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전신!배후에 있는 자가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부었을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이 정도의 전력이라면 변방국들을 전복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둘러보았고 그의 주변으로 살기가 넘실대기 시작했다.그들이 이 밤중에 갑자기 길목을 막았다는 건 굳이 묻지 않아도 그들의 의도를 눈치챌 수 있었다.“죽어!”사내 들 중 리더로 보이는 사내 한 명이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일반인이 이런 전신을 마주했다면 굳이 그들이 뭘 하지 않아도 기세만으로 심장 압박을 느꼈을 것이다.하지만 한지훈은 담배를 입에 물고 그들을 대수롭지 않게 쳐다보며 천천히 연기를 들이마시고는 냉소를 지었다.“그렇다면 상대해 줘야겠네.”말을 마친 한지훈은 곧장 행동에 옮겼다.그의 몸을 중심으로 거대한 파동이 일기 시작했다.손을 들자 수십 개의 표창이 그의 손을 벗어나 예리한 빛을 내며 사내들을 향해 날아갔다.푸흡!순식간에 표창들은 앞에 서 있는 열다섯 명의 심맥과 사지를 관통했고 그들은 거의 동시에 한지훈의 앞에 털썩 하고 무릎을 꿇었다.조금 전까지 기세등등하게 한지훈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던 일행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온몸에 피를 뿜으며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졌다.한방에 열다섯을 보내버린 것이다.무시무시한 실력 앞에 남은 인원들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한지훈을 노려보았다.그들은 4대가문의 엄격한 선별을 거쳐 선발된 전신강자들이었다.아무리 용수급 전사라고 해도 이 정도의 전력을 가진 자들을 상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판단 하에 그들은 이번 습격을 감행하게 되었다.하지만 열다섯 명이나 한방에 날려버리는 한지훈의 모습에 그들은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한발 한발 남은 인원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말해. 누구의 사주를 받고 온 거지? 적염왕? 아니면 원씨 가문?”그의 목소리에는 진한 살기가 담겨 있었다.남은 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허리춤에서 무기를 꺼내고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지훈은 양발로 땅을 차고는 쏜살같이 적을 향해 달려나갔다.쾅!그리고 거대한 타격음과 함께 그는 열 명을 상대로 주먹을 날렸다.주먹은 거대한 힘을 싣고 공기를 가르며 적을 향해 나아갔다. 그가 천산서록에서 터득한 항룡복호권이었다.주먹은 산이라도 가를 기세로 거대한 폭발력을 가지고 날아가다가 적과 한뼘 정도 사이가 있는 곳에 도달했을 때 기류가 갑자기 변했다.쾅!순식간에 열 명은 거대한 충격을 받고 허공에 몸이 붕 뜨며 날아갔다.일부는 바닥에 추락하며 땅에 거대한 구덩이를 만들었고 일부는 근처에 있는 담벽에 부딪히며 담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리고 또 일부는 근처에 있는 기둥에 처박혔다.그들은 입에서 대량의 피를 뿜으며 기절했다. 흉부에는 무시무시한 자국이 나 있었으며 늑골도 부러진 상태였다.단 한번의 공격이었지만 열 명이나 되는 전신급 강자들을 순식간에 날려버린 것이다.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맨 처음 그에게 선전포고를 했던 사내에게 다가갔다.사내는 아직 살아 있었는데 입에서 피를 뿜으며 겁에 질린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순식간에 거대한 두려움이 닥쳐오고 사내는 움찔하며 도망칠 준비를 했다.그에게 한지훈은 저승사자와 다름없었다.조금 전 그가 휘두른 주먹은 사내가 평생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하거나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이 정도의 파괴력이라면 이미 6성 용수의 실력을 넘어섰을 터!그는 한발 한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지훈을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너… 6성 용수가 아니었어! 이미 그 경지를 돌파한 거야? 천왕인가?”한지훈은 사내의 앞으로 다가가서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천왕? 아니, 네 예상은 틀렸어. 난 아직 천왕의 경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어. 굳이 내 전력을 경지로 정의하자면 현재는 반보천왕이라고 할 수 있겠군.”반보… 천왕?그 순간 사내는 온몸의 기운이 쫙 빠지면서 눈빛이 절망으로 물들었다.“하! 반보천왕이었다니! 벌써 6성 용수를 돌파하고 반보천왕까지 달성
그 말을 들은 사내는 저도 모르게 움찔하며 어깨를 떨었다.말을 마친 한지훈에게서는 감히 직시할 수조차도 없는 강력한 살기가 흘러넘쳤다.그 살기는 그의 동료를 죽일 때보다 더 원초적이고 차가운 것이었다.그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자가 어쩌면 사람이 아니라 이미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들었다.자신도 열심히 수련하고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했는데 한지훈의 앞에 서니 한낱 벌레에 불과했다.한지훈은 사내의 눈빛을 뒤로하고 담담히 자리를 떴다.주변에 삭막한 정적이 감돌고 피비린내가 진동했다.스물넷이나 되는 전신이 전부 시체가 되어 바닥에 널브러진 상태였다.사내는 파견된 인원들 중에 유일한 생존자였다.4성천급 전신에 도달했을 때의 그 자부감이 완전히 무너진 순간이었다.강력한 힘 앞에서 그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예전에 그들도 자신들보다 약한 자를 벌레처럼 무시했지만 오늘 직접 벌레가 되어 겪어 보니 그게 얼마나 두렵고 섬뜩한 기분인지 알게 되었다.유일한 생존자는 온몸에 피를 흘리며 힘겹게 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비틀거리며 그곳을 떠나 원씨 가문으로 돌아갔다.거실에서 네 명의 가주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잠시 후, 피범벅이 된 사내가 힘겹게 거실로 들어오더니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원천걸은 음침한 눈으로 사내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혼자 돌아왔지? 나머지 사람들은?”피범벅이 된 사내가 바로 한지훈이 살려준 그 유일한 생존자였다.사내는 바닥에 쓰러진 채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가주님, 나머지 인원들은… 전부 사망하였습니다.”“뭐라?”그 순간 원천걸은 충격에 빠진 얼굴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남은 세 가주들도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사내를 노려보았다.“어떻게 그럴 수 있지? 무려 전신급 강자가 스물다섯 명이야! 한지훈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중상은 입혔어야지! 어떻게 혼자만 살아서 돌아온 거지? 걔 고작 6성이야!”원천걸의 고함이 거실에 진동했다.사내는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그 질문에 대답했다.“가주
원천걸은 십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겨우 6성을 돌파하고 반보천왕의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그런데 고작 한달 남짓한 시간 안에 나이도 어린 한지훈이 그와 똑 같은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대체 사람은 맞는 것일까?’이게 과연 한씨 가문 핏줄이 가진 천부적 재능이라는 것일까!남은 세 명의 가주들도 심각한 표정으로 원천걸을 바라보며 물었다.“원 가주, 우리가 큰 실수를 저질렀군. 이제부터 일이 좀 귀찮아지겠어. 우린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반보천왕이라니! 한지훈이 경지를 돌파하는 속도가 이렇게나 빠를 줄이야! 만약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언젠가는 분명 천왕이 될 재목이야! 그때가 되면 우리 4대가문을 향한 위협은 더 커지게 되겠지!”“당 가주 말이 맞네. 한지훈은 위협이야. 놈이 완전한 성장을 이루기 전에 빨리 제거해야 해! 용국에 제2의 한용이 탄생하는 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어! 한씨 가문은 과거의 이름으로 사라져야 해!”거실 안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네 가주의 의견은 여느 때보다도 동일했다.현재의 한지훈이 이미 4대가문의 지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한달 사이에 반보천왕의 경지까지 돌파한 그의 속도를 보고 네 가주는 경외심마저 들 정도였다.이런 요괴는 없애는 게 맞다!이게 그들의 생각이었다.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필히 4대가문을 뒤엎는 존재가 될 것이다.원천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다면 상의를 해보지. 어떻게 하면 한지훈을 제거할 수 있을까? 현재 전신강자는 놈에게 벌레와도 같은 존재야. 용수급 강자를 대량으로 파견한다면 돌파구가 생길지도! 하지만 우리 4대가문에게 그 정도의 강자는 마지막 히든 카드와도 같아! 섣불리 파견했다가 그들이 죽기라도 한다면 엄청난 손실이야!”“원 가주 말이 맞아. 경거망동은 위험하지! 이미 반보천왕의 경지까지 오른 인물이 아닌가! 일반 용수급의 강자는 이미 놈의 상대가 되지 않아! 5성이나 6성 정도면 몰라도!”거대한 몸집을 가진 당 가주가 음
한편, 한지훈은 4대가문이 연맹을 맺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이틀 뒤.조용하던 한지훈의 핸드폰이 울렸다.용린의 전화였다.“주군, 적염왕의 비밀기지를 수비하고 있는 역량을 파악했습니다. 이제 움직여도 될 것 같아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알겠어.”전화를 끊은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강우연에게 말했다.“나 이틀 정도 외출할 건데 그 기간동안 용운이 당신의 안전을 책임질 거야.”강우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딜 가려고요? 전쟁부에 일이 생겼어요?”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아내의 볼을 쓰다듬었다.“별일 아니야.”“알았어요. 조심해서 다녀와요.”강우연이 말했다.집을 나온 한지훈은 곧장 강중 공항으로 가서 전용 헬기를 타고 두 시간을 날아 용경의 군용 공항에 착륙했다.용린은 신룡전의 부하들과 함께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한지훈을 한눈에 알아본 그들은 즉시 자리에 한쪽 무릎을 꿇고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주군, 오셨습니까!”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부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래. 인사는 됐어.”부하들은 일제히 몸을 일으켰다.용린은 빠른 걸음으로 한지훈에게 다가가서 말했다.“주군, 칠룡상 근처에 애들을 파견해 두었습니다. 별장 내부에서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요. 적염왕의 부하들은 아직 우리 애들을 발견하지 못했고요.”한지훈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칠룡산으로 가보자고!”“예!”용린은 한지훈과 함께 미리 대기시켰던 차를 타고 공항을 벗어났다.열 대가 넘는 군용트럭이 공항을 나와 고속도로를 타고 산으로 질주하고 있었다.대략 40분 뒤, 그들을 태운 차는 칠룡산 근처에 있는 한 폐공장 근처에서 멈추었다.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던 인원들이 다가와서 한지훈에게 인사를 올렸다.“주군, 제4소대는 며칠 전부터 이곳에 잠복하여 감시하고 있었는데 수상한 움직임은 없었습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희는 원래 했던 대로 맡은 일을 계속하고 용린
팽팽한 긴장감이 오가는 가운데 팀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신속히 권총을 꺼내들었다.“손 머리 위로!”하지만 그가 총을 꺼내는 순간에 용린 일행이 신속히 움직였다.쾅!용린의 주먹이 팀장의 턱을 날려버렸고 팀장은 수십 미터를 날아 바닥으로 추락하더니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남은 팀원들은 방아쇠를 당길 틈도 없이 네 명의 신룡전 대원들에 의해 신속히 제압되었다.한지훈은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힐끗 보고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갈라져서 움직이자!”그렇게 그들은 신속히 흩어졌다.그 시각, 별장 내부에는 귀를 찌르는 경보음이 울리고 있었다.사면팔방에서 총을 든 경호원들이 별장 근처로 모여들었다.“습격이다! 모두 반격 준비!”“9소대 전원이 사망했다! 신속히 지원 바란다!”하지만!별장 외부에서 하늘을 찌르는 총성과 폭발음이 들려왔다.신룡전 인원들의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총탄들이 빗발치듯 밀림에서 쏟아져 나왔다.한 건장한 체구의 사내가 방탄복을 입고 기관총을 든 채로 맨 앞에 서서 별장의 경호팀원들을 향해 속사총을 갈기고 있었다.탕탕탕!빗발처럼 쏟아지는 총탄은 순식간에 정문 입구를 지키던 경호팀원들을 뒤덮었다.“총 들고 반격해!”“넌 빨리 가서 지원 요청해! 정문 입구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화력공격이 시작되었다고 전해!”순식간에 쌍방의 격렬한 총격전이 시작되었다.건장한 사내의 후방에는 일곱 명 정도의 요원들이 자세를 낮추고 신속히 대문 뒤쪽으로 습격하기 시작했다.대문을 지키던 인원들은 전방의 총탄을 방어하다가 머리 위를 날고 있는 신룡전 요원들을 보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허공을 날던 신룡전 요원들의 팔뚝에서 날카로운 표창이 날아오더니 경호팀 인원들을 덮쳤다.그와 동시에 후방에서 미리 자리를 잡았던 요원들은 뒤에서 놈들에게 기습공격을 발동했다.순식간에 백 명이 넘은 수비 인력들이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일부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일부는 사지가 절단되었다.불과 10분 사이에 정문 앞에는 쓰러진 시체가 즐비했다.뒤에서 대기
이 순간, 지하실 전체의 온도가 갑자기 영하로 떨어졌다!적염왕은 눈살을 찌푸리고 엄숙한 얼굴로 걸음을 옮기는 한지훈을 보았고, 그의 몸과 눈에서는 괴물 같은 분노와 살의가 뿜어져 나왔다! 이때, 앞에 있던 부대장이 재빨리 일어나 한지훈과 적염왕 사이를 가로막고 허리에서 권총을 꺼내 한지훈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한지훈 사령관! 더 이상 앞으로 오지 말고 거기서! 안 그러면 쏴버릴 테다!"한지훈은 멈춰 섰고, 눈에는 살의가 일어나 총을 겨누고 있는 부대장을 노려보며 차갑게 웃었다."날 죽이겠다고?"그의 짧은 대답에 부대장은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마치 사신이 그에게 속삭이는 듯했고 그는 온몸이 떨려왔다.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한지훈의 몸에서 솟구쳐 올라 부대장을 뒤흔들어 놓았고, 그가 반응해 왔을 때 한지훈은 이미 그의 앞에 서 있었다! 그 순간, 부대장은 충격을 받고 서둘러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었고, 가벼운 주먹을 날리는 듯했지만 실제로는 폭발적인 힘으로 부대장을 날려버렸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총을 든 부대장이 거꾸로 날아가 한쪽 벽에 부딪혔다!순식간에 벽에 금이 가면서 촘촘한 틈이 생겼고, 부대장은 입에서 피를 토하며 바닥에 떨어졌다.그의 가슴은 움푹 패였고, 두 눈은 동그랗게 떠진 채로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한지훈은 부대장을 쳐다보지도 않고 차가운 눈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적염왕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나?"그러자 적염왕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한지훈, 넌 확실히 강하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이번은 본왕이 졌다. 죽이든 살리든 네 뜻대로 해라!"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곧바로 움직였고, 날카로운 빛으로 굴절되던 오릉군 가시가 그의 손바닥 사이로 나왔다. 그러자, 이를 본 적염왕은 황급히 말했다."잠깐! 한씨 가문이 몰락한 진짜 이유를 알고 싶지 않나?"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리며 차갑
적염왕의 말을 들은 한지훈은 침묵했다.그는 지금 그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자 적염왕도 말을 이어갔다."본왕의 말은 모두 사실이다, 일이 이 지경까지 왔는데 널 속일 필요는 없지.""그런가?"한지훈은 서늘한 눈빛으로 되물었다."일부러 시간을 끌어서 네놈 부하들이 구하러 오도록 하려는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지? 예를 들면 지금처럼……"말이 떨어진 그 순간! 갑자기 지하실 입구에서 전투복을 입고 기관단총을 든 십여 명의 경비원이 쏟아져 들어와 한지훈을 향해 총을 쏘았다!하지만!한지훈의 눈썹이 일그러졌고 이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드는 순간, 그가 손을 들자 오릉군 가시는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공중에서 호형의 궤적을 그려내 날아갔다.그 후, 오릉군 가시는 순식간에 경비병들의 가슴을 꿰뚫고 사방에 피가 튀었다. 그렇게 경비병들은 뛰어 들오자마자 피웅덩이에 쓰러져 시체가 되었다. 오릉군 가시의 사슬은 빠르게 회수되어 한지훈의 손에 떨어졌고, 새빨간 피가 뚝뚝 떨어졌다.지하실 전체가 매캐한 피 냄새로 가득 찼다! 그러자 한지훈도 즉시 허리춤에서 장관총을 꺼내 적염왕의 미간에 겨누며 말했다. "적염왕,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배후가 누구인지 말해, 그렇지 않으면 비밀을 가진 채 죽음을 맞이하게 될 테다!"이 광경을 본 적염왕의 입꼬리가 씰룩거렸고, 눈가에 한기가 번쩍이며 비참하게 웃었다."하하하, 역시 북양왕이야. 다른 자의 위협은 조금이라도 용납을 하지 않는군! 용국에 이런 사령관이 있으니 정말 큰 행운이 따로 없네!""그렇다면, 본왕이 배후의 인물이 현재 용국 국왕 옆에 있는 용 선생이라고 말하면 어떻게 할 텐가? 어떻게 복수를 할 셈이지?!"두둥!!!적염왕의 말이 한지훈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국왕 곁에 있는 용 선생이라고?!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용 선생은 항상 심오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이미지였고, 국가와 국민, 그리고 국왕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용 선생일 수가 있단
그것은 단순한 위압감이 아니었으며, 진정한 대해였다!이 순간 모든 사람들이 안드레의 기세에 압도당했고, 심지어 진우조차도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전함 몇 척이 아니라 하나의 함대라 해도 안드레의 이토록 강력한 공격 앞에서는 단숨에 전멸했을 것이다!지금에서야 진우는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지 깨달았다.예로부터 천신 아래, 모두 개미와 같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천신계 강자와 비교하면, 천왕계 강자들끼리의 싸움이란 그야말로 아이들의 장난에 불과했다!그러나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 있는 한지훈은 여전히 담담했고, 심지어 머리 위로 거대한 파도가 덮쳐오는 와중에도 한 번도 고개를 들어 바라보지 않았다. 이 얼마나 침착하며 자신만만한 태도인가! 하늘에서 산처럼 거대한 파도가 떨어지려 하자, 모든 이들이 저도 모르게 숨을 삼키며 시선을 집중했다.그 거대한 파도는 엄청난 파도 소리를 동반하며 한지훈을 덮쳤다!“콰광!”굉음과 함께 거대한 파도가 내리꽂혔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단지 그의 몸 앞에 금빛 장막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그리고 거대한 파도는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이 광경을 본 안드레는 저도 모르게 손을 떨기 시작했다! 이 기술은 그가 가장 자신 있는 진법이었고,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파도는 한지훈은 물론이고 항모 한 척이라도 순식간에 침몰할 수 있었다! “이... 이게 가능하다고?”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경악하며 한지훈을 바라봤다!“이까짓 잔꾀로 나를 상대하려 했나? 안드레, 너무 순진했던 것 아닌가?”한지훈은 단 한 방울의 물방울조차 묻지 않은 상태였다!이 순간, 안드레는 진법만으로는 한지훈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이제 남은 유일한 방법은 직접 육탄전을 벌이는 것뿐이었다!이렇게 결심한 안드레는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젊은이, 네 실력은 인정하마. 하지만 네가 아무리 천신계 강자라 해도, 이제 막 경지에
바로 그때, 바다 위에서 부상국 국기가 걸려 있는 세 척의 전함이 다시 빠른 속도로 유람선을 향해 돌진해 왔다! 하지만 그 전함들이 유람선에 가까워지기도 전에, 엄청난 흡인력이 발생하며 세 척의 전함을 순식간에 거대한 소용돌이 중심으로 빨아들였다!순식간에 전함들은 납작한 철판처럼 으스러져 버렸고, 이 광경을 본 모든 이들이 경악하며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한지훈이 서 있는 곳이 바로 그 블랙홀의 중심이었다!전함조차도 단숨에 압축되어 산산조각 났는데, 한지훈은 어떻게 멀쩡할 수 있는 것이란 말인가?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어째서 한지훈은 이토록 강력한 흡인력을 견딜 수 있는 걸까?하지만, 블랙홀은 한지훈을 향해 몰려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머리 위로는 거대한 파도가 솟구쳐 덮쳐 오고 있었다.마치 이 두 가지 힘이 동시에 작용하여 한지훈을 단숨에 바닷속 깊이 짓이겨버릴 것만 같았다!그때, 안드레가 손에 삼지창을 쥔 채 몸을 날려 한지훈을 향해 돌진했다!그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마치 천지를 뒤흔드는 듯했고, 단 한 걸음 내디뎠을 뿐인데 주변의 공기마저 실체가 있는 듯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그리고 그 삼지창을 휘둘렀을 때, 허공에서 천둥 같은 폭음이 터져 나왔다!그러나 한지훈은 이 모든 공격을 눈앞에 두고도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으며, 그저 차가운 시선으로 안드레를 바라볼 뿐이었다.“저 용국 놈은 왜 가만히 있는 거지? 설마 겁에 질려 얼어붙은 건가?”“내 생각엔 완전히 포기한 거다. 저렇게 바다 위로 나간 건,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것뿐이지!”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자연스럽게 진우와 구원항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흥, 이제 와서 동료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고? 너무 늦었어. 진작 그렇게 했어야지!”한 백인 남성이 냉소적으로 말했다.누가 봐도 한지훈이 죽는다면 안드레는 진우와 구원항까지 모조리 처치할 것이 분명했다!안드레의 삼지창이 한지훈을 향해 내리꽂히려는 순간, 그
이십 대의 용국 청년이, 대중 앞에서 감히 카일 가문의 성물을 빼앗다니!이건 분명 오륙에서 세속을 떠도는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자신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는 뜻이었다!안드레는 단순히 카일 가문의 일원일 뿐만 아니라, 오륙 전체의 평화 사절이기도 했다!그가 천신계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기에, 지난 수십 년간 오륙에서는 다시금 대규모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방금도 말했지만, 이 검은 용경으로 가져가 국왕께 바칠 것이다. 내가 가져가겠다고 한 이상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당신도 마찬가지다!”한지훈은 손가락을 흔들며 안드레를 향해 말했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한지훈 역시 천신계에 도달했지만, 문제는 그가 이를 막 돌파한 신참이라는 점이었다!안드레는 수십 년 전에 이미 천신계에 이른 베테랑 강자였다.둘의 경지가 같다고는 해도, 실력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이는 마치 수십 년간 무예를 연마한 대사범과, 갓 입문한 젊은 무인이 싸우는 것과 같았다.둘 다 무예를 익혔다 한들,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실전에서 응용하는 능력은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한 씨 형님, 차라리 그 정복자의 검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진우가 조심스레 한지훈을 말렸다.“돌려준다고요?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라 생각합니까? 게다가, 이까짓 조그마한 진법 따위... 나는 하늘과 바다를 움직이는 것조차도 두렵지 않거늘, 이 작은 자기장이 겁날 것 같습니까?”한지훈은 정복자의 검을 움켜쥐고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 천신계이든, 천왕계이든, 진법이란 결국 두 가지 방식뿐이었다.하나는 자신의 자기장을 활용하여 우주의 자기장을 끌어당기는 것.또 하나는 자연계에 본래 존재하는 자기장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 변수가 너무 많을뿐더러 지구의 자기장에만 국한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우주는 그야말로 무한한 영역이 아니던가?우주의 자기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법만이, 비로소 우주의 강력한 자기장을 모두 자신
안드레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다가 뒤집힐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수많은 수증기가 빠르게 치솟으며 해수면이 점점 상승하는 반면, 배는 점점 가라앉고 있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바다 한가운데 형성되었다!겉으로 보기엔 오마르의 진법만큼 웅장하지 않아 보였으나, 천신계 강자만이 감지할 수 있는 변화가 있었다.안드레가 거의 모든 해역의 자기장을 조종하고 있었고, 소용돌이의 중심부에는 곧 거대한 블랙홀이 나타났다.그 블랙홀 주변에는 번갯불이 뒤엉켜 번쩍이며 휘몰아쳤다.그것은 마치 모든 것을 삼키려는 듯 강력한 흡인력으로 유람선을 중심부로 빨아들이고 있었다.이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은 공포에 질렸고, 심지어 일부는 그대로 울음을 터뜨렸다.만약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면 이 배는 영원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 것이다.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오직 안드레와 오마르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바닷속에서 생을 마감할 운명이었다!이때, 안드레는 한지훈을 향해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이것이 바로 그의 스승이 창안한 진법이었다.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사하겠지만, 한지훈만큼은 예외였다.그는 블랙홀의 강력한 자력에 의해 순식간에 찢겨나갈 것이었다!“망했다! 배가 가라앉고 있어! 다 저 용국 놈 때문이야!”“이봐, 용국 놈! 당장 카일 가문의 성물을 내려놓아라!”“네놈이야 죽고 싶어도, 우리까지 끌어들이진 말라고!”주변에 있던 백인 남자 몇 명이 하나둘씩 일어나 한지훈을 향해 분노의 외침을 내뱉었다.안드레는 결국 천신계 강자였고, 한 명의 천신계 강자는 나라 하나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존재였다. 그의 힘으로 볼 때, 한지훈을 죽이는 것은커녕 한 국가를 멸망시키는 것도 충분한 일이었다.“젊은 친구, 천신계 아래는 모두 개미와 같다. 너와 나의 차이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니, 나는 네가 저항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괜한 발버둥은 더 고통스러운 죽음을 부를 뿐이라고!”안드레는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말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요, 들었습니다! 그럼 저... 바로 연락할게요!”구원항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떨리는 두 손으로 버튼을 마구 눌렀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무서웠다. 방금 한지훈은 진왕검만을 탈환한 것이 아니라, 카일 가문의 미움까지 사게 됐다. “만약 여전히 불복한다면, 언제든지 날 찾아와도 돼!”한지훈은 몸을 돌려 갑판 너머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어느새 갑판 위는,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해졌다.진우조차도 멍하니 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지훈아, 차라리 이번 일은 그냥 내버려두자. 정복자의 검을 가져가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잖아!” “그저 하나의 장식품일 뿐, 우리 용국에는 검이 많고도 많은데 저거 하나 있어봤자야!”그러자 한지훈은 차갑게 웃었다. “아무리 소용없다 하더라도 화장실 인테리어로 걸어놔도 되는 거잖아!”그 말에 오마르는 단단히 화가 났다. 감히 카일 가문의 상징과도 같은 귀한 것을, 화장실 인테리어로 걸려 하다니? 설령 한지훈이 고의로 그들을 자극하려고 한 말이라 하더라도, 방금 그 발언은 확실히 선을 넘긴 했다. “이봐, 어린 친구. 정말 이대로 정복자의 검을 가져가겠다는 거야?”이때 선실에서는 위엄 있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선실 쪽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방금 배에 오르는 순간부터 한지훈은 그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다. 같은 천신계 강자로서, 그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두 사람 모두 같은 일성 준천신의 경지에 있긴 하지만, 상대의 기세는 더욱 안정적이었다. 그 말은 즉, 그는 훨씬 오래된 준 천신계 강자라는 것이다. 사실 한지훈은 정복자의 검에 대해서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 단지 이 사람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이봐, 용국의 어린 청년! 당장 정복자의 검을 내려놓지 못해! 내 사부님이 있는 한, 넌 무릎 꿇고 사과까지 해야 돼!”이때, 오마르는 눈가가 찢어지는 상처를 참아내며 미친 듯이 노호했다.
“모욕이라니? 네가 모욕당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한지훈은 오마르를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로 무대 방향으로 향했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진왕검을 잡을 기세였다. “너... 나를 물리치게 되면 카일 가문으로부터 저 검을 손쉽게 뺏어낼 수 있을 것 같아?”오마르는 땅바닥에 웅크리고 있으면서도 크게 소리쳤다. 지금의 그는, 더 이상 한지훈의 적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엄연히 아직 천왕계 강자에 지나칠 뿐이었다. 그런 그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천신계 앞에서는 그저 땅강아지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아무리 강해도 천신계 강자와 견줄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방금 심상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는 것은, 바로 이 배에 또 다른 천신계 강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설사 일성 준천신이라 하더라도 그 실력은 한지훈이 절대 우러러볼 수 없을 정도였다. “뺏어내다니? 우리가 방금 말했듯이, 진왕검은 예로부터 용국 국왕의 패검이야. 너희 카일 가문이야말로 뻔뻔하기 그지없는 강도들이라고!”“그리고 방금 내가 한 말들 명심해! 카일 가문은 용국 국기를 반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용국 국왕에게 직접 사죄까지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 유럽을 피바다로 만들어서라도 카일 가문을 짓밟아버릴 거야!”잔잔한 바다 위, 한지훈의 목소리는 오랫동안 메아리쳤다. 오마르는 여전히 땅에 떨어진 장검을 힘없이 쥐고 있었다. 그의 어깨뼈는 이미 한지훈에 의해 밟혀 깨져버려 더 이상 일어서지도 못했다. 그나저나 이 상황까지 돼서도, 자신의 스승이 왜 여전히 가만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지훈이 이렇게 날뛰는 것을, 그냥 빤히 보고 있겠다는 건가? “팍!”바로 이때, 한지훈은 손을 뻗어 나무상자를 손에 쥐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백발의 노인을 힐끗 보았다. “가져가! 우리 카일 가문이 베푸는 아량이야!”노인의 눈빛 속에는 두려운 기색이 가득했지만, 말투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이것이 바
“이... 이건 조석이잖아!”오마르의 얼굴에는 순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성신바다의 진법은 매우 강하긴 하지만, 조석만큼은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조석은 자연계에서도 가장 신비롭고 통제하기 힘든 기운이었다. 그런데, 한지훈이 손을 들자 뜻밖에 조석을 불러일으키게 됐다. 무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백발노인은, 입을 벌름거리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렇게 한 갈래의 보이지 않는 힘은, 마치 크나큰 그물처럼 단번에 배 위의 모든 사람들을 덮쳐버렸다. 오마르는 눈앞의 이 장면을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장검을 든 그의 손은 끊임없이 떨려났다. 그 이유는 두려움 때문만이 아니라 지금 그는 비할 데 없이 강한 위압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의 실력이 약했더라면, 아마 진작에 이 위압에 눌려 처참한 몰골이 되었을 것이다. 칼을 휘두르기는커녕 손에 든 장검을 꽉 쥐기도 벅찰 것이다. “이 진법은 어때?”그때, 한지훈은 얼굴이 창백해진 오마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오마르는 마치 하늘이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다닥!”이내 사람들은 오마르의 골격이 끊어지는 소리를 똑똑히 들어냈다. “안돼!”곧이어 오마르는 고개를 들어 노호하기 시작했고, 5성 용급 천왕계 기운을 뿜어내며 어떻게든 이 보이지 않는 위압에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결코 헛수고일 뿐이었다. 그가 들어 올린 두 팔은 곧바로 아래로 처지게 됐다. 지금 그는 마치 두 손으로 한 행성을 대처하고 있는 것처럼, 상대적인 두 개의 힘은 전혀 같은 차원이 아니었다. “푸!”결국 오마르는 갑판 위에서 털썩하고는 주저앉아 피를 뿜어냈다.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갑판 바닥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느끼게 됐다. 이 힘은, 그가 일생 동안 마주한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힘이었다. “이럴 수가! 이럴 수가!”오마르는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지
“하하! 정말 가소롭기 그지없네. 용국 무종 문파는 비록 많긴 하지만 그중 진정한 천왕계는 손에 꼽을 정도야! 너희 용인들은 그들의 진법이 과연 얼마나 대단할지 영원히 알 수도 없는 거라고!” “가소로운 용국인들, 설령 너희 용국의 조상들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내 앞에서는 그저 땅강아지처럼 비천한 목숨이야!”“오늘 나 오마르, 이 배 위에서 널 죽여버릴 거야!” 붉은 망토를 걸친 오마르의 은발은 바람에 가볍게 흩날리고 있었다. 한편 하늘의 천둥소리는 끝없는 천위를 띠고 있었다. 사실 그의 성신바다는 장 씨 집안의 삼절진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곤륜 뇌해에 비하면 정말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 그 시각, 배 위의 사람들은 모두 더없이 놀란 표정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굉음에 귀를 기울이며 온 하늘의 먹구름을 보고 있었다. 마치 이 거대한 유람선이 당장이라도 거대한 파도 속에 뒤집힐 것 같았다. 모든 사람들은, 죽음이 이미 자신의 지척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네가 방금 그랬지, 우리 용국의 진정한 천왕계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그리고 용인들은 그 진법이 얼마나 강한지 전혀 모른다고.”한지훈은 입가에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내 말 맞지 않아? 너희 용국 무종 강자들은 힘만 강할 뿐이지 진정한 힘에 대해서는 잘 모르잖아. 진정한 힘은, 이 우주에서도 이 세상에서도 직접 보아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거야!”“그 말은 즉, 너희 용국에는 진정한 강자란 없고 전부 쓰레기들이라는 거야!”오마르의 말에 진우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말대로 여태까지 진우는 진법이 가장 쓸모없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기에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그는 전혀 일격을 가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방금 한지훈과 오마르가 진법을 이용하여 비로소 천지를 뒤흔드는 모습에 그제야 자신이 보잘것없음을 깊이 느끼게 됐다.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해?”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사방의 뇌해를 바라보았다. 해수면에 떨어진 한 갈래의 필련은 마
이곳은 엄연히 카일 가문의 개인 영지이기에, 그들이 한지훈을 어떻게 처단하든 누구든지 비난할 수가 없었다. 설령 용국이라 할지라도 간섭할 권리는 없다. “죽어!”바로 이때, 한지훈은 머리도 돌리지 않고 손바닥을 툭 쳤다. “쾅!”그러자 한지훈의 손바닥을 중심으로 갑자기 기랑이 일었다. 기랑에 부딪힌 세 갈래의 기력은 점점 사라져 갔지만, 반면 기랑은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푸! 푸! 푸!”이내 놈들은 연달아 피를 뿜어냈다. 그렇게 2성 천왕계 강자 세 명은 동시에 피를 흘리며, 저 멀리로 몸이 날아올라 갑판을 따라 바로 바다로 떨어졌다. 그 광경에 많은 사람들은 감탄하였다. 정말 강자 중 강자였다. 닥치는 대로 2성 현급 천왕계 강자 세 명을 격파하다니. 어쩐지 젊은 놈이 미쳐 날뛰더라니, 역시나 탄탄한 바탕이 있었구나. 한편 구원항 역시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한지훈을 고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진우의 작은 졸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에, 그는 비로소 한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이 말의 참뜻을 깨달았다. “가져와!”한지훈은 무대에서 5 보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다가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무대 위의 노인은 식은땀을 흘리며 다소 두려워하는 기색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카일 가문의 저력은 절대 이렇게 단순할 리가 없었다. “건방진 놈!”바로 그때, 선실에서는 우레와도 같은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은발에 두 눈이 붉은 한 젊은 남자가 갑판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등장에 모두들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진우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바로 오마르였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세속에 관여할 수 있는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의 수제자다. 그는 5 성 용급 천왕계 실력을 지니고 있는 진천왕이다. 사실 5성 용급 천왕계 중, 진법이나 현기에 대해 잘 모르는 천왕계 강자들은 단지 반천왕이라고만 할 수 있다.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