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그걸 걱정하는 게 아니야…” 도윤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중얼거렸다. 물론, 개인적으로 보아도, 후토미는 외관상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여자였다. 하지만, 도윤에게는 이미 미나가 있었다. 태양 조직에 납치된 후로, 그녀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아직 찾지 못했다… 뭐가 됐든, 싱글이었더라면, 무조건 후토미를 도와주었을 것이지만, 도윤에게는 이미 미나가 있었고, 다른 여자와 놀아날 수 없었다. 좋은 냄새를 풍기며 후토미는 도윤에게 가까이 다가오며 물었다. “…혹시… 정말로 여자 있는 거야…?”잠시 멈칫하더니, 도윤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미나를 구할 때까지, 도윤은 누구에게도 미나에 대해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미나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었다. “그럼, 됐네! 그냥 나랑 같이 연기 좀 해주면 돼. 그리고 카이 일이 해결되면, 내가 꼭 감사 표시 잊지 않을게!” 자연스럽게 도윤에게 어깨동무하며 후토미가 대답했다. 아빠가 약혼을 철회하게 하려는 건 사실이었으나, 이 기회를 이용해 도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 역시 부인할 수 없었다. 스즈키 가문으로서, 후토미는 일평생을 보물 취급받아 왔다. 다시 말해, 그녀가 만났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문의 젊은 후계자들이었다… 사실, 모두 괜찮은 사람들이었지만, 후토미는 도윤처럼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남자를 만난 적이 없었다. 도윤의 배경, 정체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고, 심지어 이름이 진짜인지도 몰랐지만, 도윤은 후토미의 마음을 꽉 채웠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혼란스러운 일에도, 도윤이 옆에 있다면, 후토미는 마음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자, 빠르게 팔을 빼내며 도윤이 잠시 멈칫하며 대답했다. “…알겠어. 그렇게 해…”“좋아! 나랑 입을 잘 맞춰야 가문 사람들이 네게서 이상한 점을 찾아내지 못할 거야. 아니면, 아빠가 끝내 결혼을 허락할지라도, 나머지 가문 사람들이 계속해서 나와 카이의 결혼을 요구할 수 있어…” 후토미가 다소 불
도윤은 그저 별 말없이 순순히 후토미를 따라가며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타쿠야를 지나쳐 갔다…잠시 후, 타쿠야는 대표 자리에 앉은 채로 손님 자리에 앉아 아직도 손을 잡고 있는 도윤과 후토미를 바라보았다. 둘이 손잡고 있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잠시 생각을 한 후, 타쿠야가 먼저 입을 뗐다. “그래서…. 언제부터 이런 사이가 된 거지?”솔직히 말해서, 너무 급전개에 타쿠야는 살짝 당황하고 말았다…그 말을 듣자, 후토미는 도윤의 손을 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단호하게 말했다. “아빠, 내 행복을 카이한테 희생하고 싶지 않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빠는 내가 걔랑 결혼하면, 내 인생이 망가질 거라는 거 잘 알잖아!”“…네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한다… 하지만….” 타쿠야는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빠, 제발. 나는 내 옆에 도윤이가 있으면 좋겠어… 그러니, 우리 둘 사이를 축복해 줘!” 후토미는 자리에 앉아 다시 도윤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타쿠야가 말했다. “…그 전에, 언제부터 이런 사이가 된 거야…?”“처음 봤을 때부터!” 후토미가 대답했다. 한숨을 내쉬며, 타쿠야는 자포자기하며 말했다. “…아버지로서, 난 당연히 네가 좋은 배우자를 만나길 바라지… 하지만, 카나가와 가문의 도움이 없다면, 우린 올해도 버티기 힘들지도 몰라! 그리고, 다른 가문 사람들도 이 일에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잖니…!”“하지만…. 하지만…. 난 아빠 딸이잖아…! 내 행복을 희생시키지 마…! 난 카이랑 결혼하기 싫어! 도윤이가 제때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나…. 나는 분명… 강간당하고 말았을 거야…!” 후토미가 살짝 감정에 복받치며 소리쳤다. “뭐…뭐라고?!” 타쿠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후토미는 바로 자리에 주저앉으며 중얼거렸다. 후토미의 말을 무시하며, 타쿠야는 도윤을 바라보며 물었다. “도윤아, 카나가와 저택에서 너희 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카이 개자
“담배 피울래?” 담배갑을 도윤에게 던지며 타쿠야가 말했다. 담배를 받으며 도윤은 담배 한 개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러니까, 너희가 연기를 한 거구나. 둘이 사귄다고 말해서 내가 카나가와 가문과의 정략결혼을 철회하게 하려고?” 타쿠야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서 도윤을 보았다. 가문의 대표로서, 그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만으로 그 사람의 속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아니, 우린 정말로 서로 사랑해!” 후토미가 바로 대답했다. “너희가 진심으로 사랑하건 내 앞에서 연기를 하건 상관없다. 하지만, 절대 너를 카나가와 가문 막내아들과 엮이지 않게 할 거야. 가문 사람들을 최대한 설득해 볼게. 카나가와 가문은… 내가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해보마. 뭐가 됐든, 가문의 미래를 위해서 내 딸 인생의 행복과 미래를 절대 교환하지 않을 거다.”타쿠야는 주먹을 꽉 쥐었다. 딸이 카이 같은 남자와 결혼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만약 이번 일에 대해 알지 못했다면, 자기 손으로 딸을 불구덩이 속으로 넣을 뻔했다.“타쿠야 대표님, 제가 여쭈어 보고 싶은 게 있는데, 여쭤봐도 될까요?” 도윤이 담뱃불을 짓눌러 끄며 말했다. “물어보거라. 우리 스즈키 가문의 구원자이자 후토미의 남자친구지 않니. 궁금한 게 있다면, 내가 다 말해줄게.” 타쿠야가 손을 흔들었다.“도대체 하뉴 가문과 어떤 원한이 있는 거죠? 제가 알기론, 그 가문은 일본 영토 내에서는 거의 사람들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이번에는 왜 자객을 보내서 후토미를 죽이려 한 거죠?” 도윤이 물었다. 도윤은 오랫동안 궁금했다. 스즈키 가문과 하뉴 가문 사이의 원한이 무엇인지 알아야, 스즈키 가문을 더 잘 도울 수 있었다. 게다가,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일본 내 대가문의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 갈망 섬을 위해 이 모든 일을 벌이고 있었지만,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와 하뉴 가문 사이의 원한은 몇 백 년 전에 시작되었지. 하지만,
“일단, 하뉴 가문 얘기는 나중에 하자꾸나. 지금 급한 건, 카나가와 가문 일이야. 나는 이 일에 너희와 마음이 같지만, 다른 가문 사람들도 동의해 줄지 모르겠어. 이건 어떠니? 일단 너희는 가서 쉬어라. 그리고 내가 너희 둘을 데리고 사람들을 만나서 이 일에 대해 함께 상의하는 거야.”타쿠야는 당장 하뉴 가문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지금은 딸이 먼저였다. 딸을 카나가와 가문 카이와 결혼시키면, 남은 인생을 평생 후회화 회한으로 지내 될 것이었다. “좋아요. 그럼, 저희는 일단 가서 쉴게요.” 후토미는 자연스럽게 도윤의 손을 잡았.다.“그럼, 일단 돌아가 볼게요.” 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딸과 도윤의 뒷모습을 보며, 타쿠야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가문이 이런 문제에 직면하지 않았더라면, 딸이 도윤과 사귀는 일에 두 팔 벌려 환영했을 것이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딸이 그토록 원하기 때문이었고 또한, 도윤은 능력이 있었기에 딸을 보호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는….타쿠야는 담배 하나를 새로 물며 가문의 고위직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긴히 할 말이 있으니 오늘 밤 본가로 오라고 말했다. 방 안. 방 안으로 들어서자, 도윤은 바로 후토미의 손을 놓았다. 후토미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쇼에 불과했지만, 미나는 여전히 위험에 처해있는데, 다른 여자의 손을 잡고 있는 상황 자체가 불편했다. “고마워.” 후토미는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도윤과 손을 잡았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다. “네 펜던트를 볼 수 있을까?” 도윤이 그녀의 목에 걸린 평범하지 않은 펜던트 목걸이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럼, 물론이지.” 후토미는 펜던트를 벗어 자연스레 도윤에게 건넸다. 펜던트를 들고서, 도윤은 유심히 살펴보았다. 펜던트는 다른 평범한 펜던트와 근소하게 달랐다. 게다가, 만들어진 재료도 특별했다. 논리적으로, 내내 사람이 착용하고 있었다면, 펜던트는 따뜻해야 했다. 하지만, 이 펜던트는 정말로 차가웠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아서, 후토미는 도윤의 움직임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아주 순식간에 그녀를 죽이려던 암살자는 300미터 이상 날아갔었다. 일본 군대에 있을 때조차 그런 힘을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하하! 그러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해줄게.” 후토미에게 더 이상 숨길 수 없겠다고 생각한 도윤은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 그날 저녁, 타쿠야의 호출로 스즈키 가문 내 모든 고위 간부가 택으로 모였다. 원래 그들은 모든 부동산과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이 저택에서 함께 살았었지만, 1년 전부터 가문이 쇠퇴하기 시작한 이후로, 소수의 인원만 일을 전담하고 있었고, 그 외의 대다수는 가문의 품을 떠나 외부에서 생활 중이었다. 한편으로 그들은 스즈키 가문의 명성을 이용해서 돈을 벌기도 했고, 어떤 이들은 안 좋은 일이 발생할 때마다 본인들이 피해 받을까 두려워 가문 내에 머물고 싶지 않아 했다.하지만 지금, 타쿠야가 가문의 가장으로서 그들에게 저택으로 소집하라는 명령을 내렸기에 마지못해 돌아온 것이다. 어쨌거나, 스즈키 가문이 완전히 몰락한 것이 아니었기에, 타쿠야는 여전히 그들의 가장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저택으로 돌아간다면 약간의 혜택도 받을 수 있었다. 저택의 회의실 안. 가문 사람들이 입장하기 시작했고 최근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 그들은 타쿠야를 신경 쓰지 않았고, 그에게 인사를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 예의 없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가문 안에 남아 있었던 사람들이 타쿠야 쪽으로 머리를 돌리며 낮은 목소리로 살벌하게 중얼거렸다. “신경 쓰지 마십쇼. 그런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같은 숲 안에서 한때 부부였던 새들도 문제가 들이닥치면 날아가 버린다.’ 부부조차도 이런데, 가문은 오죽하겠습니까?” 타쿠야는 차분하게 미소 지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을 눈치채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이 기회를 이용해서 충성스럽지 않은 사람들은 가문 내에서 내쫓을 수 있었다. 가문이 명성
약 30분이 지나자,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후토미가 회의실로 걸어 들어왔다. 모두 놀란 것은 후토미가 처음 보는 남자와 손을 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정말로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카나가와 가문 막내아들, 카나가와 카이는 일본에서 꽤나 유명했기 때문에, 모두가 그를 알고 있었다. 만약 이 남자가 카나가와 카이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괜찮았다. 하지만,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들의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저 꼬맹이는 누구죠?” 이에 대해 생각하며, 수크가 바로 벌떡 일어나 물었다. 그는 말하면서 시선을 도윤에게 고정했고 그가 풍기는 느낌과 옷까지 따져 들고 있었다.“그게, 오늘 제가 의논드리고자 하는 일입니다. 후토미와 카나가와 카이의 결혼 계약에 대해, 두 가지 이유로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카나가와 카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밖에 나가보세요. 아무나 붙잡고 물어도 카나가와 카이가 좋은 사람이 아닌 것을 바로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둘째, 후토미와 도윤이는 서로 사랑하고 있고, 아주 예쁘게 사귀고 있습니다. 아버지로서, 저는 두 사람을 떨어뜨리지 않을 겁니다.”타쿠야가 후토미에게 손짓했다. 도윤과 후토미는 당황한 사람들 속에서 손을 붙잡고 타쿠야에게 걸어갔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그러니까 말입니다. 저희 가문 상황을 모르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는 후토미가 카나가와 가문으로 시집을 가서 카나가와 가문의 원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이렇게 일방적으로 계약을 위반하면, 카나가와 가문 도움은 말할 것도 없고, 카나가와 가문에서 반드시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맞아요, 가장님. 왜 이렇게 어리석게 행동하십니까!”짧은 시간 안에, 회의실은 불만의 소리로 가득 찼다.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한 곳을 향했고, 바로 타쿠야의 결정을 비난하는 것이었다. “조용히 하세요. 경솔하게 여기서 말싸움이라뇨. 정말로 아직도 저를 가문의 가장으로서
수크가 먼저 입을 뗐다. “제게 방법이 있습니다.” 타쿠야는 가슴 앞으로 팔짱을 꼈다. 만약 여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지 않았더라면, 그는 바로 수크의 뺨을 때려버렸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타쿠야는 그의 삼촌이었지만, 수크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그의 말에 반박하며 맞서고 있었고, 심지어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방법이 있다고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정말로 능력이 있었으면, 우리 가문이 지금 이 꼴이 나지 않았을 겁니다! 가장이 된 지 20년도 채 안 됐는데, 한때 명예로웠던 우리 가문이 이렇게 쇠퇴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당신 대신 더 유능한 가장을 뽑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말한 사람은 백발의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었다. 그는 스즈키 가문 내에서 높은 지위를 갖고 있었고, 타쿠야의 삼촌이었다. 또한, 타쿠야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무렵, 가장이 될 뻔한 가장 강력한 후보였다. 그러나, 타쿠야가 생물학적 아들이라는 이유로 가문 내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았고 그렇게 더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바뀌었다. 타쿠야를 지지했던 많은 고위직 간부가 세상을 떠났다. 아직 살아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들은 다음 세대에게 권력을 넘기고 은퇴했다. “마사루 삼촌 말씀이 맞습니다. 당신이 가장이라면, 가문을 먼저 생각해야죠. 지금, 딸을 위해 가문의 미래를 포기하고 있어요. 당신은 가장이 될 자격이 없어요!”마사루가 말하자, 그를 공감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울려 퍼졌다. 그들은 마사루의 높은 지위를 이용해 타쿠야를 몰아세웠다. 만약 새 가문장을 뽑게 된다면, 그들은 가문 내 명령에 따라 후토미는 카나가와 가문과 혼약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가장의 말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기에 타쿠야가 반대할지라도 소용없을 것이다.물론, 타쿠야는 지금 예외였다. “당신들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지금 반역하는 겁니까?” 사람들의 반응은 타쿠야의 기대 이상이었
지금 그들은 어떠한 이득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들도 불구덩이 속으로 끌려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문이 몰락하거나 카나가와 가문이 앞길을 막을 때, 영향을 받지 않으려 모두가 가문과의 연을 끊는 방법에 대해 떠올리고 있었다. “하, 이게 바로 스즈키 가문의 현재 상황이다. 우릴 잘 모르는 사람이 와서 봤다면, 아마 우리를 삼류 가문으로 생각했을 거다!” 모두가 떠나자, 타쿠야가 테이블에 주먹을 내리치며 분노를 표했다. 그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 가문 사람들이 반대할 것을 잘 알았지만, 이렇게 뻔뻔하고 직설적으로 그에게 대항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들의 태도로 타쿠야는 심기가 아주 불편했다. “가장님, 저런 사람들 때문에 너무 화내실 것 없습니다. 가문이 내리막길에 접어들 때부터 가문을 등지고 떠난 순간, 저 사람들은 이미 가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저런 사람들에게 분노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가문 사람 중 누군가 그에게 달려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후토미, 걱정하지 말 거라. 이제 카나가와 카이 같은 엉망인 남자가 널 데려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타쿠야는 딸의 손을 잡고서 단호한 목소리로 딸을 안심시켰다. 아빠가 딸에게 하는 약속이었다. “응!” 후토미는 눈물을 닦았다. 아빠가 자신과 카이와의 결혼을 막기 위해 얼마나 압박감을 느끼는지 알았고 이로 인해 아빠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후토미는 먼저 가 보고, 도윤이는 남아라. 할 얘기가 있어.” 타쿠야가 딸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자리에 남았다. 가문 사람들은 자리에서 나가며 문을 닫았다. “도윤아, 이제 여기 우리 둘뿐이니, 내가 물어볼 게 있단다. 그리고 솔직하게 대답해주렴.” 한참을 도윤을 바라본 후, 타쿠야가 말했다. “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항상 네 정체가 궁금했어. 후토미가 말하길 너가 아주 강하다고 하더구나. 큰 대회에 참가하는 특수 부대 출신은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