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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여긴... 어디지?”

“죽은 건가...?”

잔뜩 뒤엉킨 공간 안에서 임유환의 작은 목소리만이 웅웅 울리고 있었다.

그의 몸은 풍선처럼 아무 무게 없이 허공에 떠다니고 있었다.

눈을 떠보려고 애썼지만 눈꺼풀이 어찌나 무거운지 약간의 틈조차 만들 수 없었다.

그렇게, 의식만 점차 뚜렷해질 뿐이었다.

갑자기 어느 순간.

눈앞의 공간이 물결처럼 여울이 일더니 그의 몸을 감쌌다.

어두컴컴하던 세상이 확 밝아지면서 한 빌딩의 옥상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24층이나 되는 고층빌딩이었다.

여긴 바람이 아주 셌다.

그리고, 어쩐지 익숙한 곳이라는 것도 알아챘다.

바로 그의 어머니가 뛰어내렸던 곳이었다!

왜... 여기 있는 거지?

임유환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어안이 벙벙하던 차에, 기억 속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엄마!”

임유환이 불렀다.

하지만 그 뒷모습은 그의 외침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는 임유환을 등지고 한 걸음 한 걸음 옥상의 끝으로 걸어갔다.

임유환은 어머니의 이상한 행동에 동공이 확 커졌다.

15년 전의 그날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자기 옥팔찌를 건네주고는 잘 살라며 이 옥상에서 훌쩍 뛰어내렸었다.

지금, 그날이 다시 반복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엄마!”

임유환은 엄마가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헛수고였다.

그녀는 한 발 한 발 다가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작게 속삭였다. “유환아, 엄마 먼저 가. 넌 꼭 무사해야 해.”

그리고 뛰어내리려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엄마, 가지 마!”

임유환이 처절하게 소리쳤다.

15년 전의 비극이 한꺼번에 몰려와 죽을 힘을 다해서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용을 써봐도 끝까지 제자리걸음이었다.

순간.

광풍이 일면서 온 하늘이 깜깜해졌다.

미모의 여성은 임유환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훌쩍 뛰어내렸다.

“엄마!”

또 다시 이 사고를 목격한 임유환은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엄마!”

그 시각.

S시 제일병원, 302호 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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