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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화 모든 화는 입에서 나온다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던 원경능이 말했다.

“그때 감히 엄두를 못 냈기 때문일 거네.”

“감히 엄두를 못 내서요? 이건 그렇게 좋은 이유는 아닙니다.”

희씨 어멈이 말했다.

원경능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확실히 그렇게 좋은 이유는 아니야.”

하지만 정말로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때의 그녀는 사면초가였으니까.

“그래서요?”

희씨 어멈이 물었다. 원경능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모르겠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은 참 묘하다고 생각되네. 내가 그 당시 입궁했을 때 온 몸이 상처투성이였는데, 그때 어멈은 나를 유일하게 잘 대해준 사람이었네. 나는 그 은혜를 기억하고 있네. 영원히.”

이 말은 희씨 어멈의 배반을 겪고 나서는 확실히 입에 발린 소리였다. 하지만 희씨 어멈은 큰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반짝였다.

“영원이라고요.”

희씨 어멈이 중얼거리다가 쓸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주 오래 전, 어떤 사람도 제게 그런 말을 했었습니다. 영원히 잘 대해주겠노라고.”

“그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인가?”

원경능이 물었다. 아마 그 사람은 틀림없이 저수부일 것이다. 그럴 것이다. 저수부가 어찌 한낱 궁녀를 마음에 들어 할 수 있겠는가?

“전 안 믿었습니다!”

희씨 어멈이 말했다. 그녀는 실의에 빠져 있었다.

“누가 믿겠습니까? 그가 어떤 사람이고, 제가 어떤 사람인데요? 믿지 않으면 저는 영원히 그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모를 것 아닙니까? 이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슈뢰딩거의 이론: 독극물과 함께 갇힌 상자 속 고양이의 생존여부는 그 상자를 열어서 관찰하는 여부에 의해 결정됨.)

믿지도 않고 시도해 보지도 않는다. 그러면 답은 영원히 두 가지인 것이다.

원경능은 한숨을 쉬었다.

“이 일생도 이렇게 무지몽매하게 다 지나갔습니다.”

희씨 어멈이 조용히 말했다.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이야기군.”

원경능이 말했다.

희씨 어멈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습니까?”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오직 당사자만이 하나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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