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돌아서서 총애하는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우연아, 날 믿어. 말해 줄 거야. 그러나 지금은 아니야. 난 당신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 거야. 너는 내 한지훈의 여자이고 한고운의 엄마라는 것만 알고 있으면 돼.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가 해결할 거야. 난 당신과 고운이에게 행복한 미래를 줄 거야. 난 말하면 말한 대로 해"강우연은 표정이 풀리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열정적인 한지훈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요. 당신을 믿을게요! "강우연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당신 먼저 가서 고운이랑 있어요. 전 아직 회사에 볼일이 있어요.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우연이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배웅했다.그리고 차를 불러 정원으로 왔다.정원에서 고운은 착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한지훈이 돌아온 것을 보고 고운은 귀엽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손에 그림을 들고 한지훈 앞으로 달려왔다. 손에 그림을 높이 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 "아빠, 이것 봐. 고운이가 그렸어. 아빠, 엄마, 고운이…… "한지훈은 앉아서 한 손으로 고운을 껴안고 다른 한 손으로 고운의 그림을 받았다. 그림 안에는 간단하게 빨간색, 노란색, 핑크색 세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중간의 핑크색 작은 사람의 손을 잡고 있었다."그래, 고운이가 최고야. 어느 게 아빠야?" 한지훈이 물었다."빨간색, 아빠는 빨간색. 태양처럼 따뜻해." 고운이 그림 속의 빨간 어른을 가리키며 활짝 웃으며 말했다.한지훈은 고운의 얼굴에 뽀뽀를 하고 고운을 안고 정원에서 놀았다.이때 강씨 가문 회사.강우연은 안심이 되었다. 그녀는 오후 내내 바쁘게 일했고 공장에도 가서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하지만, 그녀가 회사에 들어왔을 때, 회사 분위기가 이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래 그녀를 훔쳐봤다.그녀가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오자, 보조 송효진이 몰래 들어와 휴대폰을 들고 문을 닫으며 강우연에게 말했다
영상을 확인한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거 나 아니야. 분위기는 좀 비슷하네. 군인 출신이라 강도 높은 훈련을 계속 받다 보니 몸매가 비슷해 보일 수는 있어. 그런데 갑자기 이건 왜? 어디서 찍은 거야?”강우연은 진지한 얼굴로 한지훈의 표정을 살폈다. 하지만 아무런 수상한 반응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영상인데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이제 밥 먹어요.”강우연은 가슴을 옥죄던 답답함이 조금은 사라졌다. 만약 한지훈이 그 사람이 자신이 맞다고 인정했다면 어떻게 그를 대해야 할지 정말 어려웠다.5년 전에 자신에게 상처를 준 남자가 비록 지금에 와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를 완전히 받아들이는 건 힘들었다.강우연은 그 어떤 거짓말이나 기만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한지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반찬을 챙겨 주었다. 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강우연이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참, 지훈 씨. 길씨 가문 사태는 정말 해결할 방법이 있는 거죠? 최근에 지인들을 만나봤는데 다들 도와주기 꺼려하는 눈치더라고요.”말을 마친 강우연은 우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미안했다.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에게 생각이 있어. 아직 다음 달 8일까지는 일주일이나 남았잖아.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강우연은 겉으로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미 할아버지한테 가서 도움을 요청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식사가 끝난 뒤, 강우연이 말했다.“내일 팀원들에게 밥 한끼 사줄까 해요. 요즘 다들 수고가 많았잖아요.”“그거 좋지. 그렇게 해. 아니면 내가 레스토랑 예약해 줄까? 좋은 곳으로 예약할게.”강우연은 예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부탁할게요. 고마워요.”한지훈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다음 날, 한지훈은 강우연을 회사에 데려다준 뒤, 한고운을 데리고 시내로 나왔다.
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맞아요.”카운터 직원은 난감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손님,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리려면 4천만 원 정도의 예약금이 필요한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네, 그렇게 해주세요.”한지훈은 재차 고개를 끄덕였다.카운터 직원이 환한 미소를 짓더니 점장을 호출했다.“점장님, 여기 손님이 가게를 통째로 빌리고 싶다고 하는데 한번 나와보세요.”“점장님 곧 오실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카운터 직원이 친절하게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고운이를 내려놓았다. 로비에는 어린이용 놀이시설이 있어서 아이가 뛰놀기 적합했다.잠시 후, 검은색 정장을 입은 젊은 남자가 종종걸음으로 로비로 달려왔다.“손님은 어디 계셔?”직원은 놀이시설 옆에 있는 한지훈을 가리켰다. 점장은 옷매무시를 정리한 뒤,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안녕하세요, 저는 스카이 타운 점장입니다. 반가워요. 손님께서 우리 가게를 오늘 통째로 빌리고 싶다고 하셨는데 맞습니까?”한지훈은 다가오는 점장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맞아요.”하지만 한지훈의 얼굴을 확인한 점장이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떨떠름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한… 지훈?”한지훈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한지훈인데요.”순간 점장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입가에 비웃음을 가득 머금고 비아냥거렸다.“진짜네? 한지훈, 오랜만이야! 나 못 알아보겠어? 우리 고등학교 같이 다녔잖아. 예전에 같은 반도 다녔는데. 너 그때도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좋아서 인기가 많았었지.”한지훈은 기억을 되살려 겨우 남자를 기억해냈다.“유재호?”유재호가 웃으며 말했다.“날 기억하고 있었네?”유재호는 옷깃을 정리하더니 한지훈의 어깨를 다독이며 애석하다는 듯이 말했다.“너희 가문 얘기는 들었어. 너무 속상해하지 마. 잘될 거야. 넌 공부도 잘했으니 다시 재기할 수 있을 거야. 최근에 강운그룹 데릴사위로 들어갔다는 얘기는 들었어. 그거
유재호는 냉랭한 눈빛으로 가소롭다는 듯이 한지훈을 바라보았다.가문에서 쫓겨나고 마누라 집에 얹혀서 사는 주제에 무슨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린다고!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유재호는 당장 그를 뿌리치고 가고 싶었지만 어렵게 찾아온 한지훈을 모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과거 그에게서 느꼈던 굴욕감을 되갚아 줄 절호의 기회였다.한지훈의 얼굴도 차갑게 일그러졌다.“아니면 이렇게 하자. 네 꼬라지 보니까 여기서 소비할 능력도 안 되는 것 같은데 나한테 무릎 꿇고 빌면 내가 작은 룸 하나 내줄게. 음식도 내가 대신 결제하고. 어때? 대박이지 않아?”유재호가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던가!가문에서 내쳐진 한지훈을 마음대로 짓밟는 이 느낌은 정말 통쾌했다.한지훈이 자기 앞에 무릎을 꿇은 모습을 찍어서 동창생 단톡방에 올리면 애들이 분명 난리 나겠지?허나 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대꾸했다.“유재호, 내가 전에 너한테 뭘 잘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 이러는 거 정말 기분 안 좋아. 난 이 가게를 통째로 빌리러 왔어. 너한테 업신여김이나 당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고. 그리고 4천만 원,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말을 마친 그는 당장 지갑을 꺼내려 호주머니에 손을 가져갔다.유재호가 소리 내어 웃더니 말했다.“한지훈, 아직도 허세야? 4천만 원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모를 줄 알아? 너 강운그룹에서도 사람 취급 못 받잖아! 고아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허풍을 떨지? 한씨 가문은 5년 전에 이미 망했어. 넌 그냥 집 잃은 개와 같다고! S시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인데 왜 잘난 척이야?”유재호가 보기에 한지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저 기분 나쁜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꼴이라니!저 눈빛이 유재호는 마음에 안 들었다.분명 가문도 망하고 처가에서도 대접 받지 못하는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아직도 허세를 부리는지!한지훈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는 분노를 억누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유재호, 전
한지훈은 더 이상 참지 않고 달려들어 유재호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유재호가 힘없이 튕겨져 나가더니 바닥에 쓰러졌다.그는 갑자기 신물이 올라오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유재호가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젠장! 치라고 했더니 정말 쳤어? 너 오늘 잘 만났다! 다들 멍하니 뭐 해? 당장 저 놈 잡아서 쓰러뜨려! 다리를 분질러 버리든 팔목을 분지르든 병신 만들어서 가게 앞에 내다버리라고! 저기 저 인간 딸도 같이 던져버려!”겁에 질린 한고운은 한지훈의 등 뒤에 숨어 온몸을 떨고 있었다. 아이는 전기방망이를 휘두르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보자 무서워서 눈을 질끈 감았다.“아빠, 고운이 무서워….”한고운이 소리쳤다.한지훈은 곧장 딸을 품에 안고 부드럽게 달랬다.“걱정하지 마. 아빠가 있잖아.”저 인간들을 상대하는데 한손이면 충분했다.아니나 다를까, 한지훈은 마치 성난 맹수처럼 달려들어 무기를 든 경호원들을 하나씩 때려눕혔다.일부는 기습을 시도했으나 한지훈은 날렵하게 몸을 날려 피하고 상대의 가슴팍을 힘껏 걷어찼다.갈비뼈가 부러진 그 경호원은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져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간신히 몸을 일으킨 유재호는 당황한 표정으로 경호원들을 바라보다가 소리쳤다.“한지훈, 넌 오늘 죽었어! 여기 사장님이 누군지 알고 감히 우리 가게에서 소란을 피워? 당장 사장님 불러올 테니까 거기 꼼짝 말고 있어!”말을 마친 유재호는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사장님, 큰일 났어요! 가게에 난동을 부리는 놈이 나타나서 우리 경호원들을 때려눕혔어요! 당장 이쪽으로 사람을 좀 보내주세요. 이러다가 가게가 다 박살나겠어요!”“뭐라고? 누가 감히 스카이 타운에서 난동을 부려? 지금 출발할 테니까 당장 그 놈 막아! 망할 자식! 감히 내 가게에서 소란을 피워?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한창 구연그룹에서 그룹 업무를 처리하던 구경이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안 그래도 회사 일이 안 풀려서 짜증 나는데 누군가가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
유재호는 곧장 다가가서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사장님, 저희가 실력이 딸려서 그런 게 아니라 저 놈이 미친 놈이에요. 장사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손님을 상대로 무력을 쓰겠어요. 그런데 저놈이 봐주는 줄도 모르고 먼저 주먹을 날리지 뭡니까.”유재호는 자기가 한지훈을 도발한 부분은 쏙 빼고 유리한 부분만 얘기했다.구경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그 놈 지금 어디 있어?”유재호는 놀이기구 옆에서 고운이와 놀아주고 있는 한지훈을 가리켰다.“사장님, 저놈입니다. 저놈이 우리 애들을 때렸어요!”한지훈의 뒷모습을 본 구경은 스무 명의 인원들을 거느리고 위풍당당하게 한지훈에게 다가가며 소리쳤다.“우리 가게에서 소란을 피운 놈이 너야?”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이 뒤돌아서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구경, 며칠 안 봤더니 그룹 문제는 잘 처리됐어?”한지훈의 얼굴을 확인한 구경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손발이 덜덜 떨렸다.이 사람이 소란을 피웠다고?가게를 통째로 내놓으라고 해도 두 손으로 가져다 바쳐야 할 인물 아닌가!구경에게 한지훈은 저승사자나 다름없었다.유재호는 구경 앞에서도 태도를 굽히지 않는 한지훈이 못마땅해 그에게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한지훈! 이분이 구경, 구 사장님이야. 어서 무릎 꿇고 사과하지 못할까? 너 정말 죽고 싶어?”유재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구경까지 직접 나섰는데 어디로 도망가려고?이 바닥에서 구경의 악명은 소문이 자자했다.그런데.구경이 뒤돌아서더니 분노한 얼굴로 유재호에게 주먹을 날렸다. 유재호의 어금니가 부러지며 입 안에 핏물이 고였다.“무례한 녀석! 한 선생한테 그게 무슨 말본새야! 너야말로 죽고 싶어?”구경의 두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유재호까지 나서서 일을 크게 만든다면 분노한 한지훈이 그의 가문을 상대로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보헤미 별장 사건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손에 식은땀이 났다.유재호는 당황한 표정으로 구경을 바라보며 물
지시가 떨어진 순간 건장한 사내들이 유재호에게 다가갔다.절망한 유재호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사장님, 이러지 마세요!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하지만 곧이어 처참한 비명소리가 이어졌다.사내들은 유재호를 인정사정 없이 걷어차고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10분 뒤, 맞아서 걸레짝이 된 유재호는 입에 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았다.구경은 그 모습을 싸늘하게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공손하게 말했다.“한 선생님, 이 정도로 만족하십니까?”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에게 말했다.“난 사람을 때리라고 한 적 없는데? 이러면 내가 꼭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잖아?”당황한 구경이 스스로 뺨을 때리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경솔했네요. 이건 다 제가 한 일이고 한 선생과는 무관합니다.”직원들은 처참한 모습의 유재호와 어떻게든 한지훈에게 잘 보이겠다고 애쓰는 구경을 보며 두려움이 차올랐다.한지훈은 더 이상 시간낭비하고 싶지 않았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난 이 가게를 통째로 빌리려고 해. 와이프가 회사 직원들과 단체회식을 하기로 했거든.”구경은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밤 사모님과 직원분들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제대로 준비하겠습니다. 맡겨만 주세요!”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난 참석하지 않을 테니까 너무 요란법석 떨지 않아도 돼. 내 신분은 외부에 알려지면 곤란하니까.”구경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그는 옆에서 멍하니 있는 직원들에게 소리쳤다.“다들 보고만 있을 거야? 당장 준비하지 않고 뭐 해! 오늘 모든 예약을 취소하고 한 선생님과 사모님만을 위해 서비스할 거야!”나머지는 구경이 해야 할 일이었기에 한지훈은 고운이를 안고 위풍당당하게 스카이 타운을 나섰다.저녁 퇴근시간이 되어 한지훈은 직접 차를 운전해 강우연을 데리러 갔다. 물론 다른 직원들에게도 차량을 준비해 주었다. 그들은 차를 타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나 그 정도로 부자 아니야. 구 대표가 열정적인 분이라서 그렇겠지. 안 그래요, 구 대표님?”구경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그럼요. 강 부장님께서 우리 레스토랑으로 오신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마중을 나오고 싶었습니다.”강우연은 반신반의하며 직원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선 사람들은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인테리어에 넋을 빼앗겼다.사치와 센스가 적절히 조화된 완벽한 인테리어였다.왜 그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하나같이 꼭 와봐야 할 맛집으로 선정했는지 알 수 있었다. 웅장한 궁궐 같은 분위기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게다가 오후부터 손님을 받지 않았기에 환경도 아주 아늑하고 조용했다.강우연이 안으로 들어서자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이 파티용 폭죽을 동시에 터뜨렸다. 공중에서 금박지와 꽃잎이 날아다니는 모습은 무척 아름다웠다.“스카이 타운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전체 직원이 허리를 숙여 그들에게 인사했다.그 모습을 본 강우연과 그녀의 직원들은 놀람을 감추지 못하며 분분히 핸드폰으로 기념사진을 남겼다.이어서 그들은 구경의 안내를 따라 스카이 타운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룸으로 직행했다.한 남자직원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운을 뗐다.“강 부장님 덕분에 이렇게 좋은 곳도 와봤는데 첫 잔은 강 부장님을 위해 듭시다.”강우연 역시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어올렸다. 비록 술은 잘 못하지만 첫잔은 꼭 마셔야 했다.그녀가 말했다.“여태 옆에서 믿어주시고 응원해준 여러분이 있어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우리 열심히 해서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요. 보너스는 섭섭지 않게 드릴게요.”“네, 강 부장님!”“강 부장님을 처음 봤을 때는 엄숙하신 분인 줄 알았는데 같이 일하다 보니 정말 소탈하시고 성격 좋으신 분 같아요.”“회사에서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유일한 분이죠. 강희연 실장님 봐요. 까탈스럽고 각박하고 문제가 생기면 다 직원들 탓이
그의 말이 떨어지자, 주위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드디어 용국이 멸망하게 됐네! 하하하.”소창지개는 하늘을 높이 우러러보며 크게 웃어댔다. 그에 반면, 허천은 멍하니 서천술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그동안 존경해 오던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어?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용국의 안위는 전혀 돌보지 않고, 수억 명의 생사는 내다 버리는 사람일 줄이야. 자기 가족만 안전하길 바랄 줄이야. 허천뿐만 아니라 모든 무종 사람들은 멍해졌다. 이게 바로 그들이 항상 자랑스럽게 바라보던 용국의 전설일 줄이야. 정말 파렴치하기 그지없었다. “하하, 진작에 이랬으면 굳이 한 사람이 목숨을 잃지 않았어도 됐잖아? 아이고, 하늘 높은 줄 모르다니, 정말 무지하네!”소창지개는 손으로 서천술의 얼굴을 건방지게 툭툭 두드리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도 설욕하고 싶어? 이젠 네 아들을 생각하고, 아내를 생각하고, 네 후손들만 생각해!”“에이, 사실 용인들은 모두 너 같은 겁쟁이들뿐이야. 그러니까 지난 백 년간 너희들은 항상 업신여김을 당했지. 그러나 앞으로는... 용국에 더 이상 살아남을 사람이 있을까? 하하하!”소창지개는 비웃음을 금치 못했다. “모두 용국이 전 세계의 으뜸이라고 하긴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용국은 더 이상 그렇게 불릴 자격이 없어. 대전이 끝나게 되면 용국은 철저히 지워질 거야!”“자, 여러분. 그럼 이젠 저희의 계획대로 용국을 피로 씻어내는 겁니다. 노약자나 부녀자를 막론하고 모두 죽여도 좋습니다!”소창지개의 눈빛에서는 두 줄기의 차가운 빛이 터져 나왔고, 하늘을 찌를 듯한 살기 가득한 고성으로 외쳤다. “서천술! 너… 기어코 우리 용국 백성들이 죽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겠다는 거야? 넌 더 이상 우리 무종의 선배가 될 자격이 없어! 넌...”결국 무종 대장로들까지 화가 나 치를 떨며 말했다. “흥! 백성들? 그들이 뭐가 대단하다고 감히 내 목숨과 비교할 수 있겠어. 어찌 나의 서 씨 가문 목숨과 비교할 수 있겠냐고!”
영륜 강자의 기운이 폭발함과 동시에, 기타 세력의 강자들도 거의 동시에 서천술의 몸을 봉인시켰다. 심지어 미육의 몇몇 고수들은 잇달아 사악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십여 갈래의 공포의 기운이 한 곳으로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자, 하늘은 먹구름에 의해 완전히 가려져버렸다. 지금 이 순간, 서천술에게는 더 이상 생기가 보이지 않았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의 협동 공격을 마주한 상황에, 서천술은 몸이 열 개라도 당해 내기 어려웠다. 누구나 알다시피, 각 세력들은 용국 역외 세력에 대해 모두 꺼리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렇기에 감히 누구도 용국 역외 세력을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으려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반대로, 세속은 어떻게든 파괴하려 했다. 그들은 결코 자신들이 창조한 거짓된 문명이, 대중에게 공개되게 놔둘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그들의 종족 우월감을 밑바닥까지 추락시킬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세속을 통제하여, 역외에서 끝없는 자원을 얻어내고 더 큰 이익을 얻어내려는 것이었다. 링 아래에서 지켜보던 용인들은 모두 깊은 절망에 빠졌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매우 불리했다. 모든 대 세력이 용국을 겨냥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용국을 멸살하려는 작정까지 하고 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로 용국이 어떻게 버틸 수가 있겠는가? 또 뭘 가지고 버틸 수 있겠는가? 용국 무종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필경 천신계 강자와 비교했을 때, 천왕계 강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그 누구도 그들을 구해낼 수 없었다. “너희... 너희들 정말 파렴치하구나!”더 이상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던 종묘 장로들은 마침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축대 위 사람들을 쳐다보며 노발대발했다. “하하하! 우리가 파렴치하다고? 우린 그저 우리의 문명을 보호하려는 거야. 그리고 우린 국제 질서를 보호하고 있기도 해. 그러니 설령 용국 백성들이 전부 죽는다 하더라도 우리한테는 아무런 손실도 없어!”“도리여 너희 용국의 땅은, 우리 백성들에게 있어
서천술은 어느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유럽 강자를 바라보았다. “르네상스!”그 순간, 유럽 강자는 담담하게 몇 글자를 내뱉었다. “르네상스? 그럼 대체 왜 우리 용국을 겨냥한...”서천술은 유럽 강자의 말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링 아래에서 지켜보고 있던 허천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고는 물었다. “한 선생님, 저게 무슨 말이죠?”“자고로 피라미드가 없으면 르네상스도 없는 법이야! 서양에서 전해져 온 르네상스는 바로 용국 수천 년 동안의 문화유산을 표절한 것에 불과하니까!”“네가 직접 대조해 보면 알 수도 있겠지만, 소위 톨러 왕조는 말세 왕조까지 줄곧 우리 용국의 왕조와 동일한 편 연도를 사용하고 있었어!”“그리고 성모상 역시, 당인이 그린 선녀 송자도와 완전히 똑같아! 단지 머리에 십자가 하나가 더 생겼을 뿐이지! 이게 바로 숨겨진 가장 큰 비밀이야!”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허천은 저도 모르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멍하니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 일에 대해 한지훈의 발언권은 가장 컸다. 왜냐하면 그는 일찍이 아서왕과 알렉산더와 크게 맞붙은 전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유럽 역사상 두 사람의 나이는 적어도 수천 세가 되었지만, 그들의 실력은 도리여 그 연륜에 맞지 않았다. 그렇다면 단 하나의 가능성만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어쩌면 그들의 실제 나이는 2, 300세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 전에 한지훈은 무도 학원의 도서관에서, 유럽의 한 천문학자가 용국 사천에서 벼슬을 맡고 있는 유럽 학자에게 보낸 서신을 발견하였다. 그 안의 내용은 뜻밖이었다. 유럽인들은 7년이 지날 때마다 왜 북극성들은 다시 순위를 매겨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는 그들이 천문학적 상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천문학적 상식도 없는 민족이, 어떻게 올바른 역법이 있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역법은 새로운 하나의 문명이 흥성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이기도 하다. 그 말은 즉, 유럽의 모든 것은 용국에서 기원되었다는 것이
서천술은 자신의 삼성 지급 천신계 실력으로, 소창지개를 충분히 깔아뭉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만큼 그의 주먹에는 비할 데 없이 심오한 진법이 있었고, 얼마든지 소창지개의 자기장에서 벗어나 그를 제압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소창지개는 반격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그의 칼날은 직접 주먹을 관통해 버렸다. 그 말은 즉, 서천술 주위의 자기장이 오히려 소창지개에 의해 관통됐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제야 그는, 방금 장세풍과 조승이 왜 그렇게 비참하게 패하게 됐는지 마침내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단순히 실력의 차이였다. 이런 막강한 고수를 상대로, 두 사람은 전혀 상대할 실력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전투력이 가장 높은 서천술도 반격할 힘이 전혀 없었다. 쾅! 이내 굉음과 함께 서천술은 기괴한 칼빛에 맞게 되어, 아랫배에서는 순식간에 검붉은 선혈이 뚝뚝 떨어졌다. 반면 소창지개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제자리에 선 채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서천술을 바라보았다. “역시 용국은 다 너 같은 멍청한 놈들만 있구나! 하하.”소창지개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크게 웃기 시작했다. “너... 너...”지금 이 순간, 서천술은 자신의 심정을 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몰라 했다. “흥! 왜? 설마 아직도 모르겠어? 우리 실력의 차이는 엄청나다고!”소창지개는 차갑게 말했다. 서천술은 겨우 고개를 들어 소창지개를 바라보았고, 순간 눈빛이 흐리멍덩해지더니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이미 두 번째 레벨에까지 다다르게 됐다. 다시 말하여, 그들이 소환하는 자기장은 전혀 같은 수평선에 있지 않았고 상대는 완전히 차원을 낮추어 타격하고 있던 것이었다. “너희들... 천도맹약의 앞잡이였어!”서천술은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오직 천도맹약만이 부상의 고수를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소환한 자기장을 두 번째 레벨로까지 끌어올리게 할 수 있었다. 즉 자신의 자기장으로 우주의 자기장을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서천술이 아
100년 국운이 걸린 대사였기에, 용국은 섣불리 대응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용국 국왕이 아무리 역외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다 하더라도, 역외에 있는 용국의 종문에 대해 모를 리는 없었다. 이미 용국에는 두 명의 고수가 모두 소창지개 한 사람의 손에 패배하게 됐고, 게다가 단 한 수 만에 패했다. 이는 제삼자들이 보기에는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내 손에 죽고 싶은 사람, 또 있어?” 소창지개는 용국 축대 위에 올라가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용국에는 서천술 한 사람만 남게 되었고, 소창지개는 남은 서천술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다. 2 성 천신계가 3 성 천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는 경지를 뛰어넘는 도발로서,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역전극을 보여줄 거라는 그의 포부였다. 지금 이 순간 서천술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만약 부상인조차 이기지 못한 다면, 그는 과연 무슨 체면을 갖고 무종 후배들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겠는가? “한 선생님, 서 선배가 나서면 그의 삼성 천신계 실력으로는 얼마든지 소창을 이길 수 있겠죠?”허천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어떤 용인도 더 이상 패배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주최 측 중 하나인 허 씨 가문은 더욱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이길 승산은 1도 없어.” 그는 내심 잘 알고 있었다. 이 경기는 경계 차이가 아니라 깨달음의 차이라는 것을. 사실 그가 좌우하고 있는 것은 인왕계 강자의 전력이 아니라, 이 우주와 이 천지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당시 한지훈이 원을 깨달았을 때에도, 그가 지정 건곤을 해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바로 가장 정확한 증명이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깨닫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반쪽 천지를 좌우할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치도 못했다. 일단 천신계에 다다르면 깨달음은 경계보다도 더 중요했다. 이전에 한지훈이 정혈단을 빌리지도 않고 화산 11 로와 싸울 수 있었던 것처럼. 게다가 그중 8명을 참살하고 3명에게
이 순간, 모든 용인들의 시선은 조승에게로 쏠려있었다. 천산의 낙장생과 고천덕마저 긴장한 표정으로 TV를 주시하고 있었다. “조 선배님, 절대 안 돼요! 만약 그렇게 굴복한다면 저희 무종은 체면을 잃을 테고, 더 이상 국왕의 대위를 차지할 수도 없게 돼요!”낙장생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용국 역외 강자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약할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흥! 돌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위풍당당했는데! 이놈들이 이렇게까지 자신의 목숨을 아끼고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를 줄은 몰랐네! 나 고천덕은 분골쇄신해서라도 결코 이 부상인들한테 무릎을 꿇지는 않을 거야!”고천덕은 화가 난 나머지 이빨을 아득바득 갈았다. 한편 무신종에서는, 무적천 역시 차가운 표정으로 TV를 보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분이 난 그는 손에 든 찻잔을 깨버릴 듯한 기세로 꽈악 쥐었다. “종주님, 화를 많이 내시면...”“팍!”옆에 있던 집사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무적천으로부터 따귀 한 대 맞고 쓰러졌다. “흥! 대체 이게 뭐야! 개돼지만도 못한 놈들!”이내 무적천은 손을 뿌리치고는 직접 TV까지 산산조각내고 자리를 떠났다. 그 시각 약왕파에서는, 황 약사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장로들을 향해 말했다. “강자들이 돌아왔다고? 하하. 정말 우습네!”“우리 용국 수천 년 역사 이래, 한 번도 이렇게 자신의 목숨을 아끼고 죽음을 두려워한 강자들은 없었어!”“이제와 보니 무종이 용국의 권력을 빼앗으려는 건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는 꿈이 됐네!”“여봐라, 서천술에게 보내준 모든 선물들을 전부 회수하고, 서천술 혼외 자식은 서자풍에게 넘겨준 단약도 전부 돌려받아내!”그 말을 들은 대장로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곡주님, 이렇게까지 하는 건 좀 무리이지 않을까요? 서천술은 필경 역외 강자인 데다가 역외에서도 꽤 명망이 높습니다!”그의 말 뜻은, 서천술은 비록 패했지만 그의 세력과 영향력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
차가운 빛은 순식간에 수막을 뚫었고, 조승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기색이 드러났다. “푸!”이내 푸하는 소리와 함께 조승의 왼쪽 어깨에서는 핏발이 솟구쳤고, 핏물은 그의 팔을 따라 끊임없이 흘렀다. 자신의 진법이 소창지개에 의해 이렇게 쉽게 깨질 줄은 몰랐다. 그의 진법은 비록 화산 공간 진법만큼 심오하지는 않지만, 웬만한 공격은 전부 차단할 수 있고 결코 쉽게 뚫리지도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는 단칼에 어깨가 베이게 됐다. 만약 소창지개가 사정을 봐주지도 않았다면 그의 팔은 진작에 없어졌을 것이다. “하하!”그 모습에 소창지개는 조승을 가리키며 크게 웃어댔다. “기분이 어때? 방금 저놈은 날 위해 신발을 핥아줬는데 넌 뭘 하면 좋을까? 너도 살고 싶긴 하지?”이 순간, 소창지개만이 비웃는 것이 아니라 링 위 다른 고수들도 비웃음을 참지 못했다. 설욕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있던 용국이 맞이한 결과는 참담했다. 게다가 대결을 이어가면 갈수록 더욱 처참한 패배를 맞이했다. 자고로 역외 무예 규칙에 따라, 만약 소창지개가 조승을 놔주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나서서 도와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규칙을 어기는 격이 된다. 그러나 소창지개로부터 살길을 받으려면, 그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왜, 멀쩡히 살고 싶지 않아?”여전히 가만히 서 있으면서 무릎 꿇고 용서 빌 의사가 없어 보이는 조승의 모습에, 소창지개는 한 손으로 칼자루를 들고는 차갑게 물었다. 한편 조승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을 뻘뻘 흘렀다. 그는 자신이 굴복하지 않으면 반드시 죽게 될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소창지개가 칼을 뽑아 들기 직전, 조승은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었다. “털썩!”조승은 링 위에 무릎을 꿇고는, 두말없이 소창지개를 향해 열 번 절을 했다. 그 모습에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은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다. 밑에서 구경하던 구경꾼들까지 덩달아 웃기 시작했다. 그 시각 멀리 천자각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국왕은 저도 모
소창지개는 어느새 용국 전체 상대로 도발하고 있었다. 게다가 장세풍이 패배했음에도 그는 마치 보따리를 차버리듯이 장세풍을 링 아래로 돌려보냈다. 한참이 지나서야 장세풍은 얼굴을 붉힌 채 일어나 축대로 돌아갔다. 방금 그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는 장면은 이미 여러 매체에 의해 라이브로 중계되었다. 서천술은 그런 그를 흘깃 보고도 한동안은 아무 말도 않고, 체념한 듯 옆에 있는 조승을 향해 말했다. “조승, 다음 경기는 네가 하는 게 좋겠어!”조승은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겉옷을 벗고는 링으로 걸어갔다. “꼭 조심해. 소창지개 이 놈 만만치 않아!”서천술은 다급히 일깨워 주었다. 사실 단지 실력대로라면, 장세풍은 전혀 질 수 없고 심지어 한 방에 패할 가능성은 더더욱 없었다. 그러나 방금 그들이 목격한 장면은 매우 생생했다. 소창지개의 실력은 향상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전력이 어떻게 많이 차이가 날 수 있는 걸까? 조승은 고개를 돌려 서천술을 보고는 안심하라는 듯한 눈빛을 보냈고, 이내 몸을 훌쩍 날려 신선처럼 날아갔다. 그러나 허공에는 마치 보이지 않는 막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았고, 조승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이는 매우 심오한 진법 중 하나로, 푸른 바다의 파도라도 불리기도 한다. 마치 잔잔한 물결처럼 보이지만 놀랄 만한 위압을 지니고 있었다. 소창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고개를 젓고는, 이내 또 같은 수법인 수많은 그림자로 하늘을 가렸다. 방금 장세풍이 바로 이 수법에서 당한 것이었기에 조승은 방심할 수가 없었다. 이내 그가 급히 손을 흔들자 거대한 수막이 그와 소창지개 사이를 가로막았다! 이것은 공격과 방어를 일체화한 진법이었다. 만약 소창지개가 수막을 뚫고 조승을 공격하려면 반드시 수막에 내포된 힘을 감당해 내야 할 것이다. 이내 소창의 무수한 그림자가 그 수막을 통과하는 동시에, 한 줄기의 기운이 따라서 폭발하며 소창의 무수한 그림자들도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쾅!”소창지개의 단 한 방은, 바로 장세풍의 가슴으로 날려왔다. “열려라!” 그러자 장세풍은 급히 손바닥을 내밀며 방어에 나섰다. “쾅!”순간 은백색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장세풍은 피를 토하고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 순간, 링 아래의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서천술은, 급히 저리에서 일어나 크게 놀란 표정을 보였다. “말도 안 돼. 장세풍의 천절진은 한 번도 빗겨나간 적이 없는데 어떻게 질 수가 있는 거지?”서천술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소창지개를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날아가게 된 장세풍조차도 막막한 표정이었다. 그는 방금 분명 온 저력을 다했는데 어떻게 소창의 한 방에 의해 날아갈 수 있게 된 건지? “하하하.”“정말 웃기네. 고작 이런 놈이 나한테 양보해 준답시고 용국을 위해 설욕하겠다고? 하하하.”소창지개는 얼굴을 쳐들고 크게 웃어댔고, 이미 중상을 입고 쓰러진 장세풍을 더 이상 신경 쓰지도 않았다. 얼굴을 붉히게 된 장세풍은 이를 악물고 일어나, 소창지개를 가리키며 노호하였다. “너... 너 나대지 마!”“흥! 넌 이미 진 거야. 방금 내가 너를 죽이려고 했다면 넌 지금 살아남을 수 없었어! 설욕? 흥, 제대로 설욕을 하려면 아직도 멀었네! 그러니 꺼져. 돌아가서 기초부터 잘 닦고 다시 찾아와. 그러면 아마 또 기회가 있을지도!”소창지개는 장세풍을 상대로 모욕적으로 말했다. 장세풍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는 힘겹게 일어나 다시 손을 쓰려 하자, 소창지개는 칼자루를 휘두르며 말했다. “너 아직 단도류의 위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장세풍, 내가 너한테 살아남을 기회를 줄게. 그러니 무릎 꿇어! 아니면 죽게 될 거야!”장세풍은 그제야 떠올랐다. 소창지개가 진정으로 잘하는 것이 바로 단도류였다. 그러나 여태 소창지개는 한 번도 칼을 꺼내지 않았다. 그 생각에 장세풍은 저도 모르게 간담이 서늘해졌다. “장세풍!”한편 서천술은 장세풍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설령 죽는다 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