 처음에는 별다른 태도를 보이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사랑은 원한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담씨 집안의 사업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도 안 되어 담효령이 관리하고 있던 지사는 더 이상 수입이 진행되지 않았다. 물론 담씨 집안도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후 몇 번이나 담효령에게 마음을 좀 열어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이 씨 집안이든 낙 씨 집안이든, 시집가면 전혀 손해를 볼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줄곧 눈이 높았던 담효령은 게으르기만 한 이 두 남자에게 시집가고픈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결국 홧김에 강중으로 달려온 것이다. 그러나 강중에 도착했을 때, 임신한 강우연이 이미 집에서 휴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바로 한 씨 집안을 찾아왔다. 담효
여태 천신계 강자들은 줄곧 강제적인 요구를 받아오며, 세속의 일에 참여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만약 이 규정이 일단 뚫리게 된다면, 용국에는 지금으로선 바로 천신계로 돌파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많지는 않을 것이다. “흥! 설령 천신계를 돌파한다 하더라도 북양 왕은 동방 가문 제자들보다는 나을 겁니다!”진우는 차갑게 대답했다. 동방 소의 말대로 설령 한지훈을 말린다 하더라도, 문제는 그를 말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지훈은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심지어 국왕조차도 일부러 눈을 감아주고 있는 상황에, 진우는 굳이 나서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맞습니다. 진 사령관께서도 더 이상 저희 용국의 미래 천신 강자만을 위하여 현재의 손실을 지켜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뒤따라 원상용도 사정하기 시작했다. “흥! 여러분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4대 가문이든 동방 가문이든 누구든지 막론하고, 오늘 이번 일은 제가 절대로 나서지 않을 겁니다!”진우는 여전히 단호하게 거절했다. 바로 그때, 찬란하게 빛나는 별빛이 갑자기 떨어져 사람들은 그 눈부심에 저절로 눈을 감게 되었다. 그 별빛은 갑자기 백일봉 전체를 온통 덮어버렸다. “쾅!”이내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기운이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눈부신 별빛은 흩어져 버렸고, 큰 구덩이 속을 들여다보니 동방 오우는 이미 가루가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게다가 은은하게 바람까지 불어 유골마저 허공으로 날려가게 됐다. 우천존이 마침 그 끔찍한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번에는 단지 놀라울 정도였다면, 한지훈은 이번에 확실히 그에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그는 진법을 통과하여 성신의 힘을 끌어들여 순식간에 동방 오우를 소멸시켰다. 그 장면에, 동방 가문 사람들은 입을 크게 벌린 채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원상용은 더욱 비할 데 없이 내심 후회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동방 오우가 순식간에 공기 중에 흩날리는 유골이 되었다니. 다른 두 가문의 사람들도 모두 벌벌 떨고 있
“쾅!”큰 소리와 함께 동방 오우는 다시 엄청난 피를 뿜어내기 시작했고, 그 속에는 적지 않은 내장 조각들마저 끼여있었다. “화산에 이렇게나 좋은 진법이 있는데 아쉽게 됐네. 안타깝지만 진종의 또 다른 후계자를 한 명 더 배양해야겠어!”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탄식했다. 동방 오우는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긴 하지만, 방금 그가 보여준 진법은 한지훈이 보기에도 매우 강력했다. 지금까지도 한지훈은 그 광막이 대체 어떻게 펼쳐진 건지 깨닫지 못했다. 한지훈은 만약 자신이 그 광막의 진법을 장악할 수만 있다면, 반드시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는 화산의 제자가 아니었기에 이러한 신기한 진법의 비법을 얻을 수는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내가 보잘것없다고 조롱이라도 하는 거야?”이내 동방 오우가 노호하며 말했다. “난 수만 명의 화산 제자 중에서 유일하게 진종 제자로 뽑히게 됐어. 그런데 네가 뭔데 나더러 보잘것없데!”동방 오우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교만한 모습을 보였다. “난 네가 보잘것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엄청 보잘것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곧이어 한지훈이 다시 손바닥을 내리치자 큰 굉음과 함께 한바탕 기랑이 자욱해졌다. 그 기운에 백일봉마저 진동하기 시작하며 당장이라도 무너질 기세였다. 아래에 있던 구경꾼들은 뒤흔들리는 백일봉의 모습에 괜히 자신들이 다치기라도 할까 봐 일제히 멀리 도망쳤다. “쾅!”바로 그때, 한지훈이 또 한 방 날렸다. 그렇게 온 하늘은 한바탕 연기와 먼지가 흩날렸고, 동방 오우는 큰 구덩이 속으로 말려들 가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방 오우가 다시 일어나려 하자, 한지훈이 그의 아랫배를 밟았다. “네가 화산의 제자면 뭐 어떤데? 진종의 후계자면 또 어떤데?”한지훈은 다시금 진법을 발동했다. 이때 하늘에는 별똥별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 별빛은 눈에 띄는 속도로 동방 오우에게로 향했다. 화살처럼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별빛에, 동쪽
“쾅!”제대로 맞은 동방 오우의 얼굴은 아예 이상하게 변형되었고, 이내 그는 피를 흘리기 시작하며 너무 아픈 나머지 말도 할 수 없었다. 곧이어 한지훈은 또다시 몇 대의 따귀를 후려쳤다. 동방 오우는 더 이상 반격은커녕 심지어 손을 들어 막을 힘조차 없었다. 비록 그 또한 진법에 정통했지만, 두 사람의 진법에 대한 장악도는 전혀 다른 차원이었다. 금빛 방어막을 잃게 된 동방 오우는 한지훈의 따귀를 막아낼 수 없었고, 감히 반격할 수도 없었다. “팍!”이내 다시 한번 따귀를 때렸고, 동방 오우의 몸은 마치 줄 끊어진 연처럼 백일봉에서 날아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내며 지면에 떨어지게 됐다. “절대 인정할 수 없어! 한지훈 네 까짓게 뭔데! 나... 난 엄연히 화산 진종의 제자야! 난 15살 때부터 이미 사령관의 강자를 참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됐어. 한지훈 넌 그 나이에 여전히 놀고먹고 했겠지!”“게다가 난 열여덟 살 즈음에는 일성 준천왕계의 고수까지 죽일 수 있게 됐어. 너는 나랑 비교할 자격도 안돼!”“쾅!”돌아오는 건 한지훈의 주먹뿐이었야. 주먹을 맞은 동방 오우는 피를 낭자하게 흘렸다. 한지훈이 더욱 무자비하게 공격을 내릴수록, 동방 오우의 분노는 커져만 갔다. 심지어 그는 5성 용급 천왕계의 강력한 기운을 동원하여 반격을 노리고 있었다. “한지훈! 너... 너는 절대 나의 적수가 될 수 없어! 나한테는 무상 진법 호체가 있고, 혼천 진법의 비법도 알고 있어! 그렇게 난 이미 3년 전에 5성 용급 천왕경의 실력에 도달하게 된 거야. 그런데 넌 대체 뭘 믿고 나랑 싸우려 하는 거야?”“대체 왜 광명파든, 피라미드 안에 있던 인왕이든 다들 하나같이 너를 주목하고 있는 거야! 너랑 난 전혀 비교할 차원이 안돼! 출신만 따져도, 난 동방 가문의 후계자 거든!”“게다가 종문도 따지면, 나는 화산의 제자지만 넌 정체가 뭔데! 넌 가진 게 하나도 없잖아!”동방 오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랫동안 쌓여 있던 말을 모두 털어놓았다.
우천존이 동방 오우의 말에 반응하며 고개를 돌렸고, 저도 모르게 그의 눈을 피했다. 그 순간,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다시 나타났고, 마치 시간이 흐른 듯 태양이 다시 지구를 비추며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돌아왔다.동방 오우는 이를 보며 불만이 가득 담긴 포효를 질렀다.“네놈이 어떻게 진법을 사용할 수 있단 말이지! 네놈은 명산의 제자도 아니고, 명사의 전수도 없으면서... 이건 불가능해, 네놈 그렇게 뛰어난 통찰력을 가질 리가 없다!”동방 오우의 자존심은 한지훈의 손에 의해 산산조각 났고, 이때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한지훈이 보여준 진법은 동방 오우가 본 적도 없고, 우천존과 한용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전혀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다.“그러니 내 눈에 너는 정말 부족할 뿐이지!”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이건 불가능해! 우천존이 네놈과 광명존의 비무에서 비겼다고 하지 않았나!”동방 오우는 목소리를 높여 필사적으로 외쳤다.“너무 순진하군. 만약 내가 광명존과 비겼다면, 그가 그토록 상처를 많이 입고, 용국에 무사히 데려올 수 있었을까?”한지훈은 동방 오우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말했다.동방 오우는 이해력도 부족하고, 사회 경험도 너무 부족했다. 하지만 이것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지난 20년 동안 동방 오우는 화산을 떠나지 않았었다. 하루 종일 자신의 사제들과 함께 있으니, 어디서 사회 경험을 하겠는가? 광명존의 일은 사실 우천존의 체면이 중요한 문제였고, 그는 그렇게 거짓말을 해야만 했다. 이 사건은 현재까지 오륙에서 두 사람의 대결이 무승부가 되었다고 여겨지고 있으며, 그 후 광명존은 우천존에 의해 비밀리에 용국으로 이송되었다.이 사건은 단순히 우천존의 체면을 지키는 문제를 넘어, 오륙에서 광명파의 위신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그래서 동방 오우는 광명존이 이미 비밀리에 용국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조사로 알게 되었지만, 우천존에게 들은 또 다른 버전의 이야기를 들었다.그렇기 때문에 그는 우천존의
강렬하고 청명한 소리가 산 정상에 울려 퍼지며, 창안백의 목이 한 번 비틀렸다.그의 얼굴이 다시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오자, 얼굴에 짙은 붉은색 손자국이 새겨져 있었다.이 손자국은 크지 않았지만, 그 모욕적인 의미는 엄청나게 강했고 이 붉은 손자국은 아마도 석 달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한지훈이 때린 이 손바닥은 단순히 창안백의 얼굴을 때린 것이 아니라, 화산의 얼굴을 때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명산은 또 어떤가.용국이 위험에 처하고, 오국 연합군이 용경을 포위했을 때, 그때 명산들은 어디 있었던가?수많은 용국의 백성들이 피로 물든 대참사를 겪을 때, 명산의 사람들은 어디에 있었던가?!이제 와서 나서서 위세를 부리며 한지훈에게 명령이라니!“네놈이 감히 날 때려?!”창안백은 손으로 얼굴에 새겨진 손자국을 가리키며, 입술을 떨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러자 한지훈은 냉담하게 창안백을 한번 쏘아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3 초 안에 떠나지 않으면, 피를 뚝뚝 떨어뜨리게 할 거다! 당장 꺼져라!”그 한마디는 마치 천둥 같은 소리처럼 창안백의 귀에 쨍하고 울려 퍼졌고, 그의 고막까지 아리게 만들었다.비록 창안백은 체면을 지키고 싶었지만, 한지훈의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지자, 그는 결국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그는 죽기를 원하지 않았고, 더욱이 한지훈 같은 어린놈의 손에 죽고 싶지 않았다!오늘 이 한 대를 반드시 한지훈에게 갚을 것이며, 화산에 돌아가면 사건을 부풀려서 한지훈이 한 달도 살지 못하게 할 것이다!그 순간, 동방 오우는 온몸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얼굴은 이미 한지훈의 발에 짓밟혀 인상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간신히 눈으로 한지훈의 신발 밑을 바라보며,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한지훈! 나는 인정할 수 없다!”“인정할 수 없다고?”한지훈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살짝 흔들었고, 그 뒤 그는 천천히 다리를 들어 동방 오우를 들어 올렸다.“너만 진법을 쓸 줄 안다고 생각하나? 진법은 화산만의 전유물 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동방 오우가 용경에서 죽는 일만은 막아야 했다. 만약 그가 여기서 죽는다면, 화산의 명성은 더욱 바닥을 칠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창안백은 자신의 체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즉시 일어나 한지훈을 막았다.창안백이 나서서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는 것을 본 동방 오우는 희미하게나마 한 줄기 생존의 희망을 본 듯했다.동방소와 사대 가문의 사람들 또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창 씨 어르신이 나섰으니, 한지훈도 어쩔 수 없이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는가? 무종의 대장로조차 창안백을 보면 공경의 뜻을 담아 '창 씨 어르신'이라고 부를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이 광경을 본 좌항도는 오히려 더욱 흥미로워하며, 한지훈이 동방 오우 같은 인간을 죽여버리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러나 창안백의 호통이 울리자, 좌항도는 얼굴을 찡그리며 진우에게 물었다.“저 늙은 놈은 누구요?”“쉿! 조용히 하시오!”진우는 급히 좌항도의 입을 틀어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분은 화산의 세속을 행보하는 진인이니 함부로 말하지 마시오! 비록 그의 무력은 강하지 않지만 그 배경은 막강하니, 그를 건드리는 건 화산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거나 다름없소!”진우의 설명을 듣고, 좌항도는 놀라 입에서 숨을 들이켰다.동방 오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두려운데, 화산 전체라니?하지만 그는 여전히 불만과 분노로 가득한 시선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저런 배경이 있는 늙은이가 나섰으니, 한지훈도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겠군.그렇게 생각한 좌항도는 주먹을 쥔 손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당신은 누구지?!”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창안백을 한차례 쏘아보며 차갑게 물었다.그러고는 발을 들어 동방 오우의 얼굴을 짓밟아 그의 머리를 바위 속으로 깊숙이 박아버렸다.심하게 함몰된 광대뼈 탓에, 동방 오우의 얼굴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멀리서 보면 목 위에 박힌 표주박 같아 보일 정도였다.“나는 화산 세속의 행보하는 진인, 창안백이다! 지금 즉시 그를 풀어주어라! 오늘의 승부는 무승부로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