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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7화

사독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살기를 번뜩이며 순식간에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악귀 가면을 쓴 사내는 마치 흑표범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옷섶에서 번뜩이는 단도를 꺼내 한지훈의 등을 노리고 휘둘렀다.

단도에서 순식간에 표창 모양의 무언가가 뿜어져 나오더니 허공을 갈랐다.

“성공이다!”

악귀 가면을 쓴 사내는 한지훈과 2미터 가까이까지 단도가 접근했을 때 상대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기쁨에 들떠 탄성을 질렀다.

2미터는 4성 천급 용수에게 거의 눈 깜짝할 사이에 접근할 수 있는 거리였다.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그 시간 안에 공격을 방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릴 줄이야!

누가 한지훈이 강하다고 했지?

그는 아무런 위기감이 없어 보이는 상대의 모습에 살짝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다.

차라리 속전속결로 끝내고 돌아가서 보상을 받고 쉬고 싶었다.

하지만, 사내가 의기양양하며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 있을 때, 뒤돌아선 한지훈은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4성 천급 용수라, 이번에는 좀 신경을 썼네.”

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며 비아냥거렸다.

가면을 쓴 사내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어떻게 된 거지?

상대는 분명 공격의 기미를 눈치챘고 게다가 그 짧은 시간 안에 뒤돌아섰다.

그리고 그의 단도는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그제야 자신과 한지훈 사이의 거리가 어느새 2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한지훈은 뒤돌아서는 동시에 그와 거리를 벌렸던 것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사내는 아무리 힘을 써도 몸은 마치 바닥에 말뚝이라도 박힌 것처럼 조금도 앞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경악한 시선을 보며 한지훈이 담담히 손을 뻗었다. 그러자 사내가 들고 있던 단도가 미친듯이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사내의 손을 벗어나 한지훈에게 돌아갔다.

가면을 쓴 사내는 경이로운 표정으로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영혼을 잠식하는 듯한 상대의 위압감에 그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반보천왕이 아니었어! 이건… 천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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