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 씨, 도착했어요."청운 별장에 도착한 윤서린은 조수석의 임유환을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그럼 난 먼저 갈게."임유환은 미소를 머금은 눈으로 윤서린을 바라보며 말했다."혹시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요. 혼자 참지 말고."윤서린은 말을 하면서도 입술을 깨물며 임유환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이 말 한마디 하겠다고 얼마나 오래 고민했을지 뻔히 보여 임유환은 웃으며 답했다."걱정 마. 나 아무 일도 없어.""먼저 갈게. 집 도착하면 연락해.""알겠어요."윤서린은 고개를 끄덕였고 임유환이 돌아서는 걸 보고서야 별장을 떠났다.별장으로 돌아온 임유환은 바로 침대에 드러누웠다.머릿속에는 아까의 장면들이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서인아에게 이미 결혼을 앞둔 약혼자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 했었다.그런 상황에서 약혼자에게는 알리지 않고 S 시 까지 와서 자신을 만나려 했다는 것이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정말 서인아의 말대로 7년 전 일이 마음에 걸려서였을까?하지만 해수욕장에서 발목을 삐끗한 서인아를 업었을 때 분명 그녀의 눈물이 임유환의 등에 닿았었다.그리고 폐허에서도 서인아는 임유환을 위해 눈물을 흘렸었다.그럼 그것들은 다 거짓이었을까?정말 아무 일도 없는 게 맞을까?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임유환은 어느새 또 서인아 걱정을 하고있는 저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임유환은 그런 말을 듣고도 역시나 넘겨짚고 제멋대로 착각하고 있었다.서인아를 지키다 다리가 부러진 게 한 마리의 개라고 해도 서인아는 똑같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이제 와서 이런 생각을 해서 무슨 소용일까.정우빈은 서인아가 직접 선택한 사람이었다. 그녀에게는 정우빈이 최선이라 생각해 골랐을 것이다.연경에서 제일 명망 높은 두 가문의 연합이라니 그 정도면 서인아의 마음에도 꼭 들어맞는 결혼이 아닐까 싶다.제삼자인 임유환이 나서서 걱정할 이유가 없었다.임유환은 고개를 젓고 마음을 추스르고는 남은 날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기 시작했다.임유환은 어쨌든 연
"이상하네. 서린이가 아직도 집에 못 간 건가?"예전 같으면 이미 무사히 도착했다는 문자를 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오늘따라 연락이 오지 않자 임유환은 눈썹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미 한 시간이 넘어가자 걱정된 임유환은 윤서린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다.하지만 통화 연결음만 들리다 끝난 전화에 불길한 예감이 들자 임유환은 다급히 흑제에게 전화를 걸었다."흑제, 윤서린 핸드폰 위치 추적해봐."임유환의 말투에는 다급함이 묻어나 있었다."예, 주인님!""윤서린 씨 핸드폰은 지금 도성구 쪽으로 이동 중입니다.""도성구?""임유환은 미간을 한껏 찌푸리고 흑제를 향해 말했다."계속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보고해. 내가 지금 바로 갈게.""예, 주인님!"...도성구.낡아 빠진 골목길에는 전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집들뿐이었다.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가 인기척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 이곳 가장 깊은 곳의 민가 2층에는 허유나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허유나의 뒤로는 민소매 차림의 건장한 남자 둘이 서 있었고 앞에 놓인 기둥에는 여자가 묶여져 있었다. 여자를 데려올 때 같이 딸려온 작은 가방은 바닥에 아무렇게나.내팽개져 있었다.그 여자는 역시나 윤서린이었다."야 너네, 쟤 깨워."허유나는 몸에 지니고 있던 비싼 물건들을 다 팔아치운 돈으로 조직 폭력배들을 데려온 것이다.그들은 살인, 방화부터 강도질까지 돈만 주면 못 하는 일이 없었다."예, 아가씨."허유나의 명령에 남자 하나가 양동이 가득 물을 받아와 윤서린을 향해 뿌렸다.차가운 물이 닿자 윤서린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떴다."허... 허유나!"눈앞의 익숙한 인영을 본 윤서린이 두 눈을 크게 뜨며 소리쳤다."윤서린, 우리가 이렇게 빨리 보게 될 줄은 몰랐지?"허유나는 빨간 윤서린의 입술을 보며 입꼬리가 귀에 걸리도록 웃음을 지었다."왜... 왜 이러는 거야!"눈앞에서 섬뜩하게 웃고 있는 허유나를 보자 윤서린도 잔뜩 겁을 먹은 채
"오... 오지마!"윤서린의 떨리는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왜 너 불쌍한 척 잘하잖아. 이 얼굴 믿고 남자도 꼬시는 거잖아. 다신 네가 그딴 짓 못 하게 오늘 내가 네가 얼굴 다 망쳐 버릴 거야."흉악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윤서린의 앞에 선 허유나가 칼을 들어 윤서린의 얼굴에 가져다 댔다.차갑고 예리한 칼날이 제 얼굴에 닿았음을 안 윤서린은 온몸이 굳은 채 창백한 얼굴을 하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면 바로 칼에 얼굴이 긁힐 수 있는 위치였다."무서워?""유... 유나야... 칼 내려놔.""이제 와서 무서워? 그럼 그때 나를 도왔어야지." 두려움에 떨며 애원하는 윤서린을 보며 웃던 허유나는 갑자기 표정을 굳히고 소리쳤다."유나야...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윤서린은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가다듬으며 물었다."왜 이러냐고? 네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내가 지금 이렇게 된 거 다 너랑 임유환 짓이잖아!"허유나는 윤서린을 향해 울부짖듯이 말했다."우린 너를 해치려고 한 적이 없어! 우리가 한 짓이 아니야!"윤서린은 떨고 있으면서도 사실을 말하려 했다. 윤서린과 임유환은 허유나를 해친 적도 없었고 그럴 생각을 한 적도 없었다."거짓말 마!"하지만 그 말을 믿을 리 없는 허유나가 손을 들어 윤서린의 뺨을 때렸다.짝!결코 약하지 않은 세기에 윤서린의 뺨 한쪽이 부어올랐고 불에 달군 듯 화끈거리며 따가웠다."가증스러운 년!"허유나는 여전히 증오 가득한 눈을 한 채 윤서린을 노려보고 있었다.갑자기 맞은 뺨에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윤서린은 이를 악물고 해명을 했다."유나야... 정말 우리가 한 게 아니야...""그럼 네 말은 이 모든 게 내 자업자득이라는 얘기야?"윤서린이 해명하면 할수록 허유나의 분노는 더욱더 커져만 갔다."그런 말이 아니라..."제 앞에 칼이 들이 밀어진 시점에서 허유나를 더 자극할 순 없었기에 윤서린은 얼른 부정했다."그럼 무슨 뜻인데!"허유나는 소리를 지르며
"아!"가슴 바로 앞의 옷이 찢겨지자 윤서린의 입에서도 비명이 흘러나왔다."제발... 제발 그만 해요!"윤서린이 울며 애원할수록 두 남자는 점점 더 흥분하기 시작했다.윤서린 같은 여자는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기회가 있을 때 제대로 놀아봐야 했다.둘은 눈을 마주치더니 윤서린을 묶고 있던 밧줄을 풀었다.윤서린은 그 틈을 타 도망가려고 했지만 그것까지 이미 예상했던 놈들은 하나는 윤서린의 두 손을 틀어잡고 다른 하나는 두 발을 잡고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그만! 제발 그만 해요!"윤서린은 낯빛이 파래진 채 발버둥을 쳤다."어이 애기야, 그만 힘 빼. 조금 있다 잘 즐겨야지."두 남자의 얼굴은 흥분으로 바짝 달아올라 지금이라도 당장 윤서린을 덮칠 것만 같았다."안... 안돼..."윤서린은 작은 몸을 떨며 눈물을 흘렸다."내가 먼저 하게 해줘. 이런 아가씨를 내가 언제 덮쳐보겠어. 아 X발, 쟤가 자꾸 우니까 더 못 참겠잖아.""아 씨, 빨리해 그럼. 나도 못 참겠으니까.""그래."윤서린의 두려움은 그들의 연민을 사기는커녕 아래에 누워서 울고 있는 그 모습은 오히려 그들의 흥분에 박차를 가했다.한 명은 윤서린의 팔을 다른 한 명은 다리를 짓누른 채 윤서린이 도망갈 생각조차 못 하게 했다.그리고 남자 하나가 큰 손을 들어 윤서린의 남은 옷을 찢어내려 하자 윤서린은 눈물 자국이 가득한 눈으로 애원했다."멈... 멈춰요! 돈은 달라는 대로 줄게요! 그러니 제발 그만 해요!""빨리 시작해!"보다 못한 허유나가 남자들을 재촉했다.허유나는 윤서린이 당하는 모습을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었다.허유나의 다그침을 듣고 절망스러워진 윤서린은 고개를 떨군 채 눈물만 흘려보내고 있었다.그녀의 위에 올라타고 있는 남자는 눈을 번뜩이며 윤서린의 가슴에 손을 대려 했다.펑!그때 엄청 난 굉음과 함께 방문이 열리더니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남자들은 하던 짓을 멈추고 문 쪽을 바라봤다."뭐야?"나무로 된 문은 산산조각이 나 있었고 그
방으로 들어온 임유환은 천천히 윤서린에게 다가갔다."누가 들어오랬어!"그 모습을 본 허유나가 또 소리를 질러댔다.짝!시종일관 무표정이던 임유환은 손을 들어 허유나의 뺨을 내리쳤다.그 힘이 얼마나 강했던지 허유나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귀에 거슬리던 시끄러운 소리가 사라지자 임유환은 몸을 웅크린 채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윤서린에게 다가갔다."유환 씨... 진짜 유환 씨예요?""그래, 나 맞아."소란의 주인공이 임유환임을 알아차린 윤서린은 안도의 눈물을 쏟으며 임유환의 품에 안겼다.임유환은 안쓰러운 눈으로 윤서린을 바라보며 그녀를 받아 안았다."유환 씨... 나 너무 무서웠어요..."아까 정말로 그 두 남자에게 당할 뻔했던 윤서린은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괜찮아, 이제 내가 왔잖아."윤서린을 토닥이던 임유환의 눈에 살기가 더욱더 짙어졌다.허유나!임유환은 오른손 주먹을 얼마나 세게 말아쥐었는지 뼈가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들릴 지경이었다."임유환, 네가 뭔데 나를 때려!"그때 아까 뺨을 맞고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린 허유나가 다시 소리를 질렀다."내가 뭐냐고?"임유환은 눈에 차오른 분노를 애써 누르고 윤서린을 보며 달래듯 말했다."서린아, 잠깐만."그리고는 그 살기를 감추지 않은 채 시선을 허유나에게로 돌렸다."네가 서린이 한테 한 짓 때문이야.""애초에 시작도 윤서린이었어! 자업자득이라고!"허유나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자업자득? 허유나, 다시 말해봐."임유환은 화를 참으려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이미 화가 한계치에 다다른 임유환은 당장이라도 눈앞의 허유나의 입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었다."내가 뭐 틀린 말 했어?"하지만 상황 파악을 못 한 허유나의 언성은 점점 더 높아졌다."그리고 임유환 너! 너는 무슨 자격으로 나를 때리는데!""네들이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될 일도 없었어. 서인아 씨가 날 내치려 하는 걸 뻔히 다 알면서도 내가 파티에 가서 그
"대답해, 허유나!"임유환은 할 말이 없을 허유나를 알면서도 다그쳤다.하지만 모든 말이 사실이었고 더 듣고 싶지 않았던 허유나는 귀를 막으며 소리 질렀다."그만, 그만해! 그만 말하라고!"하지만 그게 사실이라 해도 달라질 건 없었다.임유환과 윤서린만 나타나지 않았다면 일이 이 지경으로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임유환, 너랑 윤서린은 정말 아무 잘못 없다고 생각해?"허유나는 원망 가득한 눈길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우리한테도 잘못이 있긴 하지."임유환은 그런 허유나를 보며 비소를 흘리다 말했다."너한테 끊임없이 기회를 줬던 게 잘못이었어. 너 같은 사람은 제 잘못은 모르고 항상 남 탓만 하잖아. 네 잘못은 영원히 모르잖아.""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네들이 아니었다면 장문호도 나를 버리지 않았을 거야. 나는 아직도 S 시 십 대 기업 CEO고 장문호랑 손을 잡았을 거라고!""그렇게 창창한 내 앞길을 네 년놈들이 망친 거야. 내가 그렇게 힘들게 이뤄놓은 모든 걸 망친 거라고! 네들이 서인아 씨를 부추겨서 내가 이렇게 된 거야..."허유나는 말을 할수록 흥분하며 정말 이 모든 걸 임유환과 윤서린 탓으로 돌렸다."그래서 지금 네가 장문호한테 버림받은 게 우리 탓이다?"임유환은 헛웃음을 치고는 계속해서 말했다."네가 고생해서 이뤄놓은 거? 5년 동안 네가 뭘 했는데?""네가 한 거라곤 시간 맞춰서 출퇴근한 것밖에 없어. 네가 만난 그 많은 거래처들 그게 왜 갑자기 생긴건지는 의심 안 해봤니? 그게 정말 네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했던 거야?""정신 차려 허유나. 너 그 정도 멍청하지 않잖아."5년간 임유환이 흑제를 시켜 허유나를 돕지 않았다면 허유나의 회사는 창업 초기에 파산하고 말았을 것이다.그럼에도 이혼할 때 임유환이 그것을 빼앗지 않았던 것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임유환은 남에게 한 번 준 것은 절대 되돌려 받는 법이 없었다.그리고 허유나에게도 마지막 선물을 주고 싶었었는데 오늘 보니 그 생각이 틀려도 한참 틀린 것
허유나의 눈에는 분노와 불가사의로 가득 찼다.이 사람이 진짜 그녀가 알고 있는 그 임유환이 맞나, 5년간 그녀 옆에서 근근이 연명해 온 그 찌질이가 맞나?[분명 그는 서인아 아가씨의 총애를 받아서 자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여기는 것이다!][그렇다, 분명 그럴 것이다!]“임유환, 이 찌질이야, 나한테 이런 태도로 대할 자격이 있어?”여기까지 생각한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두 눈마저 빨개졌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임유환을 향해 소리 질렀다.“잘 기억해. 한번 찌질이는 영원한 찌질이야! 운 좋게 서인아 아가씨의 총애를 받았다고 해도 네가 찌질이라는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아!”“말 다 했어?”임유환이 차가운 눈빛으로 허유나를 바라보고 있었다.허유나의 말에 그는 그저 시끄럽다고 생각했을 뿐, 그의 마음속에 어떠한 파동도 일으키지 못했다.“왜, 들키니까 창피해?”허유나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번지더니 말했다.“이 찌질이 주제에 결혼 5년 동안 한 번도 체면을 차린 적이 없으면서 이제 와서 체면을 차리겠다?”“이거 하나만 알려줄게. 너 같은 놈은 윤서린 같은 천한 년밖에 못 만나.”퍽!임유환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또 한 번 뺨을 때렸다.허유나는 충격으로 뒷걸음질 치더니 뒤통수가 “쿵”하고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히면서 엄청난 통증을 느꼈다.“아!”그녀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테이블에 놓인 과도를 들어 임유환의 가슴을 향해 겨누었다.“내가 오늘 너랑 저 천한 년을 죽여버리고 말 거야!”허유나의 두 눈이 빨개졌다.그녀가 언제 모욕을 당해보았겠는가!그녀는 이 개 같은 남자와 여자를 죽여버릴 것이다!임유환은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허유나 손에 들린 과도를 보며 눈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그는 허유나의 손에서 과도를 빼앗고는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쳐다보는 그녀의 미간을 향해 찔렀다.허유나는 사색이 되었다.“안 돼요, 유환 씨!”윤서린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그녀는 임유환이 법을 어기
“흑흑...”허유나가 다리를 감싸고 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이 순간, 후회와 무력감이 그녀 마음 깊은 곳에 퍼지기 시작했다.만약 애당초 그녀가 자만하지 않았다면 지금 임유환 옆에서 벼락출세하는 사람은 분명 그녀일 것이다.그녀가 자기 손으로 행복을 차버린 것이다...뒤에서 들려오는 흐느낌 소리에도 임유환은 무표정이었다.그의 눈에서는 조금의 연민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에게 있어서 이런 사람들은 눈길조차 줄 가치도 없었다.“유환 씨, 허유나 혼자 여기 남겨둬도 괜찮을까요?”조금 전 허유나의 행동에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윤서린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물었다.그녀는 혹시나 허유나가 또 이상행동을 할까 봐 걱정되었다.만약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다면 큰일이었다.“설마 무슨 일이 있겠어?”임유환이 차갑게 대답했다.그의 이 냉랭함은 허유나를 향한 것이었다.“서린아, 너 얼굴 부은 건 내가 돌아가서 한약 지어줄게. 부기 좀 가라앉게.”“유환 씨, 한약도 지을 줄 알아요?”윤서린이 경이로운 눈으로 물었다.“전에 사부님께 좀 배웠어요.”임유환이 부드럽게 대답했다.“내가 데려다줄게.”“네.”윤서린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몰래 조각 같은 임유환의 얼굴을 쳐다봤다.그의 눈가에 눈물이 고여있었다.이는 그녀가 처음으로 임유환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순간 마음이 아주 든든했다....30분 후, 임유환은 윤서린을 집까지 바래다줬다.“서린아,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난 근처 한약방에 가서 약재 좀 사 올게.”윤서린 집에 한약재가 없어서 임유환은 한약방에 가기로 했다.“네.”윤서린이 수줍어하며 대답했다.임유환은 동네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한약방에 도착했다.약국 주인은 70세도 넘어 보이는 노인분이셨다.“사장님, 마황, 향유, 복령, 동규자 세 냥씩 주세요.”임유환은 약국에 들어가자마자 익숙한 듯 네 가지 약재의 이름을 말했다.“네, 손님.”약국 사장은 뒤돌아서서 임유환이 말한 네 가지 약재를 골라 무게를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