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을 넘는 자들은 다 죽여버릴 거야!"용일의 우렁찬 외침 소리가 협곡 전체에 울려 퍼졌다.그 소리는 마치 호랑이 한 마리가 울부짖는 듯 했다. 잔뜩 겁에 질린 산비탈 아래의 여러 나라 대표들과 무장 군졸들의 얼굴에는 공포의 빛이 돌았다.한편, 협곡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전의가 폭발하고 있었다.하늘을 찌를 듯한 살기가 마귀 협곡 전체를 휩쓸었다.전투가 30분 넘게 지속되자 협곡 깊은 곳에서 기승을 부리던 공포의 기운이 점차 가라앉기 시작했다.곧이어, ‘타다닥’하는 발자국 소리가 다시 한 번 협곡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모두들 잔뜩 긴장한 눈빛으로 협곡의 입구를 주시하며 안에서 나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똑똑히 보려고 했다.잠시 후,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카황이 몸을 비틀거리며 협곡을 빠져나오고 있었고, 그의 입가에는 피가 잔뜩 묻은 채 얼굴은 매우 험상궂어보였다. 오리슨과 그의 무리는 제일 먼저 걸어 나오는 카황의 모습을 보고는 모두 감격에 겨워 펄쩍펄쩍 뛰며 카황에게로 달려갔다."역시 천왕 강자 카황은 무적의 실력자야. 제일 먼저 걸어 나오다니!"옆에서 지켜보던 여러 나라의 대표들도 잔뜩 흥분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그들의 마음속에는 내심 약간의 걱정과 공포도 있었다.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이국 강자들의 실력이 너무나도 무서워보였다.특히 카황은 그 중에서도 남달랐다.뒤따라 여러 강자들이 마찬가지로 피투성이가 된 채 비틀거리며 협곡 깊은 곳에서 걸어 나왔다.일부는 밖으로 걸어 나오자마자 바로 땅에 쓰러져 기절해버렸다.그렇게 총 여섯 명이 무사히 탈출하게 되었다.‘들어갈 때는 12명이었는데, 나올 때는 6명밖에 남지 않았다니.’모두들 협곡 깊은 곳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걸어 나오는 사람이 더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더이상 소식은 없었다. 용일은 긴장한 표정으로 협곡 깊은 곳을 향해 소리 쳤다."사령관님! 용운아!"오리슨은 한창 기쁨에 취해있었다. "하하하! 정말 잘됐네. 북양 왕은 더이상 나
남영구 전임 사령관인 임용은 한때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무적의 상장군이었다.그가 재임한 동안 남영구는 언제나 용국에서 가장 안전하고 굳건했던 지역으로 불리우게 되었다.국경에 위치한 8개 나라 중 그 누구도 감히 침범하지를 못했다.왜냐하면 임용은 이미 진작에 8개국의 50만 대군을 섬멸했기 때문이다.당시 그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적들을 전부 남령해와 남영에 매장해버렸다.50만 대군 중 살아남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8개 국의 대장 중에서도 다섯 명을 생포하고는 남은 세 명은 사살해버렸다.참담하기 그지없었던 당시의 전쟁은 전 국제 사회를 뒤흔들었다.또한 그 전투로 인해 용국 남영구는 그 이후로 5년 동안의 안정기에 들어서게 됐다. 그만큼 임용은 정말 뛰어난 실력의 사령관이었다. 엄청난 업적 덕에 그는 한동안 많은 이들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다만 얼마 뒤, 임용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봉인이 되어 남영구 사령구 직위에서 사퇴를 하고는 불현듯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그런데 뜻밖에도 그 후 임용은 용국에 의해 역외 전장에 보내져 5년을 갇혀지낸 것이었다.그리하여 현재 임용의 기세는 그 전에 비해 월등히 뛰어났다. 그때보다도 더욱 강하고 단단해졌다.당시 임용은 5성 사령관의 경지에 오른 상황이었다.그러니 5년이 지난 지금, 그의 실력이 얼마나 상승했을지 누구도 감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협곡 안에서 걸어나오는 임용의 눈빛은 주변을 휩쓸었고 깊은 그의 눈동자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한기와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쾅!바로 그때, 임용의 몸에서 2성 현급 천왕의 기세가 갑자기 폭발하더니 협곡 전체를 뒤흔들었다.이러한 그의 기세는 현재 카황의 기세보다도 최소 두 배는 더 강력했다.단 한 순간의 기세에 깜짝 놀란 오리슨과 그의 무리는 잔뜩 겁에 질린 채 바로 무릎을 꿇었다.마찬가지로 공포에 휩싸인 카황 또한 온몸이 떨려났고 끊임없이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임용은 눈썹을 비틀고는 차가운 눈빛을 한 채 상처 투성이인 카황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
카황은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그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았다.역외 전장의 죽음의 금지에서 살아남은 강자는 진정한 무적의 강자라고 할 수 있었다.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금지로 뛰어들긴 했지만 결국 백골이 되어서 나오고는 했다.‘그런데 어떻게 이 세 사람이 그 금지에서 무사히 살아남은 거지?’“훗.”임용은 차갑게 웃으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카황을 노려보고는 말했다. "너희들이 해내지 못하는 일이라 해서 우리 용국의 역외 강자들도 못 해낸다는 법은 없어.”말을 마치자마자 임용은 뒤를 돌아 한지훈을 바라보며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너, 아주 잘했어! 어린 나이에 벌써 일성 천왕의 실력을 지니게 됐다니. 심지어 역외전장에서의 전투 경험도 없는데 말이야. 이름이 뭐야?"그 순간, 한지훈의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그는 오래 전부터 임용을 잘 알고 있었고 그를 존경해왔었다.그러나 한지훈은 사령관 직위에 오른 후 그에 대한 존경심은 점점 줄어들었다. 전에는 실력 차이가 꽤나 컸지만 이제는 같은 계급이었기에 더는 무서울 것도 없었다. 그리하여 한지훈은 기 죽지 않고 당당하게 대답했다."저는 용국 북양 왕, 한지훈이라고 합니다!"그러자 방금까지 굳어있던 임용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차게 되었다."용국 북양 왕 한지훈이라... 훌륭해. 아주 훌륭해! 뜻밖에도 우리 용국 전구에 여전히 실력자가 존재할 줄은 몰랐어. 네 덕에 용국의 앞날은 안심해도 될 것 같아."한지훈은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용국은 크게 흥할 것입니다!"임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꽤 뿌듯하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곧이어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남은 사람들을 훑어보더니 그의 시선의 끝은 오리슨에게로 향했다."오리슨, 오랜만이야."잔뜩 긴장한 오리슨은 이마에 식은땀이 가득했다.카황조차도 임용에게 무릎을 꿇은 상황에서 아무런 실력이 없던 오리슨은 감히 그와 맞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오리슨은 곧장 무릎을 꿇고는 울먹이며 소리쳤다."임용
임용의 무서운 경고에 각 국의 대표들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만 열심히 끄덕였다.곧이어 임용은 다시 고개를 돌려 한쪽 무릎을 꿇은 카황을 보고는 말했다."카황, 나 오늘 널 죽이지는 않을 거야. 너도 돌아가서 이국 사람들한테 전해. 용국이 더이상 가만 있지는 않을 거라고. 만약 이국이 우리 용국과 대면해서 제대로 한번 외교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다면 우린 언제든지 환영이야. 그런데 평화적인 협상이 아니라 여전히 무력으로 우리 용국과 싸우려 한다면 우리도 끝까지 갈 거야!"카황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임용은 할 말만 마치고는 몸을 돌려 협곡을 벗어났다. 그리고는 군용기에 올라타 한지훈과 그의 무리들을 데리고는 마귀 협곡을 떠났다.임용과 한지훈이 완전히 자리를 뜨고나서야 카황은 땅에서 천천히 일어나 분노 가득한 표정으로 노호하였다."빌어먹을 임용! 이 빌어먹을 용국! 내가 절대 가만 있지 않을 거야!"곧이어 다른 각국 대표들도 제각기 마귀 협곡을 빠르게 떠났다.한편 용국.임용과 그의 무리는 바로 용경에 들어가 국왕을 만나기로 했다.그렇게 그들은 천자각에 들어서게 되었고, 당 아래에서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는 임용과 두 명의 부대장의 모습을 발견한 국왕은 잔뜩 격동된 기색으로 얼른 앞으로 나아가 그를 부축했다."임용.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국왕님!"임용은 몸을 굽혀 공손히 말했다."이번에 저희 부하들이 방심한 탓에, 안타깝게도 역외 전장에서 단 세 명만 돌아오게되었습니다.”국왕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임용의 어깨를 두드렸다."아니야. 네 잘못이 절대 아니야. 역외 4대 전장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 그 안에서 살아 돌아오려면 실력뿐만 아니라 운도 좋아야 돼. 너희 세 사람이 돌아온 것 만으로도 이미 용국의 영광이고 명예야."임용은 감동받은 얼굴로 국왕을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언제든지 국왕님과 용국을 위해서 이 한 몸 불사르며 피 터지게 싸울 겁니다!"그러자 국왕은 나지막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른 사
"한왕이요? 그 사람이 어떻게 돌아온 거예요? 죽은 거 아니었어요?"‘한왕’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임용의 몸에서는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한기와 분노가 폭발했다.국왕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뒷짐을 진 채 창문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한왕은 요 몇 년 동안 해외에서 20만 명의 사사 군단을 양성해오고 있었어. 국내에서는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이 비밀리에 한왕과 접촉하고 있었고.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한왕은 현재 용국의 기존 모든 제도를 뒤엎고 그의 야망과 패권을 이루어내려는 계획이야.""용국은 지금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여있어. 각국의 세력들이 서서히 움직이면서 이 기회를 빌어 우리 용국을 멸망시키려고 해. 며칠 전, 받아낸 첩보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이미 삼존 천왕 강자와 오존 사령관 강자들을 국경선에 세워놓고 있는 상황이래. 그 말은 언제든지 용국을 건드릴 수 있다는 거지.""지금으로서 내가 가장 걱정되는 건 그 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강자들 또한 이번 전투에 참여하게 된다면 용국은 치열한 전투를 하게 된다는 거야!"국왕의 말에 천자각 안의 분위기는 순간 싸해졌다.한지훈과 임용은 국왕이 한 말만 들어도 지금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삼존 천왕 강자 혹은 오존 사령관 강자가 일단 영토를 침범하게 되면 그들을 대응하기는 매우 어려웠다.만약 여러 나라의 대군이 국경을 압박하고 게다가 역외 전장에서 돌아온 강자들마저 참전한다면 용국은 거대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이 빌어먹을 한왕, 그리고 그 연합국까지! 일단 저희 용국을 침범하게 되면 제가 즉각 병사들을 동원해서 그들을 죽여버릴 겁니다!"임용은 노호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국왕은 고개를 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조급해하지는 마. 아직 다른 나라들은 일단 국면을 지켜보며 자제하고 있는 중이야. 당장 공격을 하려는 시점은 아니야. 그러나 일단 한왕이 움직인다면 국면은 매우 복잡해질 거야.""6명의 국로들은 이미 관문을 나와 용경의 외성과 내성 밖을 지키고
비밀 회담은 그날 한밤중까지 계속됐고, 한지훈은 다음날 강중으로 돌아왔다.강우연은 한지훈이 돌아온 것을 보고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가 껴안으며 소리쳤다."여보,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요." 그러자 한지훈은 강우연의 하얀 웃는 얼굴을 꼬집었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도 보고 싶었어."한지훈은 강우연을 그대로 안아 들고 곧장 위층 침실로 달려갔다.강우연은 화들짝 놀라며 한지훈의 가슴을 계속 내리치며 외쳤다."아니, 대낮부터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당연히 부부간에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지, 우리 아이를 하나 더 가져도 좋을 것 같은데…"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발을 걷어차 문을 쾅 닫았다.그 후로, 두 시간이 지나서야 강우연은 한지훈의 넓은 품에 안겨 얼굴을 붉히며 속삭였다."여보, 우리 앞으로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까요?"한지훈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강우연의 하얗고 부드러운 어깨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당연하지, 내 마음속에는 당신이랑 고운이 뿐이야."그러자 강우연은 싱긋 웃으며 일어나 한지훈에게 키스를 한 후 침대에서 내려왔고, 바닥에 떨어진 긴 셔츠를 집어 입은 뒤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여보, 난 오늘 밤에 시내 비즈니스 파티에 참석해요, 오늘 저녁은 집에 와서 먹지 않을 거니까 고운이를 데리고 나가서 챙겨줘요. 요 며칠 당신을 못 봐서 짜증을 많이 부려요.""알았어."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날 오후, 강우연은 회사로 향했고 한지훈은 한고운을 데리고 강중의 놀이터와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다.모처럼 딸과 시간을 함께 보냈고, 한지훈은 이 순간이 매우 소중했다. ...그날 밤, 북양에서 삼사자 제국의 병사들이 다시 국경 방향으로 30미터나 접근했다는 밀보를 받았다.원래 삼사자 제국의 사람들은 항상 국경에 있었고, 종종 북양군과 마찰이 있었다.하지만 이번에는 그들이 갑자기 움직임을 보이며 국경에서 교전을 벌인 것이었고, 북양 작전부의 대응도 매우 빨랐다!며칠 전 용이 등 몇 사람이 비밀 회담을 위해 용경
높은 외침이 연이어 울려 퍼졌고, 회사 건물 전체가 진동했다."사령관? 북양왕? 저 사람들이 왜 여기로 온 거지?""그러니까요. 장소를 잘못 찾아온 거 아닐까요?""제 친척 집 아들이 북양 군인인데, 며칠 전 유서까지 작성했어요. 전쟁이 일어난 것 같은데요……"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지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무슨 일이죠?"한지훈이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북양에서 긴급한 상황을 보고하러 왔다고? 그런데 왜 전보를 치지 않고 직접 온 거지?"사령관님! 북양의 전쟁 상황이 매우 긴박합니다. 이국인들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사람들도 전쟁에 끼어들었습니다. 그들은 사령관님께서 군에 안 계신 걸 알고 매우 날뛰고 있고, 지금 부대와 연합해 정면으로 저희와 상대하려 합니다!""홍장미가 직접 전장에 나가 독전했지만, 상대방의 매복에 걸려 지금 그녀와 연락이 끊긴 상태입니다. 현재 그들은 적진에서 저희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니, 사령관님의 지시가 필요합니다!"여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이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북양군 전우들의 기대에 찬 눈이 있었다.북양이 이렇게 급작스럽게 위급함을 알리다니, 여기에는 큰 음모가 있음에 틀림없다!게다가 용국의 대전도 3일 앞으로 다가왔으니, 용국이 비상사태에 처해 있는 한 대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알겠다!"한지훈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강우연을 향해 손을 뻗어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여보, 미안해.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집을 나서게 됐네."그러자 강우연은 웃으며 대답했다."당신 탓이 아니에요. 이건 당신의 의무잖아요! 여보, 적진을 반드시 물리치고 와야 해요!"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돌아서서 여도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회사를 떠났다.그 후, 그들은 강중 주군 본부로 간 후 전투기를 타고 곧장 북양으로 향했다!!그 순간, 한지훈의 기세가 흉포해지며 이는 본래의 온화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적의 이번 기습 공격은 준비되어 있었고, 삼사자 제국의 군대가 먼저 공격해 왔다. 그리고 자신은 군대를 이끌고 상대방을 몰아냈지만, 뜻밖에도 양옆에서 다른 나라 군대가 쳐들어와 자신의 군대를 중간으로 몰아넣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 그들은 적에게 포위되었고, 이 포위망을 뚫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북양 군대도 재빨리 방어 진지를 구축했고, 해당 진지에 들어오려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기에 쉽게 자신의 군대를 토벌할 수는 없었다. 다만, 북양군은 이곳에서 거의 사흘 가까이 지체했고, 그들은 긴급 출격했기 때문에 식량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며칠 동안 갑작스러운 폭설이 내려 계속 시간을 지체한다면, 적이 그들을 에워싸기만 하면 싸우지도 못하고 패배할 게 뻔했다. 심지어 상대는 거점을 포위하고 지원군을 보내고 싶어 하는 상황이었다!! 원칙대로라면, 지금 북양 국경을 지키고 있는 북양군이 그들을 지원하러 와야 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원이 늦어지고 있었다. 지금 홍장미 앞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식량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의 적이다. 상대방은 그들에게 직접 공격을 가하지 않았고, 이는 너무 많은 병사를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홍장미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눈밭에서 죽은 척을 하다가 적을 속여 반격하는 것이고, 두 번째 선택은 적에게 돌격해 갖은 방법으로 북양에 돌아가는 것이다. "그 남자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이때 홍장미의 머릿속에는 한지훈의 얼굴이 떠올랐다. 한지훈이라면 분명 아무도 예상치 못한, 모두를 놀라게 하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러자, 홍장미는 번뜩이는 영감이 떠오르며 답을 찾은 듯했다. "모두 모이세요, 무장을 갖추고 계속해서 북상합니다!"홍장미는 매우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이 결정은 병사들을 혼란에 빠뜨렸고, 그들은 홍장미가 왜 이런 미친 결정을 내렸는지 알지 못했다."장군님... 정말로 이렇게 하실 작정이십니까? 남쪽 방향으로 진격해 포위를
“좋아, 아주 좋아! 한지훈, 네가 감히 이토록 오만하게 구는구나? 그렇다면 내가 너희 용국의 연안을 피바다로 만들어 주겠다!”안드레는 장창을 단단히 움켜쥐고 용국의 방향을 가리켰다. 순간, 장창 끝에서 눈부신 백색 광채가 점점 강렬해졌고, 그 빛은 마치 실체화된 살기처럼 퍼져 나갔다. 게다가 진법의 증폭을 받은 살기는 지나가는 곳마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가리지 않고 모조리 소멸시킬 기세였다.“한... 한 씨 형님, 제발 다시 생각해 보시오!”진우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누구든 안드레는 결코 허세를 부리는 것이 아님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그가 이 창을 휘두르는 순간, 수많은 무고한 백성들이 화를 당할 것이었다.“안드레, 네 따위가 감히 우리 용국 백성을 해치겠다고?”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한쪽 팔을 뻗어 갑판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진왕검!”그의 외침이 끝나자마자, 고풍스러운 나무 상자가 갑자기 열리더니 넉 자 세 치 길이의 진왕검이 강렬한 빛을 뿜어내며 상자에서 튀어나와 한지훈을 향해 날아왔다.진왕검이 손에 닿는 순간 날카로운 진동음이 울려 퍼졌고, 곧이어 은빛 광채가 하늘을 뒤덮으며 반쪽 하늘 전체를 가득 채웠다.진왕검은 고대로부터 왕들이 차고 다니던 검이었으며, 수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부러진 적이 없는 검이었다. 진왕검이 가진 특성은 단순한 명검의 재질이 아니라, 어떤 보검도 가질 수 없는 제왕의 기운이 함께 깃들어 있다는 점이었다.그 은빛 광채 속에서는 마치 용의 포효가 어렴풋이 들려오는 듯했고, 게다가 검신 위에 새겨진 거대한 청룡 문양이 하늘을 향해 기세등등하게 치솟았다. 이 순간, 사방 수백 리 내의 공간이 진왕검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그 찰나에 살기로 가득 차올랐으며, 마치 이 한 자루 검이 하늘을 가르고 대지를 단숨에 두 동강 낼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절대적인 압도적 기세가 하늘과 땅을 휩싸며 퍼져 나갔고, 이내 넓디넓은 바다가 폭풍처럼 요동쳤으며, 하늘의 구름마저 급변했다. 그곳에 있던
한지훈에게 손을 쓰는 순간 박살 날 텐데!“짝!”한지훈은 아무런 징조도 없이 손바닥을 번쩍 들더니, 다시 한번 안드레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이번에는 힘을 많이 주지는 않았고, 안드레가 바닷속으로 곤두박질치지는 않았다.하지만 이 손바닥 한 방은 그야말로 안드레에게 엄청난 모욕이었다!게다가 모든 사람 앞에서 카일 가문 전체를 모욕하는 것이기도 했다!“네… 네 이놈! 반드시 널 죽이고 말겠다! 용국 동남 연안 전체가 무너지고, 제재소의 심판을 받게 된다 해도 반드시 네놈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다!”안드레의 얼굴은 이미 부어올라 일그러져 있었고, 두 눈에서는 당장이라도 불길이 뿜어져 나올 듯했다.그는 이를 악물며 주먹을 꽉 쥐었고, 손톱이 살갗을 깊숙이 파고들어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장창!”안드레가 손을 뻗자, 배 위에 놓여 있던 장창이 순식간에 허공을 가르며 그의 손으로 날아왔다.장창을 손에 쥔 순간, 안드레의 몸에서 폭발적인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그 기세는 하늘마저 어둡게 만들었고, 뜨거운 태양조차 창백하게 변해 버렸다.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살육밖에 없었고, 한지훈이 가져온 이 치욕을 수많은 피로 씻어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그는 과거, 무려 십 년 넘게 이름을 날린 전신 강자와 싸웠을 때조차 이런 치욕을 겪은 적이 없었다!그가 장창을 쥐자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렸고, 길게 늘어진 백발이 바람 한 점 없는 바다 위에서 스스로 일렁이며 그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줄기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다!“안 돼!”진우가 놀라 소리쳤다.안드레의 목표는 한지훈이 아니었다!그는 창끝을 용국 동남 연안의 해안가를 향해 겨누고 있었다!그가 이 창을 내리꽂는 순간, 용국 동남 해안은 그 여파에 휩쓸릴 것이다!게다가, 분노에 찬 천신계 강자의 일격이라면 그 피해가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한지훈, 네게 마지막 기회를 주마!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라! 그렇지 않으면 용국의 해안 도시들이 피바다가 될 것이다!”안드레는 장창을
모든 이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한지훈의 모습이 홀연히 사라졌다!안드레마저 매우 놀랐고, 그가 허둥지둥 한지훈의 흔적을 찾는 순간 한지훈이 어느새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한지훈은 주먹을 높이 치켜들어 그대로 안드레를 향해 내리꽂았다!안드레는 깜짝 놀라 급히 주먹을 휘둘러 반격했고, 천신계 강자의 기운이 순식간에 폭발하며 사방 수 리 내의 바다 위가 거센 파도로 출렁였다!살기가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았다!그러나 다음 순간, 안드레와 한지훈의 주먹이 격돌했다!쿵!안드레가 자부하던, 모든 것을 단숨에 초토화할 것 같던 그 주먹이 한지훈의 주먹과 맞닿는 순간 그 힘이 한없이 무력해졌다.심지어 안드레의 팔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콰득!”안드레는 한 손으로 팔을 부여잡고 물러서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응시했다. “이, 이럴 리가 없어!”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설마, 자신이 한지훈에게 밀린단 말인가?“말했지, 누가 죽을지는 아직 모른다고!”한지훈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번 주먹을 치켜들었다!그 순간, 한지훈은 완전히 본래의 기운을 드러냈다!천신계 강자의 강대한 위압이 해저에 사는 수생 생물들조차 공포에 질려 사방으로 도망치게 만들었다!이제 안드레는 반격할 기회조차 없었다.아니, 한지훈의 주먹을 감히 정면으로 받아칠 용기조차 사라졌다.한지훈의 주먹이 연달아 안드레의 몸을 강타했고, 안드레는 피를 뿜으며 공중으로 날아갔다!“어린놈의 자식이! 너무 날뛰는군!”안드레의 말이 끝나자, 한지훈은 손바닥을 들어 안드레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찰싹!”안드레의 몸이 다시 한번 옆으로 튕겨 나갔고, 그의 몸이 바다에 떨어지기도 전에 한지훈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다시 한번 손을 들어 거침없이 뺨을 후려쳤다! 안드레의 몸이 또다시 다른 방향으로 튕겨 나갔고, 연속된 광경을 바라보던 배 위의 모든 사람이 얼어붙었다!저자가 정말 오륙에서 유일한 천신계 강자라는 안드레인가?정말로 오륙의 평화 사절단이라고 불리는
따라서 한 수로 적을 제압하는 것이야말로 천신계 강자의 기본이었다! “하아... 역시 너무 젊군.”노인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바로 그 순간, 안드레의 주먹이 한지훈의 주먹과 맞부딪히려 할 찰나, 한지훈이 갑자기 주먹을 펼쳐 손바닥으로 변환하며 안드레의 주먹을 아래로 눌렀다.“음?”안드레는 의아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 사소한 변화 속에 과연 어떤 깊은 뜻이 숨어 있는 것인가?!“파악!”“쿵!”주먹과 손바닥이 맞닿는 순간, 맑고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며 그 뒤를 따라 천둥 같은 굉음이 폭발했다.거대한 폭발음이 마치 바다 위에서 핵폭탄이 터진 듯한 위력을 뿜어냈다.순식간에 바다가 끓어오르며 사방으로 물보라가 솟구쳤고, 수많은 물고기가 끓는 바닷물 속에서 익어 떠오르기 시작했다!눈부신 한 줄기 강한 빛이 터져 나오자 사람들은 황급히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그렇게 30분이 지나고서야 빛이 점차 사라졌고, 사람들은 서서히 눈을 뜨며 한지훈과 안드레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카일 가문의 무리들은 눈을 뜨면서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안드레 경의 이 강력한 일격에서 살아남을 자가 있겠는가?!아마도 한지훈의 육신조차 산산이 부서졌을 터!하지만 그 순간, 모두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고 동시에 차가운 숨을 들이켰다!“이... 이럴 수가!”백발의 노인은 선박 난간을 붙잡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고, 주변 사람들 또한 모두 얼굴이 창백해졌다!바다 위에서 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여유롭게 서 있었던 것이다! 그의 시선은 몇백 미터 떨어진 바다를 향하고 있었으며, 그곳에는 안드레가 흐트러진 긴 머리를 휘날리며 서 있었다.안드레의 가슴팍에는 깊은 상처가 나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머리카락과 눈썹에도 핏방울이 맺혀 있었다!안드레조차도 이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하니 서 있었다.방금 전, 한지훈의 손바닥과 맞닿았을 때 분명히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유는 한지훈의 손바닥
두 사람의 주먹이 충돌하는 순간, 한지훈과 안드레는 거의 동시에 한 걸음씩 물러섰다.거대한 충격이 몇 초가 지나도록 미친 듯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바닷물은 광풍에 휩쓸려 수십 장 높이로 치솟았다!안드레는 주먹을 살짝 쥐었고, 방금 그 순간 그는 분명한 통증을 느꼈다!천신계에 오른 이후, 안드레는 마지막으로 통증을 느낀 때가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하지만 방금 한지훈의 일격이 그에게 통증을 안겨준 것이다!분명 서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힘을 발휘하긴 했지만, 한지훈은 막 천신계에 오른 젊은이일 뿐이었다!그런데 어떻게 이토록 강할 수 있단 말인가?!안드레는 놀란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때의 한지훈 역시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고, 방금 받은 일격은 그가 살아오면서 맞은 가장 무거운 한 방이었다!만약 그의 몸이 뇌해의 세례를 받지 않았다면, 결코 받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곤륜 뇌해에서 단련된 그의 육체는 사실 안드레보다도 몇 배는 더 강력했다!다만 이제 막 돌파한 터라, 아직 완전히 몸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젊은이, 정말 대단하군. 감히 우리 카일 가문에 도전할 만하겠어!”안드레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두 번째 주먹이 그림자처럼 날아들었다!그 일격이 뻗어나가자, 바다의 수면이 수십 미터나 움푹 내려앉으며 거대한 원형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심지어 해저의 암초조차도 무너지며 부서졌고, 수백 미터 내의 바다 생물들이 동시에 죽고 말았다. 핏빛 안개가 해저에서 떠올라, 바다를 붉게 물들였다.이 광경을 보며 한지훈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안드레의 이 한 방은, 마치 용국 무학 중 격산타우와도 같은 기법이었다!겉보기엔 직선적인 공격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심오한 변수가 숨어 있었다!“이것이 바로 천신계 강자의 신력인가……?”진우는 경탄을 금치 못하며 중얼거렸고, 주변의 무리들도 연신 놀라움을 터뜨렸다.이 한 방이라면, 사람은 물론이고 전차나 전함조차도 견뎌낼 수 없을 것이
그것은 단순한 위압감이 아니었으며, 진정한 대해였다!이 순간 모든 사람들이 안드레의 기세에 압도당했고, 심지어 진우조차도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전함 몇 척이 아니라 하나의 함대라 해도 안드레의 이토록 강력한 공격 앞에서는 단숨에 전멸했을 것이다!지금에서야 진우는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깨달았다.예로부터 천신 아래, 모두 개미와 같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천신계 강자와 비교하면, 천왕계 강자들끼리의 싸움이란 그야말로 아이들의 장난에 불과했다!그러나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 있는 한지훈은 여전히 담담했고, 심지어 머리 위로 거대한 파도가 덮쳐오는 와중에도 한 번도 고개를 들어 바라보지 않았다. 이 얼마나 침착하며 자신만만한 태도인가! 하늘에서 산처럼 거대한 파도가 떨어지려 하자, 모든 이들이 저도 모르게 숨을 삼키며 시선을 집중했다.그 거대한 파도는 엄청난 파도 소리를 동반하며 한지훈을 덮쳤다!“콰광!”굉음과 함께 거대한 파도가 내리꽂혔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단지 그의 몸 앞에 금빛 장막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그리고 거대한 파도는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이 광경을 본 안드레는 저도 모르게 손을 떨기 시작했다! 이 기술은 그가 가장 자신 있는 진법이었고,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파도는 한지훈은 물론이고 항모 한 척이라도 순식간에 침몰할 수 있었다! “이... 이게 가능하다고?”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경악하며 한지훈을 바라봤다!“이까짓 잔꾀로 나를 상대하려 했나? 안드레, 너무 순진했던 것 아닌가?”한지훈은 단 한 방울의 물방울조차 묻지 않은 상태였다!이 순간, 안드레는 진법만으로는 한지훈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이제 남은 유일한 방법은 직접 육탄전을 벌이는 것뿐이었다!이렇게 결심한 안드레는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젊은이, 네 실력은 인정하마. 하지만 네가 아무리 천신계 강자라 해도, 이제 막 경지에
바로 그때, 바다 위에서 부상국 국기가 걸려 있는 세 척의 전함이 다시 빠른 속도로 유람선을 향해 돌진해 왔다! 하지만 그 전함들이 유람선에 가까워지기도 전에, 엄청난 흡인력이 발생하며 세 척의 전함을 순식간에 거대한 소용돌이 중심으로 빨아들였다!순식간에 전함들은 납작한 철판처럼 으스러져 버렸고, 이 광경을 본 모든 이들이 경악하며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한지훈이 서 있는 곳이 바로 그 블랙홀의 중심이었다!전함조차도 단숨에 압축되어 산산조각 났는데, 한지훈은 어떻게 멀쩡할 수 있는 것이란 말인가?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어째서 한지훈은 이토록 강력한 흡인력을 견딜 수 있는 걸까?하지만, 블랙홀은 한지훈을 향해 몰려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머리 위로는 거대한 파도가 솟구쳐 덮쳐 오고 있었다.마치 이 두 가지 힘이 동시에 작용하여 한지훈을 단숨에 바닷속 깊이 짓이겨버릴 것만 같았다!그때, 안드레가 손에 삼지창을 쥔 채 몸을 날려 한지훈을 향해 돌진했다!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마치 천지를 뒤흔드는 듯했고, 단 한 걸음 내디뎠을 뿐인데 주변의 공기마저 실체가 있는 듯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삼지창을 휘둘렀을 때, 허공에서 천둥 같은 폭음이 터져 나왔다!그러나 한지훈은 이 모든 공격을 눈앞에 두고도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으며, 그저 차가운 시선으로 안드레를 바라볼 뿐이었다.“저 용국 놈은 왜 가만히 있는 거지? 설마 겁에 질려 얼어붙은 건가?”“내 생각엔 완전히 포기한 거다. 저렇게 바다 위로 나간 건,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것뿐이지!”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자연스럽게 진우와 구원항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흥, 이제 와서 동료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고? 너무 늦었어. 진작 그렇게 했어야지!”한 백인 남성이 냉소적으로 말했다.누가 봐도 한지훈이 죽는다면 안드레는 진우와 구원항까지 모조리 처치할 것이 분명했다!안드레의 삼지창이 한지훈을 향해 내리꽂히려는 순간, 그
이십 대의 용국 청년이, 대중 앞에서 감히 카일 가문의 성물을 빼앗다니!이건 분명 오륙에서 세속을 떠도는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자신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는 뜻이었다!안드레는 단순히 카일 가문의 일원일 뿐만 아니라, 오륙 전체의 평화 사절이기도 했다!그가 천신계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기에, 지난 수십 년간 오륙에서는 다시금 대규모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방금도 말했지만, 이 검은 용경으로 가져가 국왕께 바칠 것이다. 내가 가져가겠다고 한 이상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당신도 마찬가지다!”한지훈은 손가락을 흔들며 안드레를 향해 말했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한지훈 역시 천신계에 도달했지만, 문제는 그가 이를 막 돌파한 신참이라는 점이었다!안드레는 수십 년 전에 이미 천신계에 이른 베테랑 강자였다.둘의 경지가 같다고는 해도, 실력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이는 마치 수십 년간 무예를 연마한 대사범과, 갓 입문한 젊은 무인이 싸우는 것과 같았다.둘 다 무예를 익혔다 한들,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실전에서 응용하는 능력은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한 씨 형님, 차라리 그 정복자의 검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진우가 조심스레 한지훈을 말렸다.“돌려준다고요?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라 생각합니까? 게다가, 이까짓 조그마한 진법 따위... 나는 하늘과 바다를 움직이는 것조차도 두렵지 않거늘, 이 작은 자기장이 겁날 것 같습니까?”한지훈은 정복자의 검을 움켜쥐고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 천신계이든, 천왕계이든, 진법이란 결국 두 가지 방식뿐이었다.하나는 자신의 자기장을 활용하여 우주의 자기장을 끌어당기는 것.또 하나는 자연계에 본래 존재하는 자기장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 변수가 너무 많을뿐더러 지구의 자기장에만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우주는 그야말로 무한한 영역이 아니던가?우주의 자기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법만이, 비로소 우주의 강력한 자기장을 모두 자신
안드레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다가 뒤집힐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수많은 수증기가 빠르게 치솟으며 해수면이 점점 상승하는 반면, 배는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바다 한가운데 형성되었다!겉으로 보기엔 오마르의 진법만큼 웅장하지 않아 보였으나, 천신계 강자만이 감지할 수 있는 변화가 있었다.안드레가 거의 모든 해역의 자기장을 조종하고 있었고, 소용돌이의 중심부에는 곧 거대한 블랙홀이 나타났다.그 블랙홀 주변에는 번갯불이 뒤엉켜 번쩍이며 휘몰아쳤다.그것은 마치 모든 것을 삼키려는 듯 강력한 흡인력으로 유람선을 중심부로 빨아들이고 있었다.이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고, 심지어 일부는 그대로 울음을 터뜨렸다.만약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면 이 배는 영원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 것이다.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오직 안드레와 오마르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바닷속에서 생을 마감할 운명이었다!이때, 안드레는 한지훈을 향해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이것이 바로 그의 스승이 창안한 진법이었다.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사하겠지만, 한지훈만큼은 예외였다.그는 블랙홀의 강력한 자력에 의해 순식간에 찢겨나갈 것이었다!“망했다! 배가 가라앉고 있어! 다 저 용국 놈 때문이야!”“이봐, 용국 놈! 당장 카일 가문의 성물을 내려놓아라!”“네놈이야 죽고 싶어도, 우리까지 끌어들이진 말라고!”주변에 있던 백인 남자 몇 명이 하나둘씩 일어나 한지훈을 향해 분노의 외침을 내뱉었다.안드레는 결국 천신계 강자였고, 한 명의 천신계 강자는 나라 하나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존재였다. 그의 힘으로 볼 때, 한지훈을 죽이는 것은커녕 한 국가를 멸망시키는 것도 충분한 일이었다.“젊은 친구, 천신계 아래는 모두 개미와 같다. 너와 나의 차이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니, 나는 네가 저항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괜한 발버둥은 더 고통스러운 죽음을 부를 뿐이라고!”안드레는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