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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그때 서인아를 구하느라 폐허 속에 갇혀있던 탓에 임유환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었다.

임유환은 철근에 배가 찔려 몇 바늘씩이나 꿰맨 채로 누워있었는데 다행히도 스승님의 혹독한 훈련과 수많은 약재 덕분에 남다른 회복속도를 자랑하며 열몇 시간 만에 몸이 거의 다 회복됐었다.

그래서 당시 임유환의 주치의이자 의학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최서우의 주의를 끌게 된 것이다.

임유환에게 흥미가 생긴 최서우는 말끝마다 잘생긴 환자분이라며 임유환을 유혹해댔고 임유환더러 자신의 연구를 도와달라고 졸라왔었다.

하지만 그 연구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던 임유환은 표본으로 잘려나가긴 싫었기에 단호하게 거절했었다.

하지만 임유환의 예상과 반대로 그 거절 뒤에 따른 것은 최서우의 더욱 강력해진 유혹이었다.

최서우는 임유환의 상태를 살펴본다는 이유로 병실에 들어와 그의 복부를 손가락 끝으로 쓸어내리며 귓가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에 온몸에 소름이 돋은 임유환은 너무 흥분한 탓에 상처까지 다시 벌어져 버린 것이다.

최서우는 그제야 의사를 데려온다는 말만 남기고 멋쩍은 듯 병실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주치의에게 버려진 채 혼자 어금니를 깨물며 고통을 참아내던 그 날의 추억을 회상하던 임유환의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다.

지금의 임유환은 최서우가 다시 눈을 떠서 잘생긴 환자분이라며 저를 쫓아다녀 주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었다.

일어나주기만 한다면 임유환은 최서우의 부탁이라면 다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었다.

연구실에 끌려가서 그녀의 표본이 된다 해도 기꺼이 모른 척 같이 가줄 수 있었다.

“서우 씨, 얼른 좀 일어나요 제발...”

임유환은 고개를 숙인 채 기도하듯 중얼거렸다.

“서우 씨가 일어나기만 하면, 멀쩡히 눈만 떠주면 서우 씨가 해달라는 거 다 해줄게요. 그게 뭐든 다 들어줄게요...”

임유환의 간절한 기도에 답변하듯 최서우의 오른손의 손가락 하나가 살짝 움직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단 한 번으로 끝났고 손가락은 다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

한편 정씨 집안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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