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사업 상의 경험담이나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미래 정책 같은 것들을 서로 공유했다.많은 사람들은 이번 교류회를 통해 미리 정책 같은 것들을 알아둬서 대비책을 세울 계획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다.그래야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시장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 시각 한지훈과 강우연도 다가오는 사람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술잔을 들고 다가온 사람들 대부분은 강우연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었다.그녀는 어느새 강중에서 가장 핫한 여성 기업인이 되어 있었다.우연그룹과 청운종이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그룹에서 생산하는 약품들은 시장 점유율이 무려 80퍼센트 이상을 달성했다.물론 남은 20퍼센트는 양심적인 시장 경쟁을 위해 강우연이 일부러 여지를 남긴 것이었다.반면 강중 의학계의 거물들 몇 명을 제외하고 강우연과 같이 온 한지훈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하지만 그가 바로 소문만 무성한 강우연의 남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소문에 그는 출근도 안 하고 매일 집에만 있으며 가정주부를 자처한다고 했다.물론 한지훈은 그런 소문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젊고 잘생긴 남자 한 명이 사람들 틈에서 걸어나오더니 강우연에게 다가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었다.“강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런 곳에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경주 당씨 가문의 둘째 당일범입니다.”강우연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반가워요. 그런데 우리가 아는 사이였던가요?”당일범이 웃으며 말했다.“오늘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앞으로 알아가면 되죠.”말을 마친 그는 자신이 느끼기에 가장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여자였으면 진작에 가슴 설레었겠지만 강우연은 오히려 그런 그의 태도에 반감을 느끼고 경계 어린 표정을 지었다.딱 봐도 바람둥이에 자기 잘난 멋에 사는 인간이었다.그녀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그런데 어쩐 일로 저를 찾으셨나요?”당일범이 말했다.“우리 가문도 경주에서 의약
당일범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살면서 한 번도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없었다.그에 대한 소문이 안 좋기는 하지만 그가 조금만 웃어주면 따라다니는 여자들은 수두룩했다.굳이 뭔가를 해주지 않아도 그와 함께 밤을 보내고 싶어하는 여자는 많았다.그런데 이 망할 여자가 와인을 자신의 얼굴에 쏟아부은 것은 용서할 수 없었다.너무 치욕스럽고 화가 나서 주먹이 떨려왔다.그가 남을 조롱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대놓고 그에게 창피를 준 사람은 처음이었다.일개 기업의 대표가 자신에게 이런 식으로 대하다니!당일범은 어떻게든 강우연을 방으로 끌고 가서 자신을 건드린 대가가 어떤 건지 똑똑히 가르쳐 주고 싶었다.그렇게 해야 이 주체할 수 없는 정복 욕구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개처럼 기게 만들겠어!’“망할 년이 감히 내 얼굴에 와인을 부어? 내가 누군지 알아? 나 당씨 가문의 2세라고!”종업원에게서 티슈를 받아 대충 얼굴을 닦은 당일범은 음침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노려보며 으름장을 놓았다.강우연은 싸늘한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조금전에 자기소개는 이미 했잖아요. 하지만 그게 당신이 예의 없이 행동하는 이유가 되어주지는 않죠. 조금 전의 언행은 이미 내게 큰 모욕감을 줬어요. 당장 경찰에 신고해서 당신을 잡아가라고 할 수도 있다고요!”“하!”당일범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다는 말에 크게 비웃음을 터뜨렸다.“강 대표는 유머감각도 뛰어나군! 나를 경찰에 신고해? 할 거면 해도 돼. 소도시인 강중에서 날 잡아갈 간 큰 경찰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괜히 허풍을 떠는 소리는 아니었다.강중에 비하면 경주는 대도시에 속하고 그런 경주에서 당씨 가문의 영향력이 워낙 어마어마했기에 당일범이 잡혀갈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주변에서 구경하던 손님들 중에는 강우연을 깨고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우연그룹이 그만큼 강중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었기에 그런 우연그룹을 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게다가
‘저 망할 년이 감히 나를 무시해?’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는 정복 욕구도 강하게 올라왔다.이런 여자만이 정복했을 때 쾌감이 극대화되는 것이다.당일범은 떠나는 강우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녀를 돌려세울 생각이었는데 미리 그의 움직임을 느낀 강우연은 가볍게 몸을 비틀어 피하고 역으로 그의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우드득 하는 소리가 아찔하게 현장에 울렸다.강우연은 그대로 상대의 손목을 부러뜨려 버렸다.“악!”당일범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손목을 붙잡고 뒤로 뒷걸음질쳤다.그는 수치심에 달아오른 얼굴로 강우연을 노려보며 소리쳤다.“이 망할 년이 내가 누군 줄 알고! 죽여버릴 거야! 당장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지옥이 뭔지 알게 해주마!”현장을 목격한 손님들도 경악을 금치 못하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방금… 뭘 본 거지?손목을 부러뜨리다니!상대는 당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었다!이건 너무 무모한 행위가 아닐까?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었다.한지훈도 약간 놀란 눈으로 아내를 바라보았다.그녀가 그냥 피하고 기껏해야 귀뺨을 날릴 줄 알았는데 이 정도로 과감한 행동을 할 줄은 예상밖이었다.그런 모습이 한지훈의 눈에는 더욱 매력 있게 보였다.예전의 강우연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모습이었다.오히려 훈련할 때보다 동작이 더욱 신속하고 과감했다.그녀의 체내에 주입한 할아버지의 기운에 영향을 받은 탓일까?한지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일이 생겼을 때 그녀가 더 이상 떨지 않고 과감히 맞선다는 건 좋은 현상이었다.강우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당일범을 노려보다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사람들의 경악한 시선을 받으며 다리를 들어 당일범의 턱을 가격해 버렸다. 건장한 체구의 사내는 그대로 허공에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힘없이 추락했다.현장에 삭막한 정적이 감돌았다.강우연은 차갑게 코웃음치고는 상대를 깔보듯 내려다보며 우아하게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그러고는 턱을 붙잡고 바닥에서 간신히 숨만 몰아쉬고 있는 당일범을 싸
파티홀을 나온 한지훈과 강우연은 손을 잡고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향했다.그러고 보니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건 꽤 오랜만이었다. 강우연은 한지훈과 함께하는 이 한가한 시간을 마음껏 즐겼다.그러면서도 여전히 분이 식지 않았다.“당일범 그 인간 정말 괘씸해요! 집에 돈 좀 있다고 그런 식으로 여자를 모욕하다니! 다음에 만나면 제대로 한번 손봐줄 거예요!”그녀는 작은 주먹을 흔들며 분개해서 말했다.한지훈은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됐어. 이미 제대로 혼쭐을 내줬잖아.”강우연은 그제야 한숨을 토하며 그에게 말했다.“미안해요, 여보. 내가 너무 경솔했죠? 이러다가 회사에 불이익을 끼치는 건 아니겠죠?”지금 생각하니 너무 무모한 행동이었던 것도 같았다.상대는 무려 당씨 가문의 둘쨰였다.경주에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존재라고 했다.그런 가문을 적으로 만들었다면 이대로 쉽게 끝날 일은 아닐 것 같았다.한지훈은 그녀의 보드라운 손을 꼭 잡아주며 담담히 말했다.“괜찮아. 당씨 가문? 아무것도 아니야. 그쪽에서 주제도 모르고 날뛰면 내가 나서면 돼. 조금 전 보여준 모습 정말 괜찮았어. 앞으로도 귀찮은 일 생기면 절대 물러서지 마. 그래야 사람들이 당신을 만만하게 보지 않아.”“특히나 당일범 같은 금수저들한테는 더 눈치 볼 필요가 없어.”그 말을 들은 강우연의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녀는 발꿈치를 들고 한지훈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한지훈은 처음에는 당황하다가 이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두 사람은 손을 잡고 오솔길을 천천히 걸었다.그런데 이때, 한지훈은 순간 인상을 찌푸리며 서늘한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왜 그래요, 여보?”강우연도 이상을 감지하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한지훈은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한 뒤,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누가 우릴 미행하고 있어. 총 네 명이야. 게다가 실력도 범상치 않아. 가장 뛰어난 놈은 4성 천급 용수의 무인이야. 최하위도
사독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살기를 번뜩이며 순식간에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악귀 가면을 쓴 사내는 마치 흑표범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옷섶에서 번뜩이는 단도를 꺼내 한지훈의 등을 노리고 휘둘렀다.단도에서 순식간에 표창 모양의 무언가가 뿜어져 나오더니 허공을 갈랐다.“성공이다!”악귀 가면을 쓴 사내는 한지훈과 2미터 가까이까지 단도가 접근했을 때 상대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기쁨에 들떠 탄성을 질렀다.2미터는 4성 천급 용수에게 거의 눈 깜짝할 사이에 접근할 수 있는 거리였다.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그 시간 안에 공격을 방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줄이야!누가 한지훈이 강하다고 했지?그는 아무런 위기감이 없어 보이는 상대의 모습에 살짝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다.차라리 속전속결로 끝내고 돌아가서 보상을 받고 쉬고 싶었다.하지만, 사내가 의기양양하며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 있을 때, 뒤돌아선 한지훈은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4성 천급 용수라, 이번에는 좀 신경을 썼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며 비아냥거렸다.가면을 쓴 사내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어떻게 된 거지?상대는 분명 공격의 기미를 눈치챘고 게다가 그 짧은 시간 안에 뒤돌아섰다.그리고 그의 단도는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그는 그제야 자신과 한지훈 사이의 거리가 어느새 2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한지훈은 뒤돌아서는 동시에 그와 거리를 벌렸던 것이다!더 당황스러운 것은 사내는 아무리 힘을 써도 몸은 마치 바닥에 말뚝이라도 박힌 것처럼 조금도 앞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그의 경악한 시선을 보며 한지훈이 담담히 손을 뻗었다. 그러자 사내가 들고 있던 단도가 미친듯이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사내의 손을 벗어나 한지훈에게 돌아갔다.가면을 쓴 사내는 경이로운 표정으로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영혼을 잠식하는 듯한 상대의 위압감에 그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반보천왕이 아니었어! 이건… 천왕이야!
곧이어 털썩 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가면남은 그대로 쓰러졌다. 그의 얼굴은 퍼렇게 죽어가더니 온몸의 혈관이 검은색을 띄며 팽창하기 시작했다.한지훈은 그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그것은 맹독이었다!독에 당한 상대는 반항 한번 못해보고 그대로 즉사했다.한지훈의 옆에서 현장을 목격한 강우연은 겁에 질려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그만큼 시체의 모습은 너무 기괴하고 무시무시했다.멀리서 기회를 엿보던 3인방은 무리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형님이 일격에 쓰러지자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상대는 천왕강자야! 우린 승산이 없어! 빨리 도망쳐야 해!”그들 중 한 사람이 소리쳤고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뒤돌아서 뛰었다.남은 두 사람도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동료가 사라진 방향으로 뛰었다.“흥!”한지훈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고는 그들의 등 뒤에 대고 소리쳤다.“어차피 다 왔으니 너희도 남아!”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훈은 질주하기 시작했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온 살기가 공원 전체를 뒤덮었다.묵직한 소리와 함께 허공에 번뜩이는 오릉군 가시가 나타나더니 도망치는 일행 중 한 명을 향해 날아갔다.푸흡 하는 소리와 함께 오릉군 가시는 상대의 몸을 관통했다.한지훈은 다른 일행을 뒤쫓아간 뒤에 손을 뻗어 상대의 덜미를 잡았다.상대는 뒤돌자마자 한지훈을 향해 붉은색 분말을 뿌렸다.맹독이었다!한지훈은 순식간에 뒤로 물러서며 손을 뻗었다. 그의 옷섶에서 은침이 뿜어져 나와 분말을 꿰뚫고 상대의 등을 관통했다.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는 온몸에 마비를 일으키며 바닥에 쓰러졌다.한지훈은 쓰러진 상대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남은 한 명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마지막 남은 한 명은 도주에 특화된 자였다.한지훈은 인상을 찡그리며 광장에 있는 깃발 하나를 뽑아 상대의 등을 노리고 던졌다.깃발은 마치 예리한 창처럼 사내를 향해 날아갔다.쾅! 깃발의 거대한 충격과 살상력은 그대로 상대의 몸을 관통했고 상대와 함께 벽에 날아가서 꽂혔다.순식간에 벽이 무너
한지훈에 대해 모르고 뒤에서 험담하던 사람들은 급기야 입을 다물었다.사람들 틈에서 한지훈의 기행을 목격한 당일범 역시 겁에 질려 이마에서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저게 사람인가?한지훈도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모두가 한지훈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급급히 길을 비켜주었다.당일범은 사람들 틈에 끼여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여 도망칠 곳도 없었다.그는 다가오는 한지훈을 바라보다가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애원했다.“형님, 잘못했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아내분을 넘보는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제가 정신이 나갔나 봅니다. 저는 쓰레기고 구제불능이에요. 목숨만 살려주세요. 앞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 진심이에요… 목숨만 살려주시면 당장 강중을 떠나겠습니다. 절대 다시 강중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당일범은 정말 무서웠다.사람이 산 채로 몸이 관통되어 벽에 걸린 모습이라니!일반인은 절대 해낼 수 없는 수법이었다.게다가 한지훈에게서 풍기는 섬뜩한 살기는 심연처럼 당일범을 숨도 못 쉬게 만들었다.한지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당일범을 내려다보다가 말했다.“그 약속 지키길 바라지. 혹시라도 약속을 어길 시에 저거 봤지? 너도 저렇게 될 거야.”말을 마친 그는 뒤돌아서 사람들의 경악한 시선을 뒤로하고 현장을 떠났다.그는 공원으로 돌아가서 온몸이 마비된 사내에게로 다가갔다.사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눈을 제외하고 그는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를 빤히 바라보았다. 다가온 강우연이 그의 등 뒤로 몸을 숨기며 물었다.“여보, 이 사람은 어떻게 할 거예요?”한지훈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사지 부러뜨려서 약왕파에 돌려보내야지.”“네?”강우연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은 다가가서 발을 들었다.그리고 사내의 경악한 시선 속에 상대의 손목을 지그시 짓밟았다.우
사건이 마무리된 뒤, 한지훈은 강우연과 함께 별장으로 돌아갔다.3일 후.한지훈은 별장에서 천산어록의 내용을 공부하고 있는데 용운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주군, 큰일 났습니다!”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책을 내려놓고 그에게 물었다.“무슨 일이지?”“이국에 있는 신룡전 지부가 있는데 사성전 놈들의 습격을 받아 백여 명의 형제들이 희생당했습니다!”그렇게 말하는 용운의 표정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사성전 놈들이 우리 신룡전 지부를 아예 통째로 날렸다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곧이어 그에게서도 진한 살기가 풍기기 시작했다.“사성전이라! 감히 신룡전을 상대로 공격하다니! 빅토르 그 자식 죽고 싶은 건가?”한지훈이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쳤다.신룡전은 전 세계에 지부를 가지고 있었다.이국만 해도 일곱 개의 지부가 있었다.용운이 말했다.“주군, 이번에 습격을 당한 지부는 저희의 제5첩보부입니다. 사성전은 세 명의 용수급 강자를 보내 습격을 강행했습니다.”“또 있어?”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갔다.“그리고 사신 빅토르는 사후에 저희의 다른 지부에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3일 안에 이국을 떠나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러지 않으면 남은 여섯 개 지부도 날려버리겠다고 했습니다.”용운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그것은 한지훈도 마찬가지였다.“빅토르 이 자식, 감히 날 협박해? 용운, 당장 이국으로 출발한다! 사성전에서 내 지부를 날려버렸으니 난 놈들의 성을 날려버려야 수지가 맞지!”솟구치는 분노에 한지훈은 이가 갈렸다.사성전은 서방의 십이 성전 중 하나였다.서방 십이 성전 중에서도 암살과 밀수로 악명이 높은 집단이었다.게다가 대량의 불법 약품들도 판매하는 놈들이었다.사성전 구성원은 대부분 세계적으로 악명이 자자한 악당들로, 살인을 밥 먹듯이 저지르고 다니는 놈들이었다.게다가 사성전의 사신 빅토르 역시 교활하고 비겁한 자로 소문이 났다.예전에 한지훈과 겨룬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