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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인아 씨, 연경까진 내가 데려다줄게요. 누구도 인아 씨한테 손 못 대게 내가 지켜줄게요."

정우빈은 자신에 찬 눈길로 서인아를 바라봤다.

정우빈은 자신은 무능하고 쓸모없는 임유환과는 다르다고, 서인아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래요."

정우빈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던 서인아의 눈이 갑자기 차갑게 식었다.

이번에 연경에 돌아가면 가장 먼저 새엄마 윤가영부터 찾아가 따질 작정이었다.

끝도 없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여자에 이번에는 아버지가 아무리 사정을 해도 넘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인아 씨, 타요."

정우빈은 직접 차 문을 열어주며 서인아를 태웠다.

정우빈과 서인아를 태운 리무진이 출발하자 대기하고 있던 여러 대의 차들도 그 뒤를 따라 호텔을 떠났다.

그때 마침 그곳을 지나던 임유환과 윤서린이 그 광경을 목격하였다.

"유환 씨, 인아 씨 차들인가 봐요."

"그러게."

차에 눈을 돌리며 말하는 윤서린에 임유환은 짧게 대꾸를 하면서도 마음이 뒤숭숭했다.

이젠 정말 연경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 같았다.

어딜 가든 잘 산다면 그걸로 됐다 생각한 임유환이 윤서린을 향해 말했다.

"서린아, 우리도 가자."

담담하게 말하며 먼저 주차장으로 향한 임유환에 윤서린은 멀어져가는 리무진을 한번 보고는 다급히 임유환을 따라갔다.

...

오션별장 6번지.

"내려놔! 이거 다 내거니까 내려놓으라고!"

허유나는 집 안에 있던 물건들을 하나하나 밖으로 옮기는 정장 차림의 남자들을 향해 처절하게 외치며 그들 손에 있는 제 보석함으로 손을 뻗었다.

"꺼져!"

정장 차림의 남자는 성가셨는지 허유나를 힘껏 밀어버렸다.

"야 이 강도 새끼들아! 내 물건에 손대지 말라고!"

저항을 할 수도 없었던 허유나는 자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런 허유나를 동정하기는커녕 그 우는 소리가 더 거슬렸다.

고개를 숙여 손목의 시계를 한 번 본 그는 짐을 옮기던 남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서인아 아가씨가 말씀하신 시간까지 십 분 남았다! 다들 빨리빨리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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