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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문밖에 서 있는 것은 이용진의 손녀, 이미영이었다.

이미영은 엄진우를 바라보며 눈빛이 반짝였지만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선생님..."

그녀는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들어와."

엄진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이미영이 이렇게 오랫동안 나를 잊지 못하고 찾아왔을 리가 없는데. 이 민감한 시기에 찾아온 이유가 뭘까?

혹시 이용진이 시켜 온 걸까?

"여긴 왜 왔어?"

불필요한 환상을 주지 않기 위해 엄진우의 목소리는 다소 거칠게 들렸다.

"선생님, 오 의사께서 저를 보냈어요."

이미영은 잠시 머뭇거리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동방? 무슨 일이야?"

엄진우는 놀라며 물었다.

"오 의사께서 말씀하시길 할아버지가 선생님의 여자친구를 죽이기 위해 상수도 관리소에 독을 넣으려 한다고 하셨어요. 상황을 막을 수 없어서 선생님께서 직접 나서셔야 한다고."

이미영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순간 엄진우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용진이 미쳤나?

"그렇다면 네 목적은 뭐지? 지금 이씨 가문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알 텐데. 이 모든 것이 나 때문이라는 것도."

엄진우가 무거운 어조로 물었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바보가 없다. 이범성도 단지 집안의 권세 때문에 완전히 자신을 잃은 것뿐이었다. 만약 그가 조금만 머리를 쓰려한다면 권모술수에 있어 동년배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미영도 자신과 이씨 가문 간의 모든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할 리가 없다.

"알아요. 하지만, 그건 수만 명의 생명이에요."

이미영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이 결정을 내리는 것은 그녀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가족애와 양심 사이에서 그녀는 양심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녀가 결심을 굳히게 된 이유는 오동방의 한 마디였다.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씨 가문은 완전히 무너질 수 있지만 여전히 혈통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일이 이루어지면 이씨 가문이 직면하게 될 것은 온 가족의 멸망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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