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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아가씨는 괜찮아요. 본인 몸이나 신경 써요. 이렇게 심하게 다쳤으면서.”

조명주는 걱정스러운 임유환을 보면서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임유환이 이마를 찌푸렸다. “혹시 저한테 숨기는 게 있으면 그냥 솔직히 말해주세요.”

조명주가 뭔가를 감추려는 게 느껴졌다.

“사실대로 말해줘요?”

조명주가 눈썹을 움직였다.

임유환이 사건의 전말을 알면 충격을 받아 몸이 더 악화될까봐 걱정이었다.

“네.”

임유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너무 상처받지 마요.”

조명주가 미리 언질을 주고 사실을 말했다. “서인아 씨는 아주 멀쩡하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당신이 응급실로 들어가는 것만 보고 돌아갔습니다.”

“갔다고요?”

임유환이 멈칫 했다.

뒤늦게 씁쓸한 감정이 몰려왔다.

자신이 목숨을 바쳐 지킨 여인이 정작 자신을 보러도 오지 않았다니.

하지만 스스로가 기꺼이 구한 것이니 서인아를 탓하지는 않았다.

또 반복된다 해도 여전히 망설임 없이 구할 것이다.

근데... 그 여자가 이렇게나 매정했던가?

폐허에 갇혔을 때 보여준 걱정과 관심이 다 가짜였다고?

“그러니까요, 알려주기 싫었는데.”

실망한 임유환을 본 조명주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 임유환의 편을 들었다. “서인아 씨도 참, 자기 때문에 이렇게 다쳤는데 걱정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긴, 서인아 씨 같은 여자 주위에 목숨 바칠 남자가 한 둘이겠어요? 당신 하나쯤이야 신경도 안 쓸 테지.”

“허”

임유환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아니 뭔 위로를 이딴 식으로 한대?

“제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죠? 제가 소식 듣고 곧바로 현장에 간 게 아니었으면 지금쯤 산채로 매장당했을 걸요.”

조명주는 팔짱을 꼈다. “절 만난 걸 행운으로 아세요.”

“당신이 절 살렸다고요?”

임유환은 마음이 동했다.

“그럼요.”

조명주는 턱 끝을 치켜들면서 말했다. “근데 무슨 몸이 이렇게 튼튼해요? 이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금방 일어났네요?”

“저 얼마나 누워있었어요?”

“열여덟시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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