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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송경림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설현아, 내가 젊었을 적에 말이다. 난 네 아빠와 함께 서로 믿고 도우며 회사를 일으켰어. 오늘의 리양과 도영이 있기까지 서로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지. 우린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과도 같은 관계야. 도영이 요즘 위기를 겪고 있는데 나라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용경의 소영제약도 지금 오군 시장에 진군하려고 준비하고 있어. 그들은 이곳에 의학 산업단지를 창설할 생각이야. 산업단지가 들어오면 우리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어!”

“나중에 그런 거물을 상대해야 하는데 아마 그쪽에서 제시한 제안이 나보다 더 좋을 것 같아?”

도설현이 말이 없자 송경림은 계속해서 떠들어댔다.

“다행히 소영 그룹 오너 일가와 내가 친분이 좀 있어. 그러지 말고 나랑 손을 잡자. 도영에서 연구성과를 공유해 주고 이윤을 50프로 정도만 우리 리양에 양보하고 소영에도 어느 정도 이윤을 챙겨주면 내가 어떻게든 소영 제약을 설득해 볼게. 그때가 되면 넌 신약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이윤만 챙기면 되는 거야. 얼마나 편하고 좋은 일이야?”

송경림이 원하는 바는 명확했다.

50퍼센트나 되는 이윤을 리양에 양보하는 것도 모자라 용경의 소영제약까지 챙기려면 도영그룹이 가져가는 이윤은 극히 미미했다.

뻔뻔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도설현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분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여자인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했다.

“제약 회사 회장이나 된다는 사람이 여자한테 협박질이나 해가면서 장사해요? 이게 당신들 리양의 기업 문화인가?”

등 뒤에서 싸늘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양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한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지훈 씨!”

도설현은 한지훈을 본 순간 화색을 띠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쩐 일인지, 조금 전 느꼈던 불안하고 초조했던 감정이 그가 나타난 순간 순식간에 사라지고 든든한 느낌마저 들었다.

“왜 이제야 왔어요?”

그녀가 불만스럽게 입을 삐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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