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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하하, 마음이 편치 않은가요?]

하은철의 둘째 삼촌은 이서의 속이 훤히 내다보인다는 듯 말했다.

[마음이 편치 않다면, 이혼은 없던 일로 하시죠.]

“둘째 삼촌!”

수화기 너머로 박장대소가 터져 나왔다.

[됐어요. 그만 놀릴게요. 지환이는 정이 아주 깊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로 인해 두 분의 감정에 흠이 생겼으니 2억의 배상은 받지 않는 걸로 하죠. 잘못을 물어야 할 사람은 저니까요.]

[이서정에 관한 문제도 잘 처리할 겁니다. 다시는 두 분께 어떠한 번거로움도 끼치지 않을 거예요.]

이서는 어떠한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서는 수화기 너머의 상대가 일부러 목소리를 바꿔 위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하은철의 둘째 삼촌임이 분명했다.

이서의 흔들리던 마음도 드디어 제자리를 찾았다. 모든 것이 지환의 말대로였다.

하은철의 둘째 삼촌과 이서정은 거짓 혼인 증명서를 위해 지환과 이서정이 실제로 혼인신고를 감행하도록 했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은 이서정의 계략이 아니겠는가.

이서와 지환의 사이가 안정된 것을 알게 된 서정이 일부러 이서에게 문자를 보내 지환과의 갈등을 부추긴 것이 틀림없었다.

이서는 출국 전, 웨딩드레스로 인해 서정과 얼굴을 붉혔던 일이 떠올랐다.

다시 생각하니 모든 퍼즐이 들어맞기 시작했다.

“여보…….”

지환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조심스레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이서를 바라보았다.

“이제 내 말을 믿을 수 있겠어?”

이서는 어쩔 줄 모르는 지환의 모습이 짠하게 느껴졌지만 한편으로는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못 믿겠어…….”

지환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여보…….”

이서는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데 완전히 믿지 않는 것은 아니야.”

이서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본 지환은 드디어 긴장이 풀리는 듯했다.

“내가 지환 씨를 믿느냐 안 믿느냐는 앞으로의 지환 씨의 행동에 달렸어.”

이서는 몸을 돌려 극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서나나가 아직 극장 안에 있기 때문이다.

지환은 그제야 어깨를 짓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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