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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9장

그 말을 듣자, 채라는 어리둥절해하며 도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바로 이 무례하고 거만했던 젊은 영주가 도윤에게 항복했음을 깨달았다.

“제 모든 일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젊은 영주가 이마가 바닥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채라는 처음에 정말로 승표를 죽이고 싶었지만 지금 비참한 꼴을 보고서 그저 대답했다. “…더 이상 저한테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대신, 당신이 그동안 괴롭혔던 사람들에겐 꼭 사과하세요. 저희 가문 사람들은 이 끔찍한 일에서 큰 일 없이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가족들이 있으니까요.. 당신이 원하는 게 벌이라면, 그건 도윤이가 마지막으로 결정할 겁니다! 도윤이 뜻이 제 뜻이에요.”

말을 하고서 채라는 고개를 돌려 도윤을 바라보았다.

가끔 여자들은 그런다. 처음에 채라는 본인이 도윤에게 사랑에 빠진 건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처음 도윤에게 의지를 하게 되자 자신이 도윤을 좋아하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채라는 마음 속에 도윤에 대한 감정을 키웠다.

위기에 빠진 여자와 그녀를 구해주는 영웅이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채라도 그가 가장 필요할 때 도윤이 수도 없이 구해주는 모습에 자신을 그 여자에 대입했다. 그가 계속해서 그녀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모습에 자연스레 도윤에게 점점 의지하며 존경하며 신뢰가 쌓이게 되었다.

채라의 말에 숨겨진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고서 도윤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어쨌거나 도윤은 채라의 마음에 응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을 듣자 자신의 모든 죄를 참회하고 있던 승표는 도윤에게 기어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이대표님, 제 소원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더 이상의 후회는 없습니다… 어서 죽여주세요..!”

그 말을 하는 승표의 강단 있는 목소리를 듣자 도윤은 그저 뒤를 돌아 젊은 영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언제 바로 죽인대? 그것 보다 너가 나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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