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에 밀린 우씨 가문 가족들은 서로 눈치만 보았다.너무 강한 기운이었고 황당하지만, 너무 섬뜩한 선언이었다.감히 우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이 가문을 멸하겠다고 선언했다.우경훈은 처음에는 당황하다가 곧 큰 웃음을 터뜨렸다.“좋아! 패기는 봐줄 만하군. 수십 년을 M시에서 세력을 넓혀오면서 수많은 사람을 겪었지만 너처럼 오만방자하고 광기에 사로잡힌 녀석은 또 처음이야. 이 세상에서 우씨 가문을 사라지게 하겠다고? 네 놈이 무슨 수로 우리 가문을 사라지게 하는지 내 두 눈 뜨고 똑똑히 봐주지.”“거만한 녀석. 감히 그딴 헛소리나 지껄이다니. 우리가 여기서 전화 한 통만 해도 네 놈 목이 날아갈 거거든?”“웃기는 녀석이네. 자기가 뭐라도 된 줄 아나 봐? 남영구 흑용 총사령관이 여기를 와도 가장 먼저 우리 가문을 방문했어. 네가 흑용 총사령관보다 더 높은 인물이야?”“웃겨 죽겠네. 어디 흑용 총사령관을 저런 녀석이랑 비교를 해?”우정아의 가족들은 너도나도 비웃음을 퍼부었다.한지훈은 말없이 친위대를 이끌고 현관을 나섰다.하지만 우경훈의 경호원들은 그들을 이대로 돌려보낼 생각이 없는 듯했다.그들은 이미 출입구를 물 샐 틈도 없이 포위하고 있었다.우경훈이 손을 흔들며 싸늘하게 말했다.“그냥 보내줘.”“아버지, 안 돼요. 저들을 왜 살려서 돌려보내요?”우정아가 다급한 비명을 지르며 우경훈의 팔목을 잡았다.우경훈이 웃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아비도 다 생각이 있어. 저 녀석이 저택까지 찾아와서 하루 뒤에 결전을 치르자고 선전포고를 하고 갔으니 우린 M시를 대표하는 데 가문으로서 한 번쯤은 관용을 베풀어 줘야지. 하루 더 기다리지 뭐. 내일 저 건방진 녀석을 끌고 태우와 사위의 무덤 앞으로 끌고 가서 죽음의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아버지가 이렇게까지 얘기하는데 우정아도 더 이상 억지를 부릴 수 없었다. 그녀는 표독스럽게 눈을 부릅뜨고 떠나는 한지훈 일행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저택을 나선 한지훈은 바로 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
북양 총사령관의 분노는 한 개 도시를 통째로 집어삼키고도 남았다.“그리고 용이는 직접 M시에 주둔 중인 허인봉 장관을 찾아가서 전해. 북양 총사령관이 하는 일에 방해하지 말라고. 한 명의 병사라도 움직임이 있으면 북양 전체를 적으로 돌릴 거라고 말이야.”말을 마친 한지훈의 눈에는 싸늘한 살기가 번뜩였다.“네!”잠시 후, 그들을 태운 차는 우씨 가문 저택을 떠나 그들이 잠시 묵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십여 분이 지난 뒤, M시의 각 기업과 정치인들은 낯선 전화 한통을 받았다. 통화 내용은 간단하고 명확했다.모든 기업과 정치인은 우씨 가문과의 협력관계를 하루 안에 청산한다. 내일 우씨 가문은 M시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며, 경고를 무시한 자는 명령 불이행으로 간주하고 참수에 처한다는 내용이었다.순식간에 M시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각 업계의 상회와 기업 연맹, 정치인들까지 모두 모여 긴급회의를 소집했다.M시의 하늘이 바뀔 징조였다.상대의 실력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정확하게 기업과 정치인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이상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그들은 회의실에 모여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이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아무도 우씨 가문의 입지를 뒤흔들 수 없어요. 그냥 장난전화 같은데요?”“그야 모르지! 정보원이 입수한 소식에 따르면 이미 M시 반경 20키로 이내에 갑자기 무장 부대가 나타났어. 무려 3만이나!”“그 소문은 나도 들었어요. 어제 시장님과 M시를 대표하는 기업가가 오밤중에 급급히 공항으로 행차하셔서 신비의 인물을 마중 나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어제 이후로 5대 가문의 가주가 전부 문을 걸어잠그고 외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어요.”비슷한 토론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심지어 조폭 연맹마저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이 사건에 대해 토론하기 시작했다.M시를 장악하고 있는 모든 인물과 세력의 대부분은 누군가가 우씨 가문의 뿌리를 제거한다는 이 경고를 무시하기로 했다.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단호하게 우씨 가문과의 협력 관계를 정리했
우경호는 담배를 길게 빨아들이고는 말했다.“내가 걱정하는 게 바로 이런 점이에요. 이 한지훈이라는 자는 우리가 찾아낸 정보와 괴리감이 있어요.”우경훈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당장 한지훈에 대해 자시 조사해 와. 놈의 진짜 신분을 알아야겠어!”“이미 애들 시켜서 조사하고 있어요. 곧 연락이 오겠죠.”우경호가 담담히 말했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 부하가 문을 노크하고 들어오더니 서류 한 뭉치를 우경호에게 건넸다.“어르신, 형님, 이건 S시에서 전해온 긴급 소식입니다.”문서를 건네받은 우경호는 신속히 훑어보았다. 점차 읽어 내려갈수록 그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지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중얼거렸다.“어떻게 이럴 수가. 그자가 바로….”그 모습을 본 우경훈은 재빨리 동생의 손에서 서류를 낚아채고 훑어보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역시, 우리가 처음에 받았던 정보에 오류가 있었어. 한지훈이라는 자가 북양에서 퇴역한 장병이었을 줄이야! 재밌네. S시 길씨 가문에서 곧 군단장으로 승진 예정이던 인물이 한지훈을 건드렸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잖아! 동원구의 총사령관이 직접 행차하셨다니… 경호야, 이 한지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까다로운 상대였어.”우경호의 표정도 싸늘하게 식었다. 조금 전의 기세와는 다르게 그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형님, 그러니까 지금 북양의 누군가가 우리 가문을 흔들려는 수작인 거죠?”잠시 고민하던 우경훈이 말했다.“그럴 리 없어. 그건 절대 불가능해. 우린 북양과 수천 키로 떨어진 곳에 있어. 한 번도 북양의 사람을 건드린 적 없다고.”말을 마친 그는 한지훈에 관한 최신 정보가 담긴 서류를 짜증스럽게 구기더니 말했다.“그런데 이 한지훈이라는 자의 신분이 걸리는구나. 북양에서 퇴역한 장병이라… 내 기억이 맞다면 북양의 총사령관은 자기 병사를 무척이나 아낀다고 들었어. 아무리 퇴역한 장병이라도 내 새끼처럼 아낀다더군. 그렇다면 우리도 원래 계획을 좀 수정해야겠어
“1연대는 운해호텔을 포위하고 3연대와 5연대는 조폭 세력의 아지트를 친다. 명령에 저항하는 놈들은 전부 죽여도 좋아.”“남은 병력은 전부 우경훈의 저택을 포위한다.”“예!”용이가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그 시각, 무려 천 명이 넘는 무장 조폭들이 호텔 주변을 물 샐 틈도 없이 포위했다.검은색 벤틀리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차에서 내린 우경호는 싸늘한 살기를 내뿜으며 부하들에게 다가갔다.M시와 인근 도시의 조폭 세력까지 장악한 우두머리로서 상당히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이었다.“형님!”호텔 앞에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이 갑자기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그들은 손에 칼과 야구방망이를 든 채, 경외심 가득한 얼굴로 보스의 지시를 기다렸다.우경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안으로 쳐들어가서 한지훈 일행을 끌고 내 앞에 데려와!”“예, 형님!”순간 건장한 사내들이 칼을 휘두르며 호텔에 침입했다.하지만 10분 뒤, 잠입했던 자들은 최상층에서 유리창을 깨고 아래로 추락하고 말했다.추락한 자들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즉사했다.순식간에 분위기는 싸하게 가라앉았다.남은 인력들은 산산조각이 난 동료의 시체를 보고 분노에 찬 함성을 질러댔다.“형님, 저희가 올라가겠습니다!”“맞아요! 그냥 숫자로 밀어붙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건 너무하지 않습니까!”“형님, 한마디만 해주십시오. 저희가 이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부하들의 분노한 목소리에 우경호의 얼굴은 점점 더 음침하게 굳었다.“망할 자식! 감히 나 우경호가 보는 앞에서 내 부하를 죽여? 다들 나와 같이 호텔에 쳐들어간다! 보이는 자는 전부 찔러! 특별히 한지훈, 그 놈은 사지를 찢어서 내 앞으로 가져와!”분노한 우경호의 외침이 주차장에 울려퍼졌다.“가자!”“아우들 복수하러 가자!”수백 명의 무기를 든 조폭들이 순식간에 호텔로 쳐들어갈 준비를 마쳤다.하지만!진한 살기와 함께 무거운 발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오더니 싸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
“우경호, 지금 날 죽이겠다고 했어?”지옥의 목소리를 닮은 소리가 현장에 울려 퍼지자 조금전까지 시끄럽게 떠들어대던 조폭들이 입을 다물었다.그들은 이미 기세에서부터 압도당하고 있었다.불빛을 빌어 호텔 정문 입구에 나타난 두 명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검은색 전포 밑으로 살아 숨쉬는 것 같은 금용 전포…이게 어떻게 된 거지?용국의 열병 의식에서나 나올 법한 사령관 의복이 아닌가?숨 막히는 공포가 몰려왔다.찰나에 조폭들은 아연실색하며 겁에 질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무형의 한기가 현장을 집어삼켰다.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이 두 사람, 용국 전쟁부에서 나온 사람이란 말인가?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맨 앞에 선 우경호였다.그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숨을 쉬는 것조차 잊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눈앞의 한지훈은 분명히 금용 전포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넌… 도대체 누구지? 네가 왜 금용 전포를 두르고 있지?”당황한 우경호가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그가 입은 이 군복 하나로 현장의 모두를 압도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목인 우경호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 애원할 정도는 아니었다.그들의 가문에도 장군을 두 명이나 배출했고 그들은 최소 2성 전신급 장교였다.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한지훈의 뒤에 선 용이도 군복을 입고 있었다. 그의 어깨에는 3성 상관의 휘장이 빛나고 있었다.“3성 상관?”우경호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3성 상관이 이 자리에 있다니!우빈과 동일한 위치에 있는 장교였다.하지만 더 두려운 건 3성 상관이 한지훈의 뒤에 서서 공손한 자세로 그를 보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두려움이 몰려왔다.3성 상관이 한지훈의 오른팔이라니!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북양…한지훈은 북양에서 퇴역한 군인 출신이라고 했다. 3성 상관의 보필을 받을 정도라면 그가 북양에서 얼마나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인지 유추해 볼 수 있었다.설마…아니야!그럴 리
이런 인물 앞에서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개죽음을 당할 것 같았다.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바로 북양의 총수다. 총수가 앞에 있는데 감히 두 다리로 서 있을 것이냐?”북양의 총수!그가 바로 북양의 총수였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의 몸에서 섬뜩한 살기가 뿜어져 나와 현장을 압도했다. 그것은 무형의 칼날처럼 사방에서 날아들었다.찰나, 천 명을 오가는 조폭들은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현장이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뒤늦게 떨리는 우경호는 다리에 힘이 풀리고 온몸이 덜덜 떨려왔지만 자신의 부하들이 하나둘씩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고 악에 받쳐 소리 질렀다.“당장 일어나! 저건 북양 총수가 아니야! 너희가 다 속았어! 저놈은 마누라한테 용돈이나 타 쓰는 백수에 불과하다고!”우경호의 비명과 함께 부하들은 잠깐 정신이 돌아왔지만 여전히 주저하고 있었다.북양의 총수, 용국 최강의 총사령관이었다.누가 감히 그의 말에 반기를 들 수 있을까?우경호는 분노한 목소리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나까지 속을 뻔했네! 북양 총수? 가문을 잃고 백수 신세로 전락한 네가? 감히 북양 총수를 사칭해? 네 신분은 오기 전에 이미 조사를 마쳤다! 넌 그저 사고에서 운 좋게 살아남아 스스로 살아갈 능력이 없어서 강운그룹에 데릴사위로 들어간 무능한 녀석이잖아! 아, 북양에서 퇴역한 장병이라고 들었어. 그런데 감히 자신의 상관을 사칭해?”“다들 잘 들어. 한지훈은 북양 총수가 아니다. 그는 그저 퇴역한 군인일 뿐이야. 평범하기 그지없는 녀석이라고! 저놈의 말빨에 속지 마. 당장 일어나서 놈을 잡아!”“놈의 사지를 절단 낸 자에게 2억을 주겠다. 놈의 목을 따서 가져온 자에게는 10억을 준다!”우경호가 미친 사람처럼 소리쳤다.돈 앞에 이성을 잃은 건지, 수십 명의 칼을 든 조폭들이 함성을 지르며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순식간에 피가 현장에 흩뿌려졌다.수십 쌍의 손목이 바닥을 나뒹굴었다.한지훈에게 달려들었던 놈들은 팔목
천명이 넘는 호랑지사 정예부대원들의 노기가 하늘을 찔렀다.행군의 물결은 호텔 밖까지 이어졌다.실탄을 장전한 무장 군인들이 싸늘한 한기를 내뿜으며 점점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찰나에 우경호를 비롯한 조폭들은 당황하더니 생생한 공포를 느끼며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포위된 건가?“사격 준비!”또 한번의 외침이 울려퍼졌다.천이 넘는 장병들이 총을 들고 조폭들을 향해 겨누었다.하늘을 찌르는 살기가 조폭들을 엄습했다.겁에 질린 우경호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한지훈과 용이를 바라보며 물었다.“너… 북양 총사령관이라는 게 사실이었어?”왜 일이 이렇게 된 거지?가문의 철천지원수가 그 명성 하나로 용국 전체를 압도하는 존재였다니!어떻게 된 거지?왜?우경호는 혼란스러웠다. M시 조폭 세력의 우두머리로 군림해온 그마저 두 다리에 힘이 풀리고 눈에 두려움이 가득 찼다.‘북양의 총사령관이었다니!’8개 국의 백만 대군조차 기세로 몰아내는 인물이었다.그의 한마디로 가문 전체가 M시에서 존재마저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그런 인물이 직접 M시까지 행차하셨다니…한지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겁에 질린 우경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맞아. 내가 바로 북양의 총사령관이야.”철렁!우경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하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렸다.‘어떡하지? 우리 가문 이대로 망하는 건가?’“우경호, 사령관님 앞에 당장 무릎 안 꿇을 거야?”한지훈의 뒤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던 용이가 서슬퍼런 장검을 빼들고 살기를 내뿜으며 그를 재촉했다.그 말이 끝난 순간에 우경호는 하늘을 찌르는 살기와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아직 뒤에서 관망하고 있던 그의 부하들마저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 털썩털썩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그들과는 완전히 딴 세상을 사는 존재였다.천 명의 정예병사들은 족히 한 개 군단을 소멸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자들이었다.동네에서 싸움 좀 한다는 양아치들로 구성된 그들의 집단과는 동일 선상
그는 갑자기 폭주하며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한지훈의 뒤통수를 겨누었다.“우리 가문은 절대 멸망하지 않아! 네가 북양의 총수라고? 그래서 뭐? 내가 널 죽이면 아무도 네 신분을 모를 거야!”하지만!우경호가 일어서자마자 섬뜩한 빛이 번쩍이더니 총을 든 그의 손이 공중에서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했다.순식간에 시뻘건 피가 바닥을 흥건히 적셨다.용이는 칼을 도로 칼집에 넣으며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사령관님께서 굳이 살인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기에 살은 줄 알아. 안 그랬으면 손목이 아니라 네놈의 목을 쳤을 거니까!”우경호는 절단된 오른 손목을 붙잡고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악! 내 손… 내 손! 북양의 총수여! 우리 가문은 쉽게 뿌리 뽑을 수 있는 가문이 아니야! 우린 M시에서 완벽한 경제 협력망을 구축한 1등 재벌이라고! 우리 가문에서도 장군이 두 명이나 나왔어! 우리를 건드리는 순간 남영구 전체와 전쟁을 선포하는 거야!”우경호가 아무리 울부짖어도 한지훈은 고개 한번 돌리지 않았다.용이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한번 바라보고는 대기 중인 장병들을 향해 소리쳤다.“놈들을 모두 체포해!”조폭 무리는 순식간에 제압되었다.우경호 역시 사지가 묶인 채로 미리 준비했던 승용차로 끌려갔다.출혈이 심했기에 가는 도중에 비명횡사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간단한 응급처치도 진행되었다.한지훈은 터벅터벅 걸어가서 대기 중인 아우디에 올라탔다. 차 안에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여동해 시장이 기다리고 있었다.“사령관님, 우경호를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놈들은 M시 경찰청에 맡기지. 지금 연락해서 현장을 청소하라고 해.”“예….”여동해는 눈치를 살피며 이마에 묻은 식은땀을 훔쳤다.우씨 가문의 가세가 점점 기울고 있었다.한지훈이 싸늘한 눈빛으로 전방을 주시하며 말했다.“저택으로 가지!”여동해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창밖에서 조폭들을 끌고 가는 한지훈의 정예부대원들을 바라보며 긴장한 한숨을 토해냈다.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