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됐든,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도윤은 서둘러 모두에게 거실로 모이라고 말했다. 타쿠야와 후토미가 그의 양옆에 앉자, 도윤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흠, 제가 카이를 죽였습니다.”“…뭐…? 너가 뭘 했다고? 도윤아, 너무 성급한 거 아니니? 우리 가문은 이제 막 일어서기 시작했는데, 카나가와 가문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스즈키 가문은 정말로 큰일이야!” 타쿠야가 두 발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야마시타 영토에서 죽였어요. 그러니, 카이 죽음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면, 야마시타 가문이 뒤처리할 거예요.” 도윤이 손을 저으며 설명했다. “…오…그래… 그럼 다행이구나.” 타쿠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도윤과 야마시타 가문 사이가 좋았다. “그나저나, 저는 내일 아침에 예남 지역 고대 유적지로 향할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야마시타 가문에 이에 대해 말하니, 스즈키 가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더 보내준다고 했어요. 그러니, 다른 가문과의 마찰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도윤은 타쿠야가 불필요하게 걱정하지 않도록 안심시켰다. 물론, 타쿠야는 미간을 약간 찡그렸다. 어쨌거나, 최고는 도윤이 그들과 함께 평생을 사는 것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저 대답했다. “…그래! 빨리 떠나면 떠날수록, 부모님도 갈망 섬에서 벗어나 더 편해지실 거야. 도윤아, 행운을 빈다!”“감사합니다. 이게 제가 전하고 싶은 얘기 두 가지였어요. 그리고, 가족을 구한 후에, 두 가문을 처리하는 데 돕기 위해 꼭 돌아올게요.” 도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뉴 가문과 카나가와 가문을 처리한 후에도 우리와 함께 있을 거니…?” 타쿠야가 물었다. “안타깝게도 그럴 순 없어요.” 도윤이 살며시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일본에 머무는 건 불가능했지만, 도윤은 가끔씩 찾아오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다. 어쨌거나, 도윤은 스즈키 가문에 정이 들었다. “우리도 같이 가는 거야?” 고대표가 물었다.
도윤은 백팩과 담배만 손에 들고 있었고, 잠시 후, 고 대표와 이든이 합류했다. 마지막으로 저택을 확인하고, 도윤은 한숨 쉬며 말했다. “갑시다.”SUV에 올라탄 후, 출발하려던 찰나, 차 옆에서 창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지 보고 잠시 놀란 도윤은 창문을 내리고서 담배를 입에서 빼고 미소 지으며 물었다. “후토미, 무슨 일이야?”“…나도 같이 갈래!” 후토미가 말했다. 목소리로 들어서 그녀는 이미 결심한 듯 느껴졌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당연히 놀라며 대답했다. “너가 일본 여왕병사라는 건 잘 알지만, 이 여정은 절대 만만한 게 아니야. 그래서 거절해야겠어.”“내 별명을 알고 있으니, 내가 너에게 완벽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겠지!” 후토미는 SUV를 빙빙 돌며 말했고, 조수석 문을 두드렸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이든은 문을 열고서 말했다. “후토미 씨……”이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후토미는 그를 밖으로 끌어내리고 차에 올라타며 말했다. “이든 씨가 뒤에 앉아요.”이든의 가방을 내려놓으며 후토미가 이어 말했다. “이미 많이 생각했어. 넌 여태까지 우릴 계속 도와줬잖아. 그러니, 너가 이렇게 가버리면, 난 파렴치한 사람이 될 것 같아.”도윤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을 때, 이든은 한숨을 쉬며 고 대표 옆 뒷자리로 옮기며 중얼거렸다. “왜 나한테만 저래…”이든을 무시하며 후토미는 그저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운전해.”“정말로 우리랑 함께 가겠다는 거야…?” 도윤은 후토미의 친절한 의도를 거절하기 어려웠다. “그렇다니까! 이런 진지한 일로 농담 안 해!” 후토미는 고개를 단호하게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하지만, 이 일은 정말로 위험할 수 있다는 거 다시 한번 말할게. 사실, 이든이 조차도 상대할 수 없는 적들이 많을 거야.” 도윤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절대 네게 짐 되지 않을 거야! 필요한 게 있다면, 말만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어. 이제 네가 올 것 같아서 조금 전에 나왔단다.” 노인은 두 손을 소매에서 뻗으며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앞을 내다볼 줄도 아세요…?” 도윤은 물으며 등을 돌려 고 대표를 바라보았다. “아니. 너가 거기서 새벽에 출발했다면, 여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대충 짐작한 거야! 걱정할 것 없어. 그냥 조금 더 서두르려고 아주 약간 기다렸을 뿐이니.” 노인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자신 일에 이렇게 열정적으로 생각해 주는 노인의 모습에 기뻐하며 도윤은 물었다. “그러면… 바로 출발할까요?”고개를 끄덕이며, 노인은 뒤를 돌아 가문 사람들을 보고서 말했다. “어젯밤에 내가 한 말 잊지 말고. 스즈키 가문을 잘 보호하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사람들은 다 막아. 그러고도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 바로 죽여. 무슨 일이 생기거든, 내가 돌아와서 처리한다. 알겠어?”“네, 알겠습니다! 애들을 데리고 간 후, 선생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스즈키 가문 사람들 모두 잘 지키고 있겠습니다!” 무리의 리더처럼 보이는 사람이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아. 그럼, 이제 가지.” 노인은 다시 도윤을 돌아보며 말했다. 후토미의 막무가내의 참여로 이제 꽉 찬 4인승 SUV 차량을 보며, 도윤은 할아버지를 이든과 고 대표 뒤에 앉히고 싶지 않았다. 도윤이 물었다. “…음… 혹시, 더 큰 차 있으신가요?”그 말을 듣자, 노인이 말했다. “차 가져와!”고개를 끄덕이며, 노인의 부하 중 한 명이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7인승 MPV 차를 가져와 앞에 멈추어 섰다. “이 차면 충분하지? 어젯밤에 차가 좁을 것 같아서 준비했단다. 예남 지역에 어떻게 갈 거냐면, 우리 가문 사람이 부두에 화물선 하나를 준비했어. 그러니, 목적지까지 가는 데 문제없을 거다.” 노인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순간 깜짝 놀랐지만, 도윤은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서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생각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도윤의 일행들을 보자. 머지않아 다섯 사람은 부두에 도착했다. 노인의 지휘 아래, 그들은 곧 부두 가까이 정박해 있는 야마시타 가문의 로고가 박힌 화물선 하나를 발견했다. 배에 올라타기 전에, 한 남자가 급히 달려오며 말했다. “셋째 사부님! 말씀대로, 일본에서 예남 지역까지 세 번은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충분한 기름을 준비했습니다.”“잘했어.” 노인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대답했다. 노인의 칭찬을 받자, 가슴이 뭉클해진 남자는 바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 그저 시키신 대로 했을 뿐입니다!”남자가 자리를 떠나자, 노인은 미소 지으며 도윤과 나머지를 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부두에 가게가 좀 보이는데, 필요한 게 있으면 가서 사 거라. 없다면, 바로 출발하자.”“흠….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불필요한 것을 사려고 하면 도윤이 막을 거예요! 돈 낭비라고 말하거든요!” 간식을 사고 싶었던 이든이 투덜거렸다. 안타깝게도, 도윤은 이든과 같은 취향이 아니었다. “음? 누가 돈 낭비래?” 노인이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당황한 이든은 뒤통수를 긁으며 물었다. “…음… 가서 좀 사와도 돼요…?”“이런, 이 부두는 야마시타 가문 소유야. 어제 내가 미리 우리가 올 것이라고 말해 두었단다. 그러니 배에 실을 수 있다면, 저기 가게들에 가서 원하는 것은 뭐든 사렴.” 노인은 영업 중인 가게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그 말을 듣자, 도윤은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흠, 배에 이미 저희를 위한 음식과 물이 준비되어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보기에 저희는 여분의 옷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 여정이 짧지 않으니까요. 예남 지역에서 갈망 섬까지 가는 동안 지독한 냄새를 풍기고 싶지 않아요.”도윤은 가족과 마침내 재회하는 순간에 깔끔하고 단정하고 싶었다. 어쨌거나, 지금 입고 있는 낡을 대로 낡은 옷을 누나가 본다면, 잔소리할 게 뻔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어렸을 때, 진흙탕에서 많이 놀았고,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누나가 귀를 잡아끌
“그게… 일단은 예남 지역 고대 유적지로 가는 것뿐이에요. 그것 말고 플랜 비는 없어요. 어쨌거나, 정확히 말하자면 애초에 갈망섬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으니까요. 그곳에 도착하면 갈망 섬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을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또다시 막다른 길에 직면하겠죠…” 도윤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 쉬며 중얼거렸다. “아무것도 없어?” 제갈은 살짝 인상을 쓰며 물었다. 분명 도윤이 도필에 대해 더 알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안타깝게도 없어요… 하지만, 이건 있어요…” 도윤은 외투에 주머니를 넣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바다 지도를 꺼냈다…“…어? 이건 전설의 바다 지도가 아니야?” 제갈은 도윤에게서 지도를 받고서 찬찬히 훑어보며 물었다.“오? 선생님이 이걸 아세요?”“물론이지. 잊은 게야? 나도 서부 지역 지배자야. 그러니 이 지도에 대해 당연히 들어본 적이 있지. 그나저나, 전설에 따르면, 이 지도는 바다에 있는 숨겨진 보물과 관련된 거라고 하던데… 맞아? 그 보물을 손에 넣으면, 굉장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하지?” 노인이 지도 한가운데 섬을 가리키며 대답했다.“…숨겨진 보물이요…?” 도윤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물었다. “그래. 왜? 그거 찾으러 다닌 게 아니야? 그렇다면, 이 지도에 다른 목적도 있다는 거야?” 제갈이 궁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전 갈망섬을 찾으려고 이 지도를 사용했어요… 이 지도에서 섬 하나가 나타난 것을 봤어요. 하지만, 한 10초 정도 잠깐 보였다가 다시 사라졌죠… 방금 말씀하신 숨겨진 보물은 처음 들어요.” 도윤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설명했다.“그런 거라면, 이 바다 지도가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는 것 같구나. 그래, 기회가 된다면, 숨겨진 보물도 찾아보자. 정말로 굉장한 물건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제갈이 대답했다. “오, 여기는 저도 이미 가봤는데, 당시에 보물이 있다는 건 몰랐어요. 애초에 거기가 갈망섬인 줄 알고 간 거거든요. 안타깝게도, 그 섬은 이씨 가문 종파가 살고
“제가 듣기로는 오직 이도필만 가족들이 감금된 장소에 갈 수 있어서 이정명도 접근하지 못한다고 해요. 적어도, 그 암살자가 제게 해준 말에 따르면요…” 도윤은 믿어도 될지 아닐지 확신하지 못한 채로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일이 점점 더 재밌어지는구나… 흠… 이도필이 네 부모님과 누나를 납치한 후에 네가 그들을 구하러 오길 바라고 있는 거지? 그러면서 동시에, 네가 죽기를 바라지는 않고… 네가 여기서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게 있는 건 아닐까…?” 도필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노인이 중얼거렸다. 그는 도필이 안 좋은 의도로 가족들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도필의 행동을 합리화하려는 제갈을 보며 도윤은 그저 주먹을 꽉 쥐고서 대답했다. “제가 무언가 놓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어떠한 할아버지도 이렇게 사악한 방법으로 손주에게 가르치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도윤의 도필의 향한 증오는 절정에 달해 있었고,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더라면, 도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사람을 때렸을지도 모른다. 도윤의 적개심을 보자, 노인은 살짝 체념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택에 도착하면 다시 얘기하자. 혹시 아니? 너가 도착하면, 이도필이 왜 그런 짓을 했었는지 결국 다 말해줄지… 떠나기 전에, 다시 말하지만, 이도필은 항상 가문 사람들에게, 특히 네 부모님에게 참 잘했던 게 기억나. 안 좋은 말도 거의 하지 않았지!”도윤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후토미, 고 대표, 이든이 돌아왔다. 그들을 보자, 도윤은 더 이상 이 얘기를 이어나가지 않고 바다 지도를 주머니에 넣으며 차를 마셨다…그들이 가까이 다가오자, 이든은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맥주 한 병을 꺼냈다. 도윤에게 던지며 말했다. “맥주 마셔!”쉽게 맥주병을 잡으며 도윤은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대답했다. “고마워. 그나저나, 다들 배고플 것 같은데, 내가 음식 좀 만들어 줄게!”오후 세 시였고 어젯밤 저녁 이후로 다들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도윤조차도 배가
“…다시 생각해 보니까, 아까 배 갑판 위로 뛰어내리셨었지? 아 까먹고 있었어!” 이든이 손으로 입을 막으며 소리쳤다. 정말로 할아버지의 정체가 무엇일까?“맞아. 그것으로 할아버지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알 수 있지. 사실, 할아버지가 곁에 있으니 난 더 마음이 놓여.” 도윤은 난간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대답했다. 잠시 후, 배의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이미 셰프는 요리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겉으로 보아도 셰프는 전문가였다. 다섯 명이 식사하는 자리였지만, 그는 심지어 수프까지 포함하여 8가지의 서부 지역 음식을 준비했다. 그 광경을 보자, 모두 빠르게 테이블 주위로 모여들어 식사를 시작했다…모두가 모인 자리를 틈타, 도윤은 임무 도중에 언제든지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그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했다. 어쨌거나, 특수 부대 경연대회 기간에 예남 지역 군사가 그들에게 시비를 걸러 찾아왔었다. 그랬기에, 도윤은 배가 예남 지역에 정박하면, 그들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예남 지역 부대에 퍼지는 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사령관이 김경서라는 점에서 조금 안심이 되었다. 도윤이 할 말을 마치자, 제갈은 모두를 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예남 지역에 도착하면 경매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네? 무슨 경매요?” 도윤이 물었다. “소문을 듣자 하니, 주로 전통 의약초가 물건인 것 같은데… 내가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고…” 노인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그러면, 관심 없어요.” 도윤은 가족을 구출하는 게 급선무였기에 손을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냥 말해 본 거다… 혹시 관심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해서.” 그리고 노인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한편, 방에서 안절부절못하는 정명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안중이 성공적으로 도윤을 처단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안중은 임무 결과를 보고하러 오지 않았다. 그랬기에, 정명은 도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확실히 알 수 없었다. 확실히 알기 위해 안중을 찾아갈
상황이 어떻든, 정명의 목소리를 듣자, 안중은 몸을 덜덜 떨며 정명을 보며 대답했다. “…네… 이정명 실장님..”“들어와…! 어서…!” 정명은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속삭였다. 다행히도 현재 주위에 이씨 가문 지배자들이 없었다. 정명이 서둘러 오라는 손짓을 하자, 안중은 그저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돌아온 이후로, 최선을 다해 정명을 피하고 있었지만, 영원히 도망칠 수는 없는 듯했다. 안중이 들어오자, 정명은 서둘러 찻잔을 꺼내며 물었다. “차 좀 마실래?”“아… 저는 괜찮아요… 실장님, 제가 도울 일이 있는 건가요…?” 안중이 불안해하며 물었다. 눈썹을 살짝 추켜올리며 정명이 대답했다. “무슨 말이야? 어떻게 됐는지 어서 말해!”“무…무슨 일을 말씀하시는 거죠…?” 거짓말에 재능이 없던 안중이 말을 더듬었다. “내가 이도윤을 죽이라고 말했었잖아! 돌아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어. 이제 말해줄 때가 된 것 같지 않아?” 정명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안중은 분명히 모르는 척 연기하고 있었다. “아…아! 아 그걸 물어보신 거였군요… 제가 일본 전역을 뒤졌지만, 이도윤을 찾을 수 없었어요! 아주 잘 숨어 있더라고요…” 안중은 이마를 때리며, 이제야 그 일이 기억났다는 듯 정명을 속였다. “이런 젠장! 특수 경연 대회가 열리는 곳에 이도윤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확인했었어! 그런데, 어떻게 거기까지 가 놓고 이도윤을 찾지 못했다는 거야? 너 내 명령을 진지하게 듣지 않은 거지?” 정명이 최선을 다해 화를 억누르며 으르렁거렸다. “물…물론, 아닙니다! 실장님은 저희 가문 미래 후계자이신 걸요! 제가 제멋대로 실장님 명령을 따르지 않을 리 없어요! 그때 이도윤을 찾아냈다면, 분명히 제가 죽여버렸을 거예요!” 불안한 표정으로 안중이 말했다. “…그러면, 왜 섬으로 돌아오자마자 내게 바로 보고하지 않았지?” 정명이 좀 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물었다. 안중이 자신을 미래 후계자라고 말하자 기분이 좋아졌고, 이제야 안중이 진실을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