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호는 그걸 알 리가 없었다. 그가 괴로워하며 말했다.“당신은 달거리가 온 적도 없는데, 내가 황조모에게 당신이 가능하게 아이를 가졌다고 말한 거네. 이 일이 들통나면 안 되는데.”그런데 녹아가 말했다. “아니에요. 왕비, 어찌 달거리가 온 적 없나요? 왔었어요. 그저 왕비의 달거리가 좀 이상해서 때때로 두세 달에 한번 왔어요.”“왔었느냐?”원경능도 어리둥절했다.우문호는 그녀를 보며 의아해서 물었다.“당신 스스로도 왔었는지 안 왔었는지 모른다고?”원경능은 조금 침묵을 지키다 말했다. “조금밖에 안 왔는데, 달거리가 맞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았겠어요?”“뭐 이런 논법도 다 있어?”우문호는 원경능을 쳐다보며 물었다. “원씨, 당신 무슨 일을 나한테 감추고 있는 거 아니야?”“이런 일을 감출 필요가 있어요?”원경능은 화제를 돌렸다. “그 측비의 일은 그저 이렇게 끝인 거예요? 부황께서 아무 말도 안 해요?”“부황도 마음속으로 다 계산이 있을 거야. 아무 말도 안 하셨어.”우문호가 말했다. 그러자 원경능이 일어나며 말했다.“뭐 부황도 아무 말 안 하는데, 우리도 관계하지 맙시다.”그녀는 목청을 세우며 소리쳤다. “다보야, 우리 산책 나가자.”다보가 뛰쳐나왔다. 원경능은 녹아에게 분부했다. “나와 함께 산책하자꾸나.”녹아는 ‘네’ 한마디를 하며 원경능을 따라 정원으로 나섰다.우문호가 따라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원경능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참, 녹아야. 내 달거리 말이다... 나 세 달에 한번 오는 게 맞는 것이냐?”“왕비, 본인께서도 모르십니까?”녹아는 의아해서 물었다.“알지, 알고 있지.”원경능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왕야가 모르니깐. 난 사실 왕야를 속이려고 했었다. 그나저나 너희들은 한 달에 한 번 오는 것이냐?”그녀는 달거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듯 고의적으로 물었다.“네. 다 한 달에 한번 옵니다.”녹아가 대답했다.원경능은 원주인이 생리불순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휴, 하마터면 들통 날
문 앞을 나오자 원경능이 물었다. “어찌된 일이야? 네가 혼사일로 부친한테 대들었다는 말이 사실이야?원경병은 재수없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말도 말아요. 저에게 어떤 사람을 찾아줬는지 아세요? 하나같이 다 제 아버지 뻘이 되는 사람들이에요. 게다가 다 후처 자리고요.” 원경능은 경후 원팔륭이 투기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무엇이든 다 좋은 것과 바꿀 생각을 가득했다.특히나 그는 딸을 시집 보내는 게 이득을 제일 크게 얻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문턱이 높은 젊은 귀공자들은 자신처럼 이런 한물간 후야를 쳐다보지 않을게 뻔했다. 이렇게 오랜 세월 뒹굴어봤자 시랑 자리밖에 차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치고 올라갈 수는 없지만, 언제나 내려올 수 있는 그런 위치였다.문턱이 낮은 집안은 그가 밑지는 것 같아 쳐다보지도 않았다. 자신은 어쨌든 후작이 아닌가.그러니 나이가 좀 많고, 관직이 안정되고 일정한 세력이 있는 집안을 찾을 수밖에. 부인이 죽은 사람도 괜찮았다. 원경능이 말했다. “네 혼사는 내가 한번 알아봐 줄게.”“네.”원경병도 한마디 응수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원경능은 왕부로 돌아온 후 정말 희씨 어멈에게 물었다.희씨 어멈은 워낙 입이 매서운 편이었다. “왕비가 찾은 사람을 당신 부친이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습니다. 당신 부친은 지금 딸을 팔아먹고 있는 겁니다. 이익이 안 맞으면 절대 동의 안 할겁니다. 그러니 왕비는 이 일에 신경 쓰지 마세요.”원경능은 진심으로 이 일에 마음을 쓰고 싶었다. 이 시대에 여인들이 시집가는 것은 평생의 일이었다. 적합하지 않아도 이혼 할 수도 없는 세월이었다.원주인 원경능의 일화가 좋은 예였다. 때문에 원경병의 이 일을 그녀는 마음에 담아 두었다.저녁에 우문호가 돌아오자 그녀는 물었다. “당신, 좀 겸손하고 사리 밝은 미혼 공자들을 알고 있어요?”우문호는 전신의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뭔 일을 벌이려고? 잊지마. 당신 이미 결
원경능은 그날 저녁 자시까지 기다렸지만 그때까지 우문호는 돌아오지 않았다.그녀는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 뒤척거렸지만 도저히 잠들 수 없었다. 녹아를 시켜 두 번이나 가보게 했으나 그때까지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무슨 큰 사건이라도 생긴 건가?보통 큰 사건이 있을 때만 이렇게 늦게까지 야근했다. 하지만 예전에는 서일을 시켜 소식을 전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왜 아무 소식도 없는 것일까?밖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쿵쿵’ 울렸다. 그것은 원경능의 가슴마저 쿵쾅쿵쾅 뛰게 만들었다. 그녀는 즉시 침대에서 뛰어내렸다. 사고가 생긴 것이다. 틀림없이 사고가 생긴 것이다.녹아가 달려 오며 황급하게 말했다. “왕비, 서일이 보고하러 왔습니다.”원경능은 온 몸이 피투성이인 서일이 뛰어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그만 눈앞이 캄캄해지며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녹아가 그녀를 부축하며 급히 물었다. “왕비, 어찌 그러십니까?”“왕야는?”원경능이 마음을 다잡으며 힘겹게 물었다.서일은 얼굴의 땀을 닦으며 급히 말했다. “일이 생겼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왕야가 많은 돈을 잃고 화를 내며 다른 사람과 말다툼하고 있었는데 후에 고사가 왔습니다. 하지만 무슨 연유인지 고사와 왕야가 맞붙어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두 사람은 취현거에서 뒤엉켜 싸우고 있습니다. 소인이 시도했지만 도저히 말리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왕비를 모시러 왔습니다. 이 일이 폐하께 전해지면 폐하는 필시 대노할 것입니다.”“마차를 준비하게!”자객의 습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고 하니 원경능은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그가 도박에 싸움까지 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저번에도 고사와 한바탕 싸움을 한 적 있었다. 이 두 사람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사이가 좋을 때는 남색가들처럼 굴다가 나쁠 때에는 서로 죽기 살기로 싸워댔다.“자네 이 피는 어떻게 된 건가?”원경능이 서일에게 물었다. 기력이 왕성한 것을 보니 부상당한 것 같지는 않았다.서일이 말했다.”돼지 피 입니다. 취현거
마차는 왕부로 돌아왔다. 한바탕 구토를 한 원경능은 힘이 하나도 없었다.나른한 솜처럼 우문호의 품에 안겨 방으로 들어왔다. 고사는 풀이 죽어 그 뒤를 따랐다.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평소에 그토록 기세가 당당하던 초왕비가 이렇게 연약한 면이 있을 줄을. 만일 그녀가 정말 화병이라도 난다면 그는 이번 생에 원경병을 부인으로 맞을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했다.의원이 왔다.우문호는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조바심과 걱정을 가득 담아 말했다. “괜찮을 거야. 의원의 진료를 한번 받아봐.”원경능은 구역질을 한 뒤 너무 괴로워 그에게 화낼 겨를도 없었다. 그의 시퍼렇게 멍들고 부은 얼굴을 보니 마음도 아팠다. “당신은 가서 옷이나 갈아 입고 얼굴이나 씻어요. 술 냄새도 좀 없애봐요. 당신이 풍기는 그 술 냄새 때문에 괴로워 죽을 것 같아요.”우문호는 몇 발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알았어, 냄새를 안 풍길게. 의원이 당신을 다 진찰하고 나면 가서 옷을 갈아 입을 거야.”“나가요!”원경능이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그가 서있는 자리는 마침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다. 술 냄새가 풍겨오자 그녀는 또다시 구역질이 났다.우문호는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나갔다. 고사는 한 쪽에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우문호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난 자네를 죽여버릴 것이야.”고사는 숙이지 않고 말했다. “모두 당신 탓입니다.”우문호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아직도 본왕이 잘못했다고 하는 거야? 본왕이 서일을 시켜 자네를 데려오게 한 건 그들이 편법을 써서 사람을 속인걸 철저히 조사하기 위함이었어. 헌데 자네는 뭐야, 세 마디도 하기 전에 손부터 댔잖아. 도대체 누가 잘못했다는 거야?”고사도 두 눈에 형형한 불꽃이 일었다. “그럼 제가 당신에게 좀 물어봅시다. 당신이 그들을 데리고 취현거에 간 용의는 뭡니까?”“투전하려고!”우문호가 냉랭하게 말했다. “왜, 투전하는 것도 자네의 미움을 살 일인가?”고사도
원경능은 몇 술 떴다. 하지만 죽에서 나는 마른 조개의 비린내를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위가 또 뒤집어지는 느낌이 들자 그녀는 손을 내 저으며 안색이 창백해진 채 침대에 누우며 말했다. “못 먹겠어요. 더 먹으면 또 토할 것 같아요.”우문호는 너무 마음이 아파 의원에게 화를 냈다. “도대체 무슨 병이길래 자네도 진단하지 못한단 말인가. 어찌 먹기만 하면 토하는 것인가?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지 않고 뭐 하는가?”의원은 당황해 하며 말했다. “그래도 태의가 온 다음에 처방을 받으십시오. 이 늙은이는 감히 아무렇게나 처방을 내리지 못하겠습니다.”우문호는 그 말을 듣자 너무 급한 나머지 눈이 다 세모꼴이 되어버렸다.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의원은 입술을 달싹이며 망설였다. 희씨 어멈이 말했다. “의원님은 먼저 돌아가요. 입을 굳게 다무셔야 할겁니다.” 의원이 말했다. “허면 이 늙은이는 먼저 물러 가겠습니다.”전씨 어멈이 그를 데리고 장방에 가서 진찰비를 내어 준 다음 그를 배웅해주었다.전씨 어멈이 문 어구에 와서 희씨 어멈을 불렀다.두 사람이 복도에 나오자 전씨 어멈이 입을 열었다. “의원의 진단이 혹시 틀릴 수도 있으니 이 일은 잠시 왕야께 말씀 드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태의가 진단한 후 그때 다시 말합시다.”희씨 어멈도 말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네.”전씨 어멈이 탄식하며 말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다만 왕비가 자금탕을 마셨기에 아마 이삼 년은 임신이 어려울 겁니다.”“참, 나도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네. 자금탕은 누가 배합했나? 분량은 어땠는가?”“탕 대인이 배합한 겁니다. 분량도 정상적인 분량이었습니다. 하지만 후에 왕야가 해독탕을 주셨으니 아마 도움을 되었을 겁니다.”“해독탕은 크게 도움되지 않았을 거네. 자금탕을 마시자마자 해독탕을 마셨을 때에만 약 효과가 있네. 하지만 왕비는 궁에 있을 때 이미 몸이 많이 상했었네. 자금탕이 이미 폐부를 손상시켰던 게지.....”희씨 어멈은
태의의 손이 솜을 두드리듯 다시 다가오자 원경능은 화가 나 소리쳤다. “진맥 안 할거네. 다들 나가요. 혼자 머리를 식히고 싶어요.”“원씨...”“당신도 입 다물어요. 저를 원씨라 부르지 마요. 당신도 당장 나가세요. 오늘 저녁 당신이 도박을 하고 싸웠기에 제가 화가 나서 열 받은 거잖아요.”원경능이 화가 나서 말했다.태의의 눈이 ‘띵’하고 동그랗게 떠지더니 떨리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틀림없습니다. 임신 초기 사람들은 다 성격이 돌변해 조급함을 참을 수 없어 합니다. 이건 임신 초기의 증상입니다. 왕야 절대로 왕비의 화를 돋게 해서는 안됩니다.”우문호는 놀라운 눈길로 원경능을 쳐다보았다. 앞으로 다가가고 싶었지만 원경능의 노기등등한 얼굴을 보니 마치 흉악한 악귀 같아서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그녀가 다시 화를 낼까 두려웠다.“그럼... 그럼 난 밖에 있을게. 당신 무슨 일 있으면 나를 불러.”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절대 화 내지 마. 화 내면 안돼. 우리 아들을 상하게 하면 안되지.”원경능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나가라고요!”우문호는 한 손으로 태의를 잡고 나는 듯이 밖으로 달아났다. 행여 원경능이 또 다시 화를 낼까 두려웠다.“왕비, 절대 화내면 안 됩니다.”희씨 어멈이 권고하려고 했다. 원경능은 갑자기 머리를 들더니 말했다. “어멈, 자네도 나가시게. 혼자 있고 싶네. 나갈 때 문도 닫아주게.” 희씨 어멈도 하는 수 없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소인들이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불러주십시오.”희씨 어멈과 전씨 어멈, 녹아 모두 밖으로 나갔다. 문도 닫아주었다밖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았다.서일은 탕 대인을 쳐다보고 또 왕야를 쳐다보다가 말했다.“왕야, 좀 그만 왔다 갔다 하십시오. 더 마음이 불안하단 말입니다.”탕양이 화가 나서 소리쳤다. “여봐라, 와서 서일을 끌어내거라. 여기 소월각에 한발자국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거라.”여기 어
태의는 도무지 왕야가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알 수 없었다. 계산할 줄 모르나?임신기간 열 달에 산후 조리 한 달을 합하면 열한 달이 아닌가? 원래는 열두 달이라 말하려다 참작해서 한 달을 감면했던 것이다.탕양은 알고 있었다. 하여 얼른 태의를 재촉했다. “계속 말해 보세요.”태의는 탕양을 한번 보고는 말을 이었다. “둘째. 이것 역시 지극히 중요한 사항입니다. 왕비는 잠시 아무런 활동도 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누워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반드시 소인이 처방한 안태(安胎)약을 복용하여야 합니다.”“네, 기억했습니다.”탕양이 말했다.“셋째....”조태의가 정중하게 주위의 사람들을 한번 훑어 보고는 조용히 말했다.“이것도 지극히 중요한 사항입니다. 반드시 잘 기억하기 바랍니다. 왕비의 모든 음식은 반드시 믿을만한 사람이 담당하여 보살펴야 할 것입니다. 방안의 모든 향을 다 없애 버리십시오. 옷에도 향을 입히지 마십시오. 그 어떤 사람이 보내 온 물건일지라도 다 재삼 검사를 거쳐야 합니다. 궁에서 하사한 물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출궁해서 여기까지 오는데 일일이 살펴볼 수 없으니 반드시 엄격히 검사하셔야 합니다. 왕비께서는 부중의 음식을 제외한 다른 사람이 보내 온 음식은 될수록 드시지 마십시오. 꼭 명심하십시오.”우문호의 안색도 점점 무거워졌다.태의의 이 마지막 말들이 무슨 뜻인지 그는 알고 있었다. 그저 일반적 관계라면 태의는 이런 말을 안 해줘도 됐다.그는 화를 거두고 정중하게 공수했다. “조태의, 왕부의 모든 탕약을 다 태의께서 직접 주관 해주기를 부탁드리겠네. 본왕이 입궁하여 부황께 아뢰고 그대를 왕부에 청하여 잠시 거주할 수 있게 하겠네.”“네!”태의가 대답하고는 원경능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폐하께서는 대단히 기뻐하실 겁니다. 왕비, 소인 성심성의껏 당신을 위해 세자를 보호해 드릴 겁니다.”원경능은 방안의 사람들을 둘러 보았다. 모두 엄숙하고 긴장한 표정들이었다. 자신의 아까 그 생각들을 떠올리니 그녀는 참으로
원경능은 시시하다는 듯 웃었다. 그제서야 제일 중요한 일이 생각났다. “참, 당신 내일 입궁하여 아뢸 생각인가요?”“응 아뢰려고.”우문호가 말했다.“석 달이 안되면, 아뢰지 않아도 된다 하지 않았어요?”우문호가 말했다. “아무래도 오늘저녁 이렇게 대대적으로 일을 벌였으니까. 비록 다 우리 사람들이라고는 하나, 밤중에 의원을 불러들였으니 무조건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불러 일으켰을 거야. 아마 내일이면 의원이 청해서 물어볼걸? 어차피 감출 수 없는 거, 차라리 우리가 스스로 공개해 버리는 게 더 좋지 않겠어?”“우리 다른 사람의 감시를 당하고 있어요?”원경응은 주위가 다 부자연스러운 것 같았다.우문호는 그녀의 배가 눌리지 않도록 조심스레 손으로 그녀를 안고 있었다. “내가 그저 예전의 초라한 친왕이었을 적에도 누군가는 내가 눈에 거슬려 날 암살하려 했어. 하지만 지금은 나에게 경조부윤이란 직위가 하나가 생겼잖아. 게다가 당신이 여섯째를 치료해줬고 또 태상황의 중시를 받고 있어. 우리 부부 둘은 그야말로 다른 사람의 눈엣가시고 살에 박힌 못 일거야.”원경능은 그 말을 듣고 똑바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럼 우리 아이가 태어나면, 너무 위험할 것 같아요.”아니면 우리 아이를 낳지 맙시다. 애가 무슨 죄라고... 라는 말을 원경능은 고려했지만, 감히 꺼내지는 못했다. 우문호는 그녀를 꼭 끌어 안고 진중하게 말했다. “처자식을 보호하는 건 사내의 천직이지. 당신은 시름 놓아도 돼. 난 절대 당신 모자가 억울함을 당하게는 하지 않을 거야.”사내의 강건한 가슴과 부드러운 말투, 확고한 보증은 여인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주곤 했다.원경능도 감동을 받았다. 사실 두 사람이 함께 있은 뒤 그녀도 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그는 예전처럼 횡포하지도 냉담하지도 않았다. 지금은 그저 가끔씩 멍청한 짓을 하긴 했지만, 가끔은 따뜻하고 자상하기도 했다.특히 지금은 그가 더 책임감을 갖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예전에도 있긴 했지만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