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에 질린 둘은 급기야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형님, 목숨만 살려주세요. 저희가 다 잘못했습니다!”한지훈은 이안영을 가리키며 싸늘하게 말했다.“나한테 사과할 게 아니라 저분한테 해야지!”두 명의 양아치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무릎걸음으로 이안영의 앞에 다가가서 고개를 숙였다.놀란 이안영이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그들이 말했다.“누님, 저희가 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문신남과 대머리 청년은 진심을 담아 이마를 바닥에 박았다.“가… 가세요. 앞으로 다신 이런 일하지 말고요.”겁에 질린 이안영은 한지훈의 뒤에 숨어 머리만 빼꼼 내밀고는 그들에게 말했다.“꺼지라잖아.”한지훈이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으름장을 놓았다.“네… 네! 당장 꺼지겠습니다!”군기가 바짝 든 양아치들은 기절한 동료들을 깨워서 도망치듯 골목을 벗어났다.한지훈은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치는 놈들의 뒷모습을 싸늘하게 노려보고는 이안영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제 괜찮아요.”이안영이 얼굴을 붉히며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감사해요. 전에는 지훈 씨 참 무모한 사람이라 안 좋게 봤는데 미안했어요.”갑작스러운 그녀의 사과에 한지훈은 어색한 얼굴로 머리만 긁적였다.둘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회사로 돌아갔다.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도설현이 한지훈을 사무실로 호출했다.“저녁에 나랑 미팅 자리에 좀 나가줘요.”“미팅이요?”한지훈이 의아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리양제약 사람들을 만날 거예요.”도설현이 말했다.리양제약 얘기가 나오자 한지훈은 지난번에 와서 온갖 갑질을 해대던 송천우의 아버지, 송경림을 떠올렸다.“알겠어요, 같이 가죠.”한지훈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저녁, 어느 고급 레스토랑의 별실.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설현은 굳은 얼굴로 송경림과 그의 부하들과 대치하고 있었다.“그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어요.”도설현이 차갑게 말했다.송경림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설현아, 너도 알다시피 너희가 비록 다
송경림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설현아, 내가 젊었을 적에 말이다. 난 네 아빠와 함께 서로 믿고 도우며 회사를 일으켰어. 오늘의 리양과 도영이 있기까지 서로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지. 우린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과도 같은 관계야. 도영이 요즘 위기를 겪고 있는데 나라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용경의 소영제약도 지금 오군 시장에 진군하려고 준비하고 있어. 그들은 이곳에 의학 산업단지를 창설할 생각이야. 산업단지가 들어오면 우리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어!”“나중에 그런 거물을 상대해야 하는데 아마 그쪽에서 제시한 제안이 나보다 더 좋을 것 같아?”도설현이 말이 없자 송경림은 계속해서 떠들어댔다.“다행히 소영 그룹 오너 일가와 내가 친분이 좀 있어. 그러지 말고 나랑 손을 잡자. 도영에서 연구성과를 공유해 주고 이윤을 50프로 정도만 우리 리양에 양보하고 소영에도 어느 정도 이윤을 챙겨주면 내가 어떻게든 소영 제약을 설득해 볼게. 그때가 되면 넌 신약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이윤만 챙기면 되는 거야. 얼마나 편하고 좋은 일이야?”송경림이 원하는 바는 명확했다.50퍼센트나 되는 이윤을 리양에 양보하는 것도 모자라 용경의 소영제약까지 챙기려면 도영그룹이 가져가는 이윤은 극히 미미했다.뻔뻔한 인간들 같으니라고!도설현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분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여자인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했다.“제약 회사 회장이나 된다는 사람이 여자한테 협박질이나 해가면서 장사해요? 이게 당신들 리양의 기업 문화인가?”등 뒤에서 싸늘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양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한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왔다.“지훈 씨!”도설현은 한지훈을 본 순간 화색을 띠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쩐 일인지, 조금 전 느꼈던 불안하고 초조했던 감정이 그가 나타난 순간 순식간에 사라지고 든든한 느낌마저 들었다.“왜 이제야 왔어요?”그녀가 불만스럽게 입을 삐죽였다.
송경림의 얼굴에 교활한 미소가 피어났다.“그럼 리양은 이윤을 어느 정도 가져가실 겁니까?”한지훈이 물었다.송경림은 우아하게 와인잔을 들며 말했다.“리양이 모든 걸 맡아서 하니 당연히 50퍼센트는 챙겨 가야지.”별실 안에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한참이 지난 후, 한지훈은 시시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럼 결론적으로 도영에서 가져갈 수 있는 이윤은 1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거네요? 게다가 신약 연구 일지까지 리양에 넘겨야 하고요. 송 회장님, 욕심이 너무 크십니다. 그걸 다 소화하다가 배탈 나요.”송경림이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하지만 상대에게서 풍기는 진한 살기에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었다.“송 회장님, 사람이 욕심을 너무 부리면 탈 나요.”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말했다.“제가 제안 하나 하죠. 지금 당장 기자들 불러서 리양제약이 파산했다고 알리세요. 그러지 않으면 제가 대신해 드리겠습니다.”송경림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그는 음침한 얼굴로 와인잔을 거칠게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소리쳤다.“미친놈이 뭐라는 거야!”한지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회장님도 협박은 기분 나쁘죠? 저도 그렇습니다. 도영그룹은 당신이 마음대로 주무를 정도로 만만하지 않아요.”“그래, 그렇게 나온다 그거지?”송경림이 음침한 얼굴로 으르렁거렸다.“무사히 이곳을 나가고 싶으면 지금 당장 연구 일지를 우리한테 넘기는 게 좋을 거야.”이때, 도설현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차갑게 말했다.“아저씨, 아빠가 이 일을 알면 어떻게 나올지 생각해 봤어요?”“하!”송경림이 비웃음을 터뜨렸다.“네 아빠는 본사 일을 해결하느라 바빠.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심도 없다고. 알면 뭐 어때? 내 도움 없이 이 사업을 무사히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설현아, 상황 파악 다 했으면 얌전히 계약서에 사인이나 해. 그럼 내가 옛정을 생각해서 오늘 나한테 무례하게 군 건 문제 삼지 않을게.”“뭐라고요?”분노한 도설현의
경호원들이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고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한지훈과 도설현을 노려보고 있었다.도설현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로 한지훈의 등 뒤에 서서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한지훈은 인상을 쓰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만만한 상대는 결코 아니었다. 각자 최소 병왕급 이상의 실력을 가진 자들이었다.그는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송경림이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중년 남자에게 말했다.“조 회장, 일만 제대로 해결되면 더 좋은 술을 선물하지.”그 말을 들은 남자가 너털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능구렁이 같은 것도 여전하군.”송경림이 무표정한 얼굴로 남자에게 다가가서 귓속말로 몇 마디 하자 남자가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물었다.“네가 한지훈이야?”한지훈이 대답 대신 인상만 찌푸리고 있자 조회장이라는 남자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저놈 팔 한쪽만 부러뜨려.”그 순간, 한 경호원이 허리춤에서 번쩍이는 칼을 꺼내들더니 한지훈의 왼팔을 노리고 달려들었다.“악!”겁에 질린 도설현은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질렀다.송경림은 음침한 얼굴을 하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 참고 있었지만 한지훈을 죽도록 패주고 싶은 마음은 전부터 있었다.그는 가만히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잠시 후, 한쪽 팔이 잘린 채로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는 모습을 상상했다.송경림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달려오는 상대를 노려보고는 다리를 들어 상대의 옆구리를 걷어찼다.쾅!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에게 달려들었던 남자가 끈 떨어진 연처럼 공중을 날아 테이블 위로 떨어졌다.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반격이었다.강력한 한방에 제대로 당한 상대는 갈비뼈가 부러져 입에서 피를 토하고 기절했다. 아마 지금 상태만 보면 반평생 휠체어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송경림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저놈은 대체 뭐 하는 인간이지?조회장의 칼이라고 불리는 경호원 중 하나를 한방에 제압하다니!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조원용은 이미
강한 불안감에 판단력이 흐려진 건지, 조원용의 안색은 초조했다. 오랜 세월 지하 세계를 구르며 터득한 그의 경험은 먼저 선빵을 날리지 않으면 자신이 위험해질 거라고 말해주고 있었다.일곱 명의 경호원들이 동시에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오른 주먹을 휘둘러 그들 중 한 명의 머리를 가격했다.콰직!아찔한 소리와 함께 그자는 순식간에 시야가 흐려지고 이명이 들리더니 고개가 돌아간 채로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한지훈은 순식간에 상대의 손에 들고 있던 비수를 빼앗았다.그리고 날카롭고 신속하게 무기를 휘둘렀다.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경호원들의 비명이 이어졌다.그들은 저마다 팔에 자상을 입고 피를 뚝뚝 흘리며 고통스럽게 신음했다.그들 중 한 명이 주먹을 쥐고 반대쪽 방향에서 공격을 시도했다.한지훈도 봐주지 않고 날렵하게 몸을 날려 상대의 목을 움켜쥐고는 그대로 무릎으로 상대의 얼굴을 찍어버렸다.아찔한 타격음과 함께 상대는 두 눈을 뒤집으며 그대로 기절했다.한지훈은 쓰러진 놈의 뒷덜미를 잡고 테이블에 가볍게 던졌다. 테이블에 놓였던 고급 양주와 와인이 바닥에 떨어지며 아수라장이 되었다.순식간에 그는 조원용의 수하들 절반을 제압했다.조원영은 가슴이 떨려왔지만 두려움을 내비치면 진다는 사실을 알기에 싸늘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대체 누구야?”“날 몰라?”한지훈이 싸늘하게 되물었다.그는 한발 한발 조원영에게 다가가며 앞을 가로막는 그의 경호원들을 한 명씩 해치웠다. 그리고 조원용의 멱살을 잡고 벽으로 힘껏 밀쳤다.조원용은 겉으로는 평온한 척하고 있었지만 미친 듯이 흔들리는 눈빛이 그의 심정을 대편하고 있었다.그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거친 숨을 내뱉으며 한지훈에게 말했다.“대체 이가 다 무슨 짓이야! 너… 나한테 이러면 안 돼. 내가 누군 줄 알아?”한지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이 상황에도 허세는. 그래서 당신이 누군데?”“난 동해 청용파 수장 조원용이야! 내 한마디면 동해시
여유만만하게 문을 잠그는 모습에 조원용은 가슴이 철렁하고 눈빛이 거세게 흔들렸다.대체 뭘 하려는 거지?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은 그의 행동에 참을 수 없는 분노마저 치밀었다.조원용은 인근 도시 조폭 세계의 수장인 자신마저 이 방에서는 그냥 장기판의 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밑바닥부터 시작해서 현재 동해시의 지하세계 일인자로 군림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역경을 물리쳤던가. 그런데 무능하기로 소문난 저 데릴사위 신분의 손에 놀아날 줄은 몰랐다.이곳에 오기 전, 그는 한지훈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진행한 바, 그가 중소기업 데릴사위에 현재는 백수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수한 뒷배경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그랬던 그가 자신의 칼이라고 자부하는 여덟 경호원을 순식간에 해치울 줄이야!조원용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한지훈은 사실 모 무술 세가의 후계자가 아닐까?수련을 위해 잠시 위장 신분으로 이 도시에 온 게 아닐까?그게 아니라면 그가 순식간에 병왕급 경호원들을 순식간에 쓰러뜨린 게 말이 안 됐다. 게다가 몸에서 뿜어대는 비범한 살기도 일반인의 것이라고는 절대 볼 수 없었다.“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군. 내가 사과하지. 서로 얼굴 붉히지 말고 말로 해결해.”결국 조원용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며 한지훈에게 사과했다.하지만 상대는 인상을 확 찌푸리더니 다리를 들어 조원용의 무릎을 걷어차서 바닥에 꿇렸다. 우드득 하는 아찔한 소리와 함께 조원용은 고통스럽게 신음했다.동해시 지하 세력의 황제라고 군림하는 인물이었고 오군의 정도현과 동급인 존재였다.동해시와 오군의 정부 인사들마저 그들을 보면 예의를 갖추는데 지금은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한지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이 정도면 분이 풀렸어? 이번 일은 내가 사과한다니까? 오군에 와서 이 일에 끼어드는 게 아니었어. 판단 실수야. 친구 한 명 생긴다 생각하고 너그럽게 이번 일을 넘어가 주면 앞으로 자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내 언제든 최선을 다하겠네.”조
그는 담담히 고개를 젓고 냉소를 지으며 송경림을 가리켰다.“차라리 저 녀석 귀뺨을 때려. 내가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그럼 생각해 보지.”순간 송경림이 당황하며 눈을 부릅떴다.이게 무슨 개소리인가?조원용에게 귀뺨을 때리라고 시킨다니!내가 뭘 잘못했다고?난 가만히 있었는데…..송경림의 절규가 들리는 것 같았다.그는 울상을 지으며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한지훈, 이 빌어먹을 자식아!”그는 고함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한지훈은 가볍게 손을 들어 송경림의 귀뺨을 날렸다. 후자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벽에 처박혔다.“이렇게 하면 돼. 어떻게 할 거야?”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조원용을 노려보며 말했다.“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넌 내 손에 죽을 거야.”조급해진 조원용은 송경림과의 오랜 우정도 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송경림에게 달려가서 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퍽!경쾌한 타격음이 별실 내부에 울렸다.분노한 송경림은 얼굴을 감싸며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질렀다.“조원용, 때리란다고 진짜 때려? 너 미쳤어?”짝!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또 다시 강력한 타격음이 들려왔다.“조원용, 너….”분노한 송경림이 조원용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밑바닥 양아치부터 현재의 조폭 수장까지 올라온 조원용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조원용은 그대로 송경림을 깔아뭉개고 날렵하게 손을 날렸다.짝! 짝!한지훈은 그제야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도설현을 돌아보았다.“봤죠? 저들끼리 싸우네요?”도설현은 그런 그를 힐끗 흘겨보고는 도도하게 별실을 나갔다.한지훈은 지금도 바닥에 엉겨붙어 엎치락뒤치락하는 두 중년 남자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밖으로 나갔다.그렇게 별실 안에는 거친 숨을 몰아쉬는 조원용과 송경림만 남게 되었다.둘 다 옷이 찢어지고 얼굴에 피멍이 잔뜩 들어 있었다.조원용은 맞아서 너덜너덜해진 송경림을 옆으로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싸늘하게 말했다.“갔어. 그만 일어나도 돼.”송경림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청용파 소속 호위당 당주 차성호!그는 조원용의 오른팔로 동해시에서 한가락 하는 인물이었다.수법이 잔인하고 청용파에서도 실력이 가장 좋은 인물 중 한 명이었다.과거 차성호가 조원용을 찾아갔을 때, 칼 한자루로 수십 명을 쓰러뜨린 위엄을 자랑하며 하루아침에 청용파의 핵심 인물이 되었다.게다가 그는 거친 겉모습에 비해 모략에도 뛰어난 인물이었다. 사람들은 차성호를 이미 조원용의 대를 이을 청용파 후계자로 인정하고 있었다.호텔 입구에 선 차성호는 음산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큰 형님께서는 오늘 호텔을 빠져 나가려는 놈은 모두 죽이라고 명령하셨다. 다들 명심해. 이 호텔이 오늘 우리의 전장이야. 들어가서 안에 살아 있는 놈들을 모두 제압하고 다음 지시를 기다려!”순식간에 오십 명 정도의 거친 사내들이 칼을 들고 호텔로 들이닥쳤다.순식간에 호텔 레스토랑 내부는 아수라장이 되었다.험악한 인상에 칼을 들고 들이닥친 조폭들 때문에 호텔 직원과 식사하던 손님들은 혼비백산하며 사방으로 도망쳤다.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 따로 없었다.조폭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순식간에 호텔 직원을 포함한 모든 인원을 제압했다.줄곧 별실에 숨어 있던 조원용은 차성호의 연락을 받고 얼굴이 활짝 피었다. 그는 짐짓 위엄 있는 목소리로 명령했다.“잘했어, 차성호! 지금 당장 내려가지. 오늘 그 녀석의 머리통을 박살 내 줄 거야!말을 마친 그는 송경림을 내버려 둔 채, 홀로 별실을 나가 로비로 내려갔다.그 시각, 별실에 숨어 있던 송경림은 냉소를 지으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차성호는 너덜너덜한 상태로 걸어 나오는 조원용을 보고 순간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큰 형님이 저 정도로 맞았다고? 대체 누가?’아무리 동해시가 아닌 오군이라고 해도 청용파 수장인 그를 누가 감히 건드린단 말인가!정도현이 이 자리에 와도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춰 맞이했을 것이다.게다가 조원용의 신변에는 날카로운 칼이라고 불리는 여덟 경호원이 있었다.‘그 자식들은 어디 있지?’차성호는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