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용이 등장했다.이 순간 모든 사람의 심장이 턱턱 멎는 듯했다.반질반질한 가죽 구두를 신고 검은색 수트를 걸친 채 선글라스까지 낀 조재용은 압도적인 아우라를 풍기며 룸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그의 뒤로는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수십 명의 똘마니들이 예의를 갖춰 서 있었다.“망했다!”윤서린의 머리가 윙윙거리며 울렸다.유성호는 곧장 조재용에게 달려가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했다.“형님!”“형님!”유성호의 똘마니들도 모두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존경을 표했다.“음!”조재용이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하더니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너희들을 친 놈이 누구야?”“저놈입니다, 형님!”유성호의 시선이 소파에 앉아있는 임유환을 향했다.조재용은 유성호의 시선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갔다.이때 윤서린이 임유환의 앞을 막고 있었다.그녀는 두려움에 가득 차 있음에도 여전히 용기를 내 조재용을 향해 이유를 설명했다.“조 회장님, 이건 임유환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제 설명을 좀 들어주시겠어요?”“응?”조재용이 불쾌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윤서린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회장님, 사실은 저와 제 친구가 여기서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는데 회장님 부하인 성호 어르신이 느닷없이 들이닥쳐 시비를 걸고 성추행을 시도한 것입니다.”“형님, 다 헛소리입니다. 그런 일은 없어요!”유성호가 끼어들어 말했다.“저희는 평소처럼 자릿세를 받으러 왔을 뿐인데… 이 여자가 룸을 지나가다가 술에 잔뜩 취해서 저한테 먼저 들이댔어요. 또 남자 친구한테 들키니까 저놈이 두말 안 하고 맥주병으로 제 머리를 내리쳤습니다. 제 머리에 난 상처, 바로 저놈이 박살 낸 겁니다. 형님, 이것 좀 보세요!”유성호는 자기 머리에 난 상처를 가리키며 말했다.“네, 맞습니다! 우리가 성호 형님을 대신해 증언할 수 있습니다!”유성호의 똘마니들도 이때다 싶어 전세를 뒤집고 있었다.“회장님, 다 거짓말입니다! 믿지 마세요! 사실과 전혀 달라요.”윤서
눈이 마주쳤다.조재용은 비난하고 싶었다.하지만 곧 임유환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어떻게… 어떻게 저 사람일 수 있지?’조재용의 눈알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선글라스 덕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임유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재용을 응시했다.흠!조재용은 너무 놀란 나머지 심장이 경련을 일으키며 그 자리에서 곧 죽을 뻔했다.대마왕!정말 대마왕이었어! 이름만 같은 게 아니었어!대마왕이 정말 S 시에 온 거야!조재용의 손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따르르릉!이때 그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하지만 조재용은 전혀 듣지 못했다.“형님, 휴대폰이 울렸습니다.”똘마니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고 나서야 조재용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조재용은 똘마니들 앞에서 허물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억지로 두려움을 견디고 전화를 받았다.누가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들리지도 않은 채 급히 전화를 끊었다.유성호는 형님이 재빨리 임유환을 처리하고 싶어 한다는 생각에 더욱 잘난 체했다.그리고 임유환을 향해 도발하는 듯한 미소로 물었다.“이 자식, 왜 아무 말도 안 해? 방금 미쳐 날뛰지 않았어? 아, 맞다, 방금 우리 형님을 뭐라고 했지? 미꾸라지? 지금도 우리 형님 앞에서 그렇게 부를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더 불러봐.”“젠장, 닥쳐!”조재용은 몸을 돌려 곧장 유성호에게 따귀를 날리자 유성호는 비틀 거리다 뒤로 넘어가면서 뒤통수가 벽에 단단히 부딪혔다.“형님, 사람 잘못 때리신 거 아닙니까?”유성호는 형님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엉뚱한 사람을 때렸다고 생각하며 억울한 얼굴로 조재용을 바라보았다. “젠장, 인마, 주인 믿고 으스대는 너 같은 놈을 때린 거야.”조재용은 분노에 찬 욕설을 내뱉으며 방금 때린 것만으로는 화가 덜 풀린 듯 성큼성큼 돌진해 유성호를 한참 동안을 가차 없이 마구 때렸다.“형님, 때리지 마세요. 형님, 형님! 저 성호예요.”유성호는 기절할 정도로 두들겨 맞아서는 연신 비명을 질렀다.“젠장, 내
“네?”윤서린이 화들짝 놀랐다.온몸이 시퍼렇게 멍들 정도로 두들겨 맞은 유성호를 바라보면서도 그녀는 쏟아지는 정보량에 정신이 나간 것이 분명해 보였다.“서린아, 저놈을 용서하고 싶어?”임유환이 윤서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조재용은 이 모습을 보고 가슴이 덜덜 떨렸다.그는 자기 운명이 전적으로 윤서린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는 윤서린을 바라보며 미안한 얼굴로 서둘러 사과했다.“윤서린 씨,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내가 우리 부하를 잘못 가르친 잘못이에요. 돌아가서 꼭 제대로 혼낼게요.”이 말을 할 때 조재용의 셔츠 뒷면은 이미 땀으로 완전히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상대방의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괜히 상대방을 화나게 해서 그한테 영원히 S 시에서 사라지라는 명령을 내릴까 봐 겁났다.10년 전 중동 전장의 그 공포가 아직도 그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그는 대마왕이 왜 S 시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더 묻지도 않았다.심지어 감히 대마왕을 안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허유나와 다른 사람들도 이 광경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조재용의 부하들은 보스의 행동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평소 강압적이고 보호본능이 강하던 보스가 갑자기 이렇게 정의로워진다고? 그제야 윤서린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신에게 사과하는 조재용을 바라보며 급히 말했다.“아니… 괜찮습니다.”그녀는 조재용이 직접 자신에게 사과할 줄은 몰랐다.조재용은 서둘러 임유환을 다시 바라보았다.임유환은 윤서린이 이미 조재용을 용서한 것을 보고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추궁하지 않았다.휴!그제야 조재용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는 얼른 눈엣가시인 유성호를 옆으로 걷어차고 룸 안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술병과 케이크를 발견했다.그제야 지금 이곳에서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던 사람이 대마왕의 친구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해결책을 내놓았다.“여러분, 오늘 여러모로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저 조재용이 제 동생 유성호를 대신해 죄송하
임유환은 여성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그는 여전히 곁에서 놀라 있는 윤서린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서린아, 이제 가자.”“어? 오!”그제야 윤서린은 정신을 차리고 먼저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했다.“임유환! 누구 마음대로 가래?”허유나가 임유환을 향해 앙칼진 목소리로 외쳤다.“유환 씨는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 아직 사과하지 않았어!”“사과?”임유환이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내가 왜 사과해야 하지?”“당신만 아니었다면 우리가 지금 이런 꼴을 당했겠어?”허유나는 모든 책임을 윤서린에게 돌리려는 듯 짜증스럽게 임유환을 노려보았다.“내가 당신들을 해쳤다고?”임유환이 눈살을 찌푸리며 언성을 낮추며 말했다.“당신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게 아니고?”“내가 일으켰다고? 유환 씨가 성호 어르신을 마구 폭행하지 않고, 그런 건방진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일이 이렇게 됐겠어?”허유나가 정색하며 말했다.“헉!”임유환이 피식 했다. 그는 그녀와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좋아, 내가 일으켰다고 쳐! 근데 내가 이미 깔끔하게 수습해 주지 않았나?”“유환 씨가 수습한 거야?”허유나의 입가에 냉소적인 비웃음을 드러내더니 빈정거리는 얼굴로 임유환을 노려보았다.“그게 왜 유환 씨 덕분이지? 분명 우리 문호 씨가 도와준 건데? 아니면 방금 조 회장님께 한바탕 처 맞아 죽어 있었을 텐데… 여기서 이렇게 입을 놀릴 수나 있겠어? 이 배은망덕한 놈아!”“장문호가 도운 거라고?”임유환은 이 말을 듣고 그저 웃음밖에 안 났다.‘이게 장문호와 무슨 상관이지?’“당연하지!”허유나는 자랑스럽게 가슴을 쭉 펴며 말했다.“방금 전화받고 나서 조 회장님 태도가 180도 달라진 거 못 봤어?”“허!”임유환은 다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이 여자는 정말 잘난 척이 극에 달했다.바로 그 순간. 마침 장문호가 바람에 휘날리며 부랴부랴 달려와 걱정스럽게 물었다.“유나야, 괜찮아?”사실 그는 이미 아래층에 도착한 지 한참 됐지만
“유나야, 네 남자 친구 정말 대단하다!”“그래, 맞아! 조 회장께서 태도가 확 달라지는 거 봤어?”“이런 남자 친구를 만나다니 너무 부러워!”여성들은 이 사건에서 장문호가 뒷받침해 주고 있는 것을 알게 되자 즉시 떼를 지어 몰려들었다.“그래? 너희도 나중에 꼭 이런 멋진 남자 친구를 만날 거야.”허유나가 입술을 깨물며 겸손하게 말했다.하지만 마음은 이미 들떠 있었다.장문호는 많은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마음이 확 트이면서 이 순간이 한없이 행복하다는 느낌만 들었다.그가 여성들을 바라보며 쿨하게 말했다.“내일 파티에는 모두 다 꼭 오셔야 해요!”“그래요, 장 도련님! 그때 시간에 맞춰서 꼭 갈게요!”여성들은 신이 나서 말했다.이런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를 쉽게 놓칠 리가 없었다.게다가 내일 생일 파티가 열리는 장소가 무려 S 호텔이라는 것이다.S 시는 물론 J 시 전체를 통틀어 최고급 호텔이자 유일한 7성급 로열 홀리데이 인 호텔인데, 간단한 식사 한 끼에도 2,000만 원은 웃돌았다.그들이 평생 그곳에서 식사 한 끼를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게다가 이번에는 조 회장이 직접 파티에 초대했기 때문에 스펙이 높을 뿐 낮지는 않을 것이다.그때 시간이 되면 사진을 찍어 스토리에 올려 과시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되도록 사진에 조재용 회장의 모습도 포함하면 좋을 것 같다.“임유환, 봤지? 이게 바로 내 남자 친구의 능력이야! 입만 살아있는 너와는 달라!”이때, 허유나는 또 한 번 자랑스럽게 임유환을 바라보았다"그래?”임유환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이 일이 당신 남자 친구가 관련이 있는지 조재용이나 유성호한테 전화해서 한 번 확인해 보지 그래?”"굳이 확인이 필요할까?”허유나가 팔짱을 끼고 무시하는 듯한 눈빛으로 임유환을 흘끗했다."당신이야말로 내 남자 친구 덕분에 육체적인 고통은 면했네. 얼른 나랑 내 친구들한테 사과해!”“그래요, 빨리 우리한테 사과해요!”“이 악질 같은 놈!”“그리고 서린, 너도
“유환 씨, 괜히 또 나 때문에 당신까지 곤란하게 해서 미안해요.”록스타 입구에서 윤서린은 매우 미안한 얼굴로 하얗고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임유환이 구하러 오지 않았다면 그는 이 풍파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다.“네 잘못도 아닌데 네가 왜 미안해해?”임유환이 온화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이 일은 허유나가 꾸민 거잖아. 넌 피해자 일뿐이야.”“나도 유나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어요.”윤서린은 이 말을 하면서도 우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지금까지 그녀는 허유나와의 절친한 관계는 절대 깨지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그 관계는 의외로 연약했다.“그러게나 말이야.”임유환은 짙은 한기가 스며드는 듯 눈을 질끈 감았다.그는 허유나가 윤서린에게도 그렇게 무자비하게 칼을 꽂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유나가 미워?”임유환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윤서린이 잠시 머뭇거리며 무언가 말하려다 결국 힘없는 무력한 미소만 지어 보였다.허유나가 그녀를 배신하고 심지어 유성호와 공모하여 그녀의 결백을 무너뜨리려 했으니 사실 그녀를 미워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하지만 그녀 마음속에는 미움보다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더 컸고 심지어 불신마저 들었다.“그럼 지금 다시 유나를 찾아가서 결판을 내자!”임유환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유환 씨, 하지 마요!”윤서린이 눈을 부릅뜨며 서둘러 임유환을 막았다.그녀는 임유환이 다시는 그녀 때문에 위험해지는 걸 원치 않았다.“이 사건 이후로 유나와 내 사이는 이제는 이걸로 끝일 것 같아요. 오히려 유환 씨가 날 도와줘서 괜한 오해를 받고 그런 말까지 듣게 해서....”윤서린은 깊은 자책감에 빠졌다.임유환이 허유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오해와 모욕을 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자기 자신이 오해받는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여기 있잖아, 날 믿어주는 사람!”임유환은 오히려 씩 웃어 보였다.윤서린은 어리둥절했다.이내 정신이 돌아오자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오르더니 고개를
그날 밤.임유환은 샤워를 하려던 참에 이상한 전화를 받았고, 전화는 조재용에게서 걸려온 것이었다. 그의 말투에는 겸손함과 떨림이 가득했다. "대...대마왕님……이신가요?” 대마왕이라니?임유환은 이 호칭을 듣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냥 임유환이라고 부르세요.”“아닙니다! 임 선생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조재용은 겁에 질려 대꾸했고, 이 말을 하는 순간에도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계속 흘러내렸다. 전화를 받고 있는 상대는 대마왕이지 않은가! "네.”임유환은 짧게 대답하며 다시 되물었다. “말씀하세요, 무슨 일이시죠?”"임 선생님, 오늘 오후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수하를 잘 가르치지 못한 탓입니다. 돌아가서 잘 혼냈으니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조재용이 겁에 질려 말했다.그는 오후에 돌아온 이후로 줄곧 불안해했고, 마음이 편해지려면 먼저 대마왕의 용서를 직접 얻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대마왕과 윤서린과의 데이트를 방해할까 봐 걱정했고, 고민 끝에 이 시점에서 대마왕에게 전화를 건 것이었다. "서린이가 조회장님을 용서했으니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겁니다.” 임유환이 침착하게 말했다. "하지만 다음번에 똑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대마…아니, 임 선생님! 앞으로 제 직원들이 윤서린 씨를 아주 잘 대할 것을 보장합니다!”조재용은 임유환에게 용서를 받자마자 곧장 약속을 했다. "네, 다른 일 없으시면 이만 끊겠습니다.” "잠깐만요, 임 선생님!""또 다른 볼 일이 있나요?""내일 연회에 임 선생님과 윤서린 씨께서 꼭 참석해 주셨으면 합니다. 두 분께 드릴 선물이 있습니다!”"그래요, 내일 가겠습니다. 선물은 윤서린 씨에게 주세요.” 임유환이 간단하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쉬십시오!” 휴, 대마왕이 내 사과를 받아들이다니! 내일, 그는 확실히 대마왕과 윤서린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줄 것이었고, 그들의 백년해로를 축원할 것이다! 임유환은 조재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물론 우리는 연회에 참석하러 왔지.”이 말을 한 사람은 임유환이었다.그는 눈앞의 독선적인 여자를 무관심한 표정으로 바라봤다."연회에 참석하러 왔다고?’ 허유나는 깜짝 놀랐고, 곧바로 그녀는 비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어제 일을 아직 결판내지 않았는데 어떻게 뻔뻔하게 연회에 올 생각을 한 거지? 내가 당신들을 초대했었나?”이 연회는 어제 허유나의 생일 파티에 대한 보상으로 조재용이 연 것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두 사람을 초대한 적이 없었다! "네가 나와 서린이를 초대했는지는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 조회장님이 우리 두 사람을 초대했거든.” 임유환은 허유나와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곧바로 의자 두 개를 끌어당기며 옆에 있는 윤서린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서린아, 여기 앉아.”그렇게 말한 뒤 그는 자리에 앉았고, 윤서린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자리에 앉았다."정말 뻔뻔하군!” 허유나는 아무렇지 않게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보고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조재용은 어제 모든 사람을 초청한 것이 허유나와 장문호의 아버지의 체면을 봐서였는데, 어떻게 임유환을 초청할 수 있는 거지?"그래,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 있는 거야?!” 허유나의 절친들도 그녀의 말을 거들었다. "유나는 당신들을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왜 온 거지, 양심이 있는 거야? 게다가 연회 주최자인 양 마음대로 앉고 말이야!”"인주야, 저 사람들이 양심이 있었으면 어제 우리를 죽일 뻔한 걸 인지하고 오늘 오지 말았어야지.”"진짜 너무 뻔뻔해서 말이 안 나오네!” "윤서린, 너도 이렇게 뻔뻔한 줄 몰랐는데 말이야!” "역시 같이 어울리는 사람을 따라간다는 말이 맞았어.” "네 말이 맞아 민아야!!"쏟아지는 욕설에 윤서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자신의 허벅지를 움켜쥐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임유환이 윤서린의 차가운 손을 부드럽게 잡자, 그녀의 몸은 조금 편안해졌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임유환은 항상 그녀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