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불안감에 판단력이 흐려진 건지, 조원용의 안색은 초조했다. 오랜 세월 지하 세계를 구르며 터득한 그의 경험은 먼저 선빵을 날리지 않으면 자신이 위험해질 거라고 말해주고 있었다.일곱 명의 경호원들이 동시에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오른 주먹을 휘둘러 그들 중 한 명의 머리를 가격했다.콰직!아찔한 소리와 함께 그자는 순식간에 시야가 흐려지고 이명이 들리더니 고개가 돌아간 채로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한지훈은 순식간에 상대의 손에 들고 있던 비수를 빼앗았다.그리고 날카롭고 신속하게 무기를 휘둘렀다.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경호원들의 비명이 이어졌다.그들은 저마다 팔에 자상을 입고 피를 뚝뚝 흘리며 고통스럽게 신음했다.그들 중 한 명이 주먹을 쥐고 반대쪽 방향에서 공격을 시도했다.한지훈도 봐주지 않고 날렵하게 몸을 날려 상대의 목을 움켜쥐고는 그대로 무릎으로 상대의 얼굴을 찍어버렸다.아찔한 타격음과 함께 상대는 두 눈을 뒤집으며 그대로 기절했다.한지훈은 쓰러진 놈의 뒷덜미를 잡고 테이블에 가볍게 던졌다. 테이블에 놓였던 고급 양주와 와인이 바닥에 떨어지며 아수라장이 되었다.순식간에 그는 조원용의 수하들 절반을 제압했다.조원영은 가슴이 떨려왔지만 두려움을 내비치면 진다는 사실을 알기에 싸늘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대체 누구야?”“날 몰라?”한지훈이 싸늘하게 되물었다.그는 한발 한발 조원영에게 다가가며 앞을 가로막는 그의 경호원들을 한 명씩 해치웠다. 그리고 조원용의 멱살을 잡고 벽으로 힘껏 밀쳤다.조원용은 겉으로는 평온한 척하고 있었지만 미친 듯이 흔들리는 눈빛이 그의 심정을 대편하고 있었다.그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거친 숨을 내뱉으며 한지훈에게 말했다.“대체 이가 다 무슨 짓이야! 너… 나한테 이러면 안 돼. 내가 누군 줄 알아?”한지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 상황에도 허세는. 그래서 당신이 누군데?”“난 동해 청용파 수장 조원용이야! 내 한마디면 동해시
여유만만하게 문을 잠그는 모습에 조원용은 가슴이 철렁하고 눈빛이 거세게 흔들렸다.대체 뭘 하려는 거지?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은 그의 행동에 참을 수 없는 분노마저 치밀었다.조원용은 인근 도시 조폭 세계의 수장인 자신마저 이 방에서는 그냥 장기판의 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밑바닥부터 시작해서 현재 동해시의 지하세계 일인자로 군림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역경을 물리쳤던가. 그런데 무능하기로 소문난 저 데릴사위 신분의 손에 놀아날 줄은 몰랐다.이곳에 오기 전, 그는 한지훈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진행한 바, 그가 중소기업 데릴사위에 현재는 백수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수한 뒷배경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그랬던 그가 자신의 칼이라고 자부하는 여덟 경호원을 순식간에 해치울 줄이야!조원용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한지훈은 사실 모 무술 세가의 후계자가 아닐까?수련을 위해 잠시 위장 신분으로 이 도시에 온 게 아닐까?그게 아니라면 그가 순식간에 병왕급 경호원들을 순식간에 쓰러뜨린 게 말이 안 됐다. 게다가 몸에서 뿜어대는 비범한 살기도 일반인의 것이라고는 절대 볼 수 없었다.“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군. 내가 사과하지. 서로 얼굴 붉히지 말고 말로 해결해.”결국 조원용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며 한지훈에게 사과했다.하지만 상대는 인상을 확 찌푸리더니 다리를 들어 조원용의 무릎을 걷어차서 바닥에 꿇렸다. 우드득 하는 아찔한 소리와 함께 조원용은 고통스럽게 신음했다.동해시 지하 세력의 황제라고 군림하는 인물이었고 오군의 정도현과 동급인 존재였다.동해시와 오군의 정부 인사들마저 그들을 보면 예의를 갖추는데 지금은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한지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이 정도면 분이 풀렸어? 이번 일은 내가 사과한다니까? 오군에 와서 이 일에 끼어드는 게 아니었어. 판단 실수야. 친구 한 명 생긴다 생각하고 너그럽게 이번 일을 넘어가 주면 앞으로 자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내 언제든 최선을 다하겠네.”조
그는 담담히 고개를 젓고 냉소를 지으며 송경림을 가리켰다.“차라리 저 녀석 귀뺨을 때려. 내가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그럼 생각해 보지.”순간 송경림이 당황하며 눈을 부릅떴다.이게 무슨 개소리인가?조원용에게 귀뺨을 때리라고 시킨다니!내가 뭘 잘못했다고?난 가만히 있었는데…..송경림의 절규가 들리는 것 같았다.그는 울상을 지으며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한지훈, 이 빌어먹을 자식아!”그는 고함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한지훈은 가볍게 손을 들어 송경림의 귀뺨을 날렸다. 후자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벽에 처박혔다.“이렇게 하면 돼. 어떻게 할 거야?”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조원용을 노려보며 말했다.“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넌 내 손에 죽을 거야.”조급해진 조원용은 송경림과의 오랜 우정도 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송경림에게 달려가서 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퍽!경쾌한 타격음이 별실 내부에 울렸다.분노한 송경림은 얼굴을 감싸며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질렀다.“조원용, 때리란다고 진짜 때려? 너 미쳤어?”짝!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또 다시 강력한 타격음이 들려왔다.“조원용, 너….”분노한 송경림이 조원용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밑바닥 양아치부터 현재의 조폭 수장까지 올라온 조원용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조원용은 그대로 송경림을 깔아뭉개고 날렵하게 손을 날렸다.짝! 짝!한지훈은 그제야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도설현을 돌아보았다.“봤죠? 저들끼리 싸우네요?”도설현은 그런 그를 힐끗 흘겨보고는 도도하게 별실을 나갔다.한지훈은 지금도 바닥에 엉겨붙어 엎치락뒤치락하는 두 중년 남자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밖으로 나갔다.그렇게 별실 안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는 조원용과 송경림만 남게 되었다.둘 다 옷이 찢어지고 얼굴에 피멍이 잔뜩 들어 있었다.조원용은 맞아서 너덜너덜해진 송경림을 옆으로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싸늘하게 말했다.“갔어. 그만 일어나도 돼.”송경림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청용파 소속 호위당 당주 차성호!그는 조원용의 오른팔로 동해시에서 한가락 하는 인물이었다.수법이 잔인하고 청용파에서도 실력이 가장 좋은 인물 중 한 명이었다.과거 차성호가 조원용을 찾아갔을 때, 칼 한자루로 수십 명을 쓰러뜨린 위엄을 자랑하며 하루아침에 청용파의 핵심 인물이 되었다.게다가 그는 거친 겉모습에 비해 모략에도 뛰어난 인물이었다. 사람들은 차성호를 이미 조원용의 대를 이을 청용파 후계자로 인정하고 있었다.호텔 입구에 선 차성호는 음산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큰 형님께서는 오늘 호텔을 빠져 나가려는 놈은 모두 죽이라고 명령하셨다. 다들 명심해. 이 호텔이 오늘 우리의 전장이야. 들어가서 안에 살아 있는 놈들을 모두 제압하고 다음 지시를 기다려!”순식간에 오십 명 정도의 거친 사내들이 칼을 들고 호텔로 들이닥쳤다.순식간에 호텔 레스토랑 내부는 아수라장이 되었다.험악한 인상에 칼을 들고 들이닥친 조폭들 때문에 호텔 직원과 식사하던 손님들은 혼비백산하며 사방으로 도망쳤다.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 따로 없었다.조폭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순식간에 호텔 직원을 포함한 모든 인원을 제압했다.줄곧 별실에 숨어 있던 조원용은 차성호의 연락을 받고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는 짐짓 위엄 있는 목소리로 명령했다.“잘했어, 차성호! 지금 당장 내려가지. 오늘 그 녀석의 머리통을 박살 내 줄 거야!말을 마친 그는 송경림을 내버려 둔 채, 홀로 별실을 나가 로비로 내려갔다.그 시각, 별실에 숨어 있던 송경림은 냉소를 지으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차성호는 너덜너덜한 상태로 걸어 나오는 조원용을 보고 순간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큰 형님이 저 정도로 맞았다고? 대체 누가?’아무리 동해시가 아닌 오군이라고 해도 청용파 수장인 그를 누가 감히 건드린단 말인가!정도현이 이 자리에 와도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춰 맞이했을 것이다.게다가 조원용의 신변에는 날카로운 칼이라고 불리는 여덟 경호원이 있었다.‘그 자식들은 어디 있지?’차성호는 이곳에
“네, 형님.”차성호가 비장한 표정으로 응답했다.”호위당 멤버들, 다 들었지? 호텔을 이 잡듯이 뒤져서라도 한지훈이라는 놈을 찾아내! 발견하는 즉시 사지를 분질러서 큰 형님 앞으로 끌고 오는 거야!”조원용은 옆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청용파 수장인 그가 손바닥 만치 작은 오군에서 수모를 당할 수는 없었다.여기서 물러서면 앞으로 세력을 넓히는데 크게 방해가 될 것이다.정도현의 비웃음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았다.그런데 이때, 뒤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조회장, 내가 그렇게 알아듣게 설명했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별실을 나와 도설현을 집까지 데려다주려던 한지훈이 로비에서 들리는 아우성을 듣고 다시 돌아온 것이다.와봤더니 조직 폭력배들이 호텔 직원과 손님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게 아닌가!그 광경을 목격한 한지훈은 깊은 분노를 느꼈다.자신을 찾는다고 무고한 시민을 괴롭히는 모습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소리를 들은 조원용과 차성호가 고개를 돌리자 살기로 번뜩이는 눈빛이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한지훈의 옆에는 천사 같은 외모의 도설현까지 서 있어서 더 이목을 끌었다.이 남자란 말인가?차성호는 인상을 확 구기며 속으로 경악했다.상대는 수십 명의 조폭들을 보고도 전혀 두렵거나 긴장한 기색이 없었다.도설현은 긴장된 눈빛으로 한지훈의 등만 바라보고 있었다.다가오는 한지훈을 발견한 조원용이 험악하게 인상을 쓰며 냉소를 지었다.“의리 하나는 기가 막힌 녀석이군! 도망치지 않은 건 칭찬할만해. 하지만 살아서 여길 나가는 건 힘들 거야.”한지훈은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이런 오합지졸들을 데리고 나를 잡겠다고?”“이 오만방자한 녀석! 지금 네 앞에 있는 게 누군지 알고 그딴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발끈한 차성호가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고함쳤다.“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우리 형님한테 납작 엎드려서 사과드려! 그러지 않으면 너 때문에 이 호텔에 있는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될 거야!”차성호가 느끼기에 눈앞의
그들은 잔뜩 얼어붙은 얼굴로 침만 꿀꺽 삼켰다.그들 중에는 한지훈이 언제 침을 발사했는지 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차성호의 눈빛도 흔들렸다. 상대는 일반인이 아닌 무공 실력을 갖춘 놈이었다. 조금 전 은침을 발사한 순간에 그의 몸에서 풍기던 무시무시한 기운을 잊을 수 없었다.그는 그제야 오늘 만난 자가 범상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인정했다.호위당 멤버들은 뒤늦게 은침을 발견하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은침을 발사해서 사람을 죽인다고?“저거 완전 미친 놈이네! 지금 우리 앞에서 우리 사람을 죽인 거야?”경악도 잠시, 호위당 엘리트들의 두 눈이 분노로 잠식되었다.그들은 고함을 지르며 칼과 몽둥이를 챙기고 죽은 형제의 복수를 하려고 달려들었다.“그만!”갑자기 울린 조원용의 목소리에 호위당 멤버들이 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그들의 몸에서 풍기는 분노의 기운까지 억압하지는 못했다.조원용은 험악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냉소를 지었다.죽은 부하 따위는 이제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청용파의 위용을 떨어뜨릴 수는 없었다.그는 음산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실력은 잘 봤다. 은침으로 사람을 죽인다라. 영화에서만 봤었는데 현실에서 이걸 보게 될 줄은 몰랐군. 널 고용한 자가 누구냐? 내가 두 배의 연봉을 줄 테니 내 밑으로 들어오는 건 어때?”조원용은 한지훈의 배후에 청용파를 견제하려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청용파가 동해시에서 독재한지 벌써 수십 년이니 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세력들이 많았다.게다가 파벌 내부에서는 지금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조원용은 자신을 견제하려는 세력들에 대해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한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누구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야.”“오만한 녀석!”차성호가 발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건방진 네놈에게 우리 호위당의 위력을 보여주지! 이따가 후회나 하지 마!”“형님, 말씀 잘하셨습니다!”“성호 형님이 나서면 저 자식은 죽은 목슴이죠!”차성
거센 공격이 여러 번 오갔지만 차성호가 거친 숨을 몰아쉬는 사이, 그는 한지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다.“힘들어?”한지훈이 담담한 비웃음을 머금고 그에게 물었다.“이 망할 자식이, 웃어?”분노가 폭발한 차성호는 이성을 잃고 주먹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리에 가만히 서 있던 한지훈이 사라졌다.그리고 찰나의 순간에 차성호의 몸이 힘없이 공중을 날았다.차성호의 등 뒤에 나타난 한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들어 상대의 등을 노렸다. 차성호는 그대로 벽에 머리를 박으며 바닥으로 처박혔다.아찔한 굉음과 함께 모두가 얼빠진 얼굴로 바닥에 쓰러진 차성호를 바라보았다.차성호가 부딪혔던 자리에 미세한 금이 가 있었다.거대한 힘 앞에 모두가 경악에 빠졌다.백전백승의 노장 차성호, 총용회의 한 축을 이루는 조원용의 오른팔이 피를 흘리며 맥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린 모습에 무서운 정적이 흘렀다.호위당의 엘리트들은 이런 상황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다. 상대는 자신들이 믿고 따르는 당주이자 청용파의 핵심 인물이었다.모두가 얼빠진 모습으로 한지훈과 차성호를 번갈아보았다.바닥에 쓰러진 차성호는 등 쪽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갈비뼈 전체가 나가버린 것 같은 고통이었다.그는 더 이상 움직일 수도 없었다.회심의 일격으로 적을 쓰러뜨리던 그가 한방에 나가떨어진 것이다.차성호에게는 손가락 까딱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과거의 찬란했던 영광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상실감으 전신에 퍼졌다.한지훈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청용파 이인자 차성호에게 중상을 입혀 버린 것이다.그는 거만한 자태로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천천히 차성호에게로 다가갔다.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차성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그는 이 치욕을 참을 수 없었다.“역시 평범한 놈은 아니었네! 나 차성호가 저런 새파란 어린놈한테 당할 날이 오다니!”차성호는 이를 악물고 혼신의 힘을 다해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하지만!콰직!한지훈은 바로 다리를 들어
“죽어!”조원용은 뒤에서 명령만 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젊을 때는 그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 인물이었다.그의 일격이 제대로 먹혀든다면 한지훈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 것이다.물론 한지훈은 뒤에서 달려드는 조원용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냉소를 터뜨렸다.“그렇게 죽고 싶다면야 어쩔 수 없지. 동해시 지하세력도 한차례 물갈이할 때가 되었어.”이빨 빠진 호랑이 주제에 감히 오군에서 황제 노릇을 하려고 들어?한지훈은 공격을 피하는 대신, 그 자리에서 공중으로 뛰어올랐다.그리고 허공에서 다리를 날려 조원용의 복부를 걷어찼다.조원용은 전신에 거대한 충격이 전해지더니 허공에서 그대로 밑으로 추락해 버렸다.이어서 창자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이 복부에서 몰려왔다.조원용이 공중에서 추락하면서 주변에 있던 부하들마저 그와 같이 바닥에 넘어져 버렸다.호위당 멤버 중 몇몇이 다가가서 그를 부축했다.하지만 조금 전까지 기세등등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그는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린 채, 한지훈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죽여! 당장 저놈을 죽여버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검은 그림자가 조원용의 앞에 나타났다. 조원용은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 얼굴 앞에 처음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한지훈은 천천히 손을 뻗어 조원용의 목을 움켜쥐고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날 죽이자고 덤빌 때는 그럴만한 실력을 갖췄어야지.”차가운 그의 목소리에서 진한 살기가 느껴졌다.조원용의 정신이 아득해지는 사이 그는 어느새 공중을 날아 호텔 로비의 유리 진열장에 처박혔다.쨍그랑!유리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무수히 많은 유리파편들이 조원용의 몸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조원용은 다리에서 우두둑 소리가 들리는 것과 동시에 처참한 비명을 내질렀다.“악! 내 다리!”현장에 있던 모두가 뼈 부러지는 생생한 소리를 들었다.진열장에 곱게 진열되었던 돌조각상이 떨어져 조원용의 다리를 깔아뭉갠 것이다. 조원용이 벗어나려고 발버둥쳤지만 아무 소용없었다.그렇게 한지훈은 순식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