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채라가 도복을 입은 상태로 돌아왔다. 머리는 하나로 바짝 묶었고 겉보기에는 여신 그 자체였다.남자들 대부분이 채라에게 넋이 나가 있자, 많은 여자애들이 질투어린 시선을 보냈다. 도윤조차도 채라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녀가 대련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래완은 채라를 보더니, 검정색 천으로 자신의 눈을 가렸다. 그의 행동은 바로 관중들로부터 환호성을 이끌어냈다.얼마나 멋지고 남자다운가!천이 꽉 조여졌는지를 확인하고, 래완이 놀리듯 말을 했다. “자, 들어와!”래완이 거들먹거리자, 채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대신에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 들었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래완은 얼굴을 직격타로 맞았다.그는 채라의 공격을 피하지도 막지도 못했다. 원 밖으로 날아가 땅에 세게 부딪힌 후에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를 깨달을 뿐이었다. 이 모든 것을 자각하기에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다.관중들은 충격을 받았고 대다수가 눈 앞의 광경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패배한 래완이 바로 기어 올라와서 안대를 벗었다. 그리고 충격을 먹은 표정으로 단 한번의 동작으로 자신을 때려눕힌 채라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미연도 온 몸이 굳었다. 이 여자 아이는 강했다. 아니 너무 강했다.채라는 그저 싸늘하게 있었다. 그리고선 래완에게 공격해 보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비웃었다.피가 들끓는 듯한 기분이 들은 래완은 순간적으로 분노에 눈에 멀어 채라에게 달려들었다. 채라의 손가락 끝에 닿기도 전에, 채라는 다시 래완을 원 밖으로 날려보냈다! 래완의 온 몸은 마치 찢어진 연처럼 땅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모두가 입을 떡 벌리고 있을 뿐이었다. 자신들이 보고 있는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도윤도 똑같이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쟤 뭐야?’태권도에서 이름을 날렸던 래완이 조차도 채라의 공격 하나 방어하지 못했다.그는 경기장에서 모든 관중들 앞에서 바보 짓을 했다!“래완아!” 우성이와 그의 친구들이 달려
우성이는 여동생인 다영이가 부를 때 래완을 부축해주느라 바빴다.누군가 자기 여동생과 싸우려고 한다는 것을 알자, 우성이는 바로 도윤이를 향해 달려오며 분노를 표출했다.그는 이미 래완을 때려 눕힌 여자 애 한 명한테 자신이 덤빌 용기가 없다는 사실에 많이 창피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찌됐던, 우성이도 학교에서 잘 싸우기로 유명한 사람 중 하나였다.자신의 여동생이 시비가 걸린 모습을 보자, 우성이는 자존심이 더 이상 짓밟히는 것을 두고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만약 지금 다영이를 위해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가족들이 실망할 것이다!“감히! 너 죽고 싶어?!” 우성이가 도윤이의 가슴을 걷어 차려 하며 달려들었다.“세상에, 우성이 눈 돌았어!”“당연하지! 지금 쟤가 여동생을 때렸기도 했지만 아마 채라한테 맞서 싸우지 못한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화났을 거야!”“그러게 말이야. 분명 저 남자애한테 화풀이 할 거야!”우성의 발이 도윤이의 가슴 쪽으로 위협적으로 다가오자 모두들 숨을 죽이고 있었다.하지만, 도윤에게 닿기도 전에, 갑자기 우성은 가속도가 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도윤이 마치 우성을 강아지 마냥 옆으로 내 던졌고 그로 인해 우성이는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그 순간 우성은 뼈가 부서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기어갈 힘조차 없었다.우성이 도윤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자 도윤이 걱정되었던 찬우는 입을 떡 벌린 채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도윤이 얻어 맞을 모습을 상상하자 신이 나 있었던 다영조차 충격으로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도윤은 지금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미연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는 우성이 얼마나 숙련이 된 사람인지 알고 있었고 도윤이 저런 노련한 싸움꾼을 상대한다는 건 가망이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뭐지? 도윤이 실수로 우성의 공격을 받아쳤다고 하기엔 말이 안 됐다.“채라야! 얘가…” 민지가 바로 채라에게 달려
“이 겁쟁아! 남자 답게 채라랑 싸워!” 민지가 도윤을 쳐다보며 소리쳤다. 솔직히 민지는 그 둘이 대련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그래! 남자답게 싸워!” 경기장에 있던 다른 여자애들도 외치기 시작했다.도윤은 그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여기서 빠져나올 도리가 없었다.이를 알고서 그는 도전을 받아들이고 무대 위로 천천히 올라섰다.대명과의 짧은 훈련을 통해 그는 총 다섯가지의 동작을 배웠었다. 각 동작은 발차기, 주먹 또는 길고 짧은 무기로부터 선수를 보호하는데 중심이 맞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다섯 번째 기술은 뒤에서 공격 받는 상황에서 사용 가능했다.만약 위험에 처하면 이 기술들이 도윤에게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언제까지나 호신술에 불과했다. 이런 싸움에는 쓸모가 없었다. 링 안으로 들어서자, 도윤이 채라에게 어떤 동장을 취해야 할지 생각하려고 할 때, 그녀가 그에게 돌진해 왔다.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채라의 속도는 장난이 아니었다. 아마 도윤이 숙련된 무술인이라고 착각한 모양이었다.“와! 채라 좀 봐!”“와 지금 완전 전력을 다하는 것 같은데!”“진짜 재밌겠다! 이도윤이 어떻게 반응할까?!”관중들은 극도로 흥분하며 신이 나서 경기의 결과를 추측하고 있었다.“아마 도윤이 꼼짝도 못할 것 같은데! 그렇게 힘이 세 보이지는 않잖아!”“그럼 어떻게 우성이를 그렇게 쉽게 내동댕이친 거야? 그냥 우연이었나?”관중들이 지들끼리 떠들고 있는 와중에, 채라는 우아하게 점프해서 공중에서 회오리 발차기를 하기 전에 도윤이 바로 앞에서 멈춰섰다. 동작이 너무 빠르고 강해서 이 동작을 수년동안 수련해 온 듯 보였다.하지만, 도윤이는 침착하게 대명이 가르쳐 준 기술들을 떠올렸다.‘어떤 공격이던지 간에, 상대편이 발차기를 하려고 한다면, 두 번째 동작으로 막아라.잘 먹히길 바라며 최적의 타이밍을 노리다가 도윤은 기회를 포착하자 마자, 채라의 정강이를 잡고 그녀의 급소를 눌렀다. 약간의 힘으로 그는 발차기를
그 말을 듣자, 민지는 관장에게 이를 알리려 방을 나갔다. 하지만, 이내 곧 돌아왔다.“관장들이 여기 없어, 채라야. 저택에 다른 어른들도 지금 안 계셔. 회의실에서 회의하는 모양이야! 아, 기억 안나? 오늘 큰 연간 회의 있는 날이잖아!” 민지가 말했다.“아, 맞다. 그럼 됐어. 내가 내일 얘기할게.” 채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에 앉았다.곧 채라는 민지가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을 눈치 챘다.“뭔데?” 채라가 물었다.그 말을 듣자, 민지는 채라 옆으로 가서 말했다. “야 채라야, 우리 가문 남자들만 참석할 수 있는 이 의심스러운 가족 연간 회의에서 무슨 말을 하는 걸까?”“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채라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을 하고 곧 뭔가를 깨달았다.“…너 지금 무슨 생각하는 거야?” 채라는 민지의 눈을 쳐다보고 물었다.“에이…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잘 알면서. 우리한테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잖아! 왜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만 보내야 하는지, 우리는 우리 가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고! 너가 수년 동안 훈련을 받아서 가문에 있는 그 어떠한 남성들 보다 훨씬 더 강하고 재능이 있는데! 이 엄청난 사건에 대해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있어!” 민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민지가 말을 할수록 채라의 표정은 계속해서 어두워졌다. 민지가 한 말은 가시가 되어 그녀의 심장에 꽂혔다.‘…그래, 내가 남자들보다 더 낫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살아온 것도 맞아. 저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나도 가족의 일원으로서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려고….’그녀의 이런 모든 노력에도, 할아버지는 채라의 재능과 부단한 노력을 인정조차 해주지 않았다.“우리 엿들어 보는 거 어때? 너도 나만큼 가족사에 대해 알고 싶잖아!” 민지가 속삭였다.할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게 겁이 나서 예전 같았으면 바로 안 하겠다고 했었겠지만, 이번에 민지가 설득을 하니, 채라는 처음으로 약간 고민이 되었다.‘
“실로 첫째가 세상을 떠나고, 어떤 배씨도 다른 라이벌 가문에 맞설 수 없었습니다. 그때 형님은 이미 나이가 드실 대로 드셨으니까요. 참 안타까운 일이지요… 다행스럽게 우리 채라가 아주 재능이 있습니다. 걔라면 충분히 젊은 대표들과 맞설 수 있을 거요! 우리가 충분히 교육을 시키면, 훨씬 더 뛰어나질 겁니다!” 다른 노인이 말했다.“나도 이 일에 채라를 넣을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이단이 외동딸이요. 이단이 유일한 혈육이란 말입니다! 제가 오랜 시간동안 바깥 세상으로부터 그 아이를 보호해 왔습니다… 이 모든 일에 그 아이를 넣어도 될지 자신이 안 섭니다!” 배씨 가문 가장이 말했다.“그 아이는 아직 어리고 어쨌든 나중에 결혼을 할 거 아니요? 그리고 배이단 대표 조차도 이 일을 해결하지 못했었다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그 아이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부모가 둘 다 사고로 죽었는데, 그 사람들이 이 작은 여자 애 한 명 못 끌어내릴 것 같으세요?” 얼굴에 기름기가 가득한 중년 남성이 말했다.그 말을 듣자, 배진섭이라는 둘째 대표가 중년 남성을 노려보며 책상을 쾅 내려쳤다.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 선승범 씨? 저희 가문이 선씨 가문한테 너무 잘해주니까 기본 예의도 안 갖추시는 건가요?”“절대 아닙니다! 우리 염감탱이 아버지가 우리 선씨 가문은 영원히 배 씨 가문에 빚을 지고 있는 거라고 계속 일러주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그랬다고요! 당신들이 하는 말을 다 들으라고 했고 실제로 지난 수년 동안 그렇게 해 왔습니다! 남서부 지역에서 당신들 영향력을 확보하는데도 일조해왔습니다. 적어도 거기에 대한 공로는 인정해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승범이 진섭을 쳐다보며 말했다.배 씨 가문 외에도 다른 몇몇 가문들이 회의에 참석해 있었다. 어찌 됐든, 이러한 큰 가문 사람들은 적어도 그들의 권력 하에 다른 가문들을 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도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이씨 가문 밑에서 일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과 비슷했
“다 들은 게야?”서재에 들어서자 가장이 채라에게 물었다.채라는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배씨 가문의 젊은 세대들이 외출이 금지 당한 일에 하루 하루가 우울하고 괴로웠다면, 부모님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알게 되면 영원히 슬픔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었다.채라는 외출 금지를 당했을 때, 채라는 불평이나 불만을 쏟아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조차, 아무도 그녀에게 부모님에 대한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 사람들한테 물어보기라도 하면 매만 맞을 뿐이었다.“수년 동안 너를 가둬 놓은 내가 미운 거냐?”가장이 물었다.“아니요, 밉지 않습니다. 저를 위해서 그러신 거 알아요!”채라가 말했다.“채라야, 내가 지난 몇 년 동안 너를 쭉 지켜봐 왔단다. 솔직히, 너 같은 손녀를 둔 게 너무 자랑스럽다. 하늘에서 너희 부모님도 너를 자랑스러워하실 거야.”가장은 채라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그런데 할아버지, 저희 배 씨 가문의 적이 누구인가요? 그 사람들이 제 부모님 사건에 연관이 되어 있는 건가요?”채라가 물었다.가장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서재의 모퉁이를 바라보고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너한테 진실을 숨길 수 없다는 거 잘 안다. 너는 아주 똑똑하고 재능이 많은 아이야. 이제 내가 몇 가지를 말해줘도 될 것 같구나.”가장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말을 했다. “그래 맞다. 우리 배씨 가문은 항상 강적이 있어. 그건 이씨 가문이다!”“이 씨 가문이요? 처음 들어보는 데요?”채라가 놀라 물었다.“그도 그럴 테지, 그 가문은 우리처럼 숨어서 살 이유가 없었으니까.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고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가문은 극소수에 불과해! 그리고, 우리는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널 가두어 놓았는데, 너가 실제로 아는 바깥 세상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한 게냐?”가장이 물었다.“그런데 왜죠? 왜 이 씨 가문이 우리한테 그런 짓을 한 건데요?”채라는 분노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말하자면 길다. 간단히 말하자면,
채라가 재산을 물려받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나설 게 분명했다.채라는 선씨 가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선 씨 가문이 꽤나 강력하고 영향력이 있었지만, 감히 함부로 선을 넘진 못했다.채라는 할아버지 서재에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사진을 잘 챙겨서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채라야, 한참 기다렸잖아!”어둠을 틈타, 바깥 뜰에 한 젊은 남자가 성 있었다.“선연호, 너가 날 왜 기다려?”채라가 쌀쌀맞게 말했다.“오늘 오후에 너가 다쳤다고 들었어. 다른 사람한테 맞았다고 들었는데, 너가 너무 걱정되어서 물어보려고 왔어. 채라야 걱정 마. 내가 그 사람한테 복수해 줄게!” 연호가 말했다.“너가 상관할 바 아니야. 내가 하나 말해 두겠는데. 내 동기한테 손끝 하나 건드렸다간, 가만 안 둘 줄 알아!”채라는 갑자기 화가 났다.“알겠어. 아무 짓도 안 할게, 채라야, 화내지 마!”연호가 재빨리 대답했다.“더 할 말 있어? 없으면, 나 가볼게.”그리고 나서, 그녀는 얼굴을 구기며 연호를 마지막으로 힐끗 보고서 자리를 박차고 가버렸다.“채라야! 채라야!”연호가 그녀를 불렀다.하지만 채라는 들리지 않을 만큼 멀어져 있었다.연호는 주먹을 꽉 쥐었다.“허허,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었죠. 아무리 잘해주셔도 관심도 없으실 겁니다!”그 때, 도로 옆 나무 뒤에서 뒷짐을 지며 노인이 걸어 나왔다.어두운 밤에 노인은 꽤 공포스럽게 보였다.얼굴 한 쪽은 환했고 한 쪽은 어두웠기 때문이었다. 지옥에서 나타난 괴상한 생명체 같아 보였다.두 눈은 침울해 보였고 눈 주변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난데없이 나타나서, 경고를 하고 있었다.게다가, 전체적인 외형은 꽤나 말랐다. 살짝 바람만 불어도 거의 날아갈 것 같았다.“무슨 말이에요?”연호가 물었다.노인이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죠. 절대 기회가 오길 기다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주는 도움이 너무 작고 쓸모가 없기 때문에 저 여자분은
사실, 도윤은 채라와 더 말을 하고 싶었다.하지만 그 말을 하고, 채라는 다른 쪽으로 얼굴을 돌리면서 화난 표정을 하고 있었다.누가 봐도, 도윤과 말하고 싶어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도윤은 억지로 채라와 대화를 이어 나가려 하지 않았다. 대신에, 달려가서 그 둘 뒤에 앉았다.그러자 민지가 등을 돌려 도윤을 째려보았다.민지도 도윤이가 순수한 남자 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돈이 엄청 많을 뿐만 아니라 무술에도 능숙했기에 정말 놀랐다.채라도 정말 만만치 않은 선수인데 이도윤한테 이렇게 쉽게 진다고?만약 채라가 민지에게 도윤과 얽히지 말라고만 말하지 안 했어도, 민지는 채라에게 재경기를 권했을 지도 모른다.일단 그들은 수업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학생들은 강의실로 많이 들어오지 않았다.그들은 다음 수업을 듣는 여자 애들 겨우 몇 명민 강의실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평소라면, 이 강의실은 지금 꽉 찼을 것이었다.“애들 다 어디 갔니? 왜 아무도 안 오는 거야?”그때,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강의실에 학생들 몇 명만 있는 모습을 보자, 선생님은 방금 들어온 여학생들에게 궁금한 듯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채라와 도윤도 무슨 일인지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여자애들이 무언가 말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쪽을 쳐다보았다.“아, 그게 3학년 애들한테 일이 좀 생긴 것 같아요. 오늘 과방 문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진 저도 잘 모르지만 여기 수업 듣는 많은 애들이 구경하고 있었어요” 여학생이 대답했다.도윤과 찬우는 서로를 쳐다보았다.그 날, 아침 일찍 그들은 바로 강의 실로 왔고 과 방에는 가지 않았었다.뭔가 일이 터진 게 분명했다.분명 김다영과 연관이 있을 것이었다.“어, 무슨 일이야?”“자세한 건 나도 잘 몰라. 김다영이 누구랑 싸우는 것 같던데. 근데 김다영 때문에 벌어진 싸움이 분명했어.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근데 걔 너 동기 아니야?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