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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화 어장을 시험하다

제왕은 목을 움츠리고는 잿빛이 된 얼굴로 호소하였다.

"다섯째 형님, 왜 그리 사납게 말해요?"

우문호는 인내심이 바닥나서 소리를 질렀다.

"갈 거냐? 가지 않을 거냐?"

"먼저 침착을 되찾으세요. 명취가 놀라겠어요!"

제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천천히 앞에서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우문호는 심호흡 몇 번을 거쳐서야 끓어오른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이때 제왕이 또 말했다.

"전에 성문 밖에서 다섯째 형수는 명취를 호수로 밀지 않았다고 했어요. 그리고 도리어 명취가 자신을 밀었다고 모함하면서 자신을 해한다고 하지 않겠어요? 다섯째 형님, 돌아가서 잘 말해봐요. 저는 형님의 체면을 고려해서 이 일을 추궁하지 않았어요."

우문호는 성큼성큼 앞으로 향하더니 하인 한 명을 불러 세웠다.

"제왕비를 편청(偏厅)으로 모시거라. 본왕이 물을 말이 있다."

하인은 잠시 멍해졌다가 제왕을 바라 보았다. 제왕은 하는 수 없이 응답하였다.

"가거라!"

하인은 명을 받고 떠났다. 우문호는 제왕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몸을 돌려 서일과 함께 편청으로 가 기다렸다. 제왕은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면서 계속 하소연하였다.

"다섯째 형님, 이 일을 잘 해결해야 해요. 제가 명취의 편을 들어주려니 동의하지 않고, 그렇다고 형님이 다섯째 형수의 편을 들어줄 도리는 없지 않나요?"

서일은 우문호의 얼굴이 흐려지는 것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왕야, 그만 말하십시오. 먼저 이 일을 해결한 뒤에 말하시면 안됩니까?"

제왕은 서일을 흘끔 보았다. 서일은 그에게 경고의 눈짓을 날리고는 우문호를 가리켰다. 제왕은 그래도 우문호를 무서워하는지라 불만이 있지만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편청에서 잠시 기다리니 저명취가 시녀를 데리고 왔다. 턱에 생긴 상처에는 붕대가 감겨있었고 치마는 매우 헐렁하였다. 허리가 한줌도 되지 않아 매우 연약하고도 가련해 보였다.

시녀가 저명취를 부축하면서 들어왔다. 저명취의 안색은 매우 초췌했고 눈이 빨갛게 부어있었다. 우문호를 보자 저명취는 입을 열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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