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던 방어 공사는 북양의 장갑차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져 버렸다.병사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그들은 북양군의 거센 기세에 완전히 짓눌려 싸울 의지를 잃어버렸다.강대한 실력 앞에 그들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한지훈은 여기 오기 전까지 수많은 공격 방식을 고민했지만 이렇게 순수하게 힘으로 짓누르는 방식이야 말로 가장 치명적인 것이었다.공국의 병사들은 어둠 속에서 무너져내리는 자신들의 방어선을 바라보며 용기마저 잃어버렸다.적지 않은 병사들이 도망치듯 뒤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휘부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그곳에 마지막 방어선이 있기 때문이었다.상대가 반격을 포기하면서 북양의 진군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다.공국의 지휘부에 앉아 있는 장관들은 여전히 북양에서 쳐들어오면 그들을 박살낼 자신이 있다고 의기양양해하고 있었다.그런데 cctv로 북양의 장갑차가 방어선을 무너뜨리는 것을 보고 그런 자신감은 처참히 부서졌다.공국의 장관이라는 자들은 방으로 숨어들어 짐을 싸기 시작했다.“젠장! 전에는 용국 군대가 나약하기 짝이 없다며? 아무리 도발해도 가만히 있더니 오늘은 대체 뭘 잘못 먹은 거야?”“망할! 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도발하지 않는 건데!”공국의 지휘관들이 재산을 챙겨 도망을 준비할 때, 병사 한 명이 안으로 뛰어들어왔다.“사령관님, 북양군이 코앞까지 왔습니다. 저희는 이제 어떡해야 할까요?”병사의 눈은 온통 공포로 질려 있었다.“뭘 어떡해? 싸워서 막아야지! 절대 놈들을 이쪽으로 들여보내서는 안 돼! 당장 총 들고 나가!”사령관이라는 자가 포효하며 말했다.“안 돼요, 사령관님. 상대의 장비가 너무 좋아요. 저희의 화력으로는 제압이 불가능합니다. 많은 병사들이 뒤로 후퇴하고 있어요.”병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뭐라고? 여기로 오면 어떡해? 당장 나가서 적과 맞서 싸우지 않고! 후퇴하는 자는 내 손에 죽는다!”돌아온 건 사령관의 분노한 포효뿐이었다.만약 장관이 지금 뭘 하고 있었는지 못 봤다면 그
“저희는 일부러 국경선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했어요. 북양군을 도발하기 위해서요. 폭탄도 저희가 일부러 투척한 거예요.”“그리고 우리는 북양에서 사절을 파견하여 사과하러 온 것처럼 위장했죠. 하지만 이미 그들을 죽인 뒤였어요.”공국의 병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좋아. 마지막 질문. 이 모든 것을 사주한 자가 누구냐? 사절을 총살하라고 시킨 자 말이야.”“사령관이요. 모든 건 그 사람이 지시했고 총도 그 사람이 쏜 거예요.”병사가 말했다.“너희의 사령관은 어디 있지?”한지훈이 물었다.병사는 고개를 돌렸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병사들도 서로 눈치만 보며 우물쭈물했다.“제가 사령관께 보고를 올리러 갔을 때 그 사람은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조금 전에 지휘실에 보고하러 갔던 병사가 말했다.한지훈은 차갑게 코웃음치고는 몸을 날려 지휘부의 가장 높은 곳으로 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아니나 다를까, 공국의 군영과 2k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전속력으로 도망치고 있는 SUV 한 대가 보였다.한지훈은 그대로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2분 뒤, 그는 검은 그림자를 질질 끌고 돌아왔다.“일반 병사는 목숨을 살려줄 수 있지만 총살의 주모자는 살려둘 수 없다.”한지훈이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공국 병사들은 지휘관의 시체를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일부는 모든 게 이 지휘관 때문이라고 탓하는 사람도 있었다.“우리의 형제를 총살한 놈이 여기 있다. 시체를 변방의 성벽에 걸어 모두에게 전시할 것이다.”“형제들의 복수는 했으니 이미 반항을 포기한 병사들은 건드리지 말도록.”지시를 내린 뒤, 한지훈은 대군과 함께 북양 지휘부로 돌아갔다.“백성호, 네가 기록한 영상을 국제 언론에 보내서 보도하게 해. 이제 외부에 진실을 알릴 때야.”다음 날, 국제 신문에는 영상 하나가 게시되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숙연해졌다.아무도 북양군의 행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공국이 그렇게 당한 데는 모두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적지
황학용과의 약속 날까지는 일주일 정도 남았다.왜 시간을 질질 끄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지훈은 그가 뭔가를 준비한다고 직감했다.그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고 약왕파에게 선택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만약 황학용이 여전히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우치지 못한다면 기꺼이 그 목숨을 거둬줄 생각이었다.별장으로 돌아온 한지훈은 고운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그는 아이가 어릴 때 최대한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야겠다고 다짐했다.그날 저녁, 퇴근하고 돌아온 강우연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무슨 일 있어? 안색이 별로 안 좋네.”한지훈은 강우연에게로 다가가서 어깨를 마사지하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강우연은 눈을 감고 탄식하듯 말했다.“회사에 일이 너무 많아요. 신제품 출시에 문제가 좀 생겼어요. 충분한 판매 경로가 확보되지 않았어요.”“내가 판매 경로 좀 알아봐 줄까?”한지훈이 물었다.강우연은 몸을 일으키더니 정색해서 말했다.“여보, 나도 성인이라고요. 계속 당신의 보호 아래서만 살 수는 없어요. 회사의 대표는 나고, 난 그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요. 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요.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죠? 난 당신 등 뒤에 선 사람이 아니라 당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당신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전쟁부의 일은 나도 아는 게 없고 도움이 못 되지만 회사나 생활 방면에서 나도 당신의 도움이 되고 싶다고요.”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와이프 말은 들어야지. 난 개입하지 않을게.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는 당신이 먼저 나한테 말해줘.”강우연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고마워요, 여보.”그 뒤로 그녀는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한지훈은 구석에 숨어 입을 틀어막고 웃고 있는 고운이를 보고는 짐짓 인상을 쓰며 다가갔다.“고운이 잡으러 가자!”다음 날.강우연은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직원들의 안색이 어두운 것을 보고 인상을 썼다.“조
강우연은 한참을 고민을 했지만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이미 신약을 위해 여러 곳을 뛰어다녔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미미했다.핸드폰을 펼친 강우연은 SNS에서 놀랄만한 기사를 발견했다.“서경의 홍영그룹에서 강중에 제약회사를 오픈할 예정이라고?”강우연은 뭔가 중요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 왔다.홍영그룹이 설립한 지사는 이미 강중에서 사업 파트너를 확보한 상태라고 했다. 대체 어떤 운 좋은 회사가 그들의 눈에 띄었는지 궁금했다.서경의 홍영그룹이라고 하면 용국의 서부 지역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거물이었다.의약, 과학기술, 보건사업, 부동산, 엔터테인먼트까지 그들의 세력이 닿지 않은 산업이 손에 꼽을 정도고, 우연그룹의 1년 매출을 다 합쳐도 그들의 하루 매출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다행히 본사를 강중으로 옮기는 게 아니라, 지사만 설립한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강중의 각 기업은 분명히 영향을 받을 것이다.강우연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들어와.”“대표님 찾는 전화인데요?”비서인 서은정이 안으로 들어와서 말했다.“네, 전화 바꿨습니다.”강우연은 서은정에게서 휴대폰을 건네받고 인사를 건넸다.“강 대표님이신가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수화기 너머로 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시죠?”강우연은 낯선 목소리에 약간 긴장하며 물었다.“홍철복이라고 합니다. 서경 홍영그룹에서 강중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하였는데 제가 지사 관리를 맡았지요. 강중에 있는 회사들 리스트를 읽어봤는데 저희의 요구에 부합되는 기업은 우연그룹뿐이더군요.”홍철복이 말했다.강우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경계를 세웠다. 홍영그룹 같은 대기업에서 먼저 그들에게 손을 내민다는 것이 뭔가 좀 이상했다.“홍 대표님이셨군요. 그런데 저희 회사의 뭐가 마음에 들어서 저희를 선택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아, 오해하지는 마세요. 그냥 홍영 측의 수요를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서 드리는 얘기니까요.”강
그 시각, 강중의 번화가의 어느 한 별장.꽤 호화롭게 지어진 별장이었다. 정원에 엄청나게 넓은 꽃밭이 펼쳐져 있고 분수와 조경이 조화를 이루어 무척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이곳은 홍철복이 며칠 전에 구매한 별장으로, 그가 생활하는 공간이었다.“홍 대표님, 강우연이 차에 탔습니다.”비서로 보이는 사내가 홍철복에게 다가가서 말했다.“알았으니까 나가봐.”흔들 의자에 배가 불룩 나온 한 중년 사내가 누워 있었다. 의자마저도 그의 중량을 이기지 못하고 삐걱대고 있었다.그가 바로 홍영그룹 강중 지사의 대표, 홍철복이자 홍영그룹의 고위임원 중 하나였다.그의 맞은편에는 30대 중반의 사내가 앉아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는데 그는 강중 지사의 2인자인 홍안복이었다.“그 여자는 이미 오고 있는 중이래. 혼자.”홍철복이 말했다.“사실 우리 실력으로 강중 의학계를 삼키는 건 시간문제일 텐데 굳이 필요 없는 사람까지 끌어들여야 할까요?”홍안복이 물었다.“넌 몰라. 약왕파의 황학용 소종주의 부탁이니 뭔가는 해야 할 게 아니야. 게다가 북양왕은 상대하기 만만한 놈이 아니야. 앞으로 우리가 강중을 먹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거라고. 북양왕만 멀리 보내버리면 다른 상회들은 알아서 우리의 말을 따르게 돼있어.”말을 마친 홍철복은 담배연기를 길게 들이마셨다.“북양왕이 대단한 놈이라고 해도 우리 홍영그룹은 강대한 실력을 갖추지 않았습니까. 굳이 이런 비겁한 짓까지 할 필요는 없을 텐데요. 이 일이 공개되면 윗분들에게 해명하기 힘들어집니다.”홍안복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걱정할 거 없어. 가문은 우리가 최단 시간 내에 강중과 각 상회를 합병하라고만 했지 그 과정은 전혀 간섭하지 않겠다고 했거든.”“어차피 결과만 좋으면 장땡이야. 과정이 어떻든 고민할 필요가 없어. 안복아, 이게 왜 가문에서 날 이곳의 총 담당으로 보내고 넌 아직도 2인자인 이유야.”홍철복은 진한 담배연기를 내뱉으며 말을 이었다.“그리고 황학용이 먼저 우리를 찾았는데 우리가 약왕파의 힘을
“이제 일 얘기나 하죠.”강우연이 말했다.“물론이죠. 난 우연그룹이 가장 잘하는 영역을 맡아주었으면 합니다. 강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홍철복이 담담히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죠?”강우연이 물었다.“솔직히 말씀드리죠. 우리 홍영은 이번에 강중 의학계의 수장이 되려고 왔습니다. 우연그룹이 그 선봉이 되어준다면 그에 따른 복리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홍철복이 말했다.“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지금 우리 우연그룹을 홍영과 합병하겠다는 말씀인가요? 죄송하지만 그럴 생각 없어요. 오늘의 대화는 없었던 거로 하죠.”강우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강경하게 말했다.우연그룹을 강중을 삼키는 다리로 쓸 생각을 하다니! 참 이해할 수 없는 발상이었다.“마음대로 하세요.”홍철복은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강우연은 발끈하며 자리에서 일어서 떠날 채비를 했다.“10… 9… 8…”홍안복이 갑자기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지금 뭐 하시는 거죠?”강우연은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별거 아니에요. 우연 씨가 마신 커피에 수면제를 좀 탔을 뿐이죠.”홍철복이 웃으며 말했다.“뭐라고요? 당신들….”강우연은 욕설을 내뱉으려 했지만 갑자기 잠이 쏟아지더니 그대로 바닥에 기절해 버렸다.홍철복 형제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웃음을 터뜨렸다.“형, 이 여자 좀 새끈한데요? 인질로 이용하기 전에 제가 좀 데리고 놀면 어떨까요?”홍안복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급할 거 없어. 이 여자를 이용해서 북양왕을 쓰러뜨린 뒤에 내가 직접 네 방으로 보내주지.”홍철복이 말했다.“그래요. 그럼 기다리죠, 뭐.”그렇게 한참 후.강우연은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눈을 떴다.사지가 침대에 묶여 있어서 그녀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어렴풋한 기억이 떠오르고 그녀는 자신이 납치를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강 대표, 깼어?”홍철복이 안으로 들어왔다.“당신… 뭐 하려는 거지? 왜 날 이곳에 납치한 거야? 이거 범죄야. 내가 이곳으로 온 거 내 비서는 다 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멍청하지 않네.”홍철복은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꿈 깨. 날 납치한다고 당신들이 뭘 할 수 있을 것 같아?”강우연이 말했다.“그거야 모르지. 이곳에 오기 전부터 우린 사전조사를 마쳤어. 당신 남편이 소문난 애처가라는 것도 알아. 북양왕의 유일한 약점이 와이프더군. 너만 잘 이용하면 아무리 잘난 북양왕이라도 우리 홍씨 가문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어.”홍철복이 냉랭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게 그들 형제의 계획이었다.용국의 북양왕마저 무릎 꿇린다면 홍영그룹은 용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이 될 것이다.“비겁한 자식들!”강우연이 욕설을 퍼부었다.“욕을 하든 말든 마음대로 해. 네 남편은 네가 납치당한 걸 알고 어떤 표정일지 궁금해지는군.”홍철복은 강우연 앞에 패드를 내려놓더니 영상을 하나 틀었다.잠시 후, 홍철복 형제가 영상에 나타났다.“전화해.”홍철복이 말했다.홍안복은 피식 웃으며 휴대폰에 번호를 입력했다.“우연그룹 비서실인가? 당신들 대표가 우리 손에 있다. 대표가 무사하길 바라면 한지훈한테 혼자 내가 보낸 주소로 오라고 전해.”홍안복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탁!서은정은 놀라서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대… 대표님이 납치를 당하셨다고?”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한참 뒤에 정신을 차린 그녀는 생각을 곱씹었다. 저쪽에서 원하는 사람이 한지훈이라고 한다면 일단 강우연은 무사할 것이다.그녀는 차를 운전해 별장으로 가서 자신의 핸드폰을 한지훈에게 건넸다.“한지훈?”수화기 너머로 홍안복의 음흉한 목소리가 전해졌다.“누구지?”홍안복은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기에 강우연은 한지훈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반가워. 난 홍영그룹 강중 지사의 사장 홍안복이라고 해. 네 와이프가 지금 내 방에 있거든.”홍안복이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야?”뭔가 이상함을 느낀 한지훈이 날이 선 목소리로 물었다.홍철복은 카메라에 대고 강우연에게 보란듯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말을 못
“네! 지금 당장 강중 군부에 연락하겠습니다!”10분 뒤.강중 군부에서는 무장 군대가 검열을 진행하고 있었다.한편, 교북동.강우연은 침대에 누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밧줄을 풀려고 몸부림도 쳤지만 너무 꽉 묶여 있었고 수면제 약효도 아직 남아 있어서 쉽지 않았다.“지훈 씨, 오면 안 돼….”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상대가 함정을 파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는 차라리 한지훈이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벌써 여섯 시 반인데 북양왕이 안 오는 건 아니겠죠?”홍안복이 따분한 얼굴로 말했다.“나도 몰라. 안 오면 넌 그대로 방으로 직행하면 돼. 그렇게 오래 준비했는데 손해볼 수는 없잖아?”홍철복이 말했다.“그건 그러네요. 샤워 좀 하고 기다려야겠네요.”홍안복은 싱글벙글 웃으며 샤워실로 향했다.그가 방문을 나서려던 순간, 누군가가 별장 대문을 발로 차서 넘어뜨렸다.수십 명의 병사들이 총을 들고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안으로 들어왔다.그들은 신속히 홍철복 형제를 포위했다.“다… 당신들은 누구야? 왜 남의 집에 함부로 침입한 거야?”홍안복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부들부들 떨며 물었다.옆에 있는 홍철복도 그와 비슷한 처지였다.“내가 누구냐고? 너희가 날 여기로 불렀잖아? 왜? 이런 등장 방식이 좀 마음에 안 들었나?”그때 한지훈이 분노한 얼굴로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겨… 경호원!”홍철복이 큰소리로 외쳤다.“밖에 있는 그 조무래기들을 부르는 거라면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전부 내가 죽였으니까.”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뭐라고? 그럴 리가 없어. 개개인이 군왕과 전신급 실력의 강자들이라고!”홍철복은 미친 사람처럼 포효했다.분명 한지훈을 잡을 완벽한 함정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작용이 없었다는 것에 더욱 화가 났다.“나한테 불가능은 없어. 네 식견이 너무 좁은 탓도 있고. 감히 내 아내를 납치할 때 이런 결과를 예상했었어야지!”한지훈은 살기를 담은 눈빛으로 홍철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