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문은 길정우에 의해 감금된 상태이니 지금 길정우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위치에 있었다.설마 이대로 권력을 탈취하려는 것인가?이한승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렇다면 한 선생이나 한민학 군단장을 기다릴 수밖에 없겠군. 직원들 동요하지 않게 잘 타이르고 자네는 사람을 데리고 길정우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 그리고 오군 본부에 사람을 보내 소식을 전하도록! 내가 보기에 도 참모는 이미 길정우에게 잡혔어. 본부에 지원 요청해서 저택을 포위해야 해!”비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급하게 사무실을 나섰다.이한석은 창가로 가서 번화한 도심을 내려다보며 고민에 잠겼다.‘한 선생, 도대체 어디 계신 겁니까! 오군에 피바람이 불고 있어요!’그의 걱정과는 다르게 일반인들이 보기에 오군은 이어지는 이틀 사이 비교적 평화롭게 흘러갔다.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거센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경찰청에서 대량의 인원들이 투입되어 길정우의 저택을 찾아갔지만 모두 현장에서 제압당했다.도지천 역시 마찬가지였다.길정우의 저택 근처에 주둔한 무장군 인력이 3천이 넘었다.그와 동시에 길정우의 승진 파티 준비도 빈틈없이 진행되고 있었다.길씨 가문은 오군의 재계와 정계의 고위 인사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물론 그들 중에는 이한승도 포함이었다.이한승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웠다. 이번 파티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진한 피 냄새가 느껴졌다.길정우는 무력으로 사람들을 자신의 편에 서게 강요할 수도 있다!물론 대부분 고위 인사들은 이한승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지금 흘러가는 상황으로 유추해 봤을 때, 승진 파티에서 길정우가 권력을 탈취할 가능성이 아주 컸다.재계와 정계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폭풍전야의 숨 막히는 고요함이었다.3일째, 길정우의 승진 파티가 있는 날이 오자,이런 긴장감은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전해졌다.그날 밤, 호화롭게 단장한 길정우의 저택 주차장에 호화 외제 차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었다.저택 밖에서 총기를 든 2백여 명의 군졸들
어둡고 습한 창고 안, 공기마저 탁하게 느껴졌다.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강우연의 품에는 그녀와 비슷한 몰골의 고운이가 안겨 있었다.아이의 앳된 얼굴은 눈물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 아이는 꿈을 꾸면서도 흐느끼며 아빠를 찾았다.“아빠, 고운이 무서워. 언제 고운이랑 엄마를 구하러 올 거야?”아이의 눈가에서 투명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강우연도 머리는 산발이 되고 손에는 피딱지가 잔뜩 붙어 있었다. 그녀가 시도 때도 없이 계속 문을 긁어댄 결과였다. 손톱이 아예 빠져버린 손가락도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슬픈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볼을 만져보니 불덩이처럼 뜨거웠다.“고운아, 정신 차려야지. 엄마 놀래키지 마….”당황한 강우연은 아이를 깨우려고 했지만 아이는 이미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듯했다.강우연은 아이를 안고 입구로 달려가서 철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누구 없어요? 제발 우리 딸 좀 살려주세요! 아이가 죽어가요! 제발 아이만이라도 병원에 보내주세요! 제발요….”강우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문이 열리고 입구를 지키던 경호원이 안으로 들어와 싸늘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강우연은 눈물을 흘리며 그 경호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제발… 아이가 열이 나요. 고운이만 병원에 보내주세요! 이러다 죽을지도 몰라요!”한 경호원이 다가와서 아이의 이마를 짚어보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떡하지?”“일단 데리고 나가자. 길 중장님께서 둘을 죽이라는 명은 없었으니 사고라도 나면 우린 책임 못 져.”말을 마친 경호원이 다가가서 아이를 향해 손을 뻗었다.그런데 이때,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길시아가 싸늘한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섰다. 인상이 험악한 무장 군졸 네 명이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뭐 하는 거지?”길시아가 인상을 쓰며 물었다.경호원은 상황을 간략해서 보고했다. 말이 끝나기 바쁘게 길시아가 경호원의 뺨을 때리며 소리쳤다.“내 허락 없이 사람을 빼돌리려고 했어? 당장
길시아는 싸늘한 비웃으며 말했다.“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저것들을 개 우리에 가둬! 끌어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군인들이 다가와서 강우연과 고운이를 끌어내 개 우리에 가두었다.강우연은 쇠창살을 잡고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했다.“고운이만 살려줘요! 제발 누가 우리 아이 좀 살려주세요! 아이가 정말 죽어가고 있단 말이에요….”그녀는 머리로 쇠창살을 들이받으며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하지만 길시아는 싸늘한 웃음을 짓고는 군인들을 시켜 개 우리를 들고 창고를 나섰다.개 우리에 갇힌 고운이는 힘겹게 눈을 뜨고 떨리는 작은 손으로 강우연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엄마, 고운이 괜찮아… 콜록… 전혀 아프지 않아. 그러니까 울지 마….”아이의 말에 강우연은 오히려 더 깊은 죄책감에 빠졌다.그녀는 아이를 품에 안고 구석진 곳으로 가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입술이 피나도록 깨물며 아이의 눈가에 흐른 눈물을 닦아주었다.“그래. 엄마 이제 울지 않을게. 고운이도 잘 버텨줘야 해. 아빠가 구하러 올 때까지만 버티자….”“정말? 아빠가 정말 와서 우릴 구해줄까?”고운이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당연하지! 우리한테 지켜준다고 약속했잖아!”강우연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아이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당장이라도 꺼질 것 같은 미소였다.“아빠가 구하러 오실 거야. 아빠가 오면 우린 나갈 수 있어. 아빠는 슈퍼맨이니까… 아빠가 보고 싶어….”아이는 꿈을 꾸듯이 같은 말만 중얼거리다가 정신을 잃었다.강우연은 자지러진 울음을 터뜨리며 고운이를 힘껏 끌어안았다.한 시간 전.용경 전쟁 본부. 거대한 석상이 세워진 광장 주변에 무장 군인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용국의 국장이 걸린 본부 건물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장엄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풍겼다.입구에는 무장 군인들이 총기와 칼을 들고 시시각각 경계 태세를 취하며 지키고 있었다.본부 회의실.거대한 용이 새겨진 문을 열자,군복을 입은 고위 군인들이 모여 있었다.
한지훈은 가슴이 철렁했다. 왜 전화를 안 받지?회사 일이 그렇게나 바쁜 걸까?그 시각, 군복을 입은 용일이 그에게 다가왔다. 그의 어깨에도 네 개의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한지훈이 물었다.“며칠이나 지났지?”용일이 공손하게 대답했다.“총사령관님, 이미 이틀이 지났습니다. 오늘 길정우가 군단장으로 승진하는 날입니다.”쿵!순간 한지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당장 오군으로 돌아간다! 우연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강렬한 직감이 강우연과 고운이 신변에 위험이 생겼다고 말해주고 있었다!한지훈은 만면에 살기를 띠고 성큼성큼 정문을 빠져나갔다. 용일은 그의 뒤를 따라가며 정도현과 이한승, 한민학 3인에게 연락을 시도했다.한지훈은 대문 앞에서 용군 1호 군용차에 올라 운전기사에게 말했다.“가장 빠른 속도로 용화 공항으로 간다!”한지훈은 불안감에 인상을 찌푸리며 온몸으로 살기를 발산했다.군인 출신의 운전기사마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겁을 먹고 곧장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들을 태운 차는 전쟁 본부를 신속히 빠져나가 고속도로에 올랐다.대문을 지키던 군졸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사라지는 차량을 쳐다보았다.군부 1호기가 아닌가?게다가 차에 타고 있는 분은 북양구 총사령관이었다.지금 급하게 어딜 가는 거지?당직을 서던 군졸은 곧장 상부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렸다. 그들의 상사도 상사에게 보고를 올렸고 그렇게 소식은 용각에까지 전해졌다.용각 내부, 네 명의 장로가 회의실에 모여 이번 회의 내용을 재검토하고 있었다.부하의 연락을 받은 신한국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지?”수화기 너머로 떨리는 목소리가 전해졌다.“어르신, 조금 전에 부하의 연락을 받았는데 북양구 총사령관이 규정을 어기고 전쟁부를 나갔다고 합니다. 근처에 있는 용화 공항으로 간 것 같습니다!”“용화 공항?”신한국이 인상을 쓰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 내가 일단 알아볼게!”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고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따르릉!다급한 전화벨 소리가 침묵을 깨고 들려왔다. 거대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강만용이 싸늘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말해!”“어르신! 오군 본부 한민학 군단장이 H시에서 회의 들어갔었는데 30분 전에 기밀 리에 H시를 떠났다고 합니다. 오군 정보부 인원이 보내온 보고서에 따르면 길정우 중장이 이틀 전에 아무 이유 없이 경찰청 송호문 청장을 구금했다고 합니다. 오군 본부 도지천 참모도 잡혀 들어갔는데 이유는 무장 군인들을 소집해서 길정우 중장 저택에 침투했다가 충돌이 일어났다고 합니다!”소식을 전해 들은 장로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강만용이 굳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래서!”정보부 팀원이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사건이 또 하나 있는데 길정우 동생 길시아라는 여자가 군인을 이끌고 오군 병원에 가서 일가족을 전부 끌고 갔다고 합니다! 끌려간 사람들을 확인해 봤더니 강학주, 서경희, 강우연, 한고운이 있습니다.”“잠깐! 뭐라고? 길정우 동생이 강우연과 한고운을 납치했단 말이야?”잠자코 듣고 있던 강만용이 버럭 화를 내며 재차 확인했다. 그의 두 눈에서 섬뜩한 살기가 번뜩였다.신한국 등 나머지 장로들도 그 말을 듣고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섰다.“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무슨 문제라도….”당황한 정보부 직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무능한 자식들! 하나같이 이리도 멍청하다니! 당장 한민학 군단장에게 연락해서 가장 빠른 속도로 오군에 본부로 가라고 해. 당장 오군 주군 본부의 인력을 집결해서 길정우의 집을 포위하라고! 강우연이나 한고운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다 한 군단장은 목숨을 내놓아야 할 거야!”분노한 강만용이 신경질적으로 전화기를 책상에 던지듯 내려놓았다.신한국이 긴장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길정우가 정말 강우연과 그 어린애까지 납치 감금했단 말입니까?”강만용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신속히 용화 공항 관리센터에 연락했다.“당장 DG20 전투기를 준비해! 북양구 총사령관이 곧 용화 공황에 도착할 거야! 아무런 절차도
한 시간 뒤, 오군!한민학을 태운 차가 오군 톨게이트에 들어서고 있었다. 차 안에 앉은 그의 얼굴은 살기와 분노로 번뜩이고 있었다.조금 전, 그는 동원구 총사령관 서효양의 부관에게서 연락받고 부랴부랴 오군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소식을 전해 들은 한민학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가 오군을 비운 틈을 타서 길정우가 이렇게 엄청난 일을 꾸밀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사사로이 경찰청장을 감금한 것도 부족해서 군단장의 참모까지 감금하다니!한민학을 가장 분노하게 한 사실은 길정우의 부하들이 강우연과 고운이를 납치했다는 사실이었다.일개 중장이 감히 북양 총사령관의 처자식을 납치하다니!미친 짓이었다.“당장 오군 본부로 돌아간다! 모든 부대원들에게 연락해서 당장 본부에 집합해서 내 지시를 기다리라고 전해!”한민학이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운전기사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액셀을 더 힘껏 밟았다.그 시각, 오군의 한 교외!어둠을 틈타 3만의 북양 건아들이 출동을 준비하고 있었다.그들의 얼굴에는 저마다 비장함이 감돌았다.그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일주일의 강행군을 거쳐 산을 타고 들을 넘어 드디어 오군에 도착했다.3일간의 정돈을 거쳐 이 3만 대군은 이미 전투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이 3만 북양 대군이 가진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도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었다.그들의 기세가 오군의 하늘을 찔렀다.그들은 일반 군대가 아니었다.그들은 용국 최강의 북양 30만 대군 중에서도 가장 에이스로 선발된 호랑지사 사단이었다!전장에 나가 용국의 불패 신화를 쓴 주인공들이 바로 그들이었다!그들은 8국의 군대 중에서도 최강자만 선발되었으며 피와 땀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수히 많은 적장의 목을 베었다!그들이 내뿜는 살기는 백만 적군마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3만 호랑 사단 병력은 백만 대군과 전투를 벌여도 절대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한명 한명의 얼굴에 비친 살기와 들고 있는 최첨단
뭇 사람들은 분분히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축하드립니다, 군단장님!”길정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훌륭한 분들이 자리를 빛내러 와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얼굴도 있고 잘 모르는 얼굴도 있네요. 앞으로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오군의 미래를 그려갔으면 합니다!”말을 마친 길정우는 잔을 깔끔하게 비웠다. 사람들도 다급히 잔을 비우고 길정우를 찬양하는 말들을 잔뜩 늘어놓았다.“길 군단장님 같은 분이 계신 건 우리 오군의 영광입니다!”“그래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군단장님!”“앞으로 나날이 번창할 오군과 길씨 가문, 군단장님을 위하여 건배!”주변에서 길정우를 찬양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길정우는 한 사람 한 사람 찾아가서 인사를 나누었고 그의 뒤를 따르는 길현민도 거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과거의 길씨 가문이었다면 절대 이런 고위 인사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길정우가 돌아온 지금, 그리고 그가 군단장으로 승진하여 한민학과 동급이 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이제 그들은 이 사람들과 한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눌 자격을 갖추었다.사람들은 길씨 가문이 앞으로 거대한 귀족 가문으로 성장할 거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쩌면 인근 도시에까지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다.길정우가 공훈을 세우고 군단장에서 방위사령관까지 진급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강씨 가문 식구들은 맨 뒤쪽에서 길정우가 고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멀뚱멀뚱 지켜보았다.그렇다고 해도 그들의 허영심은 이미 충분히 만족했다.오늘 참석한 인원들 모두 오군에서 최상위층에 속해 있는 인물들이었고 그들 중에 한두 사람과만 인연을 쌓아도 앞으로 강운그룹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강준상은 감격을 금치 못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서 있는 길정우를 바라보았다.“길 중장은 정말 뛰어난 인재야. 어린 나이에 군단장이 되었으니,앞으로 더 발전할 날만 남았네. 그래도 우리가 길 중장과 너무 크게 얼굴을 붉히지 않아서 다행이야. 희연이 덕분이 일
그 시각, 강우연은 아이를 안은 채 절망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이미 빛을 잃은 커다란 눈동자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거대한 스포트라이트가 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추었다.“저 여자 강우연이랑 그 딸년 아니야? 왜 개장에 갇혀 있지? 좀 불쌍한걸.”“불쌍하기는 무슨! 저런 비천한 것들은 거리에 내던져서 뭇매를 맞게 해야 해!”“다 한지훈 그 자식이 잘못한 거지 뭐. 그러니까 누가 군단장이 될 사람을 건드리래? 주제 파악을 못 하니까 처자식도 고생하는 거야. 소문을 들어보니까 그 녀석 마누라랑 애까지 버리고 혼자 도망갔다더라!”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강우연의 귀까지 전해졌다.그들은 처참한 몰골의 그들 모녀를 보고도 아무런 연민을 느끼지 못했다.강운그룹 사람들도 무대 위로 올라간 강우연 모녀를 발견하고 표정이 굳었다.주변 사람들의 비웃음 소리가 들려오자,강준상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창피하고 수치스러웠다.“내가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어! 5년 전에도 저 계집애 때문에 비웃음거리가 됐었는데 오늘 이렇게 좋은 날까지 저년이랑 그 딸년 때문에 창피를 당해야 해?”강문복이 분노에 찬 표정으로 불만을 토로했다.강희연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강준상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이것 보세요. 이게 저와 강우연의 다른 점이에요. 쟤는 우리 가문에 피해와 수치심만 가져다줄 뿐이죠. 하지만 저는 강운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어요!”강준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싸늘하게 식은 눈동자로 무대 위의 강우연과 고운이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연하지. 난 줄곧 차기 사장 자리를 너에게 물려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단다.”강준상은 강우연에게 철저히 실망했다.그 말을 들은 강희연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며 아버지인 강문복과 시선을 교환했다.그 시각 무대 위의 강우연은 겁에 질린 얼굴로 몸이 불덩이가 된 고운이를 꼭 끌어안고 두려움에 떨었다.그녀의 예쁜 눈동자는 절망과 공포로 가득 찼다. 그녀는 눈물을 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