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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예우림은 문을 밀고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소리를 듣고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예정국과 예정명이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의 외모 변화가 너무 커서 예우림은 깜짝 놀랐다.

예정국과 예정명은 별장에 머문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았지만 마치 10년은 늙은 것처럼 구레나룻은 희끗희끗해졌고 얼굴에는 주름이 늘어 있었다.

“우림아, 드디어 왔구나!”

예정국이 일어나며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기 뭐 하러 왔어? 형님, 이런 무정한 사람이 온다고 해도 아버지 몸만 더 망칠뿐이야!”

예정명은 콧방귀를 뀌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예우림은 그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 바로 무시해 버렸다.

“아버지, 왜 이렇게 변했어요?”

예우림은 복잡한 표정으로 예정국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다 네 덕분 아니겠어!”

예정명이 차갑게 웃으며 비꼬듯 말했다.

“후... 나도 이제 마음을 비웠어. 최근에 네 할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됐어.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화목하기만 하면 다른 건 다 부질없는 거야.”

예정국은 고개를 저으며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아버지가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정말 기뻐요.”

이 말을 듣고 예우림의 눈가가 붉어졌다.

만약 가능했다면 가족과의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고 싶었다.

하지만 물러설 곳이 없었기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가족을 가둔 것이다.

“예전엔 내가, 그리고 할아버지가 잘못했다. 우리를 용서해 줄 수 있겠니?”

예정국은 예우림에게 다가가 머뭇거리다가 팔을 벌려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았다.

“아버지...”

참았던 눈물이 마침내 흘러내리자 예우림은 아버지를 꼭 껴안았다.

“가자! 네 할아버지를 보러 가자. 네 할아버지가 널 보면 틀림없이 기뻐하실 거야!”

예정국은 예우림을 놓고 눈물을 훔치며 그녀를 이끌고 위층으로 향했다.

예정명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뒤따랐다.

예흥찬을 보자 예우림의 몸이 저절로 떨렸다.

침대에 누워 있는 예흥찬은 온몸에 관을 꽂고 있었고 말라비틀어진 몸은 너무도 연약해 보였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을 뜨는 것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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