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의 말에 감명받아 이미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강만용은 직접 나서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공손히 말했다. “용각, 명령을 받들겠습니다!”곧이어 신한국 등 여러 사람들도 90도로 허리를 굽혀 충성심을 보였다. 그들 모두 국왕의 이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는 당시 한씨 집안의 참사가 평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였고, 이젠 한용이 용국의 조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용국의 정세도 크게 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이와 동시에, 국왕은 스스로 이 사건을 뒤집어버린 것에 따른 모든 후과를 부담해야 하기도 한다. 한편 국왕은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석양을 느끼고 있었다. 역대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도 마지막 순간에 느끼게 되는 아쉬움이 많았다. 자신이 이루고 싶었던 대업들을 다 이루지 못해 낸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사실 국왕은 내심 포부가 매우 컸다. “그래도 난, 국왕으로서 집권해 온 30년 동안 용국에 전혀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았어! 용국 백성들한테도 매우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어! 하지만 유일하게 아쉬운 건 내가 집권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을 정복하지 못한 거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 텐데...”곧이어 국왕은 벌떡 일어선 채 노호하더니 얼마 안 되어 털썩하고 쓰러졌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폐하!”눈치도 빠르고 행동도 빨랐던 강만용은 가장 먼저 달려가 몸을 휘청이는 국왕을 부축했다. 그러자 국왕은 강만용의 팔을 잡고는 겨우 몸을 지탱하여 다시 똑바로 서게 되었다. “폐하, 이젠 그만 돌아가시죠...” 강만용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그러나 국왕은 고개를 저으며, 입가에는 미소가 띠여있었다. “아직은 안돼... 구석 곳곳에서 우릴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아. 지금 당장 물러서기에는 무리야. 한지훈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곧이어 전부의 대장군이 서둘러 앞으로 나가 말했다. “폐하, 한지훈은 이미 내성에 들어
한지훈은 여태 이렇게 천 명이나 되는 수많은 중갑 병사들을 마주친 적이 없었다. 생각보다 난감한 상황에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몸에서 매서운 한기를 뿜어내며 곧바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뒤를 따라 용운도 나서려 하자 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여기는 천자각으로 직통할 수 있는 등용도야. 엄연히 말하면 너희들은 용국에서 벼슬도 직책도 없기 때문에 이곳에 쉽게 발을 들여놓지는 못해. 가만히 여기서 나를 기다리고만 있어.”하지만 압도적인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의 모습에, 용운은 더욱 긴장하여 소리쳤다. “용왕, 그래도...”그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한지훈은 몸을 돌려 등용도의 천 명의 흑철 현갑 중갑 병사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들 사이의 간격은 약 50미터도 안 됐다. 그리하여 주위의 분위기는 매우 긴장되고 무거웠다. 심지어 숨소리마저 잘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용운과 모든 신룡전 강자들은 그저 눈앞의 한지훈의 뒷모습을 응시하기만 했다. “용존, 저희 그냥 이렇게 지켜보기만 하는 거예요? 만약 용왕이 실수라도 해도 다치기라도 한다면......”“그러니까요. 이 중갑 병사들, 얼핏 봐도 보통 놈들은 아니에요!”“용존!”용운은 무거운 안색을 한 채, 나지막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소리쳤다. “모두 용왕님 명령대로 제자리에서 대기하고 있어!”한편 등용도 안으로 들어선 한지훈은, 단호한 눈빛으로 뒷짐을 진 채 한기를 뿜어내며, 그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병사들은 하나같이 철갑처럼 중무장하고 있었다. 이들의 모습은 전에 지하 창고에서 마주한 호용 기병단과도 매우 흡사했다. 유일한 차이점이라고는 바로 가슴에 달린 마크가 다르다는 것이다. 중갑 병사들은 가슴에 청교를 달고 있었다. 용국에서 청교를 마크로 달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바로 저군이었다. 순식간에 눈앞의 이 천 명의 중갑 병사 배후의 세력을 알게 된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천자각 안에서 반드시 큰일이 곧 발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
한지훈은 이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알기로는 저군은 아직 사령관 직위에 오르지도 않은 신하일 뿐인데, 감히 이렇게 내가 천자각에 들어가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그럼 이렇게 된 이상, 난 저군이 왕위를 강탈하려는 반역의 의도가 있는 거라고 받아들여도 되지?”그가 뱉은 말은 매우 단도직입적이었다. 그러자 겁에 질린 중갑 장군의 눈빛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애써 당황하지 않은 척하며 소리쳤다. “말했다시피, 저는 저군의 명령만 따를 뿐입니다. 저군이 저희 부대를 여기에 파견한 이상 저희는 그 누구도 침입하지 못하게 할 겁니다! 설령 상대가 북양 왕 당신이라도, 단호하게 막을 겁니다!”“그럼 이왕 이렇게 된 상황에, 아예 모조리 죽여버려야겠다!” 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곧이어 그의 손에 들린 오릉군 가시는 눈부신 빛을 뿜어냈다. 그 모습에 눈빛이 흔들린 장교는, 곧바로 허리춤에서 패검을 뽑아 들어 하늘 높이 들고는 그 빛을 뽑아내며 노호하였다. “다들 총을 들고 적을 맞이하거라! 모조리 죽여도 좋아!”쿵! 그 순간,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이 장총을 들고는 전투 자세를 취했다. “달려들어!”검을 든 장교의 노호와 함께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이 거센 물줄기처럼 한지훈에게로 돌진하였다. 이 모습을 본 한지훈의 미간에는 살의가 가득했다. 그는 자신을 향해 돌격해 오는 중갑 병사들을 주시하며, 손에는 오릉군 가시를 꽉 쥐고 있었다. 곧이어 한지훈의 몸에 있는 살의는 마치 용암처럼 미친 듯이 폭발해 버렸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두 발을 세게 내디뎌, 등용도의 지면을 박살 내버렸다. 그러고는 마치 한줄기의 번개처럼 눈부신 빛을 뿜어내는 오릉군 가시를 들고는, 순식간에 중갑 병사들을 찔러대기 시작했다. 땡그랑! 금철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의 손에서 폭발적인 기운을 뿜어내는 오릉군 가시는 10여 미터의 거리를 날아한 중갑 병사의 갑옷을 가볍게 꿰뚫고는 그의 가슴과 배까지 관통했다. 심지어 그의 뒤를 따르고 있
장교의 명령에, 그제야 중갑 병사들은 정신을 차리고는 노호하며 순식간에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한지훈의 눈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한기와 살기로 가득했다. “천박한 놈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어떻게든 저군의 한쪽 팔을 베어버려야겠어!”곧이어 한지훈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발을 내디디자 지면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그의 몸에서는 다시금 2성 현급 천왕의 기세가 갑자기 폭발해 버렸다. 가장 앞에 선 채 그에게 달려들던 10여 명의 중갑 병사들은, 어마무시한 그의 기세에 압도 당해 입에서는 피를 토해내며 일제히 땅에 쓰러져 버렸다. 곧바로 한지훈은 더더욱 기세를 폭발시켜, 마치 번개처럼 신속하게 앞으로 돌격해 갔다. 이내 그의 앞으로 달려오던 수십 명의 중갑 병사들은, 순식간에 몸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아예 산산조각 나 버렸다. “죽여! 당장 죽이라고!” 점점 분노가 끓어올랐던 장교는 더욱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 마리의 용처럼 천 명의 중갑 병사들을 휩쓰는 한지훈의 모습에, 장교의 이마에도 어느새 식은땀이 스며들었다. ‘이건 너무 무섭잖아. 북양 왕이 이런 존재였어?’ 우르릉! 어느새 등용도 전체에는 놀랍게도 벌써 4500구의 시체가 쓰러져있었다. 셀 수 없이 널린 수많은 시체에, 등룡도 지면에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심지어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도 가득했다. 쓱. 이때, 갑자기 먼 곳에서 한 줄기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손에 장검을 든 웬 장군이 그들의 앞에 서 있었다. “너!”그 장군은 곧바로 전방을 향해 장검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 이내 손을 들어 올려 직접 두 손가락으로 장검을 부러뜨렸다. 곧바로 그는 장군의 목덜미를 잡고는 그를 땅에서 들어 올렸다. “내 말 잘 들어. 넌 반역자로서 용국 전구 사령관을 습격하고 죽이려고 했어. 용국의법에 따라 난 오늘 반드시 널 죽이고 말 거야!” 철컥! 장군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지훈은 직접 그의 목을 힘껏 비틀었다. 그리
“엄마, 나 너무 무서워. 나 이대로 죽는 거 아니지? 아빠... 아빠 보고 싶어. 나 진짜 아빠 있는 거 맞지? 나 이렇게 아프면... 아빠가 나 보러 와줄 거지? 흑흑...”눈물범벅인 얼굴의 강우연이 온통 피로 물든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부여잡았다.“그럼. 아빠 분명 오실 거야. 그러니까 우리 고운이 조금만 더 힘내자, 응?”아이를 겨우 달랜 강우연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5년 동안 단 한 번도 걸지 않았던 그 번호를 눌렀다.“한지훈, 나... 강우연이야. 고운이가... 고운이가... 우리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우리 고운이... 정말 잘못 되면 어떡하지? 지훈아, 제발... 제발 우리 고운이 보러 와주면 안 돼? 네가 너무 보고 싶대. 내가 이렇게 빌 테니까 제발 돌아와줘. 너 지금 도대체 어디 있는 건데.... 흑흑흑...”북받쳐 오르는 감정에 털썩 주저앉은 강우연의 가냘픈 등이 슬픔으로 파르르 떨렸다.한편, 수화기 저편. 봉장대(封將台) 위에 서 있던 한지훈의 손이 살짝 떨렸다.눈앞에 모인 십만 병사들의 얼굴이 순간 흐릿해졌다.오늘은 10년에 한 번씩 거행되는 용국(龍國)의 봉장대전, 단 30만 명의 파용군을 이끌고 8국 연합 100만 대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지훈을 5대 구역 중 하나인 북양구 장군으로 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그 어느 때보다도 기뻐야 할 순간이지만 5년 만에 걸려온 전화를 듣는 순간, 한지훈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다급하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지만 들리는 건 차가운 연결음뿐...‘안 돼...’그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을 바로 앞둔 그 시각, 한지훈은 수많은 대신들과 장군들이 지켜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태산을 달리고 또 달렸다.그 모습에 자리에 모인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봉장대전, 가문의 명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광스럽고 빛나는 자리, 그 자리를 제쳐두고 어딜 가는 걸까? 그것도 저렇게 굳은 표정으로...쿠궁!가파른 산길을 빠르게 내달린 한지훈이 산발치에 세워둔
한편, K대 대학병원.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갑자기 병실에 들이닥치더니 한고운에게 응급처치를 취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전부 내쫓아버렸다.다급한 마음에 강우연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당신들 뭐야! 저 사람들을 왜 내쫓아! 이러다 내 딸 진짜 죽는다고!”또각또각.저승사자의 목소리 같은 남자의 구두굽 소리가 찰나의 정적을 꿰뚫었다.곧이어 보디가드들이 홍해 갈라지 듯 양쪽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로 흰 정장을 입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분명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입가에 걸린 서늘한 미소가 수상한 남자였다.“강우연, 어떻게? 내가 말한 조건은 좀 생각해 봤어? 이번 사고는 그냥 경고일 뿐이야. 내 말대로 그냥 나랑 몇 번만 만나. 네 딸 지금 바로 구해 줄 거니까.”남자의 말을 듣던 강우연이 고개를 홱 돌렸다.혐오와 증오가 가득한 눈으로 남자를 노려보던 강우연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았다.“김태우! 우리 고운이 사고, 네가 낸 거야? 왜! 왜 그랬어 왜! 차라리 나한테 그러지. 왜 애꿎은 애한테 그러냐고! 우리 고운이 이제 겨우 네 살이란 말이야...”가슴 터져라 소리치던 강우연이 결국 오열하며 작은 주먹으로 남자의 가슴을 내리쳤다.“이게 어디에 손을 대!”짝!거침없이 강우연의 뺨을 날린 김태우가 그녀의 가는 팔목을 꽉 부여잡았다.“강우연, 왜 이래?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내가 그 동안 들인 돈이 얼만데. 튕기는 것도 정도껏이어야지. 딸이 있어서 나한테 관심을 안 주는 건가 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내가 사고 냈어. 커다란 트럭이 저 조그만 애랑 부딪히는데... 어우, 내가 시킨 거지만 좀 잔인하긴 하더라.”“으아아악! 김태우, 이 악마만도 못한 자식! 이 사이코패스, 변태 자식아! 내가 너 경찰에 신고할 거야!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강우연은 있는 힘을 다해 악을 쓰며 김태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돌아오는 건 그의 거센 따귀뿐이었다.그리고 강우연의 머리채를 꽉 부여잡은 김태우가 눈물로 범벅진 얼굴을 흥미롭다는
같은 시각, S시 공항은 완벽하게 봉쇄된 상태, 세계를 놀라게 만든 3대 신의가 동시에 도착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이에 S시 시장 소지성과 재계 1위 이안그룹 대표 이한승을 비롯한 각계 유명 인사들이 공항 VIP 휴게실에 모였다.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하여 신의 손, 화타의 환생이라고도 불리는 3대 신의를 만나고 싶어 하는 정치인들, 재벌그룹 회장들은 줄을 섰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의 진료비용에 몇 년 뒤로 밀려있는 웨이팅 때문에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든 인물!그런 그들이 S시를 방문했다니 어떻게든 연이 닿지 않을까 싶어 모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가장 앞에 선 소지성과 이한승이 감격에 찬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손강수 신의님, 하시윤 신의님, 이나희 신의님. 저희 S시를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하지만 소지성의 인사 따위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세 사람은 초조한 얼굴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우우웅!그리고 그 순간, 군용 지프차 세 대가 총알처럼 달려오더니 군복 차림의 용육, 용칠, 용팔이 각기 차에서 내렸다.시장이니 재계 1위 그룹 회장이니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모습에 덩그러니 남겨진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시장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신의님들이 이렇게 떠나시다뇨. 방금 전 그 군인들은 뭡니까?”시의원 송호문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소지성 시장 역시 잔뜩 굳은 표정이다.군 장교 출신인 그는 방금 전 세 군인의 차림새를 다시 되새겨 보았다.‘북양구 파용군 소속이 왜 여기에.’“어서 사람들을 보내 저들의 움직임을 주시하세요. 단, 저들이 하는 짓을 막아선 안 됩니다. 그저 상황 보고만 하시면 되는 거예요.”소지성이 송호문에게 말했다.고개를 끄덕인 송호문이 부랴부랴 자리를 뜨려는 소지성에게 물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딜 이렇게 급하게 가시는 거예요?”“장군님한테 가봐야겠습니다.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아요.”이 말을 마지막으로 소지성은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한편, 파용군 비밀 임무 수행
“사령관님, 이제 저흰 어떡하죠? 파용군이 S시에 나타나면 상황이 복잡해질지도 모릅니다. 기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요.”홍진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한편, 무슨 생각을 하는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참을 침묵하던 서효양이 말했다.“어서 원로님들에게 이 사실을 아려. 그리고 참모장 자네는 직접 S시로 가봐. 최대한 빨리!”스크린을 통해 파용군의 위치를 다시 확인한 서효양이 또다시 명령을 내렸다.“S시 시장 연결해. 앞으로 30분마다 S시의 상황을 보고한다. 한민학 군단장더러 직접 움직이라고 해. 이번 일 제대로 못해내면 다들 옷 벗을 각오해야 할 거야!”퍽!분노에 찬 서효양의 펀치와 함께 의자가 산산조각 났다.한편,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S시는 거센 폭풍을 앞둔 바다처럼 기이한 고요함을 풍기고 있다.S시 교외의 한 별장.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기댄 한지훈의 얼굴이 보인다.극도의 흥분과 분노로 인해 과거 전투에서 입은 내상이 다시 도져 피까지 토하며 쓰러진 한지훈이었지만 3대 신의인 손강수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사령관님, 더 이렇게 흥분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제가 아니라 정말 화타님께서 환생하신다 해도 사령관님을 구할 수 없을 겁니다.”이미 환갑을 넘긴 손강수가 금색 침을 집어넣으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고맙습니다.”아직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손강수의 말에도 한지훈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제 딸... 우리 고운이는 어떻습니까?”“걱정하지 마십시오. 다른 두 분께서 치료를 하고 계시니 아가씨께서도 무사히 깨어나실 겁니다.”손강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의 말에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한지훈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일어섰다.터벅터벅.한고운이 누워있는 방 앞에 도착한 한지훈은 혹시나 아이가 깨어날까 훨씬 더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곱게 잠든 한고운을 보니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물었다.“우리 고운이 괜찮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