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가... 찬성할까요?” 소지안 아버지 옆에 있던 사람이 잠시 망설이다 물었다. “이렇게 해...” 소지안의 아버지는 상대를 향해 손짓하더니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낭미도. 주위는 한없이 고요했다. 몇 그루의 거대한 나무에 여덟 명이 매달려 있었는데 그들이 바로 봉황 분대 멤버들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윤씨 특수부대의 여덟 전왕이 담배를 피우며 한가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뭐더라. 엄 뭐라고 했죠?” “엄진우.” “맞아요! 엄진우가 과연 이곳에 찾아올까요?” “오지 않으면 저놈들을 죽이고 직접 창해시로 쳐들어가면 돼.” “창해시로 쳐들어간다고요? 용국 궁정에서 가만히 있겠어요?”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내가 알기론 용국 궁정과 명상은 사이가 별로라고 했어. 엄진우가 명왕과 친분이 있다면 용국 궁정은 우리가 놈을 없애주길 바랄지도 몰라.” “근데 명왕과 친분이 깊다면... 우리가 엄진우를 죽이면 명왕이 가만히 있을까요?” “왜, 무서워? 명왕에 대해서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기회가 된다면 꼭 겨뤄보고 싶어.” 여덟 전왕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때, 한 전투기가 낭미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됐다. 이젠 불꽃놀이나 구경하지.” 제1전왕은 담배를 끄며 일어섰다. 나머지 일곱 명도 자리에서 일어나 전투기가 날아오는 방향을 바라봤다. 전투기가 낭미도에 도착했을 때. 쿵! 이때 미사일 한 발이 발사되었다. 그것은 용국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강력한 북풍47 미사일이었다. 이 미사일이 이곳에 나타났다는 것은 이미 용국 궁정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정말 아름답군.” 제1전왕이 감탄했다. 미사일은 곧장 전투기를 명중하며 폭발했고 공중에는 짙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러나 전투기 잔해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북풍47의 강력한 위력에 전투기는 고온에 증발해 버린 것이다. “우린 나설 필요도 없네요.” 제8전왕은 고개를 저으며 장검을 뽑아 들었다. “지금 당장 저들을
윤씨 특수부대 여덟 전왕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며... 명왕? 이 인간도 아니고 용도 아닌 괴물이 바로 그 악명 높은 명왕이라고? 그런데, 그는 방금 자신들이 찾던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나? 설마... 그 어떤 가능성이 떠오르자 그들은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하다고? 천하의 북강 최강자가 작은 도시에 몸을 숨기고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기업을 운영하다니? “외부인이 있을 땐 명왕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엄진우는 한숨을 쉬며 무심하게 말했다. “어차피 놈들은 이미 죽은 목숨입니다.” 이보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그렇지.” 그 말에 제1전왕은 분노했다. “네가 명왕이라 해도 우리 상대가 되지 않아.” 제1전왕이 단호하게 말했다. “하하, 그래?” 엄진우는 여유롭게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단 한 걸음만. 이때, 거대한 압박감이 마치 산처럼 그들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쾅! 곧 땅이 무너지고 여덟 전왕의 얼굴은 동시에 굳어졌다.이 압박감 아래서 그들은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장난인 건가?” “어떻게 이럴 수가? 갭 차이가 너무 나잖아!” 여덟 전왕은 모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자들로, 윤씨 그룹은 아낌없는 자원을 투자하여 그들의 실력은 이미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자신했다. 적어도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상대할 가치를 느낀 상대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명왕을 만나도 싸울 자신이 있다고 말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러나 엄진우의 단 한 걸음은 그들의 자존감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내 앞까지 걸어올 수 있다면 너희의 승리로 인정하고 보내줄게. 어때?” 엄진우는 여유롭게 말했다. 아직 싸우지도 않았는데 상대는 이미 끝난 듯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난 절대 지지 않아!” 제1전왕은 이를 악물고 엄진우 쪽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그러나 그는 이미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안색이 창백해졌다. 나머지 일곱 명도 그의 뒤
하늘에서 귀청이 터질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던 이보향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창공17입니다!” 이보향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창공17은 용국 가장 첨단의 폭격기다. 용국 전체에도 다섯 대밖에 없는데 지금 그들 머리 위에는 세 대나 떠 있었다. “하하하하! 이 창공17에 탑재된 미사일은 이 섬을 바다에서 완전히 지워버릴 수 있어. 심지어 몇 킬로미터 내의 바닷물까지 증발시킬 수 있지. 네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 너도 인간일 뿐이야. 그러니 같이 죽자고!” 제1전왕의 광기 어린 외침 속에서 세 대의 창공17이 이미 무기고를 열었다. 곧 미사일이 초고속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명왕님, 저희는 상관하지 마시고 어서 도망치십시오! 전력을 다해 도망치면 살 희망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발사된 미사일은 음속을 돌파하는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게다가 그 무서운 유효 살상 범위까지. 엄진우가 전력을 다해 도망친다고 해도 이 재앙을 피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도망치라고? 명왕이 된 후로 내 사전엔 도망이란 없어!” 엄진우가 손을 내밀자 제7전왕의 칼이 그의 손에 날아왔다. 그는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하늘로 뛰어올랐다. “대체 뭐 하려는 수작이지?” 제1전왕은 어리둥절하게 엄진우를 바라보며 혼잣말을 했다. 이건... 더 빨리 죽으려는 행동인 건가? 엄진우는 하늘로 올라가 칼을 휘둘렀고 칼 기운은 한 발의 미사일을 정통으로 맞췄다. 그러자 미사일은 공중에서 폭발했다. 비록 수천 미터의 높은 공중에서였지만 낭미도는 격렬하고 흔들렸다. 이내 짙은 연기가 엄진우를 뒤덮었다. “하하하하하하, 멍청한 자식. 저렇게 하면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칼이 미사일에 닿는 순간, 넌 이미 미사일의 유효 살상 범위에 들어간 거야! 살상 범위 안에서는 가장자리라 할지라도 온도가 만 도를 넘어! 이젠 넌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제1전왕은 미친 듯이 웃으며 눈물까지 흘렸다. “먼저 너부터 죽여주지
마치 신의 기적 같은 장면이 펼쳐지자 여덟 전왕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남자... 과연 인간이 맞을까? 엄진우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손바닥을 들어 하늘에 떠 있는 세 대의 창공17을 향해 내리쳤다. 그러자 진기가 하늘에서 거대한 손을 형성하며 하늘을 가려버렸다. 세 대의 창공17은 최대 속도로 폭주하며 귀청이 터질 듯한 포효를 내뱉었다.조종사들은 미친 듯이 탈출을 시도했지만 그 거대한 손은 더 빠르게 움직였다. 낭미도에는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다. 진기로 이루어진 손은 세 대의 창공17을 강타했지만 창공17은 폭발하지 않았고 진기는 그들의 전자기 제어 시스템을 파괴했다. 겉모습은 멀쩡했지만 조종사들은 더는 조종할 수 없었다. 곧 전투기는 그래도 지면을 향해 추락하기 시작했다. 세 명의 조종사는 절망 속에서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유서를 손에 꽉 쥐었다. 그들이 전투기와 함께 최후를 맞이하기 직전에, 엄진우는 가볍게 입김을 불었다. 그러자 부드러운 바람이 세 대의 창공17을 받쳐주어 그들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다. 손 하나, 입김 한 번으로도 대가의 품격이 드러났다. 이것은 엄진우가 진기를 얼마나 섬세하게 다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세 명의 조종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격하고 기뻐했다. “창공17을 가져가. 용국 궁정이 이걸 되찾으려 한다면 날 만족시킬 만한 이유를 대야 할 거야.” 엄진우는 고개를 돌려 이보향에게 말했다. 이 세 대의 창공 17은 그야말로 값진 보물이었다. 용국 궁정에게도 한 번에 세 대의 창공17을 잃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그건 용국 궁정과 완전히 원수가 되겠다는 뜻이야!” 제1전왕이 무겁게 경고했다. “그러면 뭐 어때서? 다른 사람들은 두려워할지 몰라도 난 두렵지 않아. 안정을 위해 나도 이미 물러설 만큼 물러섰어. 하지만 이젠 나도 결심했지. 용국 궁정을 완전히 굴복시킬 거야. 그들에게 그들의 위엄과 견고함에 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똑똑히
제경, 용국 궁정 의사처. 무거운 분위기 속, 몇몇 노인들이 테이블 앞에 앉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정장을 입은 노인이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며 화를 냈다. “이건 치욕입니다! 치욕이라고요! 여긴 제경입니다. 용국의 중추라고요! 그런데 전투기가 우리 머리 위까지 날아오다뇨!” 이때, 옆에 있던 다른 노인이 차분하게 한 마디 덧붙였다. “게다가 그 전투기는 바로 우리의 창공17이죠.” 정장을 입은 노인은 얼굴이 시뻘게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만하세요! 여기서 아무리 소리를 지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게다가 창공17 세 대를 출동시키자고 고집한 것도 당신 아닙니까? 기술이 부족하면 고개 숙이고 맞아야죠!” 다른 노인이 미간을 찌푸리고 무겁게 말했다. “아무리 거만한 놈이라 해도 제경에서 공격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 뿐입니다. 상대가 창공17로 제경으로 온 건 일종의 태도와 위협을 보여주는 것뿐입니다!” “그럼 이젠 어떻게 해야 한단 말입니까?” 정장을 입은 노인이 깊은숨을 들이쉬고 물었다. 명왕을 겨냥한 계획에서 그는 가장 적극적인 지지자이자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장본인이이기에 상황이 악화되면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놈은 우리와 전면전을 벌일 생각이 없을 겁니다. 제경으로 온 것은 분명 윤씨 가문을 겨냥한 것입니다.” 순간 정장을 입은 노인은 놀란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 말은, 윤씨 가문을 포기하자는 말인가요?” 노인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처에 있는 몇몇 사람들은 동시에 미간을 찌푸렸다. 윤씨 가문은 용국에서 거대한 존재로 자리매김했고 그 뒤에는 당연히 복잡한 관계망이 얽혀 있었다. 어쩌면 이 자리에 있는 몇몇 사람들도 윤씨 가문의 투자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생을 장악하고 있는 윤씨 가문이 갑자기 붕괴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충격을 초래할 수도 있어요!” “그래요. 게다가 윤씨 가문은
창공17은 급속히 하강하여 천 미터 고도에 이르렀다. 엄진우는 기체 문을 강하게 걷어차 파괴한 후 바로 아래로 뛰어내렸다. 이 모든 과정을 추적하며 모니터링하던 방위부의 사람들은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창공17은 용국에 오직 다섯 대뿐인 귀중한 자산으로 최고 수준의 기술과 재료가 응집된 결과물이었다. 게다가 이 전투기의 한 제곱센티미터는 제경에서 열 제곱미터의 집을 살 수 있을 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엄진우가 한 발로 기체 문을 박살 내버리다니! 윤씨 가문의 본부는 궁정처럼 웅장하게 지어져 있었다. 그 궁정 건물 외부에는 높은 공덕 비석들이 우뚝 서 있었다. 엄진우는 이 공덕 비석들 사이에 위풍당당하게 착지했다. 쿵! 그의 발 아래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퍼져 나갔다. 우르릉! 순간 공덕 비석이 깨지며 무너졌다.이 엄청난 소리는 윤씨 가문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순간 밖으로 뛰쳐나온 윤씨 가문 경호원들은 윤씨 가문의 영광과 업적이 담긴 공덕 비석들이 무너진 것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내 그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엄진우를 노려보며 분노가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 “어디서 온 미친놈이야!” “감히 윤씨 가문의 공덕 비석을 부수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 “저 자식 죽여버려!” 윤씨 가문의 경호원들은 분노에 차 있었다. 이때, 한 중년 남자가 어두운 표정으로 나타났다. 그를 본 윤씨 가문 경호원들은 급히 길을 비켰다. “부회장님!” 상대는 윤휘의 동생 윤호로 윤휘의 유일한 아들이 죽은 뒤, 세 아들을 둔 윤호는 요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어디서 온 잡놈이야? 당장 죽여버려!” 윤호는 손가락으로 엄진우를 가리키며 크게 외쳤다. “충고하는데 당장 가주를 불러. 아니면 당신들은 모두 후회하게 될 거야.” 엄진우는 뒷짐을 쥔 채 무너진 돌무더기 위에서 차분하게 말했다. 그 말에 윤호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형님을 만나고 싶다고? 죽기 전엔
“만검귀일!” 윤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일제히 외쳤다. 수백 명의 경호원이 가진 수련의 힘과 정기가 모여 수백 개의 날카로운 검기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검기들은 엄진우의 머리 위에서 하나로 융합되어 거대한 검으로 변해 거의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엄진우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수백 미터를 건너뛰었으나 그의 앞에는 보이지 않는 기벽이 나타났다. 엄진우가 그 기벽에 부딪히자 물결 같은 파문이 일어나며 그의 길을 가로막았다. “이건 선옥이야. 만약 백 명의 상고인이 포진한다면 신선도 가둘 수 있지. 물론 우리 윤씨 가문 경호원들을 그들과는 비할 수 없지만 너 하나 가두는 데는 충분해!” 윤호는 자신만만한 듯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엄진우는 미묘하게 눈썹을 찌푸린 채 주먹을 내리쳤다. 그 주먹은 기벽에 닿았지만 마치 바다의 파도 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기벽의 파동에 의해 힘이 흡수되었다. 엄진우는 여러 방향으로 이동해보았으나 계속해서 기벽에 부딪혔다. 한편, 그의 머리 위에 떠 있는 기운이 발산되었고 떨어지는 미세한 검기들조차도 땅을 갈라놓았다. “곤선색!” 수백 명의 윤씨 가문 경호원들이 일제히 외쳤다. 이내 기벽이 수축되어 하얀색 밧줄로 변하며 엄진우를 번개처럼 빠르게 묶어 그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지금이다! 죽여라!” 윤호는 악랄하게 웃어 보였다. 하늘은 어둠에 휩싸였고 번개가 구름 사이를 쉴 새 없이 질주했는데 마치 하늘마저도 주선진에 분노한 것 같았다. “참신!” 경호원들이 또 크게 외쳤다. 하늘을 가릴 듯한 거대한 검이 마치 세상을 멸망시키듯이 내려왔다. 엄진우는 깊은숨을 들이쉬더니 눈가에 살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쿵!쿵!쿵! 연이은 폭발음이 엄진우의 경맥 속에서 울려 퍼졌다. 엄진우의 모공에서 피가 터져 나올 때마다 그의 기운은 점점 더 강해졌다. 쿵! 이때, 곤선색이 엄진우에 의해 강제로 끊어지고 거대한 검은 그대로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피투성이가 된 엄진우는 하
윤휘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대체 어디서 나타난 미친놈이지? 주선진을 깨부수다니!” 윤씨 가문의 경호원들은 땅에 내려선 엄진우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빠져 온몸을 떨어댔다. “아직 더 남은 카드가 있어? 아니면 이게 끝이야?” 엄진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윤호를 응시하며 물었다. 윤호는 온몸을 떨려 저도 몰래 움찔했다. “너... 잘난 척 하지 마! 우리 윤씨 특수부대가 곧 도착할 거야!” 하지만 이 말을 하는 윤호는 전혀 자신감이 없었다. 주선진조차 엄진우를 어쩌지 못했는데 윤씨 특수부대가 그를 이길 수 있을까? 이때, 드디어 윤씨 특수부대가 도착했다. 트럭 몇 대가 멈추고 차량에서는 완전 무장한 전투 요원들이 하나씩 내리기 시작했다. 이 전투 요원들은 군대에서조차 ‘병왕’으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실력을 자랑했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자신이 없었지만 윤씨 특수부대가 도착하자 윤호는 그제야 안도를 숨을 내쉬었다. 총알이 장전되는 소리와 함께 윤씨 특수부대는 엄진우를 빈틈없이 포위했다. “죽여라!” 윤호는 큰 소리로 손을 휘저으며 명령을 내렸다.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최신형 화기가 일제히 발사되었다. 보통 탄환, 관통 탄환, 로켓탄... 각종 탄약이 엄진우를 향해 쏟아졌고 엄진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윤호는 아마 막다른 길에 몰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공격으로 엄진우를 해칠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엄진우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지만 탄약들은 전부 그의 주위에 보이지 않는 장벽에 부딪혀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엄진우가 싸늘하게 웃자 윤씨 특수부대 요원들의 두려움에 찬 표정 속에서 탄약들은 모두 방향을 바꾸었다. 순간 피의 꽃이 만발하고 특수부대 요원들은 하나씩 쓰러져갔다. 곧 윤호 혼자만 남았고 그제야 윤호는 깨달았다. 이건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는 엄진우가 처음에 했던 말을 떠올리며 뼈저리게 후회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분명 그들의 가주를 목표로 온 것이 틀림없다. 만약 처음부터 윤휘에게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