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단의 상대는 고가 시장이지만 빠르게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예우림은 출시 첫날 창해시 대형 마트에서 50% 할인 판매를 결정했다. 또한 복용 후 효과가 없다면 7일 내 무조건 환불을 보장했다.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전적으로 소비자의 말에 달려 있지만 용호단의 신비로운 효과를 직접 목격한 후 예우림은 아무도 용호단을 거부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할인 후에도 용호단의 가격은 여전히 1,000만 원이었지만 단 하루 만에 5천 개의 용호단이 매진되었다. “대표님, 각 대형 마트에서 보충 물량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부서 부장이 감격에 겨워 말했다. 예우림은 깜짝 놀랐다. 5천 개의 용호단이 단기간에 팔릴 거라곤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매진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심지어 판매가 시작된 지 고작 반 시간도 되지 않았다. “안 돼. 보충할 수 없어. 이 5천 개의 용호단은 단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거야. 수십억을 들여 확보한 용호단을 고작 천만 원에 판매한다면 본전도 못 찾아. 게다가 우리의 목적은 수익이 아니야. 마트 책임자들에겐 생산량이 제한되어 있어 언제 보충될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전해. 그리고 우린 이젠 발 쭉 뻗고 큰 손들의 연락을 기다리면 되는 거야.” 잠시 고민하던 예우림이 차분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마케팅 부서 부장은 속으로 흥분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그런데 이때, 예우림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예 대표님, 첫 환불 요청이 발생했습니다.” 전화가 저편에서 지성그룹 마케터가 보고했다. “환불해 줘. 하지만 환불하면 블랙리스트에 올려 평생 용호단을 구매할 자격이 사라지게 된다고 똑바로 알려. .” 환불 보장 결정을 내릴 때, 예우림은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을 예상했다. 그들은 분명 생명을 두 시간 더 연장할 수 있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그들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가족은 어떻게 생각할까? “알겠습니다.” 마케터가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휴대폰이 또다시 울
소식을 들은 엄진우는 바로 해당 마트로 달려갔다. “지금 당장 마케팅 부서의 모든 직원을 출동시켜 중독된 소비자들을 모아둬.” 현장으로 가는 길에 그는 계속해서 예우림과 소통하며 상황을 조율했다. 하지만 제대로 당황한 예우림은 정신이 없어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결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엄진우의 지시에 따라 각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들을 끊임없이 옮겨왔다. 불미스러운 사건의 발생으로 마트도 더는 영업을 지속할 수 없어 아예 영업을 중단하고 한 층 전체를 지성그룹에 빌려주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마트도 더는 문을 열 수 없을 것이다. 지성그룹 이사들은 엄진우보다 먼저 마트에 도착했다. 누워있는 피해자들을 보며 모두가 차가운 숨을 들이쉬었다. “이게... 이게 대체...” “속았어. 엄진우에게 전부 속은 거야!” “어쩌면 어제 진 이사 아버지에게 줬던 용호단만이 진짜이고 우리에게 준 건 전부 가짜일 지도 몰라.” 이사들은 격분하여 떠들기 시작했다. “다들 조용하세요!” 예우림은 마음이 혼란스러워 이를 악물고 소리를 질렀다. 그제야 이사들은 조용해졌지만 대신 예우림을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예 대표, 엄진우라는 사람은 예 대표가 데려왔으니 이젠 어떻게 처리할지 말씀해 보세요!” 한 이사가 싸늘하게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명문가 출신이 아니다. 그가 지성그룹에 투자한 돈은 그의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만약 지성그룹이 파산한다면 그의 인생도 함께 무너질 것이다. 예우림은 입술을 꽉 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 대표님, 말씀 좀 하세요!” “계속 입을 다물고 계신다면 즉시 이사회를 열어 대표 자리에서 해임할 겁니다!” 그들은 계속해서 예우림을 몰아붙였다. 전에 엄진우와 협력하기 위해 예우림에게 사정했던 것을 완전히 잊어버린 채 말이다. 예우림은 안색이 창백해져서 계속해서 뒤로 물러섰다. “내가 해결합니다.” 이때 엄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예우림의 귀에 엄진우의 목소리는 마치 천상의
“돈이라면 곧 생길 거예요.”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그룹 이사들을 바라보았다.“회수는 가능해요. 하지만 돈은 3일 후에 지급할 겁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지금 당장 계약서에 서명하세요.”엄진우는 바로 계약서를 꺼냈다.그룹 이사들은 모두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이런 것까지 미리 준비했다고?이 사람들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엄진우는 출발 전에 소지안에게 이 계약서를 준비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안 돼요! 지금 당장 돈을 결제하세요!”“맞아요! 3일 후에 돈을 갚을 수 있을지 누가 알겠어요? 중독된 소비자들에게 보상하는 것만으로도 당신들은 파산할 텐데요.”이사들은 저마다 큰 소리로 외쳤다.그때 한 사람의 전화가 울렸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구석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잠시 후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룹이 지금 조사받고 있어요!”이 말이 떨어지자 그룹 이사들은 완전히 겁에 질렸다.그들은 3일 후 예우림이 돈을 지불할 수 있을지 따질 겨를도 없이 서로 앞다투어 계약서에 서명했다.“다들 서명했죠?”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는 중독된 소비자들 앞으로 걸어갔다.“제 버릇 개 못 준다더니. 버러지 같은 것들”엄진우는 비웃었고 그는 손을 크게 휘저었다.수많은 은침이 폭우처럼 중독된 사람들에게 쏟아졌다.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비처럼.쓱쓱쓱!은침은 하나도 빗나가지 않고 모두 중독된 사람들의 몸에 박혔다.자세히 보면 각 사람의 몸에 박힌 은침의 수와 위치가 완벽하게 일치했다.곧 중독된 사람들의 얼굴색이 좋아지고 정신이 맑아졌다.그들은 바닥에서 일어났다.순간 그룹 이사들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신화 속 이야기를 보고 있는 건가?“저 사람들을 도망치지 못하게 합시다! 저 여자가 바로 지성그룹의 대표에요. 우리가 중독된 것도 다 저 여자 때문입니다.”중독된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자마자 큰 소리로 외치며 언제든지 예우림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짓밟을 기세였다.“여러분 진정하세요!”
“여기 제가 마트에서 산 용호단이 있어요.”한 몸집이 큰 남자가 앞으로 나와 포장이 완벽한 용호단을 꺼냈다.그가 꺼낸 용호단은 의약청으로 보내진 용호단과 외부 포장 상자까지 완전히 똑같았다.의약청 직원이 포장 상자를 열고 그 안에 있는 용호단을 꺼냈다.“조작되었다고요? 단약 위의 문양까지 완전히 똑같잖아요!”그 남자는 두 개의 용호단을 비교하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그들의 헛소리를 믿지 맙시다!”“이 더러운 자본가들을 때려눕힙시다!”“그들을 죽여버리자고요!”순간 군중의 분노가 극에 달하며 충돌이 일어날 기세였다.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시중에 가짜 제품이 나돌까 염려해 단약 표면에 특별한 문양을 새겼지만 이 가짜 제품이 문양까지 완벽하게 재현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여러분 진정하세요!”엄진우가 크게 외쳤다.다행히도 한 가지 대비책을 더 준비해 두었다.“진짜 비밀은 단약의 표면에 있지 않습니다.”엄진우는 의약청 직원에게서 그 용호단을 받아 들고 힘껏 두 동강 냈다.단면에는 웅장한 용호 도안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상층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손강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는 이 용호단이 모두 엄진우의 손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이건 마치 신의 솜씨였다.잠시 동안 손강호의 표정은 매우 심각해졌다.이 정도의 단약 기술이라면 이미 세상에 유일무이하다고 할 수 있고 그 기술만으로도 수많은 권력자가 엄진우의 발밑에 머리를 조아렸을 거야. 짧은 시간 안에 강남성에서 다수의 권력자가 엄진우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한 것도 이유가 있었군.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네!군중은 순간 혼란에 빠졌다.마트에서 용호단을 구매한 사람들은 저마다 단약을 두 동강 냈지만 그 안에는 용호 도안이 없었다.“당신들이 만든 것과 검사를 받은 것이 같은지 누가 알겠어요!”또다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었다.“오늘 우리는 단지 5천 개의 용호단을 출시했습니다. 개당 천만으로 총 5백억에 불과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겨우 5
안강제약, 강남성 지사 대표 사무실.윤세명은 마치 자기 자리인 양 대표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지사 대표는 그의 옆에 공손히 서서 아첨하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윤세명 도련님, 지시하신 대로 저희가 생산한 용상단은 모두 출시되었습니다.”윤진양이 말했다.윤씨 가문의 영향력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고 안강제약 또한 의약 업계의 거물 중 하나였다. 수년간 쌓아온 인맥 덕분에 용상단은 강남성의 모든 고위 관료와 부유층의 식탁에 오를 수 있었다.윤세명 본인도 한 알을 먹어보았는데 먹은 후 두 시간 동안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했다.그는 이 용상단의 유혹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용상단을 통해 그는 곧 누워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고 가족들에게 칭찬을 받으며 가업을 물려받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지금까지 용상단을 얼마 생산했지?”윤세명은 머릿속으로 밝은 미래를 그리며 미소를 지었다.“현재까지 10만 개의 용상단을 생산했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며 완성되면 하루 생산량이 20만 개에 이를 것입니다.”윤진양이 대답했다.“음, 먼저 며칠 동안 지켜보고 용상단이 강남성에서 어떤 반응을 얻는지 확인한 후 반응이 좋다면 생산을 더 확대하자.”윤세명은 비록 재벌 2세지만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자랐기에 완전히 무능한 사람은 아니었다.“네!”한편 엄진우와 예우림은 지성그룹으로 돌아왔다.집행기관에 관련 증거를 제출한 후 회사 차압은 풀렸으나 여전히 지성그룹은 영업을 재개할 수 없었다.예우림은 곧 그날 밤 창고를 관리한 장재욱을 찾아갔다.장재욱을 불러 조사하려 했을 때 장재욱이 오늘 출근하지 않았고 전화도 연결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었다.심지어 숙소까지 비워둔 상태였다.예우림은 마치 혼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엄진우가 다리를 꼬고 앉아 책상 위 장식품을 가지고 노는 것을 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상황이 이렇게 급한데 당신은 놀 기분이 나?”예우림은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이를 악물고 화를 냈
“그럼 말한 대로 해야 해!”엄진우는 단호히 내기를 받아들였다.다음 날 아침 엄진우는 예우림의 사무실 소파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깨어났다.그는 예우림이 여전히 책상에 앉아 고민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밤새 안 잤어?”엄진우가 일어나 물었다.“범인도 못 찾았고 용호단이 바꿔치기 당했다는 것도 소비자들에게 증명 못 했는데 어떻게 잠을 자겠어!”예우림이 짜증스럽게 말했다.“말했잖아. 3일 안에 결과가 나올 거라고.”엄진우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범인이 양심의 자책을 느끼길 기다리자는 거야?”예우림은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예 대표님, 강남성에서 용상단이라는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포장은 우리 용호단과 다르지만 주장하는 효능은 똑같습니다! 이 용상단은 현재 특정 고객들만 대상으로 판매되며 암시장에서 한 알에 2억까지 가격이 치솟았습니다.”이때 마케팅 부서장이 허둥지둥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용상단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정교한 상자가 들려 있었다.“어느 회사죠?”예우림이 벌떡 일어나 급하게 물었다.“안강제약입니다.”마케팅 부서장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안강제약 같은 거대 기업 앞에서 지성그룹은 완전히 하찮은 존재나 다름없다.이 이름을 듣자 예우림은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외투를 집어 들고는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다.“어디 가려고?”엄진우는 급히 따라가며 예우림의 손을 붙잡았다.“당연히 안강제약에 가서 따져야지!”예우림은 분노를 억누르며 침착하게 말했다.어제 용호단이 바꿔치기 당했는데 같은 날 안강제약에서 효능이 똑같은 용상단을 강남성에서 출시한다고?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없어!“안강제약이 정말로 그런 짓을 했다고 해도 인정할 것 같아?”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여기서 앉아 기다리는 것보다는 낫잖아.”예우림은 하얗게 질린 입술을 깨물며 소리쳤다.“이건 그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전략이야.”엄진우는 고개를 저었다.“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지금
예우림은 대문 앞에 3시간 동안 서 있었다. 하루 종일 심신이 지친 데다 밤새 잠을 자지 못해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져 몸이 휘청거렸다.“괜찮아?”엄진우는 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이때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다가왔다.“들어오세요. 우리 윤 대표님이 두 분을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여전히 거만한 태도를 유지하며 마치 자기가 안강제약의 대표인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들어가자!”예우림은 엄진우의 손을 잡고 억지로 힘을 내서 말했다.엄진우는 그녀를 부축하며 다시 안강제약으로 들어갔다.“들어오세요.”윤진양의 목소리가 들리자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사무실 문을 열었다.엄진우와 예우림은 사무실로 들어갔지만 윤진양은 거만하게 앉아 오만한 표정으로 그들을 맞이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어라, 이게 강남서 최고의 여장부 아니신가? 어쩌다가 이런 몰골이 됐어요?”윤진양은 놀란 척하며 말했지만 그는 고소하게 웃고 있었다.“당신 짓이잖아요.”예우림은 그를 원망스럽게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예 대표, 그 말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네요. 만약 예 대표가 날 찾아온 이유가 이런 황당한 말을 하려고 하는 거라면 당신을 보내드려야 할 것 같네요.”윤진양은 웃음을 거두고 담담하게 말했다.“윤진양 씨, 더는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당신이 저지른 짓은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요!”예우림이 분노했다.“내가 무슨 짓을 했다는 거죠?”윤진양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얼굴엔 여전히 무고한 표정이 가득했다.“당신이 우리 지성그룹의 창고에 있던 용호단을 빼돌린 것도 모자라서 뻔뻔하게 이름을 바꿔 용상단으로 시장에 내놓은 게 아닌가요?”예우림은 몸을 떨며 크게 소리쳤다.“난 진짜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윤진양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당신이 말한 게 그 사건이라면 도울 방법이 있긴 해요.”예우림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아주 간단해요. 당신 지성그룹 용호단의 특허를 우리에게 양도해 주
“윤진양 씨!”예우림은 이를 꽉 물고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화를 냈다.“예 대표, 지금 상황을 잘 보세요. 당신에게 선택지는 없어요. 지성그룹을 완전히 파산시키고 문을 닫게 하든지 아니면 내 말에 순순히 따르든지.”윤진양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예우림은 격하게 숨을 몰아쉬었고 그런 그녀의 상태를 본 엄진우는 매우 걱정스러웠다.그녀의 상태는 정말 최악이었다.하지만 곧 예우림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눈에는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표정은 차분해졌다.“엄진우, 만약 지성그룹이 파산하게 된다면 날 먹여 살릴 수 있겠어?”예우림은 엄진우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윤진양은 잠시 멍해졌고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이것은 그가 원하던 결과가 아니었다.그가 원한 것은 예우림이 윤세명의 침대로 기어들어 가는 것이었다.“물론이지, 하지만...”엄진우는 막 대답하려는 중 예우림은 그의 말을 끊었다.“난 지성그룹의 발전과 결말에 너무 집착해서 평정심을 잃어버렸던 거야. 온 마음을 다해 일에 몰두해 왔던 것은 가족에서 날 무시하고 도구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 예우림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이지. 내가 아무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걸 말이야. 하지만 이제 깨달았어. 마음속의 선입견은 큰 산과 같아서 내가 어떤 성과를 내더라도 그들의 생각은 변하지 않을 거야. 난 이제 지쳤어. 엄진우, 우리 돌아가자. 돌아가서 지성그룹의 파산을 발표하고 모든 자산을 매각할 거야.”예우림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아직 그렇게까지는 할 필요 없어.”엄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위로하지 않아도 돼. 가자.”예우림은 엄진우의 손을 잡아당기며 밖으로 나가려 했다.그러나 엄진우는 움직이지 않았다.“이 시간이면 이제 거의 도착할 때가 됐어.”엄진우는 시간을 확인하며 담담하게 말했다.“뭐라고?”예우림은 고개를 돌려 그를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그 순간! 쿵!윤진양의 사무실 문이 열리며 한 정장 치마를 입은 여성이 비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