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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내가 돈을 안 준다고 말한 적은 없잖아. 뭐가 그리 급해?”

엄진우는 입가에 비웃음을 띠며 말했다.

“60억이 큰 금액이라 회사 대표라 해도 마음대로 옮기면 사람들이 뭐라고 할 거야.”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야?”

진용은 미간을 찌푸렸다.

“은행으로 가. 직접 현금 인출해 줄게. 어때?”

엄진우가 웃으면서 말했다.

“좋아! 엄 대표 정말 시원시원하군. 난 당신이 마음에 들어. 앞으로 더러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바로 애들 데리고 올게.”

상대는 엄진우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자 바로 웃으면서 말하더니 이내 말투를 바꿨다.

“하지만 공나경을 여기 혼자 두는 건 좋지 않아 보이니 우리랑 같이 가자. 가는 길에 우리가 잘 지켜줄게.”

엄진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역시나 교활한 여우야.

이 말의 뜻은 엄진우를 못 믿어서 공나경을 인질로 삼겠다는 것이다.

공나경은 차분함을 되찾고 괜히 미안한 마음에 말했다.

“죄송해요, 엄 대표님. 저 때문에 60억이나 허비하게 됐어요.”

60억이라니.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받는 기본급과 수당을 합쳐도 한 달에 많아야 7백~8백만인데, 엄 대표님에게 평생 일해도 이 돈을 갚지 못할 거야.

엄진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60억 따위를 마음에 둘 것 같아요? 바보야.”

이 과도하게 친근한 호칭에 공나경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녀는 이제야 엄진우가 정말 완벽한 남자로 보였고 강력하면서도 여자를 극도로 아끼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세상에! 완벽한 남자다!

“가자.”

사람들이 문을 나섰다.

공나경 집에서 몇백 미터 떨어진 곳에 마침 은행이 있어 일행은 빠르게 은행에 도착했다.

“도착했어. 엄 대표, 빨리 돈 인출해. 애들 밥 먹여야겠어.”

진용은 60억이 눈앞에 있다는 생각에 잔뜩 흥분한 채 손을 비비며 기뻐했다.

엄진우는 발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여기 아니야. 일단 날 따라 뒤로 와”

진용은 어리둥절했다.

뒤로 간다고? 거기에는 현금자동인출기만 있는데. 거길 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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