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안의 분위기는 무척 숨 막혔다.임유환이 다시 유성호의 다른 손을 힘껏 밟으려고 했다."저 자식이 감히! 너 우리 형님이 누군지 알아?"유성호가 당황한 얼굴로 임유환을 향해 소리쳤다."누군데?"임유환이 멈칫하더니 물었다."조재용!"임유환이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시 몸을 움츠리며 두려운 기색을 드러냈다.조재용은 HL 그룹의 회장님으로서 J시의 지하 세력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이었다.그의 말 한마디에 도시 전체가 들썩일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랬기에 한낱 S시는 그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었다.만약 이 일로 조재용을 건드리게 된다면 사태는 수습할 수 없는 쪽으로 흘러갈 게 분명했다."조재용?"이름만으로도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조재용을 들먹이는 유성호를 보고도 임유환은 그저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그 미꾸라지를 말하는 거야?"그리곤 말을 마치자마자 유성호의 손을 콱 짓밟았다."아!"미꾸라지라는 단어를 들은 유성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뼈가 부러지는 고통이 그를 덮쳐 그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눈에는 핏줄이 가득했다.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다들 큰일 났다고 생각하는 듯했다.허유나는 상황이 여의치 않게 흘러가자 유성호에게 다가가 상황을 살폈다."어, 어르신, 괜찮으세요?""이 미친년이 감히 이것들이랑 손을 잡고 나를 놀려?!"유성호는 화가 나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지금 이 순간, 그는 허유나와 장문호가 손을 잡고 그를 계략에 빠뜨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상대방이 겁쟁이라는 소리도, 미녀를 그에게 선물해 주겠다는 것도 모두 거짓말이었다."어르신, 정말 어르신이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니에요. 제 말 좀 들어보세요."허유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설명은 무슨! 내가 뭐 바보인 줄 아는 거야?"두 사람의 말을 들은 임유환의 눈빛이 순식간에 예리해졌다.그는 그제야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지금 이거 네가 꾸민 짓이야?"임유환이 차가운 눈빛으로 허유나를 보며 말했다."나
허유나는 그런 윤서린의 기분을 봐 줄 생각이 없었다.지금 그녀는 그저 유성호에게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 연루되지 않게 할 생각뿐이었다."어르신, 어르신도 다 보셨잖아요. 저 정말 어르신 속인 적 없어요. 저 겁쟁이가 싸움을 이렇게 잘할 줄 저도 몰랐다고요."허유나는 필사적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애썼다."입 다물어! 오늘 누구도 여기에서 나갈 생각하지 마."유성호가 사나운 얼굴로 소리쳤다."어르신…"곧 사람이라도 잡아먹을 것처럼 구는 유성호를 본 허유나가 몸을 흠칫 떨었다.다른 이들도 그 말을 듣곤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다.임유환만이 여전히 차가운 눈으로 유성호를 바라봤다."방금 맞은 걸로는 부족한가 봐."임유환의 그 말에 유성호가 입을 다물었다.하지만 그때, 허유나가 두려운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임유환, 얼른 입 다물어. 죽을 거면 혼자 죽으라고.""네가 죽든 말든 나랑 원래 상관없어. 나는 서린이 찾으러 온 거야, 그리고 너 때문에 지금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네 친구들까지 데리고 나갈 거고."임유환이 담담한 얼굴로 허유나를 바라봤다."나 때문이라고? 우리를 이런 상황에 놓이게 만든 사람은 너야!"허유나가 빨개진 얼굴로 소리쳤다.하지만 임유환은 고개를 절레절레하더니 더 이상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을 만든 이가 누구인지 바보가 아닌 이상,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가자."임유환이 윤서린을 보며 다정하게 말했다.윤서린은 그런 임유환을 보니 심장이 쿵쾅거렸다."감히 어딜 가겠다는 거야? 오늘 여기에서 나가기만 해봐."유성호가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그리고 너 윤씨 집안 그 아가씨지? 오늘 여기에서 나갔다간 너희 집안 S시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줄 거야."유성호가 윤서린을 협박했다.오늘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두 손까지 다쳤다.임유환이 이렇게 윤서린을 데리고 가게 한다면 그는 앞으로 S시에서 더 이상 왕 노릇을 할 수 없을 것이다.그 말을 들
임유환의 말을 들은 유성호가 웃었다. 그는 처음으로 누군가가 조재용을 이렇게 부르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조재용에게 보고를 하라니?"야, 네가 뭐라고 우리 형님이 너한테 보고를 하라는 거야?"유성호가 살벌한 얼굴로 임유환을 바라봤다. 그는 힘이 좀 세다고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는 듯한 임유환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서린아, 저 사람이 네 남자 친구야?"허유나의 다른 친구들도 임유환이 조금 거슬리기 시작했다."네 남자 친구 머리 잘못된 거 아니지? 조재용한테 자기한테 보고를 하라니, 우리까지 죽게 만들고 싶은 거야?""그러니까, 죽고 싶으면 그냥 말하던가, 왜 우리까지 끌어들이고 그래.""능력도 없으면서 잘난 척하는 것들이 제일 역겨워.""서린아, 네 남자 친구한테 얼른 어르신한테 사과하고 이 일 끝내자. 어르신이랑 같이 자야 한다고 해도 다 네 탓이니까 우리는 제발 끌어들이지 마.""인주랑 민아 너희들…"윤서린은 그런 말을 내뱉는 여자들을 보고 있자니 화가 나 말도 나오지 않았다.어떻게 저렇게 이기적인 건지, 임유환은 분명 그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런데 왜 임유환의 잘못이 된 건지."내가 당신들을 연루했다고?"임유환도 그 말이 웃겼다. 임유환이 방금 전의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유성호가 그들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는 걸까?그리고 이 일을 계획한 것은 허유나였다."아니라는 거야?"하지만 임유환의 한마디는 더 많은 불만을 불러일으켰다."그러니까, 당신이 지금 우리를 해치고 있는 거잖아.""인부 주제에 뭐 잘난 척하는 거야?""서린아, 너 남자 보는 눈 언제 이렇게 변했니?" 저렴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임유환은 그들의 눈에 인부와 다름없었다."손인주랑 조민아 그만해."윤서린도 듣고 있자니 화가 나 임유환을 대신해 말했다."윤서린, 지금 무슨 태도야? 네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되었겠어?"여자들은 너도나도 윤서린을 탓하기 시작했다.그들은 윤서린과 임유환이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었다고
“이 자식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어? 우리 큰 형님이 벌써 이쪽으로 오고 있어!”룸에서 유성호는 우쭐한 얼굴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머리에 생긴 상처는 이미 얼음찜질로 지혈되었지만 피가 낭자한 얼굴은 여전히 흉측하게 보였다.“그럼 시간 질질 끌지 말고 얼른 오라고 해!”임유환은 여전히 눈을 질끈 감은 채 무덤덤하게 말했다.“그래, 그래! 아주 좋아! 이따 우리 형님을 만나고도 이런 말이 나오는지 두고 보자!”유성호는 화난 나머지 실성했다.그의 눈에 비친 임유환은 세상 물정 모르고 힘만 넘치는 촌뜨기에 불과했다.큰형님 조재용이란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다니…P 시 국장이 오더라도 모두 그의 형님에게 허리를 굽혀 90도 인사를 해야 했다.이 촌뜨기는 대체 뭐야? 허유나는 모순이 옮겨지는 것을 보고 이때다 싶어 애교스러운 얼굴로 유성호에게 쪼르르 달려가 연민을 호소했다.“어르신도 저놈의 태도를 보셨죠?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우리 성호 어르신께서 얼마나 지혜롭고 용맹하신데요, 일단 우리부터 좀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너희들을 보내달라고?”유성호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채로 섬뜩하게 웃었다.“오늘 너희들 한 사람도 여기를 빠져나갈 생각 말아라. 그런데…”“그런데 뭐요?”허유나는 실낱 같은 희망을 보는 듯했다.“너희들이 나와 이 형제들을 잘 섬긴다면 너희를 풀어줄 수도 있겠구나.”유성호의 얼굴에 사악한 웃음이 번지면서 두 눈을 가늘게 떴다.“헤헤, 형님 말이 맞아요.”그의 똘마니들도 몸의 통증을 까마득하게 잊은 듯이 맞장구를 쳤다.이 계집들도 꽤나 미모가 좋았다.“어르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허유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이해했다. 유성호의 의도를….“나랑 흥정하는 거?”유성호는 순식간에 미간을 찌푸리며 험악한 표정을 드러냈다.허유나는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어쩔 수없이 장문호를 끌어냈다.“어르신, 실은 제 남자친구가 장문호예요. 어르신과도 사이가 좋은 걸로 아는데 그 사람 얼굴을 봐서라도 우
조재용이 등장했다.이 순간 모든 사람의 심장이 턱턱 멎는 듯했다.반질반질한 가죽 구두를 신고 검은색 수트를 걸친 채 선글라스까지 낀 조재용은 압도적인 아우라를 풍기며 룸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그의 뒤로는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수십 명의 똘마니들이 예의를 갖춰 서 있었다.“망했다!”윤서린의 머리가 윙윙거리며 울렸다.유성호는 곧장 조재용에게 달려가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했다.“형님!”“형님!”유성호의 똘마니들도 모두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존경을 표했다.“음!”조재용이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하더니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너희들을 친 놈이 누구야?”“저놈입니다, 형님!”유성호의 시선이 소파에 앉아있는 임유환을 향했다.조재용은 유성호의 시선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갔다.이때 윤서린이 임유환의 앞을 막고 있었다.그녀는 두려움에 가득 차 있음에도 여전히 용기를 내 조재용을 향해 이유를 설명했다.“조 회장님, 이건 임유환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제 설명을 좀 들어주시겠어요?”“응?”조재용이 불쾌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윤서린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회장님, 사실은 저와 제 친구가 여기서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는데 회장님 부하인 성호 어르신이 느닷없이 들이닥쳐 시비를 걸고 성추행을 시도한 것입니다.”“형님, 다 헛소리입니다. 그런 일은 없어요!”유성호가 끼어들어 말했다.“저희는 평소처럼 자릿세를 받으러 왔을 뿐인데… 이 여자가 룸을 지나가다가 술에 잔뜩 취해서 저한테 먼저 들이댔어요. 또 남자 친구한테 들키니까 저놈이 두말 안 하고 맥주병으로 제 머리를 내리쳤습니다. 제 머리에 난 상처, 바로 저놈이 박살 낸 겁니다. 형님, 이것 좀 보세요!”유성호는 자기 머리에 난 상처를 가리키며 말했다.“네, 맞습니다! 우리가 성호 형님을 대신해 증언할 수 있습니다!”유성호의 똘마니들도 이때다 싶어 전세를 뒤집고 있었다.“회장님, 다 거짓말입니다! 믿지 마세요! 사실과 전혀 달라요.”윤서
눈이 마주쳤다.조재용은 비난하고 싶었다.하지만 곧 임유환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어떻게… 어떻게 저 사람일 수 있지?’조재용의 눈알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선글라스 덕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임유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재용을 응시했다.흠!조재용은 너무 놀란 나머지 심장이 경련을 일으키며 그 자리에서 곧 죽을 뻔했다.대마왕!정말 대마왕이었어! 이름만 같은 게 아니었어!대마왕이 정말 S 시에 온 거야!조재용의 손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따르르릉!이때 그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하지만 조재용은 전혀 듣지 못했다.“형님, 휴대폰이 울렸습니다.”똘마니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고 나서야 조재용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조재용은 똘마니들 앞에서 허물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억지로 두려움을 견디고 전화를 받았다.누가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들리지도 않은 채 급히 전화를 끊었다.유성호는 형님이 재빨리 임유환을 처리하고 싶어 한다는 생각에 더욱 잘난 체했다.그리고 임유환을 향해 도발하는 듯한 미소로 물었다.“이 자식, 왜 아무 말도 안 해? 방금 미쳐 날뛰지 않았어? 아, 맞다, 방금 우리 형님을 뭐라고 했지? 미꾸라지? 지금도 우리 형님 앞에서 그렇게 부를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더 불러봐.”“젠장, 닥쳐!”조재용은 몸을 돌려 곧장 유성호에게 따귀를 날리자 유성호는 비틀 거리다 뒤로 넘어가면서 뒤통수가 벽에 단단히 부딪혔다.“형님, 사람 잘못 때리신 거 아닙니까?”유성호는 형님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엉뚱한 사람을 때렸다고 생각하며 억울한 얼굴로 조재용을 바라보았다. “젠장, 인마, 주인 믿고 으스대는 너 같은 놈을 때린 거야.”조재용은 분노에 찬 욕설을 내뱉으며 방금 때린 것만으로는 화가 덜 풀린 듯 성큼성큼 돌진해 유성호를 한참 동안을 가차 없이 마구 때렸다.“형님, 때리지 마세요. 형님, 형님! 저 성호예요.”유성호는 기절할 정도로 두들겨 맞아서는 연신 비명을 질렀다.“젠장, 내
“네?”윤서린이 화들짝 놀랐다.온몸이 시퍼렇게 멍들 정도로 두들겨 맞은 유성호를 바라보면서도 그녀는 쏟아지는 정보량에 정신이 나간 것이 분명해 보였다.“서린아, 저놈을 용서하고 싶어?”임유환이 윤서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조재용은 이 모습을 보고 가슴이 덜덜 떨렸다.그는 자기 운명이 전적으로 윤서린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윤서린을 바라보며 미안한 얼굴로 서둘러 사과했다.“윤서린 씨,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내가 우리 부하를 잘못 가르친 잘못이에요. 돌아가서 꼭 제대로 혼낼게요.”이 말을 할 때 조재용의 셔츠 뒷면은 이미 땀으로 완전히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상대방의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괜히 상대방을 화나게 해서 그한테 영원히 S 시에서 사라지라는 명령을 내릴까 봐 겁났다.10년 전 중동 전장의 그 공포가 아직도 그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그는 대마왕이 왜 S 시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더 묻지도 않았다.심지어 감히 대마왕을 안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허유나와 다른 사람들도 이 광경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조재용의 부하들은 보스의 행동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평소 강압적이고 보호본능이 강하던 보스가 갑자기 이렇게 정의로워진다고? 그제야 윤서린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신에게 사과하는 조재용을 바라보며 급히 말했다.“아니… 괜찮습니다.”그녀는 조재용이 직접 자신에게 사과할 줄은 몰랐다.조재용은 서둘러 임유환을 다시 바라보았다.임유환은 윤서린이 이미 조재용을 용서한 것을 보고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추궁하지 않았다.휴!그제야 조재용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는 얼른 눈엣가시인 유성호를 옆으로 걷어차고 룸 안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술병과 케이크를 발견했다.그제야 지금 이곳에서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던 사람이 대마왕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해결책을 내놓았다.“여러분, 오늘 여러모로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저 조재용이 제 동생 유성호를 대신해 죄송하
임유환은 여성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그는 여전히 곁에서 놀라 있는 윤서린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서린아, 이제 가자.”“어? 오!”그제야 윤서린은 정신을 차리고 먼저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했다.“임유환! 누구 마음대로 가래?”허유나가 임유환을 향해 앙칼진 목소리로 외쳤다.“유환 씨는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 아직 사과하지 않았어!”“사과?”임유환이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내가 왜 사과해야 하지?”“당신만 아니었다면 우리가 지금 이런 꼴을 당했겠어?”허유나는 모든 책임을 윤서린에게 돌리려는 듯 짜증스럽게 임유환을 노려보았다.“내가 당신들을 해쳤다고?”임유환이 눈살을 찌푸리며 언성을 낮추며 말했다.“당신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게 아니고?”“내가 일으켰다고? 유환 씨가 성호 어르신을 마구 폭행하지 않고, 그런 건방진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일이 이렇게 됐겠어?”허유나가 정색하며 말했다.“헉!”임유환이 피식 했다. 그는 그녀와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좋아, 내가 일으켰다고 쳐! 근데 내가 이미 깔끔하게 수습해 주지 않았나?”“유환 씨가 수습한 거야?”허유나의 입가에 냉소적인 비웃음을 드러내더니 빈정거리는 얼굴로 임유환을 노려보았다.“그게 왜 유환 씨 덕분이지? 분명 우리 문호 씨가 도와준 건데? 아니면 방금 조 회장님께 한바탕 처 맞아 죽어 있었을 텐데… 여기서 이렇게 입을 놀릴 수나 있겠어? 이 배은망덕한 놈아!”“장문호가 도운 거라고?”임유환은 이 말을 듣고 그저 웃음밖에 안 났다.‘이게 장문호와 무슨 상관이지?’“당연하지!”허유나는 자랑스럽게 가슴을 쭉 펴며 말했다.“방금 전화받고 나서 조 회장님 태도가 180도 달라진 거 못 봤어?”“허!”임유환은 다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이 여자는 정말 잘난 척이 극에 달했다.바로 그 순간. 마침 장문호가 바람에 휘날리며 부랴부랴 달려와 걱정스럽게 물었다.“유나야, 괜찮아?”사실 그는 이미 아래층에 도착한 지 한참 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