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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강희연은 이 말을 듣자마자 아주 억울한 듯 강준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할아버지, 왜 이 망한 놈과 저 근본 없는 계집애를 도우세요? 저야말로 할아버지 외손녀예요. 저는 안…”

강문복과 설해연도 따라서 말했다. “아버지, 희연이 보고 저 근본 없는 계집애에게 사과하라는 거 너무 한 거 아닌가요?”

“그래요. 아버님. 희연이 아무래도 제 딸인데 근본 없는 계집애에게 사과하는 게 얼마나 창피하겠어요.”

그러나 강준상은 굳은 표정으로 여전히 같은 말을 하였다. “당장 고은이한테 사과해! 내 손녀라고 제멋대로 할 수 있는 줄 알아? 이 일은 네가 잘못한 거야! 소문나면 우리 강씨 가문이 무능해서 어린 아이를 괴롭힌다고 할 거야!”

강희연은 발을 동동 구르며 입을 다물고 매우 내키지 않았다.

강문복과 설해연도 어쩔 수 없이 그냥 따라서 몇 마디 말리기만 했다. 그제야 강희연은 멀리서 강우연의 품으로 달려가는 고운이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고운은 고개를 돌리고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사과 필요 없어. 넌 나쁜 여자야! 나쁜 여자!”

어린 아이가 하는 말에 강희연은 엄청 화가 났고 그 자리에서 얼굴이 시퍼렇게 변했다!

그러고 난 후, 강준상은 한지훈과 강우연을 향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이렇게 처리하는 게 맘에 들어?”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강우연을 잡아당겨 다시 앉았다.

바로 이때, 입구에서 갑자기 멋있게 생긴 남자가 들어왔으며 곤색 정장에 손에 선물세트를 들고 있었다. 바로 오씨 그룹의 도련님 오관우였다.

“어르신, 여러분, 미안합니다. 다른 일 때문에 늦었습니다.” 오관우는 자리에 착석하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 도련님이 오시는 것만으로도 강씨 가문의 영광이죠.” 강준상이 웃으며 말했다.

다른 강씨 가족들도 따라서 알랑거리면서 몇 마디 하였다.

“하하하. 우리 사윗감이야 바쁜 사람이라서 또 어느 중요한 손님을 접대했겠죠!”

강문복은 웃으며 말했다. 그는 사윗감이 매우 맘에 들었다.

오관우는 담담하게 웃었으며 옆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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