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야, 어쩐 일이야?”조명주는 눈앞의 여자에게 이상한 듯 물었다.‘곧 수술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누가 내 뒷담을 까는 것 같길래, 바로 달려왔지.”최서우는 살포시 웃으며 얘기했다. “농담이고, 환자 살피러 왔지. 연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데.”“이봐요, 잘생기신 분? 이불 좀 치워봐요, 상처 보게.”그녀는 말하면서 임유환에게 다가갔다.“허...”임유환의 얼굴이 굳었다.조명주가 얘기한 친구를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160에서 170 정도 되는 키에 예쁘장한 눈썹 아래 무쌍인 눈 위로 검은 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흰 가운을 걸친 그녀는 아주 섹시한 이미지였다.몸매도 얼마나 좋은지 대충 봐도 C컵일 것 같은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고 있었다.임유환이 최서우를 살펴보는 동시에 최서우도 눈앞의 연구 대상을 찬찬히 훑어보고 있었다.예쁜 입꼬리가 매혹적인 곡선을 그리며 최서우가 배시시 웃었다. “잘생긴 얼굴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면 부끄러운데.”“아...”임유환이 멈칫 했다.분명히 웃고 있는데 왜 이렇게 무섭지.“서우야, 너 이미지 관리 좀 해! 너 이제 교수님에다 부과장이라고!”조명주는 이마를 치면서 말했다.왠지 자기 친구가 임유환을 만나면 이럴 것 같았다.“이미지? 잘생긴 사람 앞에서 무슨 이미지 타령이야, 안 그래요?”최서우는 임유환을 뚫어지게 쳐다봤다.“저녁에 같이 연구실 갈까요? 진지한 얘기 좀 하게?”“하하, 됐습니다.”임유환이 겨우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 여자가 날 어떻게 구워삶을 줄 알고.“긴장하지 말고. 당신이 여자 구해준 거 온 병원에 소문이 자자해요. 내가 매력이 없나? 아유, 속상해라.”최서우는 슬프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저... 고소해도 됩니까?”임유환이 손을 들었다.“당연히 안 되죠.”최서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며 손으로 임유환의 손을 눌렀다.서로의 피부가 닿은 그 순간에 임유환이 여자의 매끈한 피부를 느끼자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어머, 부끄러워
“저 놀리지 마세요, 선생님.”자신에게 걸어오는 최서우를 보면서 임유환은 씁쓸하게 웃었다.“놀리긴요, 저 진지하거든요.”최서우는 희롱하듯 웃었다. “얼른 옷 올려봐요. 상처가 얼마나 회복됐는지 볼게요.”“아... 괜찮습니다.”임유환이 머쓱한 듯 대답했다.이성이 자신을 이렇게까지 놀리는 건 처음인지라 굉장히 민망했다.미모의 여성이 흰 가운까지 입고 이런 말을 서슴없이 뱉으니 마음이 간질간질한 것만은 사실이었다.하지만 최서우의 시커먼 속내를 잘 알고 있었다.오늘 저녁에 진짜 연구실에 갔다가는 또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무사히 내려올 수 있을지는 더더욱 장담 못 하고...“혹시 부끄러우면 제가 해드릴까요?”최서우가 막 손을 들이밀었다.“이건 아니죠, 선생님!”임유환은 깜짝 놀라서 이불을 여몄다.“깔깔.”최서우는 못 참겠다는 듯 입을 막으며 청아하게 웃었다.이렇게까지 쑥스러워할 줄이야.다른 남자들은 벗으려고 안달이던데.그녀는 임유환이 더욱 궁금해졌다.“알았어요. 이제 안 놀릴게요. 진짜 검사하려는 거예요. 그래도 제 환잔데, 얼마나 회복됐는지는 알아야죠.“최서우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해졌다.임유환이 의심을 채 거두지 않은 얼굴로 물었다. “진짜죠?”“진짜로요.”최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임유환은 그제야 이불을 치우고 환자복을 올렸다.붕대에 칭칭 감긴 몸이 드러났다.최서우는 허리를 숙여 검사하기 시작했다.그녀는 손가락으로 왼쪽 복부를 살짝 찌르며 물었다. “여기 아파요?”“조금요.”임유환이 대답했다.“그럼 여긴요?”최서우는 가슴 쪽으로 손가락을 가져갔다.“안 아파요.”임유환이 머리를 저었다.그는 자기 몸 상태를 아주 알고 있었다.그때 비수에 가슴이 찔리긴 했지만 일반 자상은 스물네시간 안에 완벽히 회복되며 기껏해야 흉터만 좀 남을 뿐이다. 몸이 튼튼할 뿐만 아니라 체내에 진기가 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부가 철근에 뚫려 시간도 길고 상처도 깊게 났기에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
“최 선생님, 그건 좀...”입꼬리를 올린 최서우의 모습을 보며 임유환은 눈썹을 살짝 올렸다.뭐지... 내가 살아있는 표본이 된 느낌이야...“멋진 환자분, 부끄러워하지 마요. 어, 이렇게 하는 건 어때요? 검사할 때 잘 맞춰주면 누나가...”여기까지 말한 최서우가 갑자기 멈추었다.그리고 임유환의 귀에 섹시한 붉은 입술을 갖다 대며 속삭였다.“특별 서비스를 줄게요.”꿀꺽.귓가에 다가오는 뜨거운 입김과 이 애매한 말에 임유환이 참지 못하고 목울대를 크게 움직였다.지금 이 순간 아무리 참을성이 강한 그라고 해도 견디기 힘들었다. 이 여자, 진짜 대단하네!그 어떤 남자라도 그녀의 손에 넘어가기만 하면 뼈도 남기지 않고 먹힐 것 같았다.“잘생긴 환자분, 어때요?”최서우는 계속 물었다. 그리고 생글생글 웃으며 임유환을 바라보았다.임유환은 최서우의 매혹적인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게... 역시 됐습니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마음은 흔들렸다.“임유환 씨, 그렇게 단칼에 거절하지 말고 이 누나 한 번만 믿어봐요. 응? 그냥 보기만 할 뿐 아무 짓도 안 할 거라고 약속해 줄게요.”최서우는 임유환을 꼬시지 못하겠으니, 이번엔 작은 입을 삐죽 내밀며 불쌍한 척했다.“아 진짜... 졌다, 졌어. 최 선생님 말 대로 하죠.”연약하고 가련한 최서우의 모습을 본 임유환이 두 손 두 발을 들었다.이 여자가 오늘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저항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기자고, 그는 생각했다.“호호, 잘 생각했어요.”붉은 입술을 가볍게 다물며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온 최서우.임유환은 어이가 없었다.이봐, 당신 아까 이러지 않았잖아! 얼굴이 뭐 여덟 개야? 바꾼다면 막 바꿔!“유환 씨가 직접 풀래요, 아니면 누나가 도와줄까요?”최서우는 생글생글 웃으며 그를 쳐다보았다.“최 선생님께서 대신 해주세요.”임유환은 이렇게 말한 후, 침대에 기댔다. 호랑이 굴에 들어간 토끼 같달까.“어머, 유환 씨 제법 재밌는 사
“어머, 유환 씨. 몸매가 꽤 좋으시네요? 이 튼튼한 근육 좀 봐.”임유환의 튼튼한 가슴 근육을 보자 최서우의 두 눈이 살짝 빛났다.“어... 뭐 칭찬 고마워요.”임유환은 어색하게 웃었다. 이 여자가 자신을 빤히 쳐다볼 때마다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유환 씨 회복력은 정말 놀라워요.”최서우는 이렇게 말하면서 임유환을 흥미롭게 보았다.“아하하, 제 몸은 확실히 정상인과는 조금 다릅니다.”그는 열두 살 때 스승님에게 입양되어 그분과 함께 수련했었다.스승님은 그가 몸을 튼튼히 할 수 있게끔 매주 7,749종의 독극물로 만든 약물을 사용하게 했고, 고된 수련까지 제정해 주셨다.매번 수련이 끝나기만 하면 그는 상처투성이가 되어 목숨이 간신히 붙어 있는 상태였다.그래서 임유환은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쇠보다 더 단단한 몸을 만들 수 있었다.일반적인 총상은 보통 몇 시간이면 회복된다.“그 말을 들으니 유환 씨한테 점점 더 관심이 생기는데요?”최서우는 입꼬리를 올리면서 매혹적인 눈빛으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그러니까 유환 씨, 아까 이 누나가 한 조언을 다시 생각해 보고 오늘 밤 나랑 단둘이 실험실에 다녀오는 건 어때요? 특별한 보상이 기다릴 거랍니다~”“됐습니다. 최 선생님, 저는 몇 년 더 살고 싶습니다.”임유환은 입꼬리가 떨렸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눈앞의 이 여자는 그를 조각내서 연구하려는 속셈인 것 같았다.“어, 설마 내 매력이 부족해서 그런가요?”임유환에게 거절당했지만, 최서우는 딱히 실망하지 않았다. 그녀는 말랑한 혀로 입술을 살짝 핥았는데 자세가 꽤 유혹적이었다.이런 의학적인 기적을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꿀꺽.아무리 참을성이 강한 임유환이라고 해도 여자의 유혹적인 자세에 참지 못하고 침을 꿀꺽 삼켰다.피가 빠르게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어쨌든 그는 혈기 왕성한 성인 남자였으니까.아무 반응도 없다면 거짓말이었다.“그러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봐요.”임유환이 약간 동요하는 것을 본 최서우가 즉시 자신의
“임유환 씨, 아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조명주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상처는 왜 갑자기 터졌단 말인가?“그쪽 친구분한테 물어보시죠.”임유환은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그 여자가 자신을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상처가 터질 일은 없을 거다.어휴, 이젠 병원도 안전하지 않네...“서우가 뭘 했는데요?”조명주는 궁금한 듯 물었다.그녀는 친구가 꽤 대담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마 방금 전의 자세도 조금 대담했겠지.“됐어요. 친구분께 직접 물어보세요.”임유환은 마지못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잠시 후 그는 궁금한 듯 물었다. “중령님, 친구분께서 조금... 그렇지 않아요?”“조금 뭐요?”조명주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조금 경박한 것 같아요.”임유환은 잠시 멈칫한 후 말을 이었다.“허, 당신이 더 경박하거든? 우리 서우가 얼마나 고고한데.”조명주는 코웃음을 치며 사납게 임유환을 노려보았다.“경고하는데 우리 서우 넘볼 생각 꿈에도 하지 마요. 그랬다간 내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중령님, 걱정 마세요. 전 최서우 씨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습니다. 중령님 친구분께서 절 거의 삶아 먹을 뻔한 거 안 보이세요?”임유환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나저나 병실을 옮길 수 있을까요?”“그쪽이 병실을 옮겨도 서우가 찾아 올 테니 헛수고하지 마요.”임유환의 속셈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래서 조명주는 그 어떤 여지도 주지 않고 찬물을 끼얹었다.“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임유환은 지금 정말 속수무책이었다.하지만 다음번에는 절대 최서우에게 이런 기회를 주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임유환 씨, 그나저나 상처는 괜찮아요?”조명주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갔다.이번에는 확실히 친구가 좀 지나친 것 같았다.“괜찮아요, 작은 상처예요.”임유환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의사 선생님께서 오신 다음 다시 처리하면 돼요.”임유환을 보는 조명주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가끔 꽤 상남자라니까.“아참.”문득 무슨 생각이 떠오른 조명주가 재
같은 시각.S 호텔 로얄 스위트룸.서인아는 창가에 서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니는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엔 서리가 잔뜩 끼어 있었다.수미는 서인아의 뒤에 서서 엄숙한 표정으로 보고했다.“아가씨, 집사님께선 이미 위험에서 벗어났습니다. 임... 임유환 씨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서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는 듯합니다.”“깨어났다고?”임유환이 깨어났다는 말을 듣자, 서인아의 차가운 눈동자에 갑자기 부드러운 빛이 감돌았다.“네. 아가씨, 보러 가시겠습니까?”수미가 물었습니다.“됐어.”서인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의 눈 밑엔 어둠이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보러 가지 않으면 그분께서 아가씨를 오해할 것 같은데요.”수미는 잠시 생각해 본 후, 결국 이 말을 꺼냈다.예전에 그녀도 임유환을 싫어했다.하지만 몇 번의 일을 통해 임유환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 특히 그가 아가씨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버릴 수 있었던 점에 가장 감동 받았다.그 인간이 말은 괘씸하게 해도 중요한 시각엔 매번 용감하게 나섰다.수미는 아가씨와 임유환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냥 오해하라고 해.”서인아는 가볍게 말했다.평온해 보이는 말투 속에 깊은 감정을 억누르고 있음이 보였다.폐허 아래 그녀를 위해 임유환이 자신의 몸으로 만들어 준 그 공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았다.구조대가 현장에서 그녀와 임유환을 구출했을 때, 그는 이미 심한 혼수상태에 빠졌음에도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당시 의료진 6명이 와서 그를 겨우 구급차에 실어 올렸다.그 순간 그녀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자신 때문에 임유환이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으니까.그녀를 지키겠다던 임유환의 결심을 과소평가한 자신 때문에 얼굴이 뜨거워졌다.만약 가능하다면, 그녀는 쇠가 몸을 찌르는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자신이길 바랐고,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사람도 자신이길 바랐다.그녀는 더 이상 임유환에게 그 어떤 폐도 끼치고 싶지 않았다.
병실 안.임유환은 지금 서인아의 생각과 심정을 모르고 있었다.의사의 도움으로 거즈를 다시 바꾼 그는 침대에 기대어 푸른 하늘을 유유히 바라보았다.이런저런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돌고 있었다.“아직도 서인아 씨를 생각하고 있어요?”의사가 떠난 후 조명주가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중령님, 아직 안 갔습니까?”임유환은 고개를 돌려 의아한 시선으로 조명주를 바라보았다.“왜요, 내가 반갑지 않습니까?”조명주는 눈썹을 올리며 약간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당연히 아니죠.”임유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냥 궁금해서요. 제가 평소에 중령님을 많이 화나게 했는데 이렇게 하루 종일 저를 보고 있으면 싫증이 나지 않아요?”“왜 안 나겠어요. 당연히 싫증 나죠.”조명주는 입술을 삐죽거렸다.“난 그쪽만 보면 화가 나서 미치겠어요!”“하지만 임유환 씨가 이렇게 다친 데다가 서인아 씨에게 버림까지 받은 걸 보니 은근히 불쌍해 보이네요. 자칫하면 죽을 생각을 할까 봐 지금 남아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어요.”“임유환 씨가 죽으면, 난 누구를 찾아가서 빚을 받아내겠어요?”“중령님, 그렇게 저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독한 말을 내뱉는 조명주를 보며 임유환은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흥, 그러니까 누가 괘씸하게 행동하라고 했어요?”조명주는 사납게 임유환을 노려보았다.“중령님은 정말 뒤끝이 장난 아니네요. 게다가 지난번 일도 모두 제 탓만은 아닌 것 같은데...”답답해진 임유환이 이렇게 말했다.지난번에 취조실에서 충동적으로 조명주의 엉덩이를 때린 건 맞지만 그건 너무 조급해서 저지른 일이었다.당시 하마터면 조명주의 총에 머리를 관통당할 뻔했지...“허, 뭘 잘했다고 또 그 얘기를 꺼내요?”조명주는 이를 악물었다.임유환이 이 일을 꺼내자마자 그녀는 또 방아쇠를 당기고 싶었다!“워워, 중령님. 전 지금 환자예요.”임유환은 순간 두피가 얼얼해졌다. 그는 얼른 몸에 감긴 붕대를 가리켰다.“흥, 오늘은 봐줄 테니 그쪽 몸만 회복되면 바로
흑제 저 녀석...임유환은 실소하며 고개를 저었다.왔으면 알릴 것이지 이렇게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니...“중령님, 저 침대로 부축해 줘요.”임유환은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그래요.”조명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임유환은 다시 병상으로 돌아왔다.침대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을 들고 흑제에게 자신은 괜찮으니 돌아가라는 문자를 보내려고 할 때, 뭔가를 발견한 임유환이 눈빛을 움직였다.화면에는 뜻밖에도 십여 개의 메시지와 수십 개의 부재중 전화가 있었다.이 메시지와 전화는 모두 흑제와 윤서린이 보낸 것이었다.생각해 보니 그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때의 일인 것 같았다.아, 내가 제대로 주의하지 못했네.임유환은 웃으며 고개를 저은 다음 흑제가 그에게 보낸 문자를 열었다.내용은 다음과 같았다.[주인님, 방금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 당장 병원으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저 이미 도착했어요. 사람을 보내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주인님께서 이미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하더군요.][주인님의 안전을 위해 아래층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주인님께서 필요하신 게 있다면 즉시 저에게 알리십시오. 사람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겠습니다.]흑제 이 녀석, 꽤 마음 썼군.임유환은 문자 내용을 보며 속으로 가볍게 웃었다.그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흑제는 신분을 감춘 채 건물 밖에서 대기하는 걸 선택했다. 다만, 데려온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였다.어우, 모르는 사람들은 어느 깡패 조직의 보스가 입원한 줄 알겠어 정말.임유환은 메시지를 편집하여 보냈다.[흑제, 난 이제 괜찮으니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가.][예, 주인님!]거의 칼답인 메시지.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 병동 아래층에 있던 양복 차림의 남자들도 재빨리 떠났다.조명주는 놀란 눈으로 말했다.“저 사람들 가는데요?”“그래요?”임유환은 미소를 지었다. “좋은 거 아닙니까?”이렇게 말한 후, 그는 물을 마시기 위해 컵을 집어 들었다.“이상하네. 하루 종일 아래층에서 나무토막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