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염의 포효에 충격에 빠진 도청전인은 즉시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의 놀라움을 진정시킨 후, 한지훈을 무심코 바라보며 말했다.“한지훈, 네놈의 실력이 훌륭한 건 인정한다! 내 검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용국 전체에서 손에 꼽을 정도이니 말이야!”“하지만 네놈이 운이 좋은 것도 여기까지다!”도청전인은 말을 하면서 다시 손에 든 검을 들어 올렸다.그 순간, 그를 둘러싼 수 킬로미터 반경의 공기가 텅 빈 것 같았고, 한지훈 앞의 허공마저도 잔잔한 물결이 이는 것 같았다. 동시에 허공 속에서 무수한 기운이 순식간에 한곳에 모여들었고, 도청전인 뒤에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검영이 나타났다! 검영의 검신은 수십 장 높이로 하늘과 땅을 이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하늘에는 끊임없이 천둥 구름이 모여들었고,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검영을 바라보더니 간신히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검을 응축해 그림자를 만들다니, 역시 사성 천급 천왕계만이 가질 수 있는 실력이군! 역시 훌륭하오!”사실 이 검영은 방금 전 그 검망과는 완전히 달랐고, 살인적인 기운이 천지를 뒤덮었다!그 검은 천검처럼 허공에 높이 매달려 있었고, 마치 모든 것을 모조리 베어버릴 것만 같았다! “한지훈, 이 검의 위력을 아는가? 그대는 내 칼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겨야 한다네!”도청전인은 말을 하는 사이에, 손에서 검이 떨어졌다. 그 검영은 마치 천검처럼 하늘에서 떨어졌고, 산비탈에 자리 잡고 있던 커다란 나무 몇 그루도 동시에 잘려 나갔다! 엄청난 압박이 순식간에 한지훈을 향해 밀려왔다. “좋다. 피할 수 없으니 끝까지 겨뤄보자!”한지훈은 도청전인의 모습을 본떠 손을 흔들며 오릉군 가시를 들었다. “휙!”허공에 떠 있는 무수한 오릉군 가시가 동시에 나타났고, 도청전인은 이를 보자 넋을 잃고 말았다! 이게 뭐지?!이것은 자신의 성명 절기가 아닌가?! 한지훈이 한 번만 보고도 따라 할 수 있다고??!도청전인은 그 순간 한지훈의 천부적인 재능을 시
만약 이 검을 피하지 못하면, 한지훈은 순식간에 두 동강이 날 것이다! 한지훈은 서둘러 정신을 차려 오릉군 가시를 조종했고, 거대한 검이 휘두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도청전인은 연신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한지훈의 이해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결국 너무 어렸기에 이 검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것이다. 설령 무적천이라고 할지라도, 이 검은 절대 받아낼 수 없다! “하하, 이번에 한지훈은 반드시 죽게 되겠군! 사부님의 이 검이 한때 무적천을 달아나게 했지 않았는가! 무신종의 종주조차도 피한 살수를 저놈이 무슨 수로 받아내겠어?!”도청전인의 제자 중 한 명이 비웃으며 말했다. 그의 눈에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한지훈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 “흥, 혼자 힘으로 감히 우리 무종에게 대항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난 거지! 어찌 무종 중에 유능한 사람이 많다는 걸 모르는 건가?!”또 다른 도청전인의 제자도 비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한지훈이 운이 좋아 죽지 않는다고 해도,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는가? 이 검에 의해 중상을 입은 후, 그들 중 아무나 중상을 입은 한지훈을 쉽게 죽일 수 있을 것이며, 오늘 한지훈이 이곳을 살아서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무술의 규칙과 규율은 모두 약자를 위한 것인데, 천검종의 사람들이 이를 따를 필요가 있겠는가? 물론 대답은 '아니오'였다! 강자는 어떤 규칙도 무시하고 약자를 마음대로 갖고 놀 수 있는 법! 이것이 무종의 규칙과 법칙이다! 도청전인의 몇몇 제자들이 의론이 분분할 때, 한지훈은 이미 자신의 손에 있는 오릉군 가시를 들고 도청전인의 검을 마주했다! 그 작은 은빛이 거대한 검과 부딪치면서, 마치 산이 무너지고 산이 갈라지는 듯해 이산읍 주민들조차 땅이 진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지진이 난 줄 알고 한밤중에 놀라 집에서 뛰쳐나왔다. 산채 주위의 숲이 하나둘씩 뿌리째 뽑힌 것을 볼 수 있었고, 숲속의 짐승들은 흩어져 달아났다. 금방이라도
도청전인은 다시 심하게 기침을 했고, 입가에서 몇 방울의 피가 흐르며 놀란 기색이 역력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은 방금 전 순식간에 반보 삼성지급 천왕계에서 하나의 경지를 단숨에 돌파한 것이다! 이 순간 한지훈은 이미 반보 사성천급 천왕계 경지에 도달했다! 두 사람은 반 경지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도청전인의 비장의 카드는 이미 밝혀졌고, 한지훈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극비의 기술이 남아 있었다! 즉, 그의 적용 장총이 아직 사용되지 않았고, 이는 확실히 필살의 마지막 수단이었다!이 순간 한지훈은 천왕계에서 모든 경지가 하나의 하늘을 바라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방금 전 그가 도청전인의 절학 과정을 깨달았을 때, 마찬가지로 이 세상의 또 다른 힘, 바로 삶과 죽음을 깨달은 것이다. 생사는 서로 의존하고 있고, 천도의 순환도 이 세상의 무형의 힘 중 하나이다! 방금 전 도청전인의 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한지훈이 삶을 포기했기 때문이고, 죽음의 반대편에는 생명이 있기 마련이다!따라서 그의 실력이 동시에 도약을 이루어 냈고, 오릉군 가시가 거대한 검을 찌르는 순간 한지훈은 죽음을 면할 뿐만 아니라 이 전투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이 순간, 도청전인의 정신력은 거의 무너졌고, 그의 제자들도 모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들이 우러러봐야 할, 도청전인과 맞먹는 고수라는 것이다!이 전투에서 천검종은 무종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었다, 3대 종문 장교 중 한 명이 20대 젊은이와 싸워서 비긴 것이 아닌가! 게다가 교전 과정에서 한지훈이 경지를 돌파할 수 있게 했으니, 얼마나 치욕스러운 일인가! “만일…만일 사부님께서 패배하게 되면 우리 또한… 위험에 처하게 되지 않은가!”“아니, 헛소리하지 마시오! 사부님께서는 이름을 날린 이후로 한 번도 패배한 적은 없소!”“흥, 다들 지켜보기나 하시오. 오늘 한지훈은 반드시 죽게 될 테니!”도청전인의 제자 몇 명의 의론이 분분했다. 비록 한지훈과 도청전인이 모두 피
“엄마, 나 너무 무서워. 나 이대로 죽는 거 아니지? 아빠... 아빠 보고 싶어. 나 진짜 아빠 있는 거 맞지? 나 이렇게 아프면... 아빠가 나 보러 와줄 거지? 흑흑...”눈물범벅인 얼굴의 강우연이 온통 피로 물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부여잡았다.“그럼. 아빠 분명 오실 거야. 그러니까 우리 고운이 조금만 더 힘내자, 응?”아이를 겨우 달랜 강우연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5년 동안 단 한 번도 걸지 않았던 그 번호를 눌렀다.“한지훈, 나... 강우연이야. 고운이가... 고운이가... 우리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우리 고운이... 정말 잘못 되면 어떡하지? 지훈아, 제발... 제발 우리 고운이 보러 와주면 안 돼? 네가 너무 보고 싶대. 내가 이렇게 빌 테니까 제발 돌아와줘. 너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건데.... 흑흑흑...”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털썩 주저앉은 강우연의 가냘픈 등이 슬픔으로 파르르 떨렸다.한편, 수화기 저편. 봉장대(封將台) 위에 서 있던 한지훈의 손이 살짝 떨렸다.눈앞에 모인 십만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 흐릿해졌다.오늘은 10년에 한 번씩 거행되는 용국(龍國)의 봉장대전, 단 30만 명의 파용군을 이끌고 8국 연합 100만 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지훈을 5대 구역 중 하나인 북양구 장군으로 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야 할 순간이지만 5년 만에 걸려온 전화를 듣는 순간, 한지훈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다급하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들리는 건 차가운 연결음뿐...‘안 돼...’그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바로 앞둔 그 시각, 한지훈은 수많은 대신들과 장군들이 지켜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태산을 달리고 또 달렸다.그 모습에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봉장대전, 가문의 명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광스럽고 빛나는 자리, 그 자리를 제쳐두고 어딜 가는 걸까? 그것도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쿠궁!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내달린 한지훈이 산발치에 세워둔
한편, K대 대학병원.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갑자기 병실에 들이닥치더니 한고운에게 응급처치를 취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전부 내쫓아버렸다.다급한 마음에 강우연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당신들 뭐야! 저 사람들을 왜 내쫓아! 이러다 내 딸 진짜 죽는다고!”또각또각.저승사자의 목소리 같은 남자의 구두굽 소리가 찰나의 정적을 꿰뚫었다.곧이어 보디가드들이 홍해 갈라지 듯 양쪽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로 흰 정장을 입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분명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입가에 걸린 서늘한 미소가 수상한 남자였다.“강우연, 어떻게? 내가 말한 조건은 좀 생각해 봤어? 이번 사고는 그냥 경고일 뿐이야. 내 말대로 그냥 나랑 몇 번만 만나. 네 딸 지금 바로 구해 줄 거니까.”남자의 말을 듣던 강우연이 고개를 홱 돌렸다.혐오와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던 강우연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았다.“김태우! 우리 고운이 사고, 네가 낸 거야? 왜! 왜 그랬어 왜! 차라리 나한테 그러지. 왜 애꿎은 애한테 그러냐고! 우리 고운이 이제 겨우 네 살이란 말이야...”가슴 터져라 소리치던 강우연이 결국 오열하며 작은 주먹으로 남자의 가슴을 내리쳤다.“이게 어디에 손을 대!”짝!거침없이 강우연의 뺨을 날린 김태우가 그녀의 가는 팔목을 꽉 부여잡았다.“강우연, 왜 이래?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내가 그 동안 들인 돈이 얼만데. 튕기는 것도 정도껏이어야지. 딸이 있어서 나한테 관심을 안 주는 건가 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내가 사고 냈어. 커다란 트럭이 저 조그만 애랑 부딪히는데... 어우, 내가 시킨 거지만 좀 잔인하긴 하더라.”“으아아악! 김태우, 이 악마만도 못한 자식! 이 사이코패스, 변태 자식아! 내가 너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강우연은 있는 힘을 다해 악을 쓰며 김태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의 거센 따귀뿐이었다.그리고 강우연의 머리채를 꽉 부여잡은 김태우가 눈물로 범벅진 얼굴을 흥미롭다는
같은 시각, S시 공항은 완벽하게 봉쇄된 상태, 세계를 놀라게 만든 3대 신의가 동시에 도착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이에 S시 시장 소지성과 재계 1위 이안그룹 대표 이한승을 비롯한 각계 유명 인사들이 공항 VIP 휴게실에 모였다.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하여 신의 손, 화타의 환생이라고도 불리는 3대 신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정치인들, 재벌그룹 회장들은 줄을 섰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의 진료비용에 몇 년 뒤로 밀려있는 웨이팅 때문에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든 인물!그런 그들이 S시를 방문했다니 어떻게든 연이 닿지 않을까 싶어 모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가장 앞에 선 소지성과 이한승이 감격에 찬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손강수 신의님, 하시윤 신의님, 이나희 신의님. 저희 S시를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하지만 소지성의 인사 따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세 사람은 초조한 얼굴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우우웅!그리고 그 순간, 군용 지프차 세 대가 총알처럼 달려오더니 군복 차림의 용육, 용칠, 용팔이 각기 차에서 내렸다.시장이니 재계 1위 그룹 회장이니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모습에 덩그러니 남겨진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시장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신의님들이 이렇게 떠나시다뇨. 방금 전 그 군인들은 뭡니까?”시의원 송호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소지성 시장 역시 잔뜩 굳은 표정이다.군 장교 출신인 그는 방금 전 세 군인의 차림새를 다시 되새겨 보았다.‘북양구 파용군 소속이 왜 여기에.’“어서 사람들을 보내 저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세요. 단, 저들이 하는 짓을 막아선 안 됩니다. 그저 상황 보고만 하시면 되는 거예요.”소지성이 송호문에게 말했다.고개를 끄덕인 송호문이 부랴부랴 자리를 뜨려는 소지성에게 물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딜 이렇게 급하게 가시는 거예요?”“장군님한테 가봐야겠습니다.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아요.”이 말을 마지막으로 소지성은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한편, 파용군 비밀 임무 수행
“사령관님, 이제 저흰 어떡하죠? 파용군이 S시에 나타나면 상황이 복잡해질지도 모릅니다. 기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요.”홍진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한편, 무슨 생각을 하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을 침묵하던 서효양이 말했다.“어서 원로님들에게 이 사실을 아려. 그리고 참모장 자네는 직접 S시로 가봐. 최대한 빨리!”스크린을 통해 파용군의 위치를 다시 확인한 서효양이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S시 시장 연결해. 앞으로 30분마다 S시의 상황을 보고한다. 한민학 군단장더러 직접 움직이라고 해. 이번 일 제대로 못해내면 다들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퍽!분노에 찬 서효양의 펀치와 함께 의자가 산산조각 났다.한편,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S시는 거센 폭풍을 앞둔 바다처럼 기이한 고요함을 풍기고 있다.S시 교외의 한 별장.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기댄 한지훈의 얼굴이 보인다.극도의 흥분과 분노로 인해 과거 전투에서 입은 내상이 다시 도져 피까지 토하며 쓰러진 한지훈이었지만 3대 신의인 손강수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사령관님, 더 이렇게 흥분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아니라 정말 화타님께서 환생하신다 해도 사령관님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이미 환갑을 넘긴 손강수가 금색 침을 집어넣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고맙습니다.”아직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손강수의 말에도 한지훈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제 딸... 우리 고운이는 어떻습니까?”“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른 두 분께서 치료를 하고 계시니 아가씨께서도 무사히 깨어나실 겁니다.”손강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한지훈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일어섰다.터벅터벅.한고운이 누워있는 방 앞에 도착한 한지훈은 혹시나 아이가 깨어날까 훨씬 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곱게 잠든 한고운을 보니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었다.“우리 고운이 괜찮은 거
송호문의 분노에 조명한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병원에서 신고를 받고 밤새 CCTV까지 뒤져가며 용의자들 위치를 파악했다.사망자가 워낙 많은 큰 사건이다 보니 이번 일만 깔끔하게 해결하면 특진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그런데... 칭찬은커녕 불호령이라니.‘게다가 왜... 오히려 저 남자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눈치지?’“청장님, 저희 용의자 체포하러 온 겁니다. 전체 철수라뇨. 그게 지금 말이됩니까? 저 자식들 7명이나 죽인 흉악범들입니다!”송호문의 말에 반박하며 조명한은 한지훈 일행을 힐끗 바라보았다.‘방금 전, 내가 느꼈던 건 분명히 살기였어. 청장님이 중간에 끼어들지 않으셨다면 정말 총격전이 벌어졌을지도 몰라!’“조명한, 너 미쳤어? 네가 뭔데 나대! 너만 경찰이야? 너만 경찰이냐고! 좋게 말할 때 당장 철수해, 알겠어?”송호문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시장님 특별 지시란 말이다, 이 자식아! 너나, 나나 자리 보전하고 싶으면 제발 내가 시키는대로 하라고!’비록 송호문 본인도 한지훈의 진짜 정체는 물론, S시까지 온 이유를 알지 못했으나 소지성 시장을 그렇게까지 벌벌 떨게 만들 사람이라면 결코 그가 상대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죄송합니다.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나 보군요. 정의감에 심취한 경찰이 일으킨 해프닝 정도로 생각해 주십시오.”송호문은 최대한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려 애를 썼지만 한지훈의 차가운 얼굴에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다리마저 후들후들 떨려오기 시작했다.정말 강제 진압이 진행되기 전에 달려왔으니 망정이지 단 몇 초라도 늦었더라면 조명한을 비롯한 경찰특공대 팀 전체가 전멸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며 두려움은 점점 더 몸집을 키워나갔다.이때 한지훈 대신 용일이 앞으로 한발 나서며 비아냥거렸다.“하, 일개 경찰특공대가 이런 짓을 벌여요? 정말 미치신 겁니까?”분명 존댓말이지만 단어 하나하나 사이에 박혀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