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서 갈망 섬을 못 본 지가 거의 일주일이 되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지도를 들여다보았지만, 섬은 다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도윤이 계속해서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감히 우리한테 시비를 걸어…!”주머니에 바다 지도를 넣고서 도윤은 쓴 미소를 지으며 방을 나섰다…문을 열자, 고대표와 이든이 거실에 앉아서 정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도 같은 목소리를 들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든이 자리에서 막 일어나려고 할 때, 도윤이 단호하게 그를 다시 의자에 앉혔다. “그냥 여기 있어. 너와 관련 없는 일이야.” 아무렇지 않게 도윤이 말하고서 집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 물론, 그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재성이었다. “지금 시비를 걸고 있는 게 누군데, 우리가 시비를 건다고 말하다니… 참 모순적이네.” 도윤이 눈을 가늘게 뜨고서 말했다. 그의 말을 무시하고서 재성은 팔짱을 끼고서 전혀 도윤을 무서워하지 않은 채로 대답했다. “너가 이도윤이지? 일본 오기 전에, 예남 지역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해 들었어. 너가 우리 리더님 실종에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 그리고 너가 우리 군대 병사들을 죽인 장본이라는 소문도 말이야! 그러니, 내 여기서 가만히 살려 둘 수 없는 게 내 소임이야…!”“나에 대해 잘 모르는 모양이네. 예남 지역과 관련된 내 문제는 이미 다 해결되었으니, 난 이 일에 더 이상 관심이 없어. 그러니, 지금 떠나면, 이 대화는 없었던 걸로 해주지. 어때?” 도윤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옆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재성에게 떠나라는 신호를 보냈다. “닥쳐! 넌 나와 함께 예남 지역으로 돌아가야 해!” 재성이 도윤의 멱살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도윤은 재빨리 재성의 손등을 쳤다! 도윤의 반격 속도가 어찌나 빠르던지, 재성은 손에서 뜨거운 고통이 느껴지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지했다. “내…내 손…!” 재성은 절실하게 목소리를 낮추려 애쓰면서 난
“…너…너 정체가 뭐야…?!” 눈에 두려움을 내비치며 재성이 말했다. 어쨌거나, 현재 칼끝이 도윤의 피부로 향하고 있었지만, 이제 도윤의 가슴에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왜 칼이 관통하지 않는 거지? 피부가 강철이야 뭐야?“난 그냥 서부 지역에서 온 사람인데.” 더 이상 재성과 놀아주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던 도윤은 재성의 목을 잡으며 대답했다. 재성이 더 저항하기도 전에, ‘또각’ 하는 우렁찬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재성은 목숨을 잃었다. 잠시 재성의 시체를 바라보다 도윤은 시체를 끌고 집 뒤들로 향했다. 그리고, 헤라클레스 원초적 원기를 사용하여 손으로 엄청난 열기를 모았다… 그리고 눈 깜짝할 새, 재성의 시체는 완전히 증발했다.이제 시체 처리를 끝내자, 도윤은 손을 털고서 목격자가 있는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보이지 않자, 도윤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도윤이 돌아온 모습을 보자, 밖에서 싸우는 소리를 듣고 있었던 이든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 “도윤이 형, 쟤 아직도 시비 걸려고 온 거야?”도윤이 나가는 것을 막지 않았더라면, 이든은 좀 전에 분명 재성과 싸웠을 것이다. 뭐가 됐든, 도윤은 그저 손을 가로 저으며 대답했다. “이제 박재성은 없어. 그러니, 다시는 소란 피울 사람이 없을 거야.”이든이 더 묻기도 전에, 도윤은 이미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닫았다…이든은 혼란스러웠지만, 결국 자리에 다시 앉아 마저 국물을 마셨다. 고 대표와 함께 집 안에 있어서 도윤이 밖에서 무엇을 했는지 아예 몰랐기에, 고 대표에게 물어볼 수 없었다. 어떠한 답도 얻을 수 없을 것 같아지자, 국을 다 마신 이든은 방으로 들어가 잠에 들었다…다음 날. 고대표나 도윤이 깨운 것이 아닌, 이든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잠에서 깼다.밖에서 또 무슨 심각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닐지 생각하며 이든은 침대에서 나와 외투를 걸치고 방 밖으로 걸어 나갔다. 주방을 지나가자, 도윤이 차분한 상태로 아침을 먹고
뒤통수를 긁으며, 책임자가 한숨 쉬며 말했다. “정말 이상하군요… 어제 당신과 말다툼 후에 바로 실종되었다는 게…. 이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제가 일본 군대에 뭐라고 말합니까!”재성이 이든과 싸움이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그저 주먹다짐이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특수 부대가 관여된 대회에 그런 일은 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실종 사건이 발생했고, 죽음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전반적인 상황이 훨씬 더 골치 아프게 됐다. 담당자의 경우, 경우가 뭐가 됐든, 자기 책임인 것을 알았다. 솔직히 말하면, 이 사건이 심각한 사안으로 변해 그 결과를 책임지는 것보다 자리를 내려놓고 내려오는 것이 훨씬 더 가벼운 처벌이었다. “수사는 당신이 해야죠. 저희와 조금도 관련 없다는 것을 꼭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손을 가로 저으며 이든이 대답했다. 도윤이 말했듯, 그가 어젯밤 재성을 죽였기에, 지금 이든이 할 수 있는 일은 도윤이 문제에 휘말리지 않게 멍청하게 연기하는 것뿐이었다. “… 알겠습니다… 일단 마저 쉬세요. 하지만, 뭐든 발견하시면, 가능한 한 빨리 저에게 알려주시는 거 잊지 말아 주세요.” 이든에게 더 이상의 정보는 얻기 힘들 거라고 느낀 담당자가 말했다. 새로 지어진 곳이라 CCTV가 없다는 것 또한 문제였다. 그랬기에, 그는 그저 사건을 일일이 조사하는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본부에 바로 사건을 보고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어쨌거나, 만약 재성이 정말로 살해된 것이라면, 분명 범죄에 흔적이 남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담당자는 살인범을 잡은 후에 본부와 예남 지역에 보고하는 것이 상황 처리에 더 좋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또한 증거 없이 이든을 몰아세울 수도 없었다. 일본은 특히 확실한 증거 없이 서부 지역에 무례하게 대할 힘이 없었고, 담당자는 이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뭐가 됐든, 이든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하죠.”그렇게 그는 집으로 돌아가 문을 닫았다. 안으
“그래서…. 뭐 찾은 거라도 있어…?” 담당자가 그들을 보며 물었다. “안타깝게도, 저희의 온갖 수사적 노력에도 박재성 씨는 공기 중에 증발한 것 같습니다! 작은 증거 하나도 찾을 수 없어요!” 작은 팀의 리더가 대답했다. “단 한 개도?!” 좌절감에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나카무라가 대답했다.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혹시 박재성 씨가 지난 밤에 예남 지역으로 돌아간 건 아닐까요…?” 다른 특수 부대 요원이 물었다. “그건 아니야. 급한 임무를 전해 받고 급하게 예남 지역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예남 본부에서 먼저 알렸겠지. 아무런 말도 없이 떠나는 게 불가능해. 더군다나, 군대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말이야. 그리고 예남 지역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왜 짐을 다 두고 갔겠어?” 나카무라가 대답했다. “…그러면…. 정말로 서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박재성 씨를 죽인 걸까요…? 어쨌거나, 제가 듣기로는, 박재성 씨가 최근에 예남 지역의 대가문 세 개가 완전이 파괴되었다는 말했었거든요…. 그리고 예남 군대에서도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엄청난 말을 하면서 서부 지역 사람들이 그들의 리더 고이현의 실종 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어요!” 작은 팀의 리더가 설명했다. “…나도 얼마 전에 그 사건에 대해 들었지만, 서부 지역 사람들이 누군가를 죽였다는 증거가 없어. 실제로 그 사건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그들을 범인으로 몰아세울 수 없어. 그러니, 계속 수사를 진행해! 그러고도 박재성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해도, 난 결국 이 사건을 본부에 보고해야 해. 너희 모두 그에 따른 처벌을 알고 있지?” 다시 한번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나카무라가 으르렁거렸다. 사실, 나카무라는 승진의 기회를 얻기 위해 이 대회 주관을 자원했었다. 일이 잘 풀린다면, 그는 신년 직후에 바로 군사 등급에 승진이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그를 기다리는 건 강등이
만약 재성이 정말로 서부 지역 사람들에게 살해를 당했거나, 다른 강대국에서 온 특별 부대 요원에게 살해를 당한 것이라면, 일본 부대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요원들은 각자의 숙소를 찾는 것이 살짝 귀찮겠지만, 적어도 일본 부대는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책임에서 조금 멀어질 수 있었다. 도윤은 왜 일본 부대가 이런 조치를 취하는지에 대해 추측했다. 그리고, 소식을 듣자, 그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일본 부대가 걱정이 큰 가 보군요.”“그러게, 그들 탓을 할 수 없지. 어쨌거나, 일본 부대도 이런 일은 처음일 거야. 그렇게 특출 난 특별 부대 요원의 실종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을 거야.” 고대표가 대답했다. “그나저나, 일단 저희가 머물 숙소 찾는 것에 집중해요. 안전은 문제없을 거예요. 예남 지역 출신 사람들이 아닌 이상, 저희와 껄끄러운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시둠 부족을 찾는 게 꽤나 어렵네요… 혹시 다른 일본 사회로 통합된 건 아닐까요…” 도윤이 살짝 두통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이 나라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시둠 부족을 찾아 헤매야 했다…. 그들이 정체를 꽁꽁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기에 더 큰 문제였다… 갈망 섬을 찾는 것만큼 어려웠지만, 다행히 그만큼 위험하지는 않았다…뭐가 됐든, 도윤의 일행들은 일본의 훈련 기지를 떠나, 처음 묵었던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대회까지 약 15일 정도가 남았기에, 대회가 열리기 이틀 전에 대회 장소를 듣게 된다면, 시간에 맞춰서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호텔 체크인을 하면서, 도윤은 고대표가 일본 특수 부대 요원 같은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을 눈치챘다. 남자만큼 흔하지는 않았지만, 여자도 특수 부대 요원인 경우가 있었다. 어떤 임무는 남자보다 여자가 수행하기 더 쉽기 때문이다. 고대표가 심하게 뚫어져라 쳐다보자, 도윤은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왜요? 반하기라도 했어요?”“내가 저런 여자한테 반할리가! 그게 아니라, 목걸이에 눈이 가서.” 고
고개를 끄덕이며 도윤은 잠시 후, 체크인 절차를 완료한 여자를 계속해서 관찰했다. 여자를 따라 엘리베이터로 가며, 도윤은 여자가 12층에서 내리기 전까지, 눈에 불을 켜고 관찰했다. 여자를 따라서 내리지 않았지만, 여자가 어느 층에 묵는지를 알아냈다는 사실에서 좋은 출발신호를 느꼈다. 어쨌거나, 도윤은 처음부터 여자와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녀를 겁주게 된다면, 도윤이 무엇을 물어보든지 간에 여자는 시둠 부족에 대해 기꺼이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 뭐가 됐든, 도윤은 그렇게 방으로 돌아왔다…소파에 누운 도윤은 다음 단계에 대해 생각하며 담배를 피웠다.방금 전, 도윤과 고대표의 대화를 듣지 못했던 이든이 물었다. “그래서 도윤이는 정확히 어디…”“일단 혼자 둬. 그러는 동안 우리는 좀 쉬고 있자.” 고대표가 이든의 말을 자르며 그를 자기 방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 도윤은 꼼짝도 하지 않고서 대부분의 시간을 창문 밖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웠다…그리고 시간이 좀 흐른 후, 도윤은 마침내 다리를 꼬았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시둠 부족을 찾는데 훨씬 더 난관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일본 훈련기지를 떠났을 때, 도윤의 머릿속에 든 가장 큰 걱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몇 시간도 안 돼서 시둠 부족의 여자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다니!게다가, 여자는 펜던트를 갖고 있었고, 시둠 부족에서 특별한 계급을 가진 사람인 듯 보였다. 그랬기에, 도윤은 갈망 섬 비밀을 밝혀낼 가능성이 커졌음을 느꼈다. 아직 갈망 섬에 있는 그의 부모님과 누나에 대해 생각하니, 도윤은 마음이 아팠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도윤은 담배를 조금 더 피웠다.그리고 잠시 후, 도윤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태운 담배를 바라보고서 창문 밖을 내다보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추억에 잠길 때면, 항상 가장 먼저 도필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할아버지와 더 가까워질수록, 그 감정은 정말로 도윤을 압도했다
“…뭐? 그런 거라면, 여기 있을 게 아니지! 어서 빨리 여자한테 가서 시둠 부족에 관해 물어보자! 갑자기 여자가 달아나면 어쩌려고?” 이든이 살짝 긴장하며 물었다. “진정해.” 도윤이 이든의 어깨를 토닥이며 대답했다. 그는 이든이 이 소식을 들으면 이렇게 불안에 떨 줄 예상했었다. “’진정해’라니, 무슨 말이야? 시둠 부족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일지도 몰라! 여자가 절대 떠나게 해선 안 돼! 만약 이렇게 떠난다면, 우리는 어떡해? 무기한으로 일본에 있으려고?” 이든이 소파에 누우며 중얼거렸다.이든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자, 도윤은 설명했다. “일단, 저 여자는 특수 부대 요원이기 때문에,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게 분명해. 그러니, 그렇게 곧바로 떠나지 않을 거야. 게다가, 호텔에는 여자가 등록한 정보가 남아. 그런데도, 우리가 그렇게 아무런 조치도 없이 그 여자에게 간다면, 여자가 겁먹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해? 부족 사람들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건 고사하고, 경찰 부를지도 몰라!”“도윤이 말이 맞아. 일단, 나도 우리가 천천히 알아갔으면 좋겠구나. 그러면, 여자가 처음부터 우리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좀 더 친밀감을 쌓은 후에, 시둠 부족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해야 해. 운이 좋다면, ‘갈망섬’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 고 대표가 덧붙여 말했다. “제 생각도 같아요.” 도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서… 일단 이렇게 기다리자고…?” 이든이 중얼거렸다. 이제 그들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꾸물거린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어깨를 으쓱하며 도윤이 말했다.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만약 대화할 기회가 오기도 전에, 여자가 떠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그러면 너무너무 아까운데…” 이든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만약…” 도윤이 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고서 혼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한동안 이곳에서 머
어쨌거나, 여긴 서부지역이 아니었고, 도윤은 세계를 구해야 할 영웅도 아니었다. 그랬기에, 그는 여기 사람들의 일에 간섭할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되 내였다. 하지만, 슈퍼마켓에 들어가자마자, 도윤은 바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생각해 보니, 헤라클레스 원초적 원기는 오직 지배자들 사이에서의 위험한 싸움에서만 반응했다. 그 말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싸움은 평범한 싸움이 아니라는 것이다….이를 깨닫고, 도윤은 계산대로 걸어가 말했다. “담배 한 갑, 빨리 주세요.”돈을 지불하고, 도윤은 싸움이 일어나는 곳으로 걸어갔다. 실제로 근처에 머물고 있던 지배자들이라면, 그냥 상황을 ‘조용히’ 파악하는 것도 도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구와 싸움을 하고 있는지 알기 전까지, 도윤은 몸을 숨기기로 했다. 뭐가 됐든, 도윤은 슈퍼마켓과 호텔 사이의 작고 어두운 골목길을 따라 벽에 가깝게 붙어서 이동했다. 앞에 있는 호텔의 호화스러운 모습과 대조적으로, 뒤쪽엔 건설 폐기물이 가득했다. 그런데도, 뒤쪽으로 더 가까이 갈수록, 싸움에서 더 큰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엄청 가까워지자, 도윤은 이 사람들이 정확히 말하면 지배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약한 건 아니었다. 그렇게 모퉁이에 도착하자, 도윤은 상황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서 있는 곳에서, 건설 폐기물 중앙에서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싸우는 장면이 보였다. 도윤이 보기에, 남자가 우위에 있었고, 여자는 오래 버티지 못할 듯했다. 그런데, 그들은 지배자가 아니었기에, 도윤은 이 싸움에 간섭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도윤은 조금 더 지켜본 후에 또 다른 담배에 불을 피우며 호텔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막 자리를 떠나려고 하던 그때, 도윤은 갑자기 싸움 중인 여자가 어딘가 익숙해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여자를 어디서 봤었는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달빛에 의해 여자의 목 부분이 잠깐 비쳤고, 목에 걸려있는 펜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