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은 이제 사지가 격정적으로 떨리고 있는 젊은 영주에게 다가가며 눈썹을 찡그렸다.“..뭐 보여주고 싶은 기술 있어?” 도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제…제발 살려주세요… 전 젊은 영주이고 성주술사들이 전부 제게 있습니다..!” 공포에 떨며 다리가 축 늘어져서는 다소 안쓰럽게 뒤쪽으로 기어가며 대답했다.“…이게 정말 끝이야?” 도윤이 이 장면에 어리둥절하면서 다소 재밌다는 듯 말했다. 물론 자조적인 웃음이었다. 어쨌거나 이 젊은 영주에게 속아넘어간 것이었다! 도윤은 처음에 젊은 영주는 정말로 강력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었다고?보아하니, 젊은 영주는 막 내부의 힘을 얻은 어린 전사에 불과했다!“내가 너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젊은 영주라… 지난 몇 년 동안 못된 짓은 많이 하고 다닌 것 같던데.” 도윤이 젊은 남자를 쳐다보며 말했다.“제…제가…” 겁에 질린 젊은 남자는 말을 더듬거렸다… 하지만, 재빨리 긴 예복을 흔들며 그의 눈이 사납게 돌변했다!그 모습을 보고 도윤은 반사적으로 공격을 예상하고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바로 1초 후 어떠한 공격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도윤은 바로 젊은 영주에게 달려들며 그의 팔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하지만, 그가 검은 예복을 움켜쥐려는 순간 젊은 영주는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어? 황금 탈출? 일이 점점 재밌어지네!” 도윤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귀에 떨림을 느끼며 도윤은 젊은 영주가 현재 어디로 도망치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다. 목표물이 자신 손아귀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도윤은 바로 추격을 시작했다.밤이 깊어갈 무렵, 도윤은 젊은 영주를 추격하며 울창한 숲 한 가운데를 달리고 있었다.주변을 밝힌 가로등 하나 없는 상태에서 빛은 점점 사라져 갔고 도윤은 당황하며 혼잣말을 했다. “이상하다… 분명 이쪽에 있는데 어디로 숨은 거야..?”그리고 도윤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지금
바닥에 누운 채로 그의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말 못할 슬픔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너…여자를 싫어하는 거야?” 도윤이 젊은 영주를 차갑게 바라보며 물었다. “제가 말씀드려도 아마 이해 못하실 겁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저는 성주술사 중 항상 강하고 대단한 젊은 영주로 유명했습니다.. 모두가 저를 부러워했지만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한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들을 증오했어요… 그 여자 때문에, 모든 여자가 다 싫어졌어요! 그 여자는…. 바로 제 어머니입니다.” 젊은 영주가 설명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그는 한번도 이 젊은 영주처럼 본인의 엄마를 이렇게나 싫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어쨌거나 어떻게 이 세상에 자신을 태어나게 해 준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도윤은 말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남자의 눈을 보며 도윤은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혹시 과거에 겪었던 일 때문에 현재 이렇게 잔인하고 부도덕한 사람이 되어버린 걸까?“…정확히 무슨 이유로 싫어하는 건데?”“…처음 기억은 세 살 때입니다…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어요… 제 어머니가… 제 앞에서 아버지를 죽이는 걸요!” 남자의 목소리는 전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 당시 아버지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 손 한 번 잡아보려 하셨어요… 그저 한 어린 아이로서, 저는 그때 엄청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어머니는 그 행동에 대해 단 한번도 후회하지 않으셨죠… 더욱이 저를 돌보지도 않았어요! 그러고 몇 년이 지나도 그 장면은 제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요… 죽을 때까지 저를 괴롭히는 저주 같아요.”“그리고 그 뿐만이 아니에요! 할머니도 절 싫어하셨어요! 저를 가만히 두지 않으셨죠… 저 보고 사생아라고 하시면서.. 제가 탁씨 가문의 유일한 자손만 아니었어도, 분명히 그 두 여자는 절 오래 전에 두들겨 패서 죽였을 겁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총 일곱 명의 여자들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죽기 전에, 그들의 용서를 받고 싶어요… 그래야만 제가 마음 편히 죽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제가 다시 서아를 만날 수 있을까 싶어서요…” 승표가 진심을 전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다른 말없이 동의를 표한다는 뜻으로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도윤은 승표가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그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었다. 자신이 상처 입혔던 일곱 명의 여자들이 모두 어디 사는지 기억하고 있는 모습에 도윤은 승표가 진심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바로 승표와 도윤은 한 농부의 집으로 향했다. 문이 열리자, 하얗게 질려 있던 승표는 자신이 괴롭혔던 딸과 그녀의 부모로 이루어진 세 가족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젊은 영주님?! 저희가 무슨 잘못이라도..?” 세 사람 모두 두려움에 떨면서 아버지가 말을 더듬었다.“용서를 구하기 위해 왔습니다! 제가 한 잘못들이 모두 용서 받지 못할 거라는 거 잘 알지만, 제가 했던 행동들의 죄를 갚기 위해 시키는 모든 하겠습니다! 제 목숨을 앗아가도 좋습니다” 승표가 덤덤히 말했다. “이,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피해자였던 딸이 두려운 목소리로 소리를 꽤액 하고 지르며 말했다. 그녀는 머리를 빠르게 저으며 부모 뒤에 숨어 있었다. “부탁입니다! 제발, 제 진심을 보여줄 수 있게 해주십시요!” 계속해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젊은 영주가 간청했다. “이 자가 말한 것과 같이, 모든 말씀하십시오. 별다른 게 생각나지 않으신다면 자결하라고 하셔도 좋습니다! 어서 말씀을 해보시지요…” 내내 승표 옆에 서 있었던 도윤이 그 세 가족을 보며 덧붙여 말했다. “이.. 이제는 그런 불필요한 죽음은 사절이에요! …어쨌거나… 그렇게 원하신다면, 젊은 영주님…음… 저기 있는 물탱크 채우는 것 좀 도와주세요!” 딸이 물탱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대답했다.“…네?” 순간적으로 놀라며 승표가 말했다. 하지만, 빨리 정신을 차리고 고개
그 말을 듣자, 채라는 어리둥절해하며 도윤을 바라보았다.그리고 바로 이 무례하고 거만했던 젊은 영주가 도윤에게 항복했음을 깨달았다.“제 모든 일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젊은 영주가 이마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채라는 처음에 정말로 승표를 죽이고 싶었지만 지금 비참한 꼴을 보고서 그저 대답했다. “…더 이상 저한테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대신, 당신이 그동안 괴롭혔던 사람들에겐 꼭 사과하세요. 저희 가문 사람들은 이 끔찍한 일에서 큰 일 없이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가족들이 있으니까요.. 당신이 원하는 게 벌이라면, 그건 도윤이가 마지막으로 결정할 겁니다! 도윤이 뜻이 제 뜻이에요.”말을 하고서 채라는 고개를 돌려 도윤을 바라보았다.가끔 여자들은 그런다. 처음에 채라는 본인이 도윤에게 사랑에 빠진 건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처음 도윤에게 의지를 하게 되자 자신이 도윤을 좋아하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때부터 채라는 마음 속에 도윤에 대한 감정을 키웠다. 위기에 빠진 여자와 그녀를 구해주는 영웅이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채라도 그가 가장 필요할 때 도윤이 수도 없이 구해주는 모습에 자신을 그 여자에 대입했다. 그가 계속해서 그녀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모습에 자연스레 도윤에게 점점 의지하며 존경하며 신뢰가 쌓이게 되었다. 채라의 말에 숨겨진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고서 도윤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어쨌거나 도윤은 채라의 마음에 응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을 듣자 자신의 모든 죄를 참회하고 있던 승표는 도윤에게 기어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이대표님, 제 소원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더 이상의 후회는 없습니다… 어서 죽여주세요..!”그 말을 하는 승표의 강단 있는 목소리를 듣자 도윤은 그저 뒤를 돌아 젊은 영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언제 바로 죽인대? 그것 보다 너가 나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있어.
그때 도윤과 그 두 명이 있는 방으로 유미가 중년 남성을 데리고 들어왔다.자신만큼이나 아름답고 매혹적인 채라가 도윤 가까이 서 있는 모습을 보자, 왠지 모르게 유미는 살짝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그런 불편한 기분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냉담했다. “이도윤 씨, 당신이 찾던 사람이요! 이름은 김영호 씨. 그 해에 관련된 섬 자료들을 가져왔어요!”그리고 그녀는 걸어와 도윤의 반대편 옆에 섰다. 그 모습을 보자, 채라도 지금 도윤 옆에 서 있는 미인을 조금씩 훑어보기 시작했다.두 여자 사이에선 신경전이 벌어졌고 손에 자료들을 들고 서 있던 중년 남성이 인사를 했다. “이대표님, 안녕하세요.”“영호 씨,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앉으시죠.”김영호는 문성 도시에 문화 행정부서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그 사람은 고대시대부터 오늘날까지 문성 도시의 모든 발전 과정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 장소의 역사나 기원에 대해 알고 싶다면 김영호는 그에 걸맞은 완벽한 사람이었다. 인사치레를 나누고 영호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그러니까 문성 도시의 건설 역사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대표님. 그래서 제가 그 부분을 오후에 조사를 좀 해봤는데요. 보세요, 문성도시는 사실 바다 옆에 위치한 작은 어촌이었습니다. 그 당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고작 백 개 정도의 가구뿐이었요. 문성섬 역사는 만년 전부터 유래된 것 같습니다… 수십년 전에 발견된 화석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입니다.”“기록이 잘 보존된 것 같고 말씀하시는 증거도 명확해 보이는 군요. 그런데, 영호씨, 비공식적인 전설에 대해 알고 계신지 없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모든 설명을 듣고 도윤이 물었다. “비공식적인 역사 말입니까? 정말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제가 이 쪽에 관심이 워낙 많아서요! 비공식적인 역사적 사건을 조사하고 증거를 모아 공식적인 일들을 반증하는 것이 일평생 제 유일한 취미였습니다! 그런 걸 물어보고 싶으신 거였다면 정말 사람 잘 찾으
‘그 사람들은 무슨 목적이 있어서 온 것으로 보인다… 도사님도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던 것 같다’‘도사가 날아올라서 허공에 있는 집에 들어가서 그 사람들이랑 무언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런데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얘기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얘기를 하는 동안 허공을 날고 있는 집은 도사님을 데리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밤이 오고… 우리는 잠에 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천사의 시체를 지켜야만 했다..’‘이제 밤이 늦었고 내가 보초를 설 차례다… 나를 포함해서 총 9명의 사람이 있다..’‘..나는 그 끔찍한 사건을 겪고 나서 글로 남기고 있다… 그 사건은 내 운명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우리가 보초를 서는 동안, 천사가 갑자기 살아났다! 우리 앞에 서서, 아주 화가 난 얼굴로 자신을 어디로 데리러 가는 거냐고 묻는다…’‘감히 거짓말을 할 수 없어서 우리는 아는 모든 것을 천사에게 털어 놓았다… 우리 말을 듣자, 엄청 화가 났다! 아직도 그녀가 한 말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래서 지금도 나한테 그럴 생각이 있다는 거야? 제때 깨어나서 하늘에 감사할 뿐이야.”‘그리고선 그녀는 깊은 분노를 표하며 우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움직이자 여섯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정말 공포스러웠다..!’‘내가 도망가려고 하자 그녀는 바로 긴 소매를 흔들고서 내 목을 졸랐다! 내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난 허공을 날고 있었다!’‘나무 위로 떨어지지만 않았어도 나는 분명 떨어지는 충격으로 죽고 말았을 거다! 운이 좋게도 다리 하나만 부러지는데 그쳤다..’‘진정한 공포가 느껴졌을 땐 반정도 의식이 있을 때였다. 모든 게 잘못됐다. 분명 천사는 관 안에 있었다… 그럼 저 미친 여자는 누구란 말인가? 그 당시, 나는 내 나머지 친구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도 못했다. 내가 아는 거라곤, 그들 모두 죽었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었다.’‘다행히도 거대한 청동 집이 폭발음을 내며 바다에서
유미는 너무 놀라 한동안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도윤이 침대 위에서 바닷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땐 늦은 밤이었다. 그는 오늘 밤에 알게 된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 생존자 말에 따르면, 그날 밤 유난히 강렬하고 극도로 화가 난 여자가 나타나 그와 함께 관을 지키며 서 있던 사람 8명을 죽였다고 한다.그녀는 누구였을까? 그녀가 말한 제때에 깨어났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였을까?사건이 어떻게 됐던 간에, 여자는 화가 아주 많이 나 보였다.여자 말고도 끔찍한 통곡소리가 들리는 허공을 나는 집도 뇌리에 박혔다. 혹시 태양 조직에 납치된 사람들이 그 곳에 있었던 걸까? 미나와 삼촌도 거기에 있는 걸까?집 안에서 가엾은 울음소리가 들렸다는 말에 도윤은 조금 전 충격을 받았다.흰 옷을 입은 여자는 아마 끝내 늙은 거지에게 항복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도윤은 고대표가 석판 여섯 개를 보여주었을 때 이야기의 흐름을 본 적이 있었다. 도윤이 기억하기론 늙은 거지와 나머지 사람들은 별 문제없이 다시 여정을 떠났다. 노인이 다친 용을 죽이고 나서, 천사의 관과 함께 용의 시체를 묻었고 그리고 다시 별탈없이 여정에서 돌아왔다.잠시 뒤, 도윤은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해양 궁전…”도윤과 가문 사람들의 함대가 일렁이는 파도 위에 항해를 다시 시작한 건 이틀 뒤였다. 며칠 전 급격했던 파도는 상당히 잠잠해졌지만 바닷바람은 여전히 세찼다.바다를 내다보니, 일렁이는 끝없는 거센 파도에 압도 당하는 기분이었다.이틀 전 문성섬을 떠나기 전에, 도윤은 보디가드들에게 시켜 채라와 사람들을 일단 할리 도시로 보내 해일을 찾으라고 명령했다. 일단 할리 도시에 가면, 배씨 가문 사람들과 연락을 해 무사히 그들을 데리러 오라고 할 수 있었다.채라와 다른 사람들이 모두 무사하다는 말을 듣자, 도윤은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다.채라는 처음에 도윤과 함께 떠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너무나도 위험했다. 어쨌거나 이건 그냥 여행도,
승표와 유미 둘 다 당황하며 도윤이 상대편 배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고 입을 떡 벌어졌다. 도윤의 발이 나무 배 표면에 닿는 순간 그 충격으로 배는 출렁이며 큰 파도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잔물결은 서서히 사그라뜨렸고 도윤은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보아하니 40에서 5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중간 크기의 나무배로 보였다. 약간의 역사를 지닌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객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객실의 창문 밖에는 오래되고 낡은 커튼이 걸려 있었다. 그래서 밖이 꽤 밝았음에도 객실 내는 여전히 어두웠다.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도윤은 주위 환경을 느껴보기 시작했다. 그가 좀 전에 배 주위에서 느꼈던 기운은 이제 어디에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하네..그리고 도윤은 커튼을 서서히 치고서 객실 내 더 깊숙이 들어갔다.객실 내 방을 분리하는 칸막이가 있는 상태로 중앙에 있는 복도를 기점으로 양 쪽에는 작은 손님 객실이 있었다.갑자기 배 아래쪽에 위치한 조종실에서 희미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도윤은 누가 계단을 올라오는지 확인하기 전까지 주변을 경계하며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굽은 자세의 백발의 나이든 여성이 계단을 올라가면서 몸을 이리저리로 흔드는 것을 지켜보았다. 옷이 낡고 찢어져 있고 머리가 유난히 지저분하다는 사실 말고도 여자 얼굴에 있는 수많은 상처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불빛이 희미한 곳에서 여자는 다소 으스스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그럼에도 먼저 입을 떼서 물었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죽은 송유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여자가 대답했다. 그녀의 다정한 손짓에도 도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이렇게 얼굴에 흉터가 많은 사람이 웃는다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공포감을 조성할 것이었다.“…네? 지금 이름이 죽은 송유화라고 하신 거예요?” 도윤이 재차 확인하며 물었다.“죽은 송유화! 두 꽃잎이 피어나고 각 꽃잎은 세계를 상징하지! 나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