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홍진수는 즉시 몸을 비켰다. 그리고 뒤에 있던 오군 주군 본부의 높은 계층과 상계의 거물급 인사들도 모두 몸을 비켰다!한지훈은 여러 사람을 뚫고 길정우의 방으로 왔다.현재 길정우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두 손, 두 발은 긴급히 치료하였다. 하지만 현재 그는 수갑과 족쇄에 채워 병실 침대 난간에 묶여 있었다.병실 침대 주위에는 두 명의 총을 들고 헤드셋을 끼고 있는 군졸이 있었다. 그들은 경계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그 시각 병실 문이 열리더니 홍진수와 한지훈이 들어왔다. 그리고 두 명의 군졸한테 눈짓하였다. 그 두 군졸은 홍진수와 한지훈한테 경례하고 문을 닫으며 발걸음을 옮겼다!길정우는 병실 침대에 누워 근본 움직일 수가 없었다!한지훈이 들어오자,그의 눈에는 공포로 가득했다. 앉으려고 애쓰며 눈물 가득해서 소리쳤다.“한지훈 부탁해 우리 연씨가문을 살려줘 내 동생을 살려줘 나를 어떻게 상대 하던 다 좋아. 인정할게. 부탁해...”“무례하다! 길정우, 넌 네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겠지?!”홍진수는 차갑게 노호하며 말했다. 그의 눈에는 살기로 가득 찼다!길정우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그 자리에서 반응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또 엄청나게 후회한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쳐다보았다. 그러고 머리를 숙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죄인 길정우가 북양구의 보스한테 인사드립니다...”북양구 보스!길정우는 이번 생에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가 대면하고 있는 사람이 북양구의 보스라니!5년 전에 사라졌던 한씨가문의 전당이 5년 후 지금 용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북양구의 보스라니!한 사람을 제외하면 만백성의 위에 있는 존재이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길정우를 보면서 말했다.“길정우, 내가 뭘 하러 왔는지 알겠나?”길정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압니다, 제가 보스의 아내랑 딸을 모욕했으니 소인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보스한테 빌게요. 연씨가문을 살려줘요. 제 동생을 살려줘요. 제 동생은 아직 어리고 앞날이
한고운은 열이 너무 심하게 나서인지 병실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아주 허약했다. 하지만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얼굴을 하고선 한지훈을 보며 놀아 달라고 했다.곁에 있는 강우연은 아버지랑 딸이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며 온 눈에는 부드러운 총애의 빛이 가득했다.“한고운 장난치지 마! 아빠 온 하루동안 휴식도 못 했어. 아빠, 푹 쉬게 해.”강우연은 입을 오므리고 고의로 화났다는 듯 말했다.“오, 알겠어.”한고운은 입이 삐죽 나왔다. 장난감 인형을 안고 실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잘 휴식해요. 고운이는 아빠를 방해 안 할 거예요.”한지훈은 한고운의 머리를 쓰다듬고 웃으며 말했다.“아빠 안 힘들어, 아빠 고운 이랑 더 놀아줄 수 있어.”“진짜? 오 너무 좋아...”한고운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강우연도 할 수 없다는 듯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얼굴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그 시각, 병실 문이 갑자기 격하게 열렸다. 병실 안의 세 사람은 놀라서 뒤돌아보았다.서경희와 강신은 차가운 얼굴을 하고 들이닥쳤다. 그러고는 한지훈을 짚으며 화를 내며 큰 소리로 말했다.“한지훈! 안 꺼져?! 너 때문에 우리 가족은 하마터면 산 채로 묻힐 뻔했어! 무슨 낯짝으로 여기에 있어?!”서경희는 어젯밤부터 화가 치밀어 있어 당장이라도 병원에 뛰쳐 들어와 한지훈을 때리고 싶었다!하지만 어젯밤 일이 너무 많았다. 그들은 경찰청에 잡혀가 여러 가지 기록을 작성했고 이제서야 풀려났다.강신도 같이 맞장구를 치면서 말했다.“이런! 다 네 이 쓸모없는 놈 때문에 하마터면 연씨가문이 인계를 당할뻔했잖아! 오늘 너를 한 대 때리지 않으면 속이 안 내려갈 거 같아!”말을 마치고 강신은 주먹을 휘둘러 한지훈을 한 대 때렸다!이 한 방의 주먹에 강우연과 한고운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그다음 순간 강신의 주먹은 공중에서 멈췄다. 한지훈은 그의 주먹을 꽉 쥐고 있었고 주먹에서는 꾸드득 하는 소리가 났다!“아아아! 아파 아파 아파! 한지
강준상 등 사람들은 이 소식을 듣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더우나 격동되어서 일어섰다. 놀라운 기색으로 여러 번 되물었다.“진짜야? 갑부 이한승이 몇십 명의 오군 대인들을 데리고 우리 강씨 가문에 왔단 말이야?”집사는 인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어르신 현재 밖에 있습니다.”“그럼 빨리 가서 맞이해야지! 이 바보야! 이갑부를 소홀히 대했다간 나쁜 결과는 네가 책임질 거야?”강준상은 노호하며 말했다. 그러고는 인츰 입구 쪽으로 향했다!그 뒤, 강문복 세 식구, 그리고 아주 많은 강씨 가문의 친척들도 놀라운 표정으로 급하게 어르신 뒤를 따라갔다!이... 오군 갑부 이한승이 왜서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우리 강씨 가문을 보러 온 것일까?!문 앞에 도착한 강준상은 멀리서부터 이한승 등 여러 명을 보았다. 줄줄이 오군의 대인물들이었다. 발을 동동 구르면 오군의 경제가 흔들릴 정도였다!이 사람들이 만약 합작하면 오군의 경제 방향을 개변할수도 있다. 심지어 오군의 집정부문과 주군 본부까지 영향을 줄수 있다!“아야야, 이갑부님. 갑자기 방문할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이 늙은이가 제대로 접대를 못해서 죄송합니다.”현재의 강준상은 십몇 년 젊어진 사람처럼 인츰 달려가 두 손으로 이한승의 손을 잡았다!이한승은 오군 상업계의 큰 인물들과 작은 소리로 무엇인가를 의론하고 있었다. 강준상의 아첨과 존경으로 가득한 얼굴로 걸어오는 것을 보고 그는 덤덤하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하며 말했다.“강어르신, 이번 외람된 방문으로 하여 어르신께서 나무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강준상은 웃으며 말했다.“이갑부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이 늙은이는 그대께서 우리 강씨댁을 방문해 주시기를 고대합니다.”“맞습니다. 이사장님 그대는 우리 오군의 갑부입니다. 그대께서 우리 강씨댁을 방문해 주시는 건 강 씨 조상께 음덕을 쌓는 거랑 같습니다!”강문복도 같이 달아와서는 허리를 숙여 존경하는 얼굴로 이한승하고 악수를 하였다.이한승은 덤덤하게 강문복을 보았다.그리고
강준상은 가슴이 철렁해서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이한승에게 물었다.“이 회장님 말씀은 강운이 상회에 가입할 수 있었던 이유가 한지훈 덕분이란 말입니까? 우연이랑만 계약을 하겠다고요?”“그렇습니다!”이한승이 정색하며 말했다.강준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는 고개를 돌려 강문복을 바라보았다. 강문복 역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강준상에게 다가와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버지, 일단은 수락하는 게 어때요? 우리 강운에게는 절호의 기회잖아요. 강우연이랑 한지훈을 처리한 뒤에 다시 협상해도 늦지 않아요.”그 말을 들은 강준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요! 이 회장님 조건에 따르겠습니다.”이한승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강준상에게 악수를 청했다.“그럼 축하드립니다. 강운그룹은 이로써 오군 상회의 회원이 되었습니다. 다음 주 토요일에 백마 산장에서 환영회가 열릴 예정이니 다른 새 멤버들과 같이 참석해 주세요.”강준상은 감격에 겨워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그럼 이 회장님, 다음 주 토요일에 뵙지요!”이한승은 고개를 끄덕인 뒤, 떠날 채비를 했다.그런데 이때 강희연이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이 회장님, 저는 이해할 수가 없어요. 한지훈은 일반 퇴역 군인 아닌가요? 왜 이렇게까지 그 인간을 치켜세우는 거죠? 설마 숨겨둔 신분이라도 있는 건가요?”예의 없는 질문에 강준상과 강문복이 화들짝 놀라며 핀잔을 주었다.“희연아! 이 회장님 앞에서 무슨 실례야!”이한승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그렇게 궁금하시면 알려드려야죠. 저는 예전에 한 선생의 가문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그 은혜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면 되겠군요.”그제야 강씨 일가가 궁금해하던 문제가 해결되었다.이한승이 자리를 떠난 뒤에도 강준상 일행은 한참을 문 앞에 서 있었다.“당장 병원에 있는 우연이에게 연락해!”강준상이 말했다.한시도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잠시 후, 강준상은 강문복 일가와 다른 방계 가족들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그 시각,
살짝 건방진 한지훈의 태도는 강준상을 화나게 했다.하지만 이한승의 말을 떠올리고 어쩔 수 없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우연이 좀 괜찮나 보러 온 거야.”한지훈은 팔짱을 끼고 사람들을 둘러보며 싸늘하게 말했다.“당신들이 우연이를 걱정한다고요?”“무례한 녀석! 너 할아버지한테 그게 무슨 말투야! 가문에서 쫓겨나고 싶어?”강문복이 발끈하며 한지훈에게 삿대질했다.정말 건방진 자식이었다.강희연도 콧방귀를 뀌며 맞장구를 쳤다.“제가 보기엔 이 녀석은 대놓고 할아버지와 우리 가문을 무시하는 거예요! 어제 좀 싸움에서 이겼다고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도 된 줄 아놔봐? 꿈 깨! 우리도 이제 네 신분을 알았으니까. 일반 퇴역 군인이 북양 총사령관 덕을 좀 본 주제에!”“그러니까. 북양 총사령관이랑 동원구 홍진수 상관이 아니었으면 너랑 강우연, 그리고 비천한 핏줄을 가진 네 딸까지 다 죽었어!”설해연도 덩달아 가소롭다는 듯이 한마디 했다.쾅!한지훈은 온몸으로 강렬한 살기를 내뿜더니 섬뜩한 눈빛으로 설해연을 노려보며 말했다.“죽고 싶으면 방금 전에 했던 말 다시 해봐! 누가 비천한 핏줄이라는 거지?”겁에 질린 설해연은 당황한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 그러고는 저승사자처럼 어두운 기운을 뿜어내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내가 뭐 잘못 말했어? 고운이 비천한 핏줄 맞잖아! 강우연이 혼전임신으로 낳은 것이니까 더러운 핏줄이지! 넌 강우연이랑 무슨 관계인데? 몰래 혼인신고만 하면 우리가 널 가족으로 인정할 줄 알았어? 결혼식을 안 올렸으면 진정한 부부라고 할 수 없지! 사람들의 비웃음거리만 될 뿐이라고! 이게 우리 용국의 문화야!”그 말을 들은 주변 사람들의 얼굴에도 냉소가 지어졌다.누군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둘이 무슨 관계긴. 영원히 빛을 받지 못할 관계지!”“그러니까! 부모의 허락도, 친척들의 축복도 없이 덜컥 혼인신고만 해버리면 부부관계가 성립될 줄 알았나? 혼인신고서는 결국 그냥
가족들의 계속되는 비난에 강우연은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가녀린 손으로 고통스럽게 얼굴을 감쌌다.이때, 따뜻한 손이 다가와서 그녀의 손을 꽉 잡아주었다.고개를 들자 자신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한지훈은 사람들에게 고개를 돌리고 싸늘하게 말했다.“잘 들으세요! 강우연은 내 여자고 평생을 바쳐 지켜주고 싶은 사람입니다! 훗날 꼭 성대한 결혼식을 올릴 거고요! 이 여자는 S시, 아니 용국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신부가 될 겁니다! 전 용국의 백성들이 이 여자를 부러워하도록, 내가 그렇게 만들 겁니다!”강가의 사람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한지훈과 강우연을 번갈아보았다.그것도 잠시, 병실에서 싸늘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하하하!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저 백수놈이 지금 전국의 백성들이 부러워할만한 그런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한 것 같은데?”“웃겨 죽겠어! 설마 자신이 진짜 북양구 총사령관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강우연이 불쌍하네. 능력도 없으면서 허풍만 잘 떠는 남편을 만났으니.”사람들의 비웃음에 강우연의 고개가 점점 숙어졌다. 그녀는 남자의 손길을 뿌리치고 조용히 흐느꼈다.“지훈 씨, 그만 말해요. 제발… 부탁할게요.”그녀는 자존심에 크나큰 타격을 입었다.한지훈은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우연아, 나 믿어줘. 나중에 꼭 성대한 결혼식을 치르게 해줄게.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결혼을 축복해 줄 거야! 난 당신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줄 자신 있어!”강우연은 새빨개진 눈으로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며 감격에 겨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믿을게요….”“아빠, 고운이도 있어. 고운이도 빼놓지 마….”고운이가 달려와서 한지훈의 품에 안기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한지훈은 아이의 코끝을 살짝 건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 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공주님이 될 거야!”고운이는 신이 나서 손을 흔들었다.강준상 일가
그 말을 들은 강씨 일가가 움찔하더니 이내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희연이 너 오관우랑 결혼해?”“세상에! 우리 희연이가 드디어 오찬 그룹에 시집가는구나! 앞으로 대기업 사모님이 되겠네!”“잘했어! 오찬 그룹 같은 든든한 지원군은 꼭 붙잡아야지! 그래야 우리 강운도 흥하는 거야!”사람들은 강우연을 대할 때와는 다르게 너도나도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 주었다.강희연은 사람들의 찬양과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일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쟤네가 저러고 있는 꼴을 못 봐주겠더라고요! 다음 달 28일에 S시 최고의 로얄 호텔에서 진행할 거예요. 그때가 되면 우리 시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가들과 정계 인사들이 다 모일 거고요. 주요 도로 광고판에 저와 관우 씨의 웨딩 사진이 걸릴 거예요. 언론사 기자들도 초대했어요! 연예부 기자들까지 와서 우리 결혼식을 생중계할 거예요! 그때가 되면 모두가 저를 부러워하겠죠! 강운 그룹도 이 결혼식으로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될 거예요!”“좋아, 아주 좋아!”그 말을 들은 강준상은 언제 인상을 썼냐 싶게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역시 내 손녀는 훌륭해! 할아버지는 네가 참 자랑스럽다! 결혼선물 큰 거로 준비할 테니 기대해!”“감사해요, 할아버지.”강희연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애교스럽게 강준상의 팔짱을 끼고는 강우연에게 도발적인 시선을 보냈다.“어때? 우리 누가 더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나 비교해 볼까?”그 말에 조금 전까지 기대로 부풀었던 강우연은 다시 자신감이 떨어졌다.결혼식장이 로얄 호텔이라니, 이미 같은 비교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레벨이었다.게다가 S시의 유명인사들은 거의 다 참석할 테고 중심가의 건물에 그들의 웨딩사진이 걸린다니! 이런 재력을 강우연은 따라갈 수 없었고 한지훈도 거기까지는 해줄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차 샀을 때 모아둔 재산 다 썼을 텐데….’강우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언니, 축하해. 그런
“그러니까! 우리 강운 사람들은 너희 결혼식에 가지 않을 거야! 꿈 깨!”모두가 그들을 비웃었지만,한지훈은 더 해명하기도 귀찮아서 사람들에게 축객령을 내렸다.강가의 사람들도 더 있을 필요를 못 느꼈기에 순순히 병원을 떠났다.한지훈은 병원 입구에서 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용일에게 전화를 걸었다.“다음 달 28일에 우연이랑 결혼식을 올릴 거야. 모든 관계를 총동원해서 가장 성대한 결혼식을 선물할 생각이야.”“강희연이 고작 S시 유명 인사들만 초대했다면 난 전국의 유명 인사들을 불러 모을 거야! 아니, 세상 모두가 주목할 만한 그런 결혼식이 될 거야! 용국의 10억 백성, 3백만의 정예 군인들까지 내 아내가 될 사람을 축복할 거야. 국혼이야! 우린 이곳에서 국혼을 치를 거야!”설명을 들은 용일은 공손한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그럼요, 총사령과님. 모든 관계를 총동원해서 성대한 국혼을 준비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용일은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드디어 그의 상관이 결혼한다.국혼의 형태로!용국은 개국한 이래 국혼을 치른 적 없었다.이번이 처음이니 절대 실수가 없어야 한다!용일은 신속히 북양구 본부에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다음 달 28일에 총사령관님께서 성대한 국혼을 올리실 예정이다! 북양의 30만 대군은 변방 호위군을 제외하고 모두 S시로 진군할 준비를 하고 대기한다! 각 전쟁부와 용각에 이 사실을 알리고 국혼의 형태로 준비해!”“예, 장군!”전화를 받은 연락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대답했다.그렇게 무수히 많은 통화가 북양구 본부에서 용국의 다른 전쟁부와 행정부까지 이어졌다.이날, 용국의 집정부와 전쟁부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쁘게 돌아갔다.북양 총사령관이 국혼을 올린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었다!하급 부문들은 상부에서 지시한 사안을 이행하느라 바빴다.그리고 이 소문은 가장 빠른 속도로 용각에 전해졌다.용각의 비서실장 주찬영은 북양 본부의 비밀 연락을 받고 긴장한 표정으로 용각 집무실로 달
한지훈!동방소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만약 만약 원한을 따지자면, 동방 가문은 결코 원씨 가문에 비해 적지 않았다.더군다나, 얼마 전 동방염이 한지훈의 손에 죽은 치욕을 반드시 갚아야 했다! 4대 가문은 한지훈이 결코 함부로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님을 알려 주어야 했다. 수십 년 동안 4대 가문은 용국의 경제 맥락을 쥐고 있었고, 조정의 대신들도 그들의 체면을 구기지 못했다. 그러나 원성천이 전사한 지금, 4대 가문의 위세는 이미 빛을 잃은 지 오래였다. 많은 이들이 4대 가문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고,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모두 한지훈에게 있었다! 그렇기에 동방염이 죽은 후, 동방 가문은 수십 년 동안 은거해 있던 가주를 불러내기로 결정한 것이다.이번에 한지훈이 이집트로 간다는 정보와 그의 목적, 그리고 그와의 접촉 방식까지 모든 정보를 동방 가문이 직접 광명존에게 전달했다. 광명존 측에서도 한지훈이 이집트에 도착하면, 수많은 함정과 난관이 닥치도록 설계를 해 두었고 이번에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확언했었다.그러나 지금의 결과는 동방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이때, 동방 가문의 대청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 차 있었고, 심지어 원씨 가문의 대표까지 자리하고 있었다.“동방 가주님, 제가 기억하기로 반달 전, 당신께서 친히 말씀하셨던 것이죠? 이번에야말로 한지훈이 날개가 달렸더라도 도망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가 무사히 귀국했다니요?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우리 원씨 가문은 가주님의 계획을 위해 적지 않은 인력과 자원을 쏟아부었습니다. 흑병대의 정보라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십니까?!”원상용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하며, 얼굴 가득 분노를 드러냈다.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하나의 계획이었지만, 그 뒤에는 사대 가문이 얼마나 많은 돈과 인맥을 동원했는지 모른다. 처음에 동방소는 이번에 천신계 강자가 직접 나섰으니, 한지훈이 100명이라고 해도 반드시 이집트에서 죽을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하
“결국 그는 야망을 이루지 못하고, 다섯 개의 용심을 최종적으로 융합하려다 폭사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죽음 이후, 용심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요.”“그래서 광명파가 용국을 유난히 주목했던 겁니다. 특히 정 씨 어르신이 이 용심들을 찾는 경로도 신경을 썼고 말입니다.”교지혁의 설명에 한지훈은 큰 충격을 받았다.백여 년 전, 정 씨 어르신이 다섯 개의 용심을 손에 넣었다니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그 당시가 바로 용국의 기운이 상승할 절호의 시기였던 것이다!하지만 융합의 실패로 인해 정 씨 어르신은 죽음을 면치 못했고, 이는 용국의 기운을 쇠락하게 하여 이후 백 년의 치욕을 불러왔던 것이다.“용심이 나라의 기운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뜻입니까?”한지훈이 놀라며 물었다.“물론입니다. 우리가 가진 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용국의 기운은 용심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누군가가 다섯 개의 용심을 얻어 성공적으로 융합하면, 그 나라는 매우 번성하게 될 것입니다!”“예를 들어, 성당이나 선진 시절이 그렇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융합이 실패하면 나라는 쇠락하게 됩니다. 송 태조 역시 그러한 실패로 인해 불분명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송나라 이후로 용국은 더 이상 강성해진 적이 없지 않습니까?”교지혁은 흑병대의 2인자로서,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들을 마치 일반적인 사실처럼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백여 년 전, 부상 사람들이 찾으려던 것도 용심이었단 말입니까?”한지훈이 갑자기 머리를 들어 묻자, 교지혁은 고개를 끄덕인 뒤 대답했다. “하지만 그들은 찾지 못했습니다! 용심이 분명 용국에 있지만, 바다에 빠진 바늘을 찾는 격이니 어떻게 찾을 수 있겠습니까?!”“용심을 찾기 위해선 특별한 방법이 필요합니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의아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용심을 찾는 데도 특별한 방법이 필요합니까?!”그러자 교지혁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대답 대신 가슴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 한지훈에게 건넸다. 한지훈은 그 책을 받아 들자마자 묘
공항 VIP 대기실 안, 한지훈과 양령아가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 명의 키 큰 젊은 남자가 대기실로 들어섰다.그는 문 입구에서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곧 한지훈과 양령아에게 시선을 고정하고는 빠르게 걸어왔다.“한 선생님,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진 총사령관님께서 저를 보내셨습니다!”젊은 남자는 한지훈을 자세히 살피더니, 그가 뜻밖에도 조금도 다치지 않은 모습에 살짝 놀란 기색을 보였다.한지훈과 광명존 사이의 대전은 그 역시 들어 알고 있었고, 그 대결은 유천존 같은 천신급 인물도 끌어냈다! 그런데도 한지훈이 온전히 살아 돌아왔다니, 이는 그에게도 큰 충격이었다.진우의 조수로서, 교지혁은 한지훈이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기에 더욱 공손히 그를 대했다. 흑병대의 제일 조수의 신분인 그는 많은 명문 가문의 가주들조차 그 앞에서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였다. 그런 교지혁이 한지훈에게 이토록 예를 갖추는 모습을 본 양령아는 적잖이 놀랐다.한지훈이 비범하긴 하지만, 흑병대조차 경외심을 보일 만큼은 아니잖아?!게다가 흑병대는 용국에서 수백 년간 가장 신비로운 조직으로 군림해 온 곳이었다.흑병대에는 얼마나 많은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그 조직을 통솔하는 진우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정도였다.이는 작은 나라 하나쯤은 한순간에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강대한 집단이었다.“안녕하십니까!”한지훈도 공손히 손을 내밀어 교지혁과 악수를 나눴다.교지혁의 눈빛에는 한지훈에 대한 존경심이 역력히 드러나 있었고, 한지훈이 병영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그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다.한지훈이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전설과 같았고, 그의 행보는 교지혁에게 깊은 감명을 주기까지 했다. 한지훈이 총사령관직을 내려놓은 이후, 교지혁은 그의 모든 행동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며 주시하고 있었다.그 이후에도 한지훈이 하는 모든 일은 교지혁의 확신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다, 이 남자는 언젠가 반드시 인간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우천존 님, 이제 저희는...”두펑 가문의 몇몇 사람들은 어두운 안색을 한 채, 우천존을 바라보았다. 광명존이 한지훈에게 끌려간 상황에, 그들은 든든한 오른팔을 잃게 되었다. 사실 여태 두펑 가문은 항상 광명존에만 의지해 왔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우천존의 명령에 따르는 것 외에는 더욱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수만 명의 대군들도, 지금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4성 천왕 한 명과 비교하면 그들은 그저 땅강아지 같은 존재일 뿐이니까. “돌려보내!”우천존은 이를 악물고는 어쩔 수 없이 철수를 외쳤다. 그 말에 나국화는 깜짝 놀라 어안이 벙벙했다. 이는 우천존의 자존심이 제대로 구겨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광명존이 끌려간 사실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일이었다. “오늘의 일에 대해, 누구라도 감히 소문내고 다니면 죽을 줄 알아!”우천존은 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무려 우천존이 4성 천왕한테 짓밟히게 되었고, 게다가 끊임없이 도발을 당하게 되었으니, 이 사실이 그대로 소문이 나면 우천존은 얼굴을 들고 다닐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우천존이 멀리 떠나고 나서야, 제이슨은 재빠른 걸음으로 한지훈의 뒤를 따랐다. “한 선생님, 역시 위엄이 대단하시네요! 저... 저 이제부터는 한 선생님의 종이 될 겁니다! 아니... 차라리 개가 되겠습니다! 저 정말 진심으로 한 선생님을 존경하고...”제이슨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한지훈은 더 이상 듣기 싫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는 손을 흔들며 그의 아첨을 끊었다. “가능한 한 빨리 비행기를 안배하고, 난 바로 용국으로 돌아갈 거야! 그리고 너는 앞으로 한동안은 계속 아시란치 가문에 남아 있어. 만약 무슨 소식이 있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보고하고. 나의 전화번호는 이거야!”한지훈은 제이슨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건네며 말했다. “네, 주인님. 안심하세요. 저... 저 아시란치 가문에 뿌리를 박고 동태를 살필 것입니다. 일단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반드
건드리지 말아야 했다. 지금 이 순간, 누구든지 막론하고 미치지 않고서야 한지훈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적어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를 막아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설령 한용이 나선다 하더라도, 그를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으로서 최선의 선택은, 한지훈을 풀어주고 그가 멀리 가게끔 놔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광장을 나서자마자 한지훈은 수만 대군에 의해 겹겹이 포위되었다. 그지없이 큰 포구에, 경중 기관총의 검은 총구들이 모두 일제히 한지훈을 겨누었다. 크게 긴장한 진강이 머뭇거리고 있는 한편, 군인들은 순식간에 길을 내주었다. 뜻밖의 상황에 진강은 내심 감격하였다. 천군만마 속을 누비며 유유히 지나가는 것 자체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이 얼마나 대단한 기백과 위용이 필요한 일인가? 진강은 자신이 이번 생에 뜻밖에도 이렇게나 높은 대우를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겨,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다. 뒤이어 안전지대에 도착하자마자, 진강은 격동되는 말투로 물었다. “한... 한 사령관님, 방금 왜 우천존을 죽이지 않으셨습니까! 그놈을 살려두면 아마도... 화근이 될 수 있습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진강을 흘깃 보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넌 내가 정말 천신계의 강자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예상치 못한 한지훈의 반문에, 진강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한지훈은 자신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본인이 펼칠 수 있는 진법의 위력은, 노인의 1000분의 1도 안된다는 것을. 그러나 그는 분명히 노인의 위세를 느끼기는 했다. 어마무시한 기운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저 겉핥기만 한 셈이었다. 사실 방금 광명 좌우사를 격살할 때도 단지 진법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었다. 진법만으로는 두 사람을 순식간에 피투성이로 만들 수가 없었다. 그는 진법을 펼치는 동시에, 손가락을 짚고는 수십 개의 침을 쏜 것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핏물 속에 비침이 숨어 있는 것을
지금 이 순간, 광장의 분위기는 발칵 뒤집혔다. 우천존은 엄연히 천신계의 강자이다. 그런데 천신계의 강자가 천왕계로부터 이렇게 도발과 모욕을 당하면서도, 이렇게나 덤덤할 수 있다니? 이내 한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광장 주위를 흘깃 훑어보았다. 그는 첨탑과 피라미드 위에 선 채 대결을 구경하고 있던 고수들을 보고는 비웃게 됐다. “다들 어떻게 생각해? 너희들 아직도 내가 오늘 죽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몇 리 밖에서 흘러나오는 한지훈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부끄러운 나머지 고개를 숙였다. 특히 산토스는 더욱 몸 둘 바를 몰랐다. 바로 몇 분 전까지만 해도 한지훈을 무릎 꿇게 만들려 했던 천신계의 강자가, 이제는 뜻밖에도 한지훈으로부터 압박을 받게 되면서 한마디도 하지 못하게 될 줄이야. 정확히 20분 전, 신들린 존재라고 불리던 광명존은 어느새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광장 전체는 더욱 고요한 나머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고, 심지어 지켜보던 사람들은 숨조차 마음껏 내쉬지 못했다. 사람들은 오로지 우천존과 한용이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들 둘만이 의견을 밝힐 자격이 있으니까. “자고로 우리 용국에는, 감히 우리 용국을 범하는 자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주살한다는 규칙이 있어! 저 한지훈, 오늘 여러분께 제대로 말씀드립니다. 천년 전이든 천년 후가 됐든, 감히 저희 용국을 범하는 자들은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라... 이 한마디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귀에 맴돌았다.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은 더더욱 감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였다. 심지어 우천존 또한 잔뜩 화가 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릴 지경이었지만, 그저 묵묵히 이를 악문 채 오늘의 원수를 마음에 새길 수밖에 없었다. 이내 한지훈은 그제야 비로소 몸을 돌렸고, 한 손으로 유회원의 몸을 힘껏 내리눌렀다. 철컥! 그러자 뼈 갈라지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바로 유회원의 척추가 부러지
광명존이 뜻밖에도 한지훈의 진법에 걸리게 되어 꼼짝도 못 하게 되자, 우천존은 언짢은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지금 이 순간, 한지훈은 천신계의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다. 게다가 현재 태양 광장 주변에는 수만 명이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므로 더더욱 절대 물러설 생각이 없었던 우천존은 한껏 어두워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한지훈! 너 아무리 한용을 믿고 나댄다 하더라도... 어디 감히 나한테 건방지게 굴어!”분노로 가득한 우천존의 우렁찬 목소리는 카만시 전체에 울려 퍼졌고, 모든 사람들은 그 위엄에 압도되었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이상, 우천존은 어떻게든 한지훈을 직접 죽여야만 마음속의 한이 풀릴 것 같았다. “훗. 나더러 저 놈한테 져주라고 하지 않았어? 내가 오늘 필연코 질 수밖에 없다고 네가 그랬잖아!”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이내 하늘에서는 한 줄기의 별빛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광명 좌사는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 별빛은 하늘이 만들어낸 자연의 기운이었기에, 천왕계인 광명 좌사라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기운은 아니었다. 사실 한지훈 또한 마찬가지로 내심 놀랐다. 뜻밖에도 이 진법이 이렇게나 강할 줄이야! 어쩐지 금룡왕이 말하길, 천신을 죽이는 건 땅강아지를 죽이는 것과 같다더니. 이내 한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우천존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날 안 건드려? 네 곁을 지키던 사람이 피투성이가 되었는데 왜 아직도 가만히 있는 거냐고!”이 말은 우천존의 귀에도 들려왔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귀에도 들려왔다. 지금 이 순간, 우천존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한지훈의 그 말은, 우천존의 자존심을 무정하게 짓밟는 듯했다. 2성 현급 천신계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우천존이 인왕계의 실력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자연의 기운에 그가 감히 맞서 싸울 수는 없었다. 현재 천신계는 지고 무상의 존재로서 일반인을 초연한 특권의 계층이긴 하지만, 과거 수천 년 전까지만 해도 천신계는 개보다도
그러나 아쉽게도, 한지훈은 이러한 진법의 정수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알지 못했다. 이번에도 운 좋게 해낸 것이었다. 게다가 다음 기회에는, 더 이상 이번처럼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천지를 뒤흔들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주로 시간 간격이 매우 짧았기에, 어쩌면 조금 남아있던 금룡심 혹은 그 노인의 잔념이 한지훈에게 힘을 북돋아 무사히 진법을 치게 도와준 것일 수도 있었다. 혹은 금룡왕의 여위에 의지하여 쉽게 수법을 펼친 것일 수도 있다. “하하하!”이내 한용이 갑자기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는 한지훈이 드디어 용심, 그것도 금룡심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는 것에 잔뜩 흥분됐다. 비록 다섯 개의 용심 중 금룡심은 진법심이긴 하지만, 전해져 온 전설에 의하면 금룡심으로 얼마든지 천하를 뒤엎을 수 있다고 하였다. 즉, 다섯 개의 용심은 사실 다섯 명의 용왕에 버금가는 기운을 지니고 있었다. 적색, 금색, 흰색, 은색, 검은색! 모든 용왕들은 각자 자신이 가장 능통한 분야가 하나씩 있었고, 다들 그 시대 최고의 영웅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들이야말로 이 세상의 진정한 지배자들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은 그 기운의 만 분의 일만 얻게 되어도, 얼마든지 천왕계에서 천신계까지 뛰여 넘을 수가 있었다. 혹은 그보다 더욱 높은 경지로! 비록 현재로는 단시간 내에 돌파할 수 없긴 하지만, 일단 금룡심의 인정을 받고 금룡심의 비호를 받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한지훈은 선택받은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한 씨 집안도 결국 천년만에 마침내 영웅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 창세에 관하여, 광명 파는 영원히 알 수 없는 비밀이다. 필경 한지훈의 몸속에 흐르고 있는 건 용국의 피니까. 다섯 개의 용심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용국의 핏줄밖에 없다. 용국이 바로 용족의 근원이고, 용국의 백성들이 바로 용의 후계 자니까. 천년에 한 번씩 비로소 나타나는 영웅은, 용국의 기운을 상징하고 있을뿐더러 용국에게 곧 다가올 휘황찬란한 미래를 예고하기
"어디 감히 건방지게!" 이내 한용의 노호와 함께, 한지훈을 향하던 그 기운은 순식간에 붕괴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한용, 너... 방금 뭐 한 거야!”우천존은 창시자가 그동안 한용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것도, 게다가 그의 실력이 확실히 강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뜻밖에도 이렇게 쉽게 자신의 기운을 깨뜨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편 무리 속에 서 있던 진강은, 그제야 긴장이 풀려 놀란 가슴을 달래느라 바빴다. 한지훈이 드디어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되자, 양령아 또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한지훈이 한용을 할아버지라고 부른 이상, 그들 사이에는 필연적인 혈연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우천존은 더 이상 한지훈을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 한지훈의 온몸을 감싸고 있던 금빛은 갑자기 옅어지기 시작했고 이내 한지훈은 천천히 눈을 떴다. 방금 그 환상 속에서 마주한 노인의 말이, 한지훈은 내심 계속 신경 쓰였다. ‘난 손만 뒤집기만 해도 얼마든지 진을 칠 수가 있고, 마음만 먹으면 천지를 내 마음대로 좌우할 수도 있어!’ 한지훈은 이 말을 되새기면서 다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고개를 들어 우천존을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진정한 어둠을 본 적이 있긴 해?” 이 말을 듣고 우천존은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그는 한지훈의 말속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내 한지훈은 손을 살짝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 “천지는 본래 진안이라, 진법을 따라 얼마든지 뒤흔들릴 수가 있어!”한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들어 머리 위의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한줄기 차가운 빛이 용솟음쳤다. 뒤이어 그는 손을 높이 흔들어 좌우로 흔들었다. 바로 이때, 믿기지 않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늘 위 태양이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그 속도는 육안으로도 보아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빨랐다. 충격적인 장면에 온 이집트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창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