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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예우림은 순간 살기를 뿜어냈다.

“너 회사 잘리고 싶어?”

엄진우는 다급히 손을 거두고 말했다.

“농담이에요! 부대표님처럼 너그러운 상사가 설마 나한테 이런 일로 시시콜콜 따지지 않겠죠?”

예우림은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능글맞게 굴지 마. 하도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나서 말이지 아니면 너 죽을 뻔했어. 다음에는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

욕은 욕이고 이내 예우림은 말머리를 돌렸다.

“타!”

엄진우는 잔뜩 신이 나서 눈빛이 반짝 빛났다.

“정말요?”

“그냥 집에 데려다주는 것뿐이야. 김칫국 마시지 마!”

예우림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하더니 바로 쌀쌀하게 뒤돌아섰다.

엄진우는 말문이 막혔다.

“만족을 모르는 여자라고야. 내가 얼마나 큰 공을 세웠는데 나한테 저리 쌀쌀하게 굴어?”

빙산녀는 빙산녀다. 하나도 녹지 않았다.

밤.

엄진우는 오션 아파트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갔는데 엄비왕의 영정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모으고 눈물을 흘리는 하수희가 보였다.

“엄마, 오늘 무슨 날이야?”

엄진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진우야, 빨리 와. 아버지한테 우리 현재 상황 좀 얘기해 드려.”

하수희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너 잊었어? 일주일 뒤면 네 아버지 기일이야. 생각해 보니 네 아버지가 우릴 떠난 지도 벌써 20년이 다 돼 가더라고.”

엄진우는 자기 머리를 툭 치며 자책했다.

“그러게. 내가 기일을 잊었다니!”

여기까지 말한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아버지의 기일에 엄마와 나만 제사 지낼 수 없어.

아버지를 죽게 한 엄씨 가문 사람들도 아버지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해!

“네 탓도 아니야. 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너와 네 동생은 너무 어려서 인상이 별로 없었을 거야.”

하수희가 울먹이며 말했다.

“하지만 이젠 너도 장가갔으니 이번 네 아버지 기일에는 너와 우림이의 웨딩 사진 좀 제사상에 올려드리고 싶어.”

순간 엄진우는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뭐? 웨딩 사진?”

예우림과 고작 혼인신고만 했는데 웨딩 사진이 어딨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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