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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7화

Author: 봄가을
국왕의 말에 감명받아 이미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강만용은 직접 나서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공손히 말했다.

“용각,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곧이어 신한국 등 여러 사람들도 90도로 허리를 굽혀 충성심을 보였다.

그들 모두 국왕의 이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는 당시 한씨 집안의 참사가 평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였고, 이젠 한용이 용국의 조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용국의 정세도 크게 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국왕은 스스로 이 사건을 뒤집어버린 것에 따른 모든 후과를 부담해야 하기도 한다.

한편 국왕은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석양을 느끼고 있었다.

역대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도 마지막 순간에 느끼게 되는 아쉬움이 많았다.

자신이 이루고 싶었던 대업들을 다 이루지 못해 낸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사실 국왕은 내심 포부가 매우 컸다.

“그래도 난, 국왕으로서 집권해 온 30년 동안 용국에 전혀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았어! 용국 백성들한테도 매우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어! 하지만 유일하게 아쉬운 건 내가 집권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을 정복하지 못한 거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 텐데...”

곧이어 국왕은 벌떡 일어선 채 노호하더니 얼마 안 되어 털썩하고 쓰러졌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폐하!”

눈치도 빠르고 행동도 빨랐던 강만용은 가장 먼저 달려가 몸을 휘청이는 국왕을 부축했다.

그러자 국왕은 강만용의 팔을 잡고는 겨우 몸을 지탱하여 다시 똑바로 서게 되었다.

“폐하, 이젠 그만 돌아가시죠...”

강만용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그러나 국왕은 고개를 저으며, 입가에는 미소가 띠여있었다.

“아직은 안돼... 구석 곳곳에서 우릴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아. 지금 당장 물러서기에는 무리야. 한지훈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곧이어 전부의 대장군이 서둘러 앞으로 나가 말했다.

“폐하, 한지훈은 이미 내성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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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1908화

    한지훈은 여태 이렇게 천 명이나 되는 수많은 중갑 병사들을 마주친 적이 없었다. 생각보다 난감한 상황에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몸에서 매서운 한기를 뿜어내며 곧바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뒤를 따라 용운도 나서려 하자 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여기는 천자각으로 직통할 수 있는 등용도야. 엄연히 말하면 너희들은 용국에서 벼슬도 직책도 없기 때문에 이곳에 쉽게 발을 들여놓지는 못해. 가만히 여기서 나를 기다리고만 있어.”하지만 압도적인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의 모습에, 용운은 더욱 긴장하여 소리쳤다. “용왕, 그래도...”그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한지훈은 몸을 돌려 등용도의 천 명의 흑철 현갑 중갑 병사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들 사이의 간격은 약 50미터도 안 됐다. 그리하여 주위의 분위기는 매우 긴장되고 무거웠다. 심지어 숨소리마저 잘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용운과 모든 신룡전 강자들은 그저 눈앞의 한지훈의 뒷모습을 응시하기만 했다. “용존, 저희 그냥 이렇게 지켜보기만 하는 거예요? 만약 용왕이 실수라도 해도 다치기라도 한다면......”“그러니까요. 이 중갑 병사들, 얼핏 봐도 보통 놈들은 아니에요!”“용존!”용운은 무거운 안색을 한 채, 나지막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소리쳤다. “모두 용왕님 명령대로 제자리에서 대기하고 있어!”한편 등용도 안으로 들어선 한지훈은, 단호한 눈빛으로 뒷짐을 진 채 한기를 뿜어내며, 그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병사들은 하나같이 철갑처럼 중무장하고 있었다. 이들의 모습은 전에 지하 창고에서 마주한 호용 기병단과도 매우 흡사했다. 유일한 차이점이라고는 바로 가슴에 달린 마크가 다르다는 것이다. 중갑 병사들은 가슴에 청교를 달고 있었다. 용국에서 청교를 마크로 달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바로 저군이었다. 순식간에 눈앞의 이 천 명의 중갑 병사 배후의 세력을 알게 된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천자각 안에서 반드시 큰일이 곧 발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

  • 용왕사위   제1909화

    한지훈은 이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알기로는 저군은 아직 사령관 직위에 오르지도 않은 신하일 뿐인데, 감히 이렇게 내가 천자각에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그럼 이렇게 된 이상, 난 저군이 왕위를 강탈하려는 반역의 의도가 있는 거라고 받아들여도 되지?”그가 뱉은 말은 매우 단도직입적이었다. 그러자 겁에 질린 중갑 장군의 눈빛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애써 당황하지 않은 척하며 소리쳤다. “말했다시피, 저는 저군의 명령만 따를 뿐입니다. 저군이 저희 부대를 여기에 파견한 이상 저희는 그 누구도 침입하지 못하게 할 겁니다! 설령 상대가 북양 왕 당신이라도, 단호하게 막을 겁니다!”“그럼 이왕 이렇게 된 상황에, 아예 모조리 죽여버려야겠다!” 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곧이어 그의 손에 들린 오릉군 가시는 눈부신 빛을 뿜어냈다. 그 모습에 눈빛이 흔들린 장교는, 곧바로 허리춤에서 패검을 뽑아 들어 하늘 높이 들고는 그 빛을 뽑아내며 노호하였다. “다들 총을 들고 적을 맞이하거라! 모조리 죽여도 좋아!”쿵! 그 순간,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이 장총을 들고는 전투 자세를 취했다. “달려들어!”검을 든 장교의 노호와 함께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이 거센 물줄기처럼 한지훈에게로 돌진하였다. 이 모습을 본 한지훈의 미간에는 살의가 가득했다. 그는 자신을 향해 돌격해 오는 중갑 병사들을 주시하며, 손에는 오릉군 가시를 꽉 쥐고 있었다. 곧이어 한지훈의 몸에 있는 살의는 마치 용암처럼 미친 듯이 폭발해 버렸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두 발을 세게 내디뎌, 등용도의 지면을 박살 내버렸다. 그러고는 마치 한줄기의 번개처럼 눈부신 빛을 뿜어내는 오릉군 가시를 들고는, 순식간에 중갑 병사들을 찔러대기 시작했다. 땡그랑! 금철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의 손에서 폭발적인 기운을 뿜어내는 오릉군 가시는 10여 미터의 거리를 날아한 중갑 병사의 갑옷을 가볍게 꿰뚫고는 그의 가슴과 배까지 관통했다. 심지어 그의 뒤를 따르고 있

  • 용왕사위   제1910화

    장교의 명령에, 그제야 중갑 병사들은 정신을 차리고는 노호하며 순식간에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한지훈의 눈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한기와 살기로 가득했다. “천박한 놈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어떻게든 저군의 한쪽 팔을 베어버려야겠어!”곧이어 한지훈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발을 내디디자 지면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그의 몸에서는 다시금 2성 현급 천왕의 기세가 갑자기 폭발해 버렸다. 가장 앞에 선 채 그에게 달려들던 10여 명의 중갑 병사들은, 어마무시한 그의 기세에 압도 당해 입에서는 피를 토해내며 일제히 땅에 쓰러져 버렸다. 곧바로 한지훈은 더더욱 기세를 폭발시켜, 마치 번개처럼 신속하게 앞으로 돌격해 갔다. 이내 그의 앞으로 달려오던 수십 명의 중갑 병사들은, 순식간에 몸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아예 산산조각 나 버렸다. “죽여! 당장 죽이라고!” 점점 분노가 끓어올랐던 장교는 더욱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 마리의 용처럼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을 휩쓰는 한지훈의 모습에, 장교의 이마에도 어느새 식은땀이 스며들었다. ‘이건 너무 무섭잖아. 북양 왕이 이런 존재였어?’ 우르릉! 어느새 등용도 전체에는 놀랍게도 벌써 4500구의 시체가 쓰러져있었다. 셀 수 없이 널린 수많은 시체에, 등룡도 지면에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심지어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도 가득했다. 쓱. 이때, 갑자기 먼 곳에서 한 줄기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손에 장검을 든 웬 장군이 그들의 앞에 서 있었다. “너!”그 장군은 곧바로 전방을 향해 장검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 이내 손을 들어 올려 직접 두 손가락으로 장검을 부러뜨렸다. 곧바로 그는 장군의 목덜미를 잡고는 그를 땅에서 들어 올렸다. “내 말 잘 들어. 넌 반역자로서 용국 전구 사령관을 습격하고 죽이려고 했어. 용국의법에 따라 난 오늘 반드시 널 죽이고 말 거야!” 철컥! 장군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지훈은 직접 그의 목을 힘껏 비틀었다. 그리

  • 용왕사위   제1911화

    곧이어 저군은 손을 뿌리치고는 바로 천자각의 광장으로 향했다. 한편 광장 중앙에 우뚝 솟은 기념비 앞에서는, 문무백관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국왕은 강만용의 부축을 받은 채 어느새 나무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이때 한쪽 편에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던 저군은, 수많은 백관들의 곁을 유유히 지나가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힐끗 훑어보기만 했다. 그러고는 다시 충성심 어린 눈빛으로 국왕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입을 꾹 다문 채 조용히 있던 백관들은 그제야 살짝 고개를 들어 저군을 바라보았다. “저군?”“저군이 여긴 어쩐 일로 온 거야? 아직은 너무 이른 것 같은데...”“쉿! 목소리 좀 낮춰! 이제 폐하가 집권하게 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아마도 앞으로의 용국은 저군이 통제하게 될 거야. 네가 이렇게 다 들리게 떠들다가 나중에 벌이라도 받으면 어떡하려고?”백관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하였고, 그저 조금씩 머리를 들어 곁눈질로 저군과 국왕을 바라볼 뿐이었다. 어느새 국왕 주위에는 용각의 각로 네 명과 전부의 대장군이 서 있었다. 그들은 저군이 저벅저벅 걸어오는 모습에 모두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때 신한국이 먼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저군, 네가 여긴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 여기는 네가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당장 저룡대로 돌아가!”사실 용국에는 특별한 금지령이 있었다. 국왕의 허락 없이는, 저군은 천자각에 발을 내디딜 수가 없다. 저군이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건 단 두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국왕이 직접 왕위를 물려주거나, 혹은 국왕이 의도치 않게 사망하여 저군이 왕위를 자연스레 물려받게 되는 경우였다. 그런데 국왕이 부르기도 전에, 저군이 감히 버젓이 천자각에 발을 들여놓는 건 엄연히 이 금지령을 어기게 된 것이다. 국왕도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리고는,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저군을 주시하고 있었다. 곧이어 저군은 공손히 몸을 굽혀 말했다. “폐하, 진로, 강로, 그리고 대

  • 용왕사위   제1912화

    한지훈의 차가운 말소리가 떨어지자, 사방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맞은편에 서있던 일곱 줄기의 그림자는, 다섯 남자와 두 여자로 구성되어 있었고 체격은 제각각이었다. 그중 가장 중간에 서있던 사람은 대략 50~60세의 노인으로 추정되었다. 백발의 노인은 흰색 태극복을 입은 채 허리에는 한검을 차고 있었다. 얼핏 봐도 그 한검에서는 어마무시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제야 상황이 파악된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 일곱 사람들 모두가 천왕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일곱 명 중에서도 가장 대단해 보이는 상대는 바로 그 노인이었다. 최소 2성 현급 천왕 그 이상이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만 봐도 이미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높았다. 한지훈은 예상치 못한 상대에 눈빛이 흔들렸다. 눈앞의 이 일곱 사람은, 해외 전장에서 마주친 천왕 강자들보다 훨씬 상대하기 어려워 보였다. 심지어 그중에는 삼성 지급 천왕도 한 명 있었으니까. 일반적인 천왕 강자라면 진작에 도망쳤을 것이다. 그러나 한지훈은 절대 두려워하지 않고 단호한 표정으로 맞은편에 서있는 7명을 주시하면서 발걸음을 내디디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바로 그때, 가운데에 서있던 노인이 갑자기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냈다. 곧이어 한 줄기의 검의 기운이 폭발하더니 순식간에 쓱 한지훈의 발아래 지면에 매우 무서운 검흔을 남겼다. 한지훈은 이내 발걸음을 멈추고는 고개를 숙여 지면에 그을린 검흔을 바라보았다. 이 검의 기운은, 역시나 최소 2성 현급 천왕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이었다. 바로 그때, 노인이 차갑게 먼저 입을 열었다. “북양 왕, 나는 명령대로 어떻게든 이곳을 지킬 거니까 넌 절대 그 선을 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일단 선을 넘게 되면 난 반드시 널 죽일 거거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얼굴색이 약간 변하기 시작하더니, 그의 입가에는 옅은 웃음기가 드러났다. 곧이어 한지훈은 노인의 말을 무시하고는 직접 검흔을 밟아 선을 넘어섰다. “난 지

  • 용왕사위   제1913화

    전투가 계속될수록 더더욱 강한 검의 기운이 그들을 에워싸고 있었다. 한지훈 혼자의 힘으로는 칠존 천왕을 대항하기에는 확실히 어려움이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오릉군 가시는 끊임없이 빛을 뿜어내며 상대의 기운을 막아냈다. 그렇게 금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 “죽여!”바로 그때, 칠존 중 몸집이 가장 우람한 까만 피부색의 한 사내가 손에는 톱니가 달린 중검을 든 채, 갑자기 뛰어들어 검의 기운을 뿜어내며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 그 기운은 대지를 뒤흔들 정도였다. 이내 그가 힘껏 칼을 올려들자, 한지훈은 눈썹을 치켜들고는 자신의 주먹을 올렸다. 뜻밖에도 그는 아무런 무기도 없이 단지 주먹으로 그 검을 막으려고 한 것이었다. “죽어버려!”그러자 사내는 노발대발하며, 검의 기운을 더욱 강하게 폭발시켰다. 여태 아무도 감히 그의 중검을 단지 주먹으로 막은 적이 없었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게 될 뿐이니까. 곧이어 우르릉거리는 굉음과 함께, 중검이 기운을 뿜어내자 광장 전체는 그 공포의 기운으로 휩싸이게 되었다. 순간 모래 바람이 일기 시작하더니, 연기와 먼지가 자욱하게 깔리게 되었다. 곧이어 지면에도 좁고 긴 균열이 생기게 되었다. 그 균열은 무려 반팔 너비에, 길이는 십여 미터 정도였다. 검을 든 사내는 여전히 전투태세를 하고 있었다. 연기와 먼지가 흩어지고 나서야 시야가 밝아지기 시작했고, 한지훈은 여전히 제자리에 우뚝 서 있기만 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방금 주먹으로 그 강한 검을 막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주먹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너!”뜻밖에도 멀쩡하기 그지없는 한지훈의 모습에, 사내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그의 눈빛이 흔들리는 틈을 타, 곧이어 한지훈은 몸을 숙이고는 쾅하는 소리와 함께 주먹을 내뻗어 사내의 가슴을 강하게 내리쳤다. 하지만 사내는 역시 천왕 강자답게, 재빠른 순발력으로 자신의 가슴 앞에 검을 놓았다. 그렇게 한지훈의 주먹 한 방은 강하게 검을 내리치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

  • 용왕사위   제1914화

    검을 들고 달려드는 노인의 모습에도, 한지훈은 물러나기는커녕 오히려 반갑게 맞이하였다. 물러서지도 않는 당당한 한지훈의 모습에 노인은 짙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공포스러운 2성 현급 천왕의 기세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천박한 놈! 감히 맨몸으로 나의 칼을 막으려고 해?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노인은 노발대발하며 이내 손에 들고 있던 긴 검의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 어마무시한 기온은 순식간에 공기를 차갑게 만들었다. 특히나 한지훈은 그 얼음장같이 차가운 공기가 더더욱 와닿았다. 그렇게 검은 거친 한기를 뿜어내며 상대를 몸서리치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지훈도 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손에 들린 오릉군 가시를 폭발해 내며, 땡 하는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그 검과 충돌하여 찬란한 은백색의 불꽃을 터뜨렸다. 두 기운이 부딪히게 되자 곧이어 공포의 위압이 마치 핵폭탄처럼 사방으로 강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광장 전체는 순식간에 기운으로 휩싸이게 되었다. 바닥, 사방의 벽들 그리고 돌기둥에는 온통 공포의 검흔 뿐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있던 한지훈과 노인은, 몇 번의 정면충돌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바로 이때 쾅하는 굉음과 함께, 두 사람의 몸은 멀리 날아가버렸다. 노인은 알 수 없는 기운에 몸이 몇 걸음 뒤로 밀려나고 나서야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다. 한지훈도 마찬가지로 뒤로 10여 미터 미끄러지고 나서야 천천히 몸을 곧게 폈다. 곧이어 그는 차갑고 무거운 눈빛으로 먼 곳에 서있던 노인을 조용히 주시하고 있었다. 사실 노인의 실력은 확실히 강하긴 했다. 이미 2성 현급 천왕의 실력은 많이 넘어섰고, 곧 삼성 지급 천왕의 경지에 오를 정도였다. 한지훈과 마찬가지로, 검을 든 노인도 놀란 기색이었다. 그는 한지훈이 이렇게 강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검의 기운을 이렇게까지 굳건히 버텨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만약 일반 천왕의 강자라면 단 한 번도 버티기 힘들 정도의 기운이었다. 노인은 내심 한지훈

  • 용왕사위   제1915화

    그런데 바로 그때, 조금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한지훈은 용감하게 앞으로 돌격했다. 한지훈은 어떻게든 이 전투를 자신의 승리로 끝내고 싶었다. 심지어 계급을 뛰어넘는 전투는, 자신이 능력을 키울 수도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남은 6명의 검종 장교가 차가운 눈빛을 한 채 전투태세를 하고 있는 와중에, 한지훈은 그들을 개의치 않고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훗. 감히 우릴 상대로 덤벼들다니. 정말 주제도 모르는 놈이네.”한지훈의 주먹 한 방에 무너진, 중검을 든 노인은 어이없다는 듯이 비웃고 있었다. “저 검은 우리도 감당해 내지 못하는 기운을 갖고 있는데, 저 자식이 그걸 어떻게 이겨낼 수가 있겠어?”“더 이상 의심할 것도 없이 이 전투는 분명히 우리가 이기게 될 거야! 안타깝게도 용국에는 더 이상 북양 왕의 존재가 사라지게 되겠네!”여섯 명의 강자들은 서로 마주 보며 한지훈을 비웃기 시작했다. 한편 먼 고층 건물 위에서는, 이 모든 장면을 보고 있던 용 선생은 담담하게 웃었다. “종주님, 보아하니 이번 내기는 종주님이 진 것 같습니다.”용 선생 또한 그 검의 위세가 얼마나 강력한지 잘 알고 있었다. 설령 자신이라 할지라도 저 검의 기운을 무사히 받아낼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 그런데 고작 한지훈이 그 검을 상대하려 한다니... 심지어 그는 2성 현급 천왕에 오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막내 강자였다. 대체 무슨 용기로 삼성 지급 천왕 강자의 검에 감히 대항하려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손을 지고 서있던 무적천의 눈빛은 여전히 반짝였고 입가에는 옅은 웃음기가 드러났다. “아직 승부가 나지도 않았는데 너무 이른 확신은 하지 마.” 그러자 용 선생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다시금 한지훈과 검을 든 노인을 쳐다보았다. 바로 그 순간, 노인은 다시 힘껏 검을 들어 올렸다. 곧이어 한지훈은 뛰어내려 그 검을 향해 돌격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새우가 고래에게 달려드는 것과도 같은 주제넘은 짓이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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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2791화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 용왕사위   제2790화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 용왕사위   제2789화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 용왕사위   제2788화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 용왕사위   제2787화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 용왕사위   제2786화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 용왕사위   제2785화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 용왕사위   제2784화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 용왕사위   제2783화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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