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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화 오지 않는 달거리

그렇지 않은가? 만약 아들을 낳았는데 요절했다면, 그거야말로 가슴에 못 박힐 일이 아닌가? 더구나 황실까지 연루될 수 있었다. 밖에서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황실이 이 몇 년간 아들도 태어나지 못했다느니, 태어난 아들도 하늘이 데려갔다느니, 이건 하늘이 우문씨 집안에 대해 징벌을 내리는 것이라는 둥 할게 뻔했다.

기왕비가 병을 얻은 건 회왕을 돌봐주었기 때문이다. 측비가 병에 전염된 건 또 기왕비를 돌봐주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다 사이가 좋고 인정이 깊어서 생긴 일이다. 어디에서도 잘못을 찾을 수 없었다. 도리어 칭찬받을 일이었다.

그녀가 누구를 탓할 수 있단 말인가?

태후는 서글퍼서 말했다.

“하늘도 우리 우문씨 집안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가 보구나!”

우문호는 이 늙은이가 잠시 동안은 안정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 하지 않는가. 시간이 지나면 이 일도 천천히 잊혀질 것이었다.

계속하여 몇 마디 더 위로하고 그녀에게 죽 반 그릇을 더 들게 했다.

생각지도 않게 태후는 죽 반 그릇을 먹더니 그를 보며 말했다.

“네가 한번 말해보거라. 너와 네 부인은 결혼한지 일년도 넘었는데, 왜 아직도 희소식이 없는 것이냐? 그녀의 배가 제구실을 못한다면 너도 이젠 측비를 맞아야 하지 않겠니. 지금 일곱째의 측비도 정해진 마당에 너도 빨리 서두르거라.”

이 어르신의 마음은 여전히 우문호를 향하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늘 염두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손자 가운데서 그녀가 가장 중시하는 건 바로 다섯째였다.

자연히 현비가 그녀의 조카였기 때문이다. 친정이 이 몇 년간 도움이 되지 못하니 다섯째가 어서 빨리 한몫을 톡톡히 해내길 바랐다. 그래야 친정을 좀 이끌어 줄 수 있으니.

다만 손자들도 다 친손자들인지라, 비록 다 똑같이 대해줄 수는 없어도, 다 잘되기를 바라왔었다. 그러기에 기왕의 측비 일도 이렇게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것이다.

우문호는 조모가 측비의 일을 말하는 것을 제일 두려워했다. 그는 체면을 무릅쓰고 원경능을 입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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