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69화

“이 자식, 정말 무식함을 무기로 자신만만해하네?”

조덕화는 차갑게 웃더니 임유환을 쳐다보았다.

“얼른 두 사람의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개망신을 당하게 될 테니까. 그때 가서 어떻게 수습할지 고민해 봐야 할 거야.”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임유환이 담담하게 웃었다.

“하.”

조덕화는 결국 참지 못하고 순식간에 험악해진 말투로 얘기했다.

“솔직히 얘기하면 너처럼 아무것도 아니면서 허세만 부리는 사람, 세무부 부장으로서 너무 많이 봐왔어. 하지만 다들 똑같은 결말을 맞이하더군.”

“하하, 그래요?”

임유환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비웃듯이 조덕화를 보았다.

“솔직히 당신처럼 별로 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계속 권력 얘기를 하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다들 큰일을 하지는 못하더라고요.”

“뭐라고?”

그 말은 바로 조덕화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조덕화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서 표정이 확 굳었다.

“제 말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임유환은 조덕화를 담담하게 바라보더니 얘기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은 자기 입으로 권력 얘기를 꺼내지 않아요. 밥을 사준다면서 볼품없는 채소랑 감자만 시키는데, 안 그래요?”

너...!”

조덕화는 울분이 치밀어 말문이 턱 막혔다. 격한 분노 때문에 몸이 덜덜 떨려왔다.

“그래, 이 자식아. 내가 널 너무 얕봤구나.”

조덕화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면서 얘기했다.

“네가 이 호텔의 주인이라면서? 지배인을 불렀다고 했잖아. 그래, 우리가 여기서 같이 기다려주지.”

“그래요.”

임유환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조덕화는 흠칫했다. 하지만 이윽고 차가운 웃음만 흘렸다.

그가 봤을 때 임유환은 그냥 억지로 허세를 부리는 것이었다.

“그래!”

조덕화는 표정을 굳히고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지배인은 언제 오는 거냐.”

“곧 올 거예요. 근데 배가 고프네요. 동호 아저씨도 배가 고프시죠? S호텔에 왔으니 이곳의 메인 요리를 먹어봐야 하지 않겠어요?”

“웨이터, 주문.”

임유환이 룸 입구를 향해 소리쳤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