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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9화

낙로의 심보에 대해서, 국왕은 훤히 꿰뚫고 있었다.

사실 낙로가 이렇게까지 발광하도록 내버려둔 것 또한 단지 그의 배후에 있는 사람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낙로가 자신이 예상한 선까지 넘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용각 3대 각로 중 한 명이었던 오양무는 그동안 전임 국왕을 섬겼을 뿐만 아니라, 더우기는 현임 국왕도 가장 의지하는 각로 중 한 명이었다.

그만큼 감히 그 누구도 오양 각로를 멋대로 죽일 자격은 없었다.

이것은 엄연히 국왕의 금기를 건드리는 게 될 테니까.

“아... 이번 사건은... 마유군이 직접 처리한 겁니다.”

낙로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마유군은 바로 위수 군의 총사령관이었다.

“뭐라고? 마유군 그놈 건방지네. 지금 어디에 있어?”

국왕은 전혀 당황한 내색하지 않고 애써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등 뒤로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폐하, 마유군은 지금 한창 참수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시간쯤이면 되돌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낙로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라고? 누구를 참수하러 가는 건데!”

이때 신한국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물었다.

그러자 낙로는 옷매무새를 단정히 정리하며 말했다.

“당연히 오양 가문이지! 용국의 율법에 따르면 그가 범한 죄는 나라를 짓밟는 중죄야. 그러므로 그뿐만 아니라 온 가문 사람들도 응당 벌을 받아야 돼!”

“닥쳐!”

잔뜩 화가 난 강만용은 막말을 퍼부으며 낙로를 삿대질하였다.

“아무리 한 나라의 국로가 중죄를 지어 형을 받는다 하더라도 무조건 국왕의 비준을 거쳐야 돼. 하지만 너희들은 국왕의 회답도 기다리지 않고 고문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는 감히 국로의 집까지 망가뜨려?”

“어라? 그런 규정이 있었어? 미안하지만 난... 사실 용국 율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낙로는 그저 헤헤 웃으며 말할 뿐이었다.

“푸!”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기분이 든 강만용은 그 자리에서 화를 내며 피까지 토해냈다.

그러자 한지훈은 급히 앞으로 나아가 강만용을 부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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