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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엄진우의 말에 지하철 내부는 순간 소란스러워졌다.

예우림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엄진우를 멍하니 바라봤다.

“거짓말이라고?”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워낙 소심해서 자리를 양보하기 싫었어요. 그래서 거짓말했어요.”

여씨 어르신도 잠시 멍해졌다. 예우림이 신분을 밝히고 여씨 어르신은 자기 명성도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엄진우가 이렇게 말해주니 금세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여씨 어르신은 엄진우가 지하철 회사 부사장이라는 아들을 가진 자기 신분에 겁을 먹고 물러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대단한 회사 대표라고 해도 성안에서 살아남으려면 그에게 잘 보여야 한다.

성안은 호랑이라도 잠자코 있어야 하는 곳이다. 게다가 엄진우 같은 회사 대표는 널리고 널렸다.

예우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엄진우, 당신 왜 그래?”

엄진우의 말 한마디에 예우림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엄진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대표님, 제가 잘못한 게 맞으니 굳이 변명할 필요 없어요. 이 일은 전적으로 제 잘못 맞아요.”

그 말에 주변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뭔 반전이 이렇게 빨라? 영화도 이 정도는 아니겠네.”

“자산 20억의 젊은 대표고 7년 동안 북강을 지킨 군인이라더니, 수준 떨어지네.”

“오늘 진짜 재밌는 구경거리를 만났어. 저 상장 회사의 대표라는 여자도 자신만만하게 말하더니, 결국 다 거짓말이네?”

사람들은 침을 튀겨가며 말하기 시작했고 엄진우와 예우림은 모든 비난의 중심이 되었다.

두 여자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까 당했던 설움을 되갚으려고 했다.

“당당하게 말하더니 결국 노인과 자리를 다투는 싹퉁머리였잖아!”

“예의와 교양은 지위나 재력, 그리고 학력과는 상관없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네. 이런 건 타고나는 거지.”

화가 난 예우림은 일그러진 안색으로 엄진우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너 뭐 잘못 먹었어? 왜 거짓말해? 너 분명 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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