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명은 창자가 다 나올 뻔했다.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었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태였다.“내 입에 왜 이런 게 있었던 거야.”윤세명의 눈에는 공포가 가득했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한 거야. 고맙다고 할 필요는 없어. 이 말거머리는 너희 안강제약이 3조 이상의 거금과 세 진귀한 보물을 바쳐서 얻은 거니까.”엄진우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윤세명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땅에서 벌떡 일어나 엄진우에게 달려들었다.“널 죽여버리겠어!”그는 갈라진 목소리로 외치며 달려들었지만 세 국의가 눈 빠르게 그를 저지했다.“도련님, 진정하세요!”“저 젊은이가 도련님을 구한 건 맞아요. 도련님은 단독에 중독되었고 우리 모두가 속수무책이어서 장례를 준비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 젊은이가 기묘한 방법으로 도련님의 단독을 해독했어요.”그들은 서둘러 설명했다.이 말을 듣고 윤세명은 겨우 진정했지만 여전히 안색은 좋지 않았다.“개자식아, 다른 방법은 없었어? 이렇게 역겨운 수단을 꼭 써야 했어?”윤세명은 이를 악물고 물었다.“도련님, 그건 너무 지나친 요구입니다. 도련님이 걸린 단독을 이 세상에서 자신 있게 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어요.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더욱 찾기 어렵고요. 젊은이가 도련님의 단독을 치료한 것은 말 그대도 기적이라 할 수 있죠.”방금 전까지만 해도 엄진우에게 불만을 품었던 세 국의는 이제 엄진우의 능력에 완전히 굴복했고 기꺼이 그를 변호했다.“꼭 그런 건 아니야. 다른 방법도 있었어. 밤새도록 한 단약을 연마하는 데 불과한 일이니까. 하지만 네 목숨이 그렇게까지 내 시간을 들일 가치가 없어서 말이야. 게다가 좀 괴롭히고 싶었어.”엄진우는 세 국의의 호의를 부정하면서 말했다.겨우 진정했던 윤세명은 다시 분노가 치밀었다.“정말 죽고 싶어?”눈빛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엄진우는 이미 천번 만번이나 죽었을 것이다.“다시 한번 날 건드려 봐. 다음번에는 3조로도 네 목숨을 구할
“요 며칠 고생했어.”대표 사무실에서 예우림은 엄진우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앞으로 한 달 동안 당신에게 더 큰 고생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엄진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알았어, 내일 바로 비담 컴퍼니로 출근할게. 됐지?”예우림은 어이없다는 듯이 대답했다.“왜 내일까지 기다려야 해? 지금 당장 가도 되잖아.”엄진우는 예우림의 매끈한 허벅지 위에 손을 올리며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너희 회사 아직도 근무 중이야?”예우림이 놀라서 물었다. 지금 벌써 밤 10시도 넘은 시각이었다.“아니, 직원들은 이미 퇴근했어.”엄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럼 내가 거기 가서 뭘 한다는 거야? 할 일이 있기는 해?”예우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일이 있든 없든 비서가 필요하잖아.”엄진우는 예우림을 어깨에 들쳐 업었다. 예우림은 비명을 지르고 그를 때렸지만 엄진우는 끄떡없었다. 심지어 손바닥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한 대 쳤다.예우림은 얼굴이 새빨개졌고 비명은 점차 부드러운 소리로 바뀌었다.엄진우는 빠르게 차를 몰고 예우림과 함께 비담 컴퍼니로 향했다.“엄진우!”예우림은 화난 표정으로 외쳤다.“입 다물어! 지금부터 당신은 내 비서야. 내가 하는 말에 순순히 따라야 해!”엄진우는 엄격한 표정으로 대표로서의 위엄을 드러냈다.왜 그런지 모르게 예우림은 약해지면서 고개를 숙였다.엄진우는 타이트한 오피스 스커트 한 벌을 꺼내 예우림에게 던져주었다.“이걸 입어.”그는 강경한 어조로 명령했다.평소라면 예우림은 이미 그 옷을 엄진우의 얼굴에 던져버렸겠지만 오늘은 어쩐지 반항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잠시 후 그녀는 조심스럽게 엄진우의 사무실로 들어왔고 엄진우는 바로 그녀를 책상 위에 눕혔다.막 갈아입은 옷은 순간 찢겨 나갔다.사무실은 곧 사랑으로 가득 찼고 그들은 반나절 동안 소란을 피운 후 소파에서 서로 껴안고 잠들었다.지성그룹 건물 앞.어둠 속에 섞
비담 컴퍼니 건물 아래의 한 어두운 곳에서. 뱀 아저씨는 피를 토하며 힘없이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광기 어린 미소가 걸려 있었다. “비록 넌 내가 보낸 뱀 노예들을 모두 죽였지만 난 너희의 기운을 기억했어. 네가 항상 그 여자 옆을 지킬 수 있겠어?” 이른 아침, 엄진우는 상쾌하게 일어나 아침을 사러 나갔다. 그는 밤새 컨디션을 회복한 뱀 아저씨가 다시 그의 뱀 노예들을 보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번에 그가 보낸 뱀 노예의 수는 어젯밤의 수배를 넘어서며, 지능 또한 업그레이드됐다. 뱀 아저씨는 비담 컴퍼니 근처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의 뱀 노예들은 이미 예우림의 기운을 기억했다. 하여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의 뱀 노예들은 정확히 예우림을 찾아낼 수 있었다. 하여 이 순간, 뱀 아저씨는 한 외곽의 폐가에 숨어 있었다. 똑똑똑! 이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뱀 아저씨는 깜짝 놀라 미간을 찌푸렸다. 이 지역은 이미 황폐해져 있어 평소에는 아무도 다니지 않은 곳이다. 그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문 뒤로 다가갔다. “누구야?”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고 밖에서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문이 열리고 운동복을 입은 남자가 그의 앞에 나타났다. “내 문을 걷어차다니, 죽고 싶어?” 뱀 아저씨는 크게 화를 내며 상대를 위협했다. “아침은 먹었어?” 문밖의 남자는 손에 들린 음식을 흔들며 물었다. “너 누구야?” 뱀 아저씨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날 몰라? 어젯밤 날 찾아왔잖아.” 엄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네가 엄진우야?” 뱀 아저씨는 눈썹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을 죽일 때 굳이 상대의 외모를 알 필요가 없었다. 상대가 접촉했던 물건만 있으면 뱀 노예를 통해 기운을 추적하여 사람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엄진우의 외모를 전혀 알지 못했다. “놀랐지? 의외지?” 엄진우는 싱글벙글 웃으며 물었다. “날 어떻게 찾았는
팔치천조 금술은 사용자가 뱀과 가까울수록 위력이 강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이 금술을 깊이 연구하면 팔치천신이 강림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금술이 된 이유는 그 대가가 아주 크기 때문이다. 사용 횟수가 많아지만 사용자는 완전히 뱀으로 변해 본체로 돌아갈 수 없다. 뱀 아저씨는 어릴 적부터 뱀과 함께 자랐고 이 금술은 마치 그를 위해 만들어진 것과 같았다. 팔치천조 금술을 사용한 후, 뱀 아저씨가 방출하는 기운은 점점 강해졌는데 심지어 엄진우보다 더 강한 기운을 방출하고 있었다. 뱀 아저씨는 꼬리를 휘둘러 엄진우를 가격했는데 속도가 너무 빨라 엄진우는 반응할 틈도 없었다. 그의 몸에서는 피 안개가 터졌고 그대로 날아 떨어졌다. 엄진우는 입가에 피를 흘리고 뼈가 부러졌으며 살이 찢겼다. “너한테 손 쓸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스스로 죽으러 찾아왔다니. 걱정하지 마. 쉽게 죽이진 않을 테니까.” 뱀 아저씨는 웃으며 엄진우에게 다가갔다. “전설의 영화국 금술이 고작 이 정도야? 그거 알아? 팔치천조는 용국의 고대 수련 비적을 도둑질 한 거란 사실을?” 엄진우는 입가의 피를 닦으며 일어났다. “그게 뭐 어쨌다고? 이 팔치천조의 출처는 모르겠지만 널 죽이는 데는 충분해.” 뱀 아저씨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엄진우에게 달려들었다. 엄진우는 미소를 짓더니 갑자기 눈동자가 빨갛게 변했다. 순간 용의 기운이 그의 몸에서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뱀 아저씨는 공포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어떻게 인간에게서 용의 기운이 솟아 나올 수 있는 거지? 그는 속으로 크게 놀라며 강력한 용의 기운에 압도당해 움직일 수 없었고 생명 본원의 기운은 그를 떨리게 만들었다. “내가 조금만 손을 써도 너에겐 한계야. 이런 상대는 정말 시시해.” 엄진우는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는 용의 형태로 변신하지 않았고 고작 용의 기운만으로 뱀 아저씨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엄진우는 여유롭게 뱀 아저씨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잡았다. 뱀 아저씨의 동공은 걷잡을
뱀 아저씨가 죽자 윤세명을 포위한 뱀 노예들은 완전히 폭동을 일으켰다. 그들의 윤세명의 절망적인 비명 속에서 그의 육체를 뜯어먹기 시작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윤세명은 뼈만 남게 되었다. 윤세명은 자기가 엄진우의 손에 구출되었지만 결국 뱀 아저씨에게 죽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엄진우는 불을 붙여 그 폐가와 뱀 아저씨의 시체를 태운 후 아침 식사를 들고 비담 컴퍼니로 돌아갔다. 같은 시각, 제경 윤씨 가문에서는 윤세명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 “철저히 조사해! 지구 끝까지라도 범인 잡아내야 할 거야!” 윤세명의 어머니는 분노에 차서 소리를 질렀다. 그녀에게는 아들이라곤 고작 윤세명뿐이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죽었다는 건 하늘이 무너진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다. “사모님, 이미 조사했습니다. 범인은... 범인은 바로 뱀리입니다.” 중년 남자는 고개를 숙인 채 윤세명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진실을 파헤치긴 어렵지 않았다. 윤세명의 사망 현장에는 수천 마리의 독사 시체가 쌓여 있었던 것이다. 조사를 통해 그들은 이 독사들이 뱀리의 뱀 노예들이라는 것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윤씨 가문의 개가 주인을 물었다고? 범인은 반드시 따로 있을 거야! 설사 뱀리가 맞다 하더라도 분명 다른 사람의 도구로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윤세명의 어머니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뱀리가 범인이 아니라면 가능성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입니다. 그만큼 동기도 있고 감히 도련님과 맞설 수 있는 사람도 그뿐입니다.” 중년 남자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누구지?” 윤세명의 어머니는 싸늘한 눈길로 중년 남자를 바라봤다. “바로 비담 컴퍼니의 대표, 엄진우입니다. 도련님과 엄진우 사이에는 갈등이 있었고, 엄진우는 도련님에게 맞설 담량이 있는 자입니다.” 중년 남자가 말했다. “하루만 시간을 주지. 그놈을 내 앞에 데려와.” 윤세명의 어머니는 살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당장 엄진우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는 그를 직접 천천히 죽이고
그 말을 들은 윤세명의 어머니는 잠시 멍해졌다. 방금까지도 엄진우를 천천히 괴롭혀주려고 하루 내로 잡아 오라고 지시했는데 윤세명의 아버지이자 그녀의 남편이 엄진우에게 도움을 청하려 하다니.....윤세명의 어머니는 갈등으로 마음이 복잡해졌다.“조 집사, 10분 내로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도록 당장 항공편 신청해. 나 강남으로 가야서 엄진우라는 사람을 직접 만날 거야.” 윤세명의 아버지가 명령했다. 조 집사는 난처한 표정으로 윤세명의 어머니를 바라봤다. “문제 있어?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조 집사가 대답 대신 윤세명 어머니의 눈치를 보자 윤세명 아버지는 안색이 싸늘해졌다. “제가 어찌 감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조 집사가 급히 말했다. 그가 떠나고 윤세명의 아버지는 아내를 바라보며 물었다. “혹시 나한테 숨기는 거라도 있어?”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아내를 관찰했다. 그러자 윤세명의 어머니는 억지로 웃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무슨 말씀이세요?”“나 몰래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마.” 이 말을 끝으로 윤세명의 아버지는 뒤돌아서 떠나갔다. 곧 그는 전용 비행기에 올라탔고 두 시간 후 비행기는 창해시에 착륙했다. 윤휘는 공항을 나와 롤스로이스 팬텀에 탔다. “당장 비담 컴퍼니로 가.” 그는 차에 올라타며 지시했다. “엄 대표, 누군가 만나고 싶다네.” 비서 차림의 예우림이 문을 두드리고 엄진우의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녀는 생각보다 비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었다. “미리 예약되지 않은 손님은 일절 사절이야.” 엄진우는 머리도 들지 않은 채 예우림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았고 예우림은 살포시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 그러자 엄진우의 손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기 시작했다. “이러지 마.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이야.” 예우림은 급히 엄진우의 손을 쳐내며 말했다. “그래? 어떤 사람인데 반드시 만나야 하는 거지?” 엄진우는 예우림을 놓아주며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윤세명의 아버지, 윤휘, 윤씨 그룹
엄진우도 그제야 윤휘가 아직 아들의 사망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엄진우는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윤세명은 집안에서 죽었고 집안에는 집사도 있었기에 그가 여태 모르고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윤 회장님, 그건 확인해 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전화 한 통으로도 바로 알 수 있는 일이잖아요.” 엄진우는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윤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불안한 표정으로 접견실에서 나갔다. 그는 먼저 윤세명의 어머니인 표단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가 연결되었다. “여보, 나한테 숨기는 거 정말 없어?” 윤휘는 창백한 얼굴로 심각하게 물었다. 아무리 이 비극적인 소식을 믿고 싶지 않아도 엄진우가 이런 일로 자기를 속일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화기 너머 표단영은 살짝 겁에 질린 채 입을 열었다. “어... 없어요. 갑자기 왜요?” 표단영은 말을 더듬었다. “똑바로 말해!” 윤휘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래요. 말할게요.” 표단영은 비록 제경에서 높은 지위에 있지만 자기가 무엇으로 인해 지금의 위치까지 올랐는지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윤휘 앞에서 그녀의 권력은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 “아들이... 죽었어요! 오늘 아침에요.” 표단영은 더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비록 예상한 일이지만 이 끔찍한 소식을 직접 들은 윤휘는 발밑이 흔들리며 심장이 쪼여오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누구 짓이야?” 윤휘는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물었다. “하인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뱀리가 죽였다고 해요. 뱀리의 뱀 노예에 인해 죽임을 당했어요.” 표단영이 흐느끼며 말했다. 그녀는 자기 아들이 어떤 고통을 겪으며 죽었는지 상상하기조차 싫었다. “뱀리는 어딨어?” 윤휘는 두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었다. “뱀리는 이미 죽었고 시체는 재가 되었다고 해요. 분명 누군가가 뱀리를 이용해 칼을 휘두른 게 틀림없어요. 그리고 그 사람은 아마도 엄진우일 거예요.” 표단영이 나지막한 목
“윤 회장님 아주 쿨한 분이군요. 그렇다면 저도 더는 숨길 이유가 없죠. 안강제약은 제 뜻에 따라 보상을 했고 윤세명 또한 죽었어요. 이로써 용호단 사건은 완전히 끝났죠. 중독된 사람들에 대한 해독제는 제가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직접 절 찾아와야 할 겁니다. 그들과 안강제약 사이의 관계는 중요하지 않아요. 저한테 도움을 청하는 건 그들과 저 사이의 일입니다.” 엄진우는 윤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윤휘는 비록 분노가 치솟았지만 곧 억누르고 말했다. “엄 대표님, 어떤 조건을 들어드려야 해독제를 받을 수 있는 거죠?” 그가 이토록 분노를 억누르며 엄진우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유는 바로 중독된 사람 수가 너무 많고, 이에 따른 다양한 인물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한데 모으면 어마어마한 권력이 된다. “조건은 없어요. 전 같은 말은 두 번 하지 않아요.” 엄지우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엄 대표님,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모두 동일해요. 하지만 우리 윤씨 가문의 입장으로 보았을 땐, 해독제가 누구한테서 나오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죠. 4조 드릴게요. 어때요?” 윤휘는 재력가답게 거절할 수 없는 금액을 제시했다. 엄진우는 그 제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만약 그가 해독제를 주게 된다면 강남성의 권력자들은 회복된 뒤에도 윤씨 가문에 원한을 품게 될 것이다. “제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에요.” 엄진우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윤휘는 엄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눈빛이 점점 더 깊어졌다. 엄진우는 움직이지 않고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 “엄 대표님, 잘 생각해 보세요. 만약 절 거절한다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거예요.” 윤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떤 기회?당연히 삶의 기회다. “윤세명의 죽음이 아직도 교훈이 되지 않았다면 어디 계속해 보시죠.” 엄진우가 싸늘하게 웃었다. “좋아요! 기억하세요. 사흘 뒤에도 당신이 살아있다면 난 당신 앞에 머리를 조아릴 거예요.” 윤휘는 이 말을 끝으로 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