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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화 자결이었다

기왕은 당연히 비통해했다.

그는 두 눈이 약간 벌겋게 달아오른 채 방안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마치 하나의 석조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우문호는 들어와서 그의 그 모양을 보고 그와 유측비 사이가 매우 돈독하다고 느꼈다.

우문호는 앞으로 다가가 앉으며 말했다.

“큰형님,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기왕은 그제서야 머리를 천천히 돌렸다. 눈빛도 서서히 흐릿함에서 벗어났다. 그가 힘이 빠진 목소리로 목소리로 말했다.

“왔느냐.”

“네, 부황께서 저더러 가보라 해서요.”

그는 수사하러 왔다고 말하지 못했다.

기왕은 그래도 알고 있었다. 몸을 똑바로 하고 앉아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

“물어볼 것이 있으면 물어 보거라. 이미 왕부 중의 사람들에게 다 물어보았으리라 생각한다.”

“큰 형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다 물어보았습니다.”

우문호가 대답했다.

기왕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이 깃들어 있지 않았다. 그가 담담히 말했다.

“그녀는 줄곧 몸이 안 좋아서 부중의 일을 관여할 겨를이 없었어. 그러니 그녀에게 물어봤자 소용이 없어. 그녀는 아무것도 몰라.”

우문호도 머리를 끄덕였다.

“측비 신변의 사람들하고 물어보니 측비가 일이 나기 전에 그녀 부친의 서신을 받았다 했습니다. 그 황폐한 곳에서 더는 참을 수 없으니, 큰형님에게 사정 좀 해달라고, 부황께 좀 봐달라 했다고요.”

기왕은 마구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지. 하지만 본왕은 응해주지 않았어. 그녀 부친은 벌을 받아 마땅했으니까. 본왕이 차마 부황에게 청을 들 수 없으니 다시는 그런 말을 꺼내지 말라고 야단을 쳤었어.”

“큰형님이 그녀를 야단 쳤었어요?”

기왕은 수심에 잠겨 양미간을 찌푸리며 조금 괴로운 듯 말했다.

“본왕이 너무 심하게 말했었던 것 같아. 아니면 그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리가 없었을 텐데.”

“큰형님이 생각하기에는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습니까?”

우문호가 물었다.

기왕은 우문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면 뭐, 모살이라도 당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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