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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화 저수부를 만나다

서일은 머리를 움켜쥐고 밖으로 나갔다. 얻어맞고 난 뒤에는 왕비의 마부 노릇도 해야 했다.

원경능은 마차에 앉아 서일이 어두운 얼굴로 나와 마차에 오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물었다.

“자네도 따라오나?”

“왕야께서 소인더러 마차를 몰라고 하셨습니다. 왕비의 입궁을 호송하라고요.”

서일이 시무룩하게 말했다. 원경능이 웃었다.

“왜 그러는 가, 또 천대를 받은 것인가?”

서일은 감히 불평할 수 없었다.

“소인 주둥이가 가벼워 왕야를 화나게 하곤 합니다.”

원경능은 발을 내리고 웃었다. 서일은 정말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였다.

서일이 슬며시 발을 젖히고 고개를 들이밀었다.

“왕비, 방금 전 물으셨던 그 곳 말입니다, 나중에 소인이 모시겠습니다.”

왕야는 모시기 까다로운 사람이니 왕비의 비위를 맞추는 더 것이 좋았다. 일이 터지면 왕비는 그를 지켜줄 수도 있었다.

희씨 어멈이 경멸하며 말했다.

“정말 살고 싶지 않은 게지요? 왕비의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면 어떡합니까? 밖에서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혀 잘릴라. 어쩐지 왕야가 늘 당신을 때리시던데 당신은 그래도 싸군요.”

서일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마음속에 말 못할 슬픔이 밀려왔다. 요즘은 운이 나빠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인가? 왜 자꾸 혼난단 말인가?

마차는 청조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바퀴가 데굴데굴 굴러가는데 삐걱거리는 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원경능은 그 소리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말했다.

“서일….”

갑자기 마차가 ‘덜컹’하는 큰 소리와 함께 차 전체가 낮아지더니 옆으로 기울어졌다. 다행히 서일이 재빠른 반사신경으로 곧 뛰어내려 한 쪽을 들고 급하게 말했다.

“왕비, 어서 내리십시오. 차륜이 빠졌습니다.”

희씨 어멈은 원경능을 부축하여 급히 마차에서 내렸다. 몸가짐을 신경 쓸 새도 없었다. 서일이 버티지 못한다면 바로 떨어질 판국이었다.

서일은 두 사람이 마차에서 내린 모습을 보더니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괴로운 표정으로 마차를 바라보며 말했다.

“며칠 전부터 이 바퀴에 문제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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