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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남자의 두 눈은 무서울 정도로 어두웠다. 마치 큰 산이 몸을 짓눌러 숨을 쉴 수 없게 하는 것만 같았다.

이서정의 인생에서 이토록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은 여태껏 딱 한 사람뿐이었다.

그 사람은 바로…… 하 선생님, 서정의 가짜 남편이었다.

서정은 자신의 가짜 남편을 떠올리자 그 무엇도 두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는 눈앞의 이 남자까지도.

“당신 누구야? 내가 누군지 알아? 당신이 뭔데 날 막아!”

지환은 담담한 눈빛으로 서정의 손을 뿌리쳤다. 지환은 금방이라도 서정을 찢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정은 마스크를 쓴 지환을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

“아,당신, 윤이서의 남편이지?”

서정이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면 모를 일이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정을 노려보던 지환과 이서의 눈빛은 독기로 가득해졌다.

하지만 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빈정대며 말을 이어 나갔다.

“난 당신을 알아. 당신이 바로 윤이서의 그 형편없는 남편이지. 결혼한 지 그렇게 오래되었는데도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면, 면목가증함이 틀림없어!”

이서는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른 것도 아니고 면목가증이라니.

지환이 면목가증 한 것이라면 그들은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괴물?

“이서정 씨, 말 돌리지 마세요.”

이서는 나나를 서정 앞으로 끌고 갔다.

“나나는 왜 때린 겁니까?”

“맞을 짓을 했으니까! 서나나가 내 여주인공 자리를 꽤 찬다는게 가당키나 해?”

이서는 우스웠다.

“바다의 딸은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께서 창작하신 거예요. 투자는 민 씨 그룹과 하 씨 그룹이 맡았고요. 그런데 어째서 그게 당신 것이라 말할 수 있죠?”

“내가 바로 하 대표님의 아내니까!”

서정은 당당하게 두 손을 허리 위에 올렸다.

이서는 정말이지 서정이 하은철의 둘째 삼촌의 아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까발리고 싶었다. 하지만 비밀을 지키기 위해 온갖 고생을 다 한 하은철의 둘째 삼촌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

둘째 삼촌의 도움을 받은 적 있는 이서이기에 더더욱.

이서는 은혜를 원수로 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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