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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지혜야, 이 사람 본 적 있어?”

둘의 대화를 듣던 친구들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어디 보기만 했어, 아까 은행에서 잘난 척하더라고, 자기는 2천억을 꺼내러 왔다고!”

서지혜는 팔짱을 끼며 비아냥거렸다.

“2천억?”

그 말을 들은 친구들은 잠시 놀라더니 이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머, 내가 다 부끄럽네.”

“그러니까, 그래서 나중에 어떻게 됐는지 알아?”

“어떻게 됐는데?”

서지혜의 조롱 섞인 웃음에 다들 호기심에 차 물었다.

“다른 사람 카드 사칭한 거 걸려서 은행 전무한테 잡혔어!”

제 앞에서 계급 차이를 운운하던 임유환을 제대로 망신 주려고 서지혜는 일부러 오바하며 말했다.

감히 누구한테 계급이 어쩌고저쩌고야.

“진짜? 아, 너무 웃겨!”

“허세 대박이네.”

서지혜의 말에 자리에 있던 동창들이 배를 잡고 웃어대기 시작했다.

이런 방법으로 아까의 수모를 갚아주기 위해서였다.

“지혜야, 너희가 늦게 와서 좋은 구경을 놓쳤어!”

“뭔데?”

여자들의 말에 서지혜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아까 저 사람이 또 헤세 부리면서 우리 하람이한테 가짜 인플루언서라고 하는 거야, 막 가방도 짝퉁 에르메스라고 하고. 그래서 우리가 뭘 보고 그렇게 말하냐고 했더니 뭐라는 줄 알아?”

“뭐라고 했는데?”

“자기 집엔 한정판 에르메스가 너무 많아서 딱 보면 안대! 너무 웃기지 않아?”

“역시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니까!”

“너희들 말 다 했어?!”

서지혜와 애들의 웃음에 최서우는 참다못해 테이블을 '탁' 치며 몸을 일으켰다.

“임유환 씨는 그렇게 헛소리할 사람이 아니야. 카드도 사칭 아니거든. 은행 전무님이 직접 사과까지 하셨어!”

“어이, 최 퀸카, 네가 말하면서도 웃기지 않니?”

최서우의 말에도 서지혜는 삐딱한 태도를 유지한 채 말했다.

“허세 떠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너처럼 허세 쩌는 사람은 또 처음이네.”

“2천억이 뭐 2천만 원인 줄 알아? 그리고 저런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2천만 원은 있겠어?”

최서우에게 드러내던 여자들의 적의가 이젠 무시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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