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3화

같은 시각.

S 호텔 로얄 스위트룸.

서인아는 창가에 서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니는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엔 서리가 잔뜩 끼어 있었다.

수미는 서인아의 뒤에 서서 엄숙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아가씨, 집사님께선 이미 위험에서 벗어났습니다. 임... 임유환 씨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서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는 듯합니다.”

“깨어났다고?”

임유환이 깨어났다는 말을 듣자, 서인아의 차가운 눈동자에 갑자기 부드러운 빛이 감돌았다.

“네. 아가씨, 보러 가시겠습니까?”

수미가 물었습니다.

“됐어.”

서인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의 눈 밑엔 어둠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보러 가지 않으면 그분께서 아가씨를 오해할 것 같은데요.”

수미는 잠시 생각해 본 후, 결국 이 말을 꺼냈다.

예전에 그녀도 임유환을 싫어했다.

하지만 몇 번의 일을 통해 임유환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 특히 그가 아가씨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버릴 수 있었던 점에 가장 감동 받았다.

그 인간이 말은 괘씸하게 해도 중요한 시각엔 매번 용감하게 나섰다.

수미는 아가씨와 임유환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냥 오해하라고 해.”

서인아는 가볍게 말했다.

평온해 보이는 말투 속에 깊은 감정을 억누르고 있음이 보였다.

폐허 아래 그녀를 위해 임유환이 자신의 몸으로 만들어 준 그 공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았다.

구조대가 현장에서 그녀와 임유환을 구출했을 때, 그는 이미 심한 혼수상태에 빠졌음에도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당시 의료진 6명이 와서 그를 겨우 구급차에 실어 올렸다.

그 순간 그녀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자신 때문에 임유환이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으니까.

그녀를 지키겠다던 임유환의 결심을 과소평가한 자신 때문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녀는 쇠가 몸을 찌르는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자신이길 바랐고,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사람도 자신이길 바랐다.

그녀는 더 이상 임유환에게 그 어떤 폐도 끼치고 싶지 않았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